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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열무 님의 서재입니다.

흙수저 투왕, 다이아몬드 가문의 장자로 환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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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파열무
작품등록일 :
2024.05.08 13:52
최근연재일 :
2024.06.04 08:00
연재수 :
43 회
조회수 :
20,292
추천수 :
263
글자수 :
257,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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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2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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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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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글자
12쪽

37화_휴가(4)

DUMMY

37화_휴가(4)


시공간이 멈췄다.

이것도 몇 번 겪다보니 익숙하다.

반칙이라는 말에 속으로 뜨끔했지만, 아무렇지 않은 척 의문을 제기했다.


“반칙이라니 뭘 말씀하시는 겁니까?”


시구르트가 둥둥 떠서는 내게 다가왔다.


[레온 지크프리트, 얼굴이 참 두껍군.]

“뭐가 반칙이라는 지 전 잘 모르겠습니다.”

[내가 모를 줄 알아? 어젯밤에 아이들에게 정화의 나뭇잎을 줍도록 교육했잖아.]


시구르트는 정말 승천해서 신이 된 건가?

아니, 신이라고 해도 얼마나 할 짓이 없으면 그걸 또 알아봤는지.

그래 차라리, 얼굴에 더 두꺼운 철판을 깔자.


“그게 왜 반칙이라는 겁니까?”

[돌잡이를 진행할 때 어떤 걸 잡을지는 후손들이 직접 선택해야 해.]

“그래서 올리비아와 제임스가 직접 ‘정화의 나뭇잎’을 잡았습니다.”


동생들을 위해서라도 절대 밀리면 안된다.


[그게 반칙이라는 거다. 정화의 나뭇잎을 네가 줍게 만들었다.]

“주웠으면 좋을 것 같아서 일반 나뭇잎으로 연습을 좀 한 것 뿐입니다. 설마 그냥 동생들한테 나뭇잎을 줍게 하는 건 안되는 겁니까?”

[허~ 말은 청산유수네.]


시구르트가 살짝 물러났다.

이제 그를 설득할 시간이다.


“시구르트님. 이번 돌잡이 행사는 우리 쌍둥이들에게 너무나 불리합니다.”

[뭐가 불리하다는 건데?]

“선조의 물건은 하나인데, 아이들은 둘입니다. 후손들을 생각해 주시는 시구르트님이 보시기에 이게 형평성에 맞다고 생각하십니까?”


제발 원하는 대답이 나오기를 기대했다.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게 무표정이었지만, 속은 조금씩 타들어갔다.

돌잡이 행사 때문에 시구르트와의 관계가 틀어지는 건 내게 좋은 건 아니었다.


[지금 신에게 형평성을 논하는 것이냐?]

“제 말은 모든 후손들을 어여쁘게 여겨달라는 말입니다.”


최대한 예의를 갖춰서 고개를 숙였다.


[어여쁘게 여겨달라···좋아. 저 아이들을 예쁘게 여겨주지.]

“감사합니다. 역시 지크프리트 가문을 세우신 시구르트님이십니다.”

[입 발린 소리는.]


어떻게 해서든 일단락 지어졌다고 생각했다.

시구르트가 다음 말을 하기 전까지는.


[이제부터 넌 날 만날 수 없을 거다.]


숙였던 고개가 번개처럼 들어졌다.


[감히, 선조를 기만한 벌이라고 생각해라.]


몇 마디의 말로 시구르트를 설득하는 것에 실패하고 말았다.

평소라면 거들어줄 네로도 오늘따라 조용했다.


‘네로, 도와줘.’


어쩔 수 없이 네로에게 먼저 말을 걸었지만, 들려오는 답변은 없었다.

다시 한 번 텔레파시를 보내려고 하는데, 시구르트의 콧방귀 소리가 들렸다.


[네로가 도울 수 있을 거라는 착각을 버려라.]

“죄송합니다.”


그래. 이 공간은 시구르트가 창조한 시공간이다.

네로가 들어올 수 없게 억제를 하려면 충분히 하고도 남을 거다.

그렇다면 방법을 바꿔야겠다.


“이건 억지입니다.”

[억지라고?]

“우선 제 말을 들어주십시오.”


빠르게 머릿속으로 시구르트에게 할 말을 정리했다.

그리고는 시구르트에게 고개를 숙였다.


“시구르트님께 한 가지 간청을 드리고 싶습니다.”

[주제 파악을 못하고 있군.]

“그게 아닙니다. 이것을 보십시오.”


품에서 하르트가 예전에 건네 준 ‘그람’ 조각을 꺼냈다.


[이건?]

“맞습니다. 시구르트님과 만날 수 있는 ‘그람’ 조각입니다.”

[그래, 그래서 어쩌라고?]


아까보다 목소리가 누그러졌다.

잘하면 시구르트의 기분도 풀어주고, 이 모든 상황을 잘 마무리할 수도 있겠다.


“전 할아버지인 하르트 지크프리트와 함께 시구르트님의 투왕무를 완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그건 알고 있다.]

“그렇기에 한 번만 용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시구르트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일단 빌었다.


[흠···내가 용서해주면 또 내 머리 위로 기어 오르려고?]

“그건 오해입니다. 제가 동생들에게 나뭇잎을 줍게 한 것은 다 지크프리트 가문을 위해서입니다.”

[이제는 하다하다 가문의 이름을 들먹이는 거냐?]


시구르트 전기에 나온 것처럼 성격을 종잡을 수 없다.

떠올려야 한다.

어렸을 적 제시카와 페파가 읽어줬던 시구르트 전기에 대해서.


[왜? 할 말 없지?]

“제 말은 사실입니다.”

[넌 내게 신뢰를 잃었는데, 내가 널 뭘 믿고?]


네로가 평소 신에 대해서 했던 말이 생각났다.

-신은 위대하지만, 전지전능하지 않다는 걸.

그와 동시에 시구르트 전기의 마지막 문구가 떠올랐다.


“시구르트님. 전 지크프리트 가문을 대륙 제일의 가문으로 만들겠습니다.”

[이미 대륙 제일의 가문이야.]

“아니요. 지금은 오직 북쪽에만 영향력이 있을 뿐입니다.”


이건 사실이다.

전생에서 마왕을 퇴치하기 위해 그렇게 대륙을 종횡무진했지만, 지크프리트 검사를 만난 적이 없었다.


[기간테스 대륙에서 북쪽에만 영향력이 있다니. 끊임 없이 거짓말을 하는 구나.]


시구르트에게 반응이 왔다.

이제 도움을 요청할 이까지 구해서 시구르트를 설득하면 된다.


“제 말은 사실입니다. 정 못 미더우시면 네로에게 물어봐도 됩니다.”

[거짓이면 네 놈의 모든 것을 빼앗도록 할 것이다.]

“그렇게 하십시오. 그리고 알아두십시오. 저는 언제나 지크프리트 가문의 영광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하고 있을 뿐입니다.”


시구르트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땅바닥만 바라보고 있어서 지금 어떻게 돌아가는 지 모르겠다.

그때, 딱 소리와 함께 익숙한 목소리가 귀에 들려왔다.


[뭐냐옹?]


사실 확인을 위해 시구르트가 네로를 불렀다.

지원 병력이 왔으니 제대로 공략을 시작할 차례다.


[네로, 이 아이가 했던 말을 다 들었지?]

[듣기는 다 들었다옹.]


네로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이 그루밍했다.


[정말 이 후손의 말이 사실이야? 우리 지크프리트가 겨우 북쪽에만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게?]

[그렇다옹. 전 집사는 기억 안나냐옹? 강한 자는 힘을 웅크릴 줄 알아야 한다고 한 게 전 집사다옹.]


마룡을 잡은 시구르트는 강한 힘은 세상을 해롭게 한다고 했다.

그렇기에 지크프리트 가문이 이곳 북으로 옮겼고, 마물의 숲을 지키게 했다.


[후손들이 그렇게 말을 잘 들었다고?]

[이 위대한 네로님의 이름을 걸수도 있다옹.]

[젠장!]


역시 먹힐 줄 알았다.

전생의 동료였던 애니가 시구르트 전기에 대해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시구르트의 일대기를 읽으면 많은 사람들에게 존경 받기를 원한다고.


[그럼, 이 아이가 가문의 영광을 위해서 일한다는 건?]

[그것도 맞다옹.]

[고작 아홉 살인 아이가 어떤 일을 한다는 거야? 그래. 차라리 네가 말해봐.]


언제든지 말을 내뱉을 수 있도록 준비해뒀다.

살짝 고개를 들어 시구르트를 바라보며 애절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우리 지크프리트 가문은 무가입니다. 그렇기에 강한 자가 많아야 하고요.”

[무가라면 당연한 소리지.]

“그래서 제 훈련소 동기들을 익스퍼트로 만들고 있습니다. 저 포함 158명 중 107명이 익스퍼트이고요.”

[집사의 말이 사실이다옹.]


네로의 보증에 시구르트가 놀란 것 같았다.

근엄한 표정을 유지하던 그의 입가가 위로 씰룩였으니.


[애들 평균 나이대가 어떻게 되지?]

“대부분이 열 네 살입니다.”

[이게 사실이라고?]


이 질문은 네로에게 한 거였다.

네로는 귀찮은 지 그루밍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고양이도 아니고 고개만 까닥이지 말고, 대답해.]

[사실이다옹. 인간일 때는 안 그러더니, 신이 된 지금은 왜 이렇게 의심이 많냐옹.]


이제는 대놓고 입술 양쪽 끝이 위로 말려 올라갔다.

신도 희노애락을 느낀다는 재미난 사실이었다.


[그···그래도 부족해. 아주 많이.]

“이 후손은 시구르트님에 비해서 많은 것이 부족한 게 사실입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최대한 많은 방법을 생각했던 것입니다.”

[방법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흠흠···조건부 용서를 해주도록 하지.]


이상한 단어가 들어갔지만, 반 이상은 해냈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됐어. 이만 일어나.]


여기서 감사를 끝내면 안된다.

시구르트는 남에게 존경 받기를 좋아하는 인물이다.


“아닙니다. 이렇게 있는 게 편합니다.”

[뭐 네가 그렇다면야 어쩔 수 없지. 대신에 고개는 들어. 대화는 서로 눈을 마주치면서 해야지.]

“감사합니다.”


네로에게 배웠던 것이 하나 있다.

눈을 촉촉하게 하고 아래에서 위로 쳐다보는 기술.

위에서 날 바라보는 자라면, 가여워서 어쩔 줄 모를 거다.


[그런 표정···짓지 마라.]


시구르트가 고개를 홱하니 돌렸지만, 입가는 계속 올라가 있다.

헛기침을 몇 번 한 시구르트가 표정을 굳히며 다시 날 바라봤다.


[네가 관리하는 아이들의 경지는 어떻게 되지?]

“2명은 익스퍼트 하급이고, 105명은 최하급 익스퍼트입니다.”

[역시 부족해. 그걸로는 지크프리트에 영광을 주기 힘들어. 흠···그래. 이렇게 하자.]


시구르트가 핑거 스냅을 하자, 눈앞에 양피지가 생성됐다.


[한 번 읽어봐.]


양피지에는 한 가지 내용이 적혀 있었다.


-레온 지크프리트는 지금부터 5년 안에 같은 훈련생 전원을 최소 하급 익스퍼트가 되게 해야 한다.


5년 안에 전원 오러를 개화 시키는 것도 아니다.

하급 익스퍼트로 만들라니.

꽤나 어려운 미션이 주어졌다.


[어때 가능하겠어?]


여기서 불가능하다고 말하는 건, 겨우 달랜 시구르트를 실망하게 만드는 거다.


“가능합니다. 대신에 조건이 있습니다.”

[용서를 구해야 하는 네가 조건까지 요구한다고?]

“지크프리트의 영광을 위해서입니다.”


영광이라는 말이 언제까지 먹힐 줄 모르겠지만, 오늘은 가능할 것 같았다.


[그래. 뭔데? 한 번 들어보도록 하자.]

“거래라는 건 한 쪽에게만 요구하는 게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제가 이걸 이루게 되면, 시구르트 님께서는 뭘 해주실 겁니까?”

[얼굴에 두른 게 피부가 아니라 아다만티움이야?]


상대의 요구조건만 받아들일 생각은 없다.

나 또한 받아야 하는 게 있어야 하니.


[전 집사는 신이 됐으면서 왜 그렇게 쪼짠하냐옹?]

[아오! 내가 말을 말지. 좋아. 뭘 원하는데?]


수많은 걸 요구할 수 있지만, 지금 요청해야 하는 건 하나다.


“가문 사람들에게 지크프리트의 위대함을 한정 짓지 말고, 대륙 전역에 떨칠 수 있게 허락해주시면 됩니다.”

[허···허···허허···하하하핫!!]


시구르트가 쩌렁쩌렁하게 울었다.

그 순간 가슴이 진탕되면서 약간의 내상을 입었다.

영혼이자 사념체의 웃음에 내상을 입을 줄 몰랐다.


[왜 네가 마음에 들면서 한 편으로 싫었는지 알 것 같아. 넌 정말 날 닮았어.]


이 가문 사람들은 조금만 마음에 들면 다 자기를 닮았다고 말한다.

시구르트를 보니 이제야 그 말을 이해하겠다.

선조가 이런 말을 하니, 후손들도 그런 거였다.


[좋아. 그렇게 해주지. 그리고 기분이다. 저 아이들에게 최고의 축복을 내려주마.]


시구르트는 올리비아와 제임스의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쌍둥이 머리 위에 검 모양이 떠오르더니 그대로 흡수됐다.


[와~ 두 명한테 축복을 내리려고 하니까 꽤나 힘드네.]


쌍둥이들에게 내려준 축복은 일반적인 축복이 아니었다.

시크가 받은 ‘검의 재능’이었다.


[레온 지크프리트, 5년 뒤를 기대하마. 그리고 양피지의 내용을 달성하지 못했을 때에는 다신 날 못 볼 거다.]


그 말을 끝으로 시공간이 다시 흘러갔다.

언제 돌아왔는지 네로는 중단전에 있었다.


[집사는 실수했다옹.]

‘실수? 뭘 실수했다는 거야?’


시구르트와의 대화도 잘 끝났다.

그가 내려준 미션이 쉬운 건 아니지만, 못할 것도 아니었다.


[전 집사는 누구에게라도 지기 싫어하는 성격이다옹. 그게 후손이라고 해도 말이다옹.]

‘내가 미션을 잘 해결하면?’

[본인은 인식하지 못하지만, 이길 때까지 계속 무언가를 던져줄 것이다옹.]


본인이 이길 때까지 무언가를 계속 요구한다는 소리.

그렇다면, 오히려 잘 됐다.


‘내가 꼭 5년 안에 시구르트가 말한 거 달성하고 만다.’

[이 위대한 네로님의 말을 이해하지 못했냐옹? 시구르트는 더 어려운 것을 줄 것이다옹.]

‘그걸 해결하면 그보다 더 큰 걸 요구해서 받을 수 있으니 좋은 거지.’


조쉬에게 대항할 수 있는 하나의 패가 더 생겼다고 볼 수 있다.

휴가 기간동안 쌍둥이들을 보살피며 여유롭게 지내려고 했는데, 꽤나 바쁜 휴가가 될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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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42화_첫 전투(2) 24.06.03 114 5 13쪽
41 41화_첫 전투(1) 24.06.02 132 5 13쪽
40 40화_거의 다 왔어(2) 24.06.01 150 4 14쪽
39 39화_거의 다 왔어(1) +2 24.05.31 175 5 12쪽
38 38화_휴가(5) 24.05.30 179 5 13쪽
» 37화_휴가(4) 24.05.29 176 4 12쪽
36 36화_휴가(3) 24.05.28 193 5 14쪽
35 35화_휴가(2) 24.05.27 196 6 12쪽
34 34화_휴가(1) 24.05.26 222 6 14쪽
33 33화_새로운 교육 커리큘럼(3) 24.05.25 224 6 14쪽
32 32화_새로운 교육 커리큘럼(2) 24.05.24 229 4 14쪽
31 31화_새로운 교육 커리큘럼(1) 24.05.23 245 4 13쪽
30 30화_천재병(4) 24.05.22 265 4 12쪽
29 29화_천재병(3) 24.05.21 281 5 13쪽
28 28화_천재병(2) +2 24.05.20 306 4 13쪽
27 27화_천재병(1) 24.05.19 312 6 13쪽
26 26화_면벽 수련 24.05.19 346 7 12쪽
25 25화_기강 잡기(4) 24.05.18 342 6 14쪽
24 24화_기강 잡기(3) 24.05.18 344 5 13쪽
23 23화_기강 잡기(2) 24.05.17 376 6 13쪽
22 22화_기강 잡기(1) 24.05.17 400 5 14쪽
21 21화_훈련소 입소(4) 24.05.16 424 6 14쪽
20 20화_훈련소 입소(3) 24.05.16 437 8 13쪽
19 19화_훈련소 입소(2) 24.05.15 496 6 13쪽
18 18화_훈련소 입소(1) 24.05.15 496 7 14쪽
17 17화_호흡의 던전(4) 24.05.14 487 8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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