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영원의 돌(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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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긴 하루였어...”
넬슨은 허리를 뒤로 세우며 쭈욱 기지개를 폈다. 오늘 그가 마스터로서 처리해야 할 일은 더이상 없었다. 원래 한참 전에 끝낼 수 있었던 양이지만, 어떤 미친 놈 때문에 늦춰져 지금에서야 끝났다.
“으으...”
몇 시간 전의 기억이 떠오르자 넬슨은 분노가 끓었다. 고작 두 주먹만으로 맹장 길드를 평정하고 터무니없는 협박으로 정보를 뜯어낸 자.
“아둠!”
넬슨이 토하듯 외쳤다.
“그놈 이름이 아둠이랬지.”
기실 결과로 본다면 그가 두고 간 보석 덕에 맹장 길드의 자금사정이 훤칠해졌음은 부인할 수 없으나 자존심의 문제였다. 그것이 마스터라면 더더욱 비통해할 일임은 분명했다. 넬슨은 굴욕으로 얼룩진 자존심을 쓰라리며 독백했다.
“이놈... 이 돈을 발판으로 맹장 길드는 더욱 강해지리라. 다음에는 결코...”
그 때, 덜컥 하며 방문이 열렸다. 노크도 없이 무례한 경우였다. 넬슨은 어떤 건방진 부하인지 한소리 해야겠다고 생각했으나, 얼굴을 본 순간 ‘딸꾹!’하며 딸꾹질이 나왔다.
문을 열고 등장한 사람은 아둠이었다. 그것도 한 쪽 어깨에 웬 여자를 들쳐 맨 모습이었다. 넬슨은 심장이 아플 정도로 놀랐다. 다시 만나자 그는 헤어지기 전 반말로 이름을 물어본 게 얼마나 위험한 짓이었는지 확실히 깨달았다.
넬슨은 제발 아둠이 방금 그가 한 말을 듣지 못했기를 빌고 또 빌었다. 그의 목숨과 직결된 문제였다.
“아... 안녕... 하, 세요?”
아둠은 인사를 받아주지도 않고 방안으로 털컥털컥 들어왔다. 넬슨은 또 폭력의 공포를 느꼈다. 대체 오늘 하루 위험한 고비를 몇 번이나 넘기는지 억장이 무너질 지경이다. 더 서러운 건 그 이유가 모두 이 남자 때문이라는 것이다.
벌벌 떨고 있는 넬슨과는 달리 아둠은 넬슨의 모습에는 별 관심이 없었다. 사실 문 앞에서 넬슨이 자기 흉을 보는 소리도 들었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지금 아둠의 관심은 한 가지였다.
굳었으면서 떨린다는 두 가지 표현이 이토록 어울리는 경우가 있을까, 지금 넬슨이 그랬다. 평생 몇 번 보기 힘든 진귀한 모습을 보여주는 그에게, 자신의 요구조건을 분명히 말했다.
“보석상인 게쉬타크의 집을 당장 알려줘라.”
- 작가의말
- 이번 편은 짧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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