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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석 님의 서재입니다.

신을 죽이는 화신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범스톤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2
최근연재일 :
2023.08.23 14:28
연재수 :
9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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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662
추천수 :
475
글자수 :
588,701

작성
23.05.10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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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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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4쪽

5화 - 코도놉스 약술

DUMMY

페오가 멋쩍게 웃으면서 볼을 긁적거렸다.


“하하! ······교수님들 방으로 더 맛있는 게 가지 않을까 싶어서 주방에 얼씬거리다가 요리장님께 딱 걸렸지 뭡니까? 요리장님이 마침 잘 됐다면서 제게 직접 전달해주라고 하셨습니다. 무라트 변경백께서 요리장님이 담그신 코도놉스 약술을 좋아하시는데 도련님도 아마 좋아하실 거라고요. 도련님만을 위한 술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래?”


페오가 사정을 빌듯이 두 손을 살짝 비비면서 말했다.


“나중에 요리장님이 물어보시거든 제가 잘 전달했다고 말씀해주세요. 혹시라도 약술을 몰래 마시면 내년에 제가 먹을 요리엔 소스 하나씩 빼버리겠다고 하셨거든요.”


어쩐지 과장된 몸짓에 진도 어색하게 웃었다.


“네가 그러니까 영 보기 이상하네. 아무튼 고마워. 꼭 말씀드릴게.”


“고맙습니다. 그럼 전 제 디저트 먹으러 가보겠습니다.”


페오가 허리를 꾸벅 숙이며 인사하곤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진은 돌아가는 페오의 뒷모습을 보곤 다른 쪽에도 시선을 돌려보았다.


다른 수석, 차석들에게도 같은 디저트가 간 듯했지만, 음료만은 과일 쥬스처럼 보였다.


그나마 거리상 가까웠던 8학년 차석인 라이토의 디저트 쟁반을 봤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라이토는 진과 눈이 마주치자 눈동자와 고개만 살짝 아래로 숙이면서 인사하곤 시선을 돌렸다.


라이토 헤츠만.


마법사단 단장 조프리 파리아스의 제자였다.


8학년 입학 시기 처음 수석을 차지한 이후로 3년간 수석을 놓치지 않고 있다가 진이 편입한 이래로 줄곧 차석에 그쳤다.


그래서 진에게 라이벌리가 있는 편이었다.


도리안이 킥킥거리면서 물었다.


“요리장님 마음은 언제 뺏었냐?”


진이 어깨를 으쓱거렸다.


“별로. 아버님을 존경하시는 눈치긴 했는데 나까지 신경 써주실 줄은 몰랐네.”


“마실 거야 그거? 안 마실 거면 나 주던가.”


나알이 도리안에게 핀잔을 놓았다.


“진이 마셔야지. 네까짓 게 마셔버리면 요리장님이 얼마나 슬퍼하시겠냐?”


“저 새끼 또 말 심하게 한다. 네까짓 게라니? 나 포츠맨드 남작가의 아들이야, 이놈아.”


“변경백가문의 아들에 비할 바는 아니지.”


“하하, 그만들 해.”


진이 웃으면서 두 사람을 말렸다.


진은 타르트를 들어 한 입 베어 물었다. 그리고 작은 술잔을 잡고 도리안의 눈앞에 들어 보이면서 씩 웃었다.


“보통 술이었으면 몰라도 코도놉스 약술이라니. 이건 양보 못하지.”


진이 약술을 한입에 털어 넣고 삼켰다.


꿀꺽!


“크으.”



입안을 가득 채우는 알콜 향 사이로 알싸한 코도놉스 뿌리 특유의 향미가 스며들면서 정신을 번쩍 일깨우는 느낌이 들었다.


“어때?”


“좋네.”


“아카데미 학생들은 음주 금지인데. 변경백가문 자제분 아니랄까 봐 이런 혜택을 다 누리시는구먼?”


도리안이 부러움 한껏 담아 말하자 진이 피식 웃음을 흘렸다.


“혜택은 무슨.”





그로부터 한 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이었다.


진이 손을 들었다.


“음, 화장실 좀 갔다 올게.”


나알이 진의 어깨를 툭 치면서 실실 웃었다.


“남사스럽게 뭘 그런 걸 얘기하냐? 다녀와.”


“마음 놓고 다녀오십시오! 우리 삼총사가 자리를 잘 지키고 있겠습니다.”


도리안과 안트레도 손을 휘휘 흔들면서 얼른 다녀오라고 재촉했다.


진은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엇?”


진이 일어나 한 걸음 내디뎠다가 휘청거렸다.


반사적으로 나알의 어깨를 짚었기에 쓰러지지는 있었는데 갑자기 이러니까 진도 적잖이 당황했다.


나알도 깜짝 놀라 진을 보며 물었다.


“왜 그래? 괜찮아?”


진은 화장실 쪽으로 이어지는 복도를 바라보고 있었는데 아주 잠깐 눈앞이 핑 도는 느낌이 들었다.


눈꺼풀에 힘을 주어 깜빡거려보았다.


다시 시야가 고쳐지면서 몸도 바로 세울 수 있었다.


처음 마셔본 술이었다.


술기운이 몸을 누르는 거에 아직 적응되지 않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괜찮아. 괜찮은 거 같아.”


도리안이 혀를 찼다. 그리고 진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면서 안트레의 옆구리를 툭툭 쳤다.


“저놈 취했네, 취했어. 꼴랑 그거 마시고. 무라트 변경백가의 아들이 술쫄일 줄이야. 대반전.”


“의외로 도수가 센 독주였던 거 아냐? 그런데 술쫄? 그런 말은 또 어디서 주워들었어?”


“너희 집 놀러 가는 길에? 하하하하!”


도리안의 웃음소리에 진도 웃음을 터뜨렸다.


“하하하! 설마 그럴 리가. 정말 괜찮아. 보라고 똑바로 걷는 거.”


진이 뚜벅뚜벅 네 걸음 정도 걷자 나알이 안심한 얼굴로 말했다.


“멀쩡하네. 오래 앉아 있어서 그런 모양이야. 빨리 갔다 오라고, 술쫄.”


“아하하하! 술쫄이래.”


진이 동기들의 웃음소리에 피식 웃고는 화장실로 향하는 복도로 걸어갔다.


걸음에 문제는 없었다.


눈이 핑 도는 듯한 느낌도 없었다. 그런데 복도로 진입한 시점에선 이상하게 목구멍과 윗배가 살짝 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술 마시면 목이 타는 거 같다던데. 그런 건가? ······그 정도 독주는 아니었던 거 같은데.’


진은 인상을 살짝 찌푸린 채로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화장실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걸어가서 소변기 앞으로 가 바지의 앞섬을 풀었다.


끼익.


문이 열리면서 화장실 안으로 한 사람이 들어왔다.


그는 진의 바로 옆자리에서 소변을 보았다.


“여어.”


진이 눈을 돌렸다가 얼굴을 바로 알아보고 말했다.


“에낭 선배.”


“진 무라트.”


에낭이 이름을 부르며 씩 웃었다.


더 말을 걸어오지는 않았다.


쪼르륵.


오줌이 끊어지자 진은 다시 앞섬을 채우고는 소변기 앞에서 한 걸음 나왔다.


진이 개수대에 손을 씻기 위해 걸음을 옮기는데 에낭도 마침 볼일을 끝낸 후 소변기 앞에서 걸음을 떼고 있었다.


“진 무라트.”


에낭이 다시 부르는 소리에 진이 발걸음을 멈추고 그를 돌아보았다.


“예, 말씀하십시오.”


에낭이 다시 씩 웃었다. 그리고 잠깐 뜸을 들였다가 입을 열었다.


“······코도놉스 약술은 어땠어?”


“예?”


에낭의 물음에 진이 반문하면서 고개가 미세하게 기울었다.


이상한 질문이었다.


요리장이 특별히 진 무라트만을 위해 준비했다는 술이었다.


그렇다면 다른 사람이 그걸 알 수는 없다.


더군다나 에낭은 9학년 졸업자로서 전년도 졸업자들, 교수진들과 같이 자리했던 걸로 알고 있었다.


“무슨······.”


그때였다.


에낭이 엉덩이 쪽으로 가려두었던 손을 보였다.


손가락 사이에 작은 구슬 같은 게 들려있었는데 그것을 진의 눈앞에 올려 보여주는 듯하더니 손가락에 힘을 주었다.


톡!


얇은 막으로 이뤄졌던 구슬이 깨지면서 안에 있던 희뿌연 분진이 터졌다.


평범하게 호흡하던 진으로선 당연히 분진을 흡입할 수밖에 없었다.


“콜록콜록!”


매스꺼운 느낌이 금방 올라오면서 진이 얼굴을 찌푸렸다.


울렁거리는 기분에 더해 눈앞이 핑 돌기까지 하는데 문득 개수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가 거기에 있는 거울에 비친 자기 얼굴을 보고 깜짝 놀랐다.


목을 타고 얼굴로 그리고 적갈색 눈동자를 두른 흰자위에 붉게 핏발이 섰기 때문이었다.


끼이익······!


“후후후후······!”


그때 좌변기가 있는 칸막이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날카롭게 들려오면서 익숙한 웃음소리가 진의 고막을 긁어댔다.


털썩.


진이 무거운 무릎을 힘겹게 바닥에 놓으면서 간신히 고개를 들어 웃음소리의 주인을 올려다보았다.


한 사내가 어느새 에낭의 옆에 서서 진을 내려다보며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시야가 흐려지고 있었지만, 그는 분명 베라무드였다.


“대체 무슨······?”


그것은 그날 진이 기억하는 마지막 장면과 자신의 목소리였다.


쿵!





* * * *





“진.”



익숙한 목소리.


동굴이 울리는 듯하면서도 그 소리가 산을 정복할 것 같은 호랑이의 포효와도 같던.


졸립다.



“······진.”



가까스로 눈을 뜨고 있는 듯했다.


어둠에서 피어나 흐릿한 장막을 드리운 눈앞에 익숙한 실루엣이 어른거리고 있었다.


“아버지.”


무심결에 부르자 일순간 눈앞이 환해진다.


그람 무라트 변경백.


라페니슈 왕국의 영웅.


명예로운 소드 마스터.


덥수룩한 수염 안의 붉은 입술이 미소를 그리면서 하얀 치아를 살포시 드러내고 있었다.



“······보고 싶을 거다, 진. ······전쟁터의 아비를 걱정하지 마라. 반드시 네게 돌아올 것이니. 아비의 명성에 주눅 들지 마라. 너의 삶은 너의 것이니.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라. 너의 자유를 위해서 이 아비가 있는 것이니. ······살아라. ······나아가라. ······네게 닥치는 모든 걸 받아들이고, 가로막는 모든 걸 뚫고, ······하늘을 나는 새처럼 날아가거라. 그게 ‘진’이란 이름에 담긴 뜻이니라.”



언젠가 들었던 말인데,


아마 ······5년 전이었나?


5년 전이면,


······제국의 침략이 확실해졌을 땐데,


그런데 오늘은 ······아카데미 종업식이 아니었나?


“아버지.”


“진.”


수염 속 미소가 사라진다.


“아버··· 지······!”


그 순간 시야가 흐릿해지더니 갑작스레 사방이 피처럼 붉어지면서 아버지의 모습을 물들였다.


마치 죽음을 예고하듯 눈을 한 차례 깜박이고 난 후엔 아예 온몸에 상처가 생긴 채 피를 철철 흘리고 있었다.


그런 모습으로 아들의 이름을 부른다.



“······진!”



‘안 돼!’


순간 붉은 장막이 걷히면서 피를 흘리던 모습도 사라졌다.


그 자리를 대신한 건 깊은 어둠에 잠긴 듯한 퀭한 눈과 싸늘하게 식고 말라붙어버린 흡사 시체 같은 몰골의 그람 무라트였다.



“진······!”



“아버지!”





* * * *





“아··· 버······, 지·········.”


끊어질 듯 말 듯 한 아슬아슬한 목소리가 어두운 창고의 떠다니는 먼지들을 타고 위태롭게 흘렀다.


가까이 다가가지 않으면 무슨 말을 하는지 제대로 듣기 어려울 정도로 입 앞에서만 맴도는 그런 소리였다.


바로 앞에 있던 에낭은 진이 무엇을 말하는지, 누구를 부르는지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진.”


에낭이 진 무라트를 부르며 어깨를 툭 쳤다.


진의 덜덜 떨리는 고개를 간신히 들어 에낭을 쳐다보았다.


게슴츠레하게 뜬 눈.


풀린 동공은 에낭을 보고 있는 것일까? 아니면 그람 무라트 변경백의 환영을 보는 것일까?


“쯧, 맛탱이가 갔군.”


에낭이 혀를 차면서 쭈그려 앉았던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조소 어린 눈으로 진 무라트를 내려다보았다.


그들이 있는 자리는 창고 내에 정렬된 선반들의 중앙이자 출입문들과 가장 먼 곳이었다. 주변엔 그런 물건 쌓인 철제 프레임을 가진 선반들이 켜켜이 늘어서 있었다.


진은 선반에 등을 기대고 다리를 바닥에 늘어뜨린 채로 힘없이 앉아 있었다.


두 손목은 프레임에 연결된 사슬에 묶여 있었으며 그 외엔 자유롭게 놔둔 상태였다.


“저렇게 둬도 도주할 염려는 없는 건가?”


베라무드의 물음에 에낭이 피식 웃었다.


“이 꼴을 봐. 깨어나도 병신 될 거 같은데?”


“흐음. 안타깝군.”


베라무드의 말에 그의 뒤에서 의자를 하나 두고 앉아 있던 사내가 어이가 없다는 듯 물었다.


“······그 말 진심이냐?”


물론 사내도 베라무드의 말이 진심과 거리가 멀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진 무라트의 지금 상태는 그들이 상정한 수준을 넘어선 것이었다.


사내를 내려다보는 베라무드의 눈매가 미세하게 좁아진다.


“진심이지.”


사내는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진을 내려다보면서 혀를 찼다.


“쯔쯧! ······얼마나 미움을 샀으면.”


“불쌍하면 사제님이 저 녀석에게 축복을 내려주시던가.”


베라무드가 비아냥거리는 듯한 어투로 말하면서 옆을 지나치자 사내가 피식 웃으면서 의자에서 일어났다.


그가 일어날 때 허리를 잠깐 숙이면서 목걸이 하나가 찰랑거리며 옷깃 사이로 드러났다.


태양 심벌의 목걸이.


태양과 빛의 신, 타이난 교단의 사제 프란츠 롤랜드였다.


프란츠가 베라무드가 그랬던 것처럼 진 무라트 앞에 쪼그려 앉는데 창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끼이익, 쿵! 철컹.


다시 닫히는 소리와 함께 발걸음 소리가 그들에게 가까워졌지만, 동요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곳은 지금은 제 용도로 쓰지 않는 폐창고.


이런 목적으로 사용하게 될 거라는 걸 그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베라무드가 프란츠가 앉았던 의자에 앉는 사이, 프란츠가 쪼그려 앉은 채로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힐끔 돌아보았다.


걸어오는 사람은 다섯 사람이었다. 그리고 맨 뒤에서 조심스럽게 걸어오고 있었지만, 의미심장한 웃음을 머금고 있는 소년은 바로 페오 보트먼이었다.


프란츠 사제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면서 다시 진 무라트에게로 시선을 돌렸다.


“이거이거∼, 칠가문 자제들이 기어코 모두 모이셨군.”


프란츠 사제의 목소리를 듣고 새로 들어온 5인 중 30대 중반의 가장 연장자로 보이는 사내가 물었다.


“뭐 하시오?”


“베라무드가 불쌍한 녀석 축복 좀 내려주라고 해서.”


프란츠 사제는 그렇게 얘기한 후, 태양 상징의 목걸이를 두 손으로 꼭 쥐고 모은 채 눈을 감았다.


“아무것도 모른 채 제 아비와 함께 죽을 운명에 처한 이 불쌍한 중생에게··· 타이난이시여, 당신의 빛을 쐬어 당신의 품으로 데려가소서.”


베라무드가 프란츠 사제의 중얼거림이 끝나길 기다렸다가 타이밍 맞춰 말했다.


“루훈-나.”


위잉-.


“엇?”


프란츠 사제가 황급히 손을 뗐다.


하지만, 그의 망막에 타이난의 빛이 아주 약간 나타났다가 사라지면서 남긴 잔상을 지울 수는 없었다.


프란츠 사제가 벌떡 일어나 베라무드를 쏘아보았다.


베라무드가 당황해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나 손사래를 쳤다.


“아니, 내 목소리에 반응할 줄 정말 몰랐다고.”


프란츠 사제의 좁혀진 눈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았다.


베라무드의 지금 말은 무척 진심이었지만, 프란츠는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는 건 잘 안다.


그래서 더욱 황당하다.


‘망할 놈의 신 같으니라고. 네 사제는 바로 나라고!’


작가의말

6/15, 문체 교정, 오류 수정 (내용 변경 없음)


너른 관심 부탁드리며 완주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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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 - 창고 안 교전 +2 23.05.12 307 12 14쪽
9 9화 - 그람 무라트의 무력 +1 23.05.12 318 11 12쪽
8 8화 - 팔리아 관문 +1 23.05.11 306 12 13쪽
7 7화 - 얀 에인테스 후작 +1 23.05.11 328 14 16쪽
6 6화 - 주모자의 자제들 +1 23.05.10 348 13 14쪽
» 5화 - 코도놉스 약술 +1 23.05.10 376 13 14쪽
4 4화 - 8학년 동기들 +1 23.05.10 440 13 14쪽
3 3화 - 에인테스 후작가의 영애 +2 23.05.10 531 14 15쪽
2 2화 - 영웅의 아들 +3 23.05.10 849 18 15쪽
1 1화 - Prologue. Conjunction of Spheres & Ragnarok +3 23.05.10 1,266 25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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