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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cantra 님의 서재입니다.

영광스러운 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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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cantra
작품등록일 :
2019.01.02 00:07
최근연재일 :
2019.02.23 2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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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781

작성
19.02.10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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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3. 새로운 질서

DUMMY

세상이 독일의 주데텐란드 지역 요구에 혼란스러워 하고 있을 때, 그 혼란의 중심인 베를린의 총통 관저는 겉으로 보기엔 평온하기 그지없었다.

“중국이 다시금 내전에 빠져들었다고?”

“그렇습니다. 장제스 총통이 다시금 군벌들과의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군벌들과의 전쟁이라···. 일본이란 거대한 적이 사라지니 결국 그들도 나눠지는군. 하긴, 몇 년 전만해도 서로 내전을 벌었다고 하지 않았나?”

다시금 군벌들과의 전쟁을 시작했다는 비서의 말에 히틀러는 별것 아닌 것을 들은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나폴레옹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지. ‘중국은 잠자는 사자다. 깨기만 하면 세계를 진동시킬 것.’이라고. 군벌들에 대한 지원은 잘 이루어지고 있나?”

“일본과의 전쟁 때 고문단원들이 각 군벌들과 인연을 튼 것이 호재였습니다. 현재 체코 및 일본제 화기들을 확실히 공급하고 있습니다.”

“하나 된 중국은 결국 그 자리에서 일어나 세계를 호령하려 들겠지. 그 이전에 이렇게 짓밟아 놓아야 하네.”

중국을 지원해야 한다는 이전의 말과는 달리, 고작 몇 달 만에 중국을 나누고 짓밟아야 한다는 말이 그에게서 나오자 부관은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날카롭기 그지없는 그의 생각에 작게나마 두려움을 느꼈다.

“군사고문단들은 내년 즈음 빼는 것이 좋겠군.”

“내년 즈음 말입니까?”

“그렇다네. 39년이 되면 다시금 시끄러워지겠지.”

독일의 단치히 회랑 반환 요구와 그에 대한 폴란드의 거절.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폴란드 침공과 2차 세계대전을 생각하면서 그가 말했다.

“군의 증강은 어떻게 되었나.”

“계획에 따라 39년 1분기까지 순조롭게 끝날 예정입니다.”

“잘 버려진 칼을 결국 어딘가 쓸 곳이 생기겠지···. 부관은 이전의 대전쟁보다 더 거대한 전쟁이 일어나리라 생각하는가?”

히틀러가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자, 부관은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저는···. 그저 총통 각하의 부관일 뿐입니다. 총통 각하께서 내린 지시를 따를 뿐입니다.”

“그런가? 알겠네. 이만 나가보도록.”

아마 부관이라는 입장에서 내린 가장 적절한 답에 히틀러는 부관을 보면서 손짓했고, 부관은 곧장 소릴 외치며 집무실을 나섰다.

“하일 히틀러!”


부관이 나간 뒤, 혼자가 된 히틀러는 자신의 의자를 돌려 창문 너머 푸른 하늘을 보기 시작했다.

“이제 1년인가···. 세상은 다시 불로 타오르겠지.”

반쯤 체념한 듯이 중얼거린 그는 곧장 다시금 몸을 돌린 뒤 웃옷의 품속에서 열쇠를 꺼내들었다.

덜커덕!

열쇠를 제일 위에 있는 서랍의 잠금 장치에 꽂아 돌렸고, 그렇게 열린 서랍에서 한 얇은 서류 뭉치를 집어 들었다.

“파우스트 계획···. 이제야 본격적인 시작을 끊었지만, 완성만 된다면 모든 것을 뒤바꿀 패가 되겠지.”

악마에게 영혼을 판 파우스트 교수처럼, 모든 것을 뒤바꿀 패를 만들기 위해 붓고 있는 자금을 생각하면서 그는 피식거리면서 웃었다.

“국가 예산도 아니고, 해외에 세워진 위장 회사들이 번 돈들로 이걸 만들다니. 1석 2조나 다름없나.”



몇 주 뒤인 9월 29일. 뮌헨 공항에 여러 호위기들을 대동한 총통 전용기가 유유히 활주로에 착륙하기 시작했다.

“이제 여기서 체코슬로바키아의 운명이 결정되는 것인가? 이미 죽어가는 사냥감을 확실히 죽이는 느낌이군.”

“체코슬로바키아 정부 또한 비슷하게 느끼고 있을 겁니다. 자신들을 보호해 줄 영국과 프랑스는 이미 반쯤 포기했고, 주위엔 아국과 폴란드, 헝가리가 있으니 말입니다.”

“외무장관의 말을 들어보니 우리가 무슨 악당이라도 된 것 같습니다. 우린 그저, 정당한 우리의 영토를 되돌려 달라고 요구할 뿐입니다.”

함께 동승한 노이라트 외무장관의 말에 히틀러는 피식 웃으면서 답했고, 얼마 뒤 완전히 멈춘 전용기에서 내려 회담장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회담이 거의 끝나가, 서로 의미 없는 외교적 수사로 대화하고 있을 때. 가만히 앉아만 있던 히틀러가 입을 열었다.

“이번 협약으로 드디어 체코슬로바키아의 민족적 문제를 해결 했군요. 저로써는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대전쟁이 끝난 뒤 민족자결주의를 외치신 분들이 만드신 체코슬로바키아란 모순을 20년 뒤 지금에서야 해결한 것이 조금 아쉽지만 말입니다.”

쉽게 말해 전후 승전국으로 민족자결주의를 외친 주제 이딴 모순이나 저지른 주제 이제야 해결했냐고 말하는 히틀러의 날카로운 말에 회담장에 있던 체임벌린 총리와 에두아르 달라디에[1] 총리는 속으로는 그의 면전에 비난을 날리고 싶었지만, 히틀러의 말대로 체코슬로바키아를 만든 것이 자신들의 조국이었기에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다.

“총통, 그런 말은 조금 자제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아, 그렇군요. 죄송합니다. 제가 잠시 흥분했던 것 같습니다.”

무솔리니의 말에 히틀러는 순순히 그의 말에 인정하면서 두 사람을 보면서 고개를 약간 숙이면서 사과했고. 그들 또한 조금 불편한 기색을 내비치면서 그의 사과를 받아들었다.

“이것으로 유럽에 평화가 깃들기를 기원합니다. 다들 한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무솔리니 총리가 셋을 보면서 말했고, 곧 사진사가 들어와 다들 자리에서 기립해. 세상에서 가장 어색한 사진이라 평가받는 사진을 찍었다.


체임벌린 총리와 달라디에 총리가 나간 이후, 히틀러와 무솔리니는 자리를 옮겨 신도시에 있는 호텔 소회의실에서 개인적인 대화를 나누기 시작했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면 그 자리에서 그렇게 광역으로 딜을 넣냐?”

“어차피 지들이 한 짓을 내가 그대로 말했을 뿐인데, 뭐 문제라도 있겠나? 화나면 전쟁 일으키라 해. 영국은 몰라도 프랑스는 확실히 짓밟을 수 있으니깐.”

“39년까지 1년 남았다고 신경이 그리도 날카롭게 변했냐?”

마지막 즈음에 히틀러가 돌발적으로 말한 것을 주제로 대화가 시작되었고, 히틀러는 무솔리니의 말에 잠시 잠잠히 있다가 입을 열었다.

“날카롭게 변한 것이 아니라 덜덜 떨리고 있는 거지. 미치겠다. 미쳐 죽을 것 같다. 당장 1년만 지나면 2천 만명이 죽은 전쟁이 시작된다고. 그런데 난 그 전쟁의 방아쇠를 당기는 입장이야. 도대체 원래의 히틀러는 무슨 생각으로 이 전쟁을 일으킨 것이지?

그렇게도 권력의 맛이 달콤했었나? 아님 전쟁이 이렇게 커질 줄 몰랐나? 아니면 자신이 이끄는 국민들을 인형으로 생각한 것인가?”

허탈한 표정을 지으면서 말하는 그를 보면서 무솔리니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를 잠잠히 바라봤고. 히틀러는 팔과 다리를 아무 의미 없이 이리저리 흔들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전쟁은 일으킬 거야.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선 세상에 엄청난 충격을 줘야겠지. 그 충격이 수많은 피를 동반해서라도 말이야. 아직 남아있는 산업혁명의 유산들을 이번 전쟁으로 완전히 종식시키고 우린 새로운 시대의 주인에 오르겠지.”

“전쟁에서 이긴다면 오르겠지. 하지만 넌, 이미 모든 준비를 끝내지 않았나?”

“그래. 모든 준비를 끝냈지. 오직 단 하나. 보험과 도박으로 만든 그것을 제외하고.”

히틀러가 ‘그것’을 언급하자 무솔리니는 그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미국보다 더 월등한 상태에서 도대체 무엇을 완성시킬 생각이지?”

“수소폭탄과 민간 및 군사용 원자로.”

“수소폭탄과 원자로? SLBM[2]까지 만들 생각이냐?”

자신의 생각했던 것 보다 더 이상인지, 무솔리니는 경악하면서 되물었고. 히틀러는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말했다.

“SLBM은 무리지만 공격용 원자력 잠수함은 가능하겠지. 아마 21형 유보트를 적당히 개조한 녀석일거다. 늦어도 40년대 후반 즈음엔 나오겠지.”

“미친 녀석. 넌 정말로 세상의 기술을 몇 년이나 앞당긴 거냐?”

“새로운 밀레니엄이 오면 장기는 모조리 인공장기로 대체되고, 저 우주 위에 콜로니를 세우겠지. 그리고 인간은 하늘과 지상의 태양을 지배할 거다.”

“전자는 모르겠는데, 후자는 핵융합을 말하는 거냐?”

무솔리니의 대답에 히틀러는 피식 웃으면서 대답했다.

“그래. 후자는 핵융합이지. 그리고 전자는 아마, 우주에 띄운 콜로니로부터 태양 에너지를 고스란히 받는 거지. 그렇게 되면 인류는 무한한 에너지나 다름없는 힘을 얻는 거다.”

아마 다른 사람이 들으면 허무맹랑하고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고 치부할 이야기들이 나눠졌고, 이들은 마지막에는 그간 쌓였던 근심을 훌훌 털어내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리도 다음 달 10일이 되자, 뮌헨 협정에 따라 독일군 병력들이 주데텐란트에 진주하기 시작했다.

부우우웅-! 끼리리리릭-! 끼리리리릭-!

지난 3월에 있었던 오스트리아 합병 때처럼 전차와 장갑차, 그리고 차량들을 내세워 도시 내로 진군하기 시작했다.

-와아아아아!!!

-하일 히틀러! 하일 히틀러! 하일 히틀러!

그리고 당연히 자신들이 원했던 독일과의 통일이 이루어지자 주민들은 열렬히 군인들을 환영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주데텐란트는 완벽히 독일의 손에 떨어졌다.


이후 며칠 뒤, 전용기로 타고서 히틀러가 직접 주데텐란트에 도착했고, 자신을 바라보는 수많은 시민들을 보면서 짧은 연설을 시작했다.

"주데텐란트의 시민들이여! 저는 이것 한 가지만을 약속하겠습니다! 바로! 결단코 이 땅이 다시금 우리와 떨어지지 않을 것임을 말입니다!

이제 영원히! 이 주데텐란트는 우리와 하나입니다! 지크 하일!”

-지크 하일! 하일 히틀러! 지크 하일! 하일 히틀러!

히틀러의 외침에 모두가 무언가에 현혹되어 있는 듯이 연신 구호를 미친 듯이 외쳤고. 히틀러는 입을 다문 채 자신을 향해 소릴 외치는 이들을 바라봤다.


연설이 끝나고, 베를린으로 돌아가는 전용기 내부에서 히틀러는 프리츠 토트 장관을 통해서 올라온 보고서를 읽기 시작했다.

‘주데텐란트에 위치한 상당한 수준의 공업 지대를 통해 군수물품 생산에 대한 독일 산업체의 부담을 분산시킬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민간 경제에 활력을···.’

이렇게 긍정적인 내용이 적혀져 있자, 히틀러는 만족하는 표정을 지으며 창문 너머 바깥을 바라보다가 부관을 보면서 말했다.

“이제 단 두 지역만 남은건가.”

“단치히 자유시[3]와 메멜 지방[4] 말입니까?”

“그렇네. 하지만 단치히 자유시를 합치기엔 폴란드가 거세게 반발할 것 같군.”

자신의 말을 부관이 곰곰이 듣고만 있자, 히틀러는 계속 이어서 말했다.

“폴란드인들은 자신들이 국가를 세우면 자신들이 전성기의 대영제국이라도 된 것처럼 행동하지. 당장 1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 이후 한 행동이 뭔가? 영토 확장을 시작한 것이지. 거기에 이번 뮌헨 협정에도 참가해서 체코슬로바키아 영토 일부를 획득하지 않았나? 심지어 폴란드인들과는 전혀 상관없는 영토인데 말이지.

그들의 애국심은 인정하네. 그러나 그것이 너무나도 심하면 결국 주변국의 시기심을 사서 멸망하는 것이지. 폴란드는 너무나도 욕심을 많이 부렸고, 이제 그 결과를 치룰 때가 찾아오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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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주

[1]Édouard Daladier(1884~1970)프랑스의 정치인. 60대 프랑스 총리직을 역임했다.

[2]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3]단치히(현재는 그단스크)시 일대의 도시국가. 1차 세계대전 이후로 세워졌으나 사실상 폴란드 영토나 다름없었다. 주데텐란트처럼 독일계 인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4]리투아니아 남부에 있는 지방. 주테텐란트처럼 독일계 인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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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 새로운 질서 +13 19.02.12 1,324 27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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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3. 새로운 질서 +3 19.02.01 1,487 22 11쪽
32 3. 새로운 질서 +4 19.01.31 1,427 27 12쪽
31 3. 새로운 질서 +6 19.01.30 1,456 26 12쪽
30 3. 새로운 질서 +13 19.01.29 1,560 32 12쪽
29 3. 새로운 질서 +6 19.01.28 1,638 2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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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2. 본격적인 준비 +5 19.01.24 1,523 25 12쪽
25 2. 본격적인 준비 +5 19.01.23 1,498 27 12쪽
24 2. 본격적인 준비 +3 19.01.22 1,547 27 12쪽
23 2. 본격적인 준비 +4 19.01.21 1,548 35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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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2. 본격적인 준비 +6 19.01.18 1,618 24 12쪽
20 2. 본격적인 준비 +5 19.01.17 1,687 26 16쪽
19 2. 본격적인 준비 +7 19.01.16 1,718 29 13쪽
18 2. 본격적인 준비 +4 19.01.15 1,783 28 12쪽
17 2. 본격적인 준비 +3 19.01.14 1,802 23 12쪽
16 2. 본격적인 준비 +4 19.01.13 1,949 3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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