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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첸 님의 서재입니다.

귀로(歸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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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첸
작품등록일 :
2013.04.03 13:21
최근연재일 :
2013.07.20 13:09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93,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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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93,354

작성
13.05.15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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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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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8쪽

1. New Born (8)

DUMMY

선두에 서서 질주하던 스티드는 첨병으로서의 역할을 확실하게 수행하고 있었다. 잘 뛰고 잘 듣는다고 했던 그의 말은 과장이 없었다. 제일 앞에서 맹렬히 질주하다 멈춰서면 방해가 있다는 뜻이었다. 그의 귀는 작은 소음도 놓치지 않았다. 그랬기에 실험체 보안 관리실 안에서 숨죽이고 속삭이던 사람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젠장, 전화를 받지 않습니다.”

당혹한 음성으로 말을 하는 30대 남자는 실험체 보안 관리실의 보안요원인 채드였다. 그의 얼굴은 색소가 모조리 사라지기라도 한 것처럼 새하얗게 질려 있었고, 건장한 체구의 몸뚱아리는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그의 뒤로는 수많은 모니터들이 실험체 격리실 내부의 풍경과 복도를 달려오는 실험체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이런 빌어먹을. 비상시국에 뭣들하고 있는거지?”

작은 목소리로 불평을 터뜨리는 이 40대 남자는 좀 뚱뚱한 체형을 가진 거한으로, 매트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였다. 채드처럼 가늘게 떨고 있는 그는 실험체 보안 관리실의 실장이고 빅 매트라는 별명으로 통했다. 보안 요원들 간의 친선 대련에서 무려 5명을 쓰러뜨리고 얻은 별명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런 작은 일들로 자만하는 성격은 아니었다. 그 증거로 그는 지금의 사태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아마도 자신이 보통의 인간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는 뜻이겠지.

“채드, 일단 문을 막아보자.”

두 사람은 재빨리 문 옆의 캐비넷을 움직여 문을 막았다.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는지 사무실 안의 각종 집기들을 몽땅 가져다가 바리케이드를 만들어 놓았다.

“이 정도면 쉽게 들어오긴 힘들겠지?”

빅 매트는 거의 병적으로 물건들을 쌓아서 바리케이드를 만들었지만 여전히 불안해 보이는 얼굴로 말했다. 동시에 화가 났다. 그는 매달 하는 회의 때마다 실험체 격리실로 통하는 통로와 보안 관리실에 폐쇄형 합금 격벽을 설치할 것을 요청하곤 했었다. 만약 실험체들이 탈출하기라도 한다면 통로를 폐쇄하고 보안 관리실로 출입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할 것이 아닌가. 하지만 항상 그의 의견은 묵살 당했고 결국에는 우려하던 사태에 직면한 지금, 공포심과 분노가 뒤섞여 미칠듯한 심정이 되었다.

“망할 꼰대들 같으니.”

그렇게 중얼거리며 무기 거치대에서 큼직한 산탄총을 꺼내들었다. 따로 장탄을 할 필요도 없이 탄창이 장착되어있었는데, 그 탄창이라는 물건은 척 봐도 수 십 발은 들어있는 걸로 보이는 드럼탄창이었다. 이 물건은 AA-12라는 자동 산탄총으로 드럼 탄창에는 무려 40발이 장전되는 괴물이었다. 이 괴물의 공격에 당하면 인간의 육체 따위는 흔적도 남지 않으리라.

빅 매트가 총을 집어 드는 것을 보고 채드도 얼른 총을 집어 들고 문을 노려보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빅 매트는 한숨을 내 쉴 수 밖에 없었다. 실험체들이 문을 부수고 바리케이드를 일부라도 치워버린다면 저렇게 문 앞에서 버티고 있는 것은 자살 행위였다. 실험체 중에서는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타입도 있으니까.

“이 멍청아, 어서 이리와.”

책상 뒤에서 부르는 소리에 채드는 뒤를 돌아보았다. 이 와중에도 머쓱했던지 뒷머리를 긁으며 뭔가 말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영영 알 길은 없었다. 힘겹게 쌓았던 바리케이드가 문과 함께 폭발이라도 한 것처럼 박살이 나버렸고, 맨 위에 올려두었던 철제 금고가 채드의 머리를 날려버렸던 것이다. 몇 몇 보안관련 문서를 보관하던 금고는 과연 튼튼해서 별다른 흠집이 보이지 않을 정도였지만 여러 대의 모니터를 날려버리고 처박힌 채드의 머리는 그렇지 못했다. 찌그러진 머리통과 튀어나온 한 쪽 안구는, 빅 매트가 처한 현실이 잔혹한 공포 영화의 장면들과 별 다를 바 없음을 알려주는 듯 했다.

하지만 무기력하게 당하는 엑스트라는 그의 성격이 맞는 배역이 아니었다. 그는 채드를 돌아보지 않고 산탄총의 방아쇠를 당겼다. 좁은 실내에서 울려 퍼지는 총성은 제우스의 뇌성(雷聲)처럼 고막을 찢을듯 했고 과연 그 위력도 범상치 않았다. 순식간에 15발이 발사되었다. 그 결과, 활짝 열린 입구로 뛰어 들어오던 두 사람의 실험체는 들어오던 것 보다 더 빠른 속도로 튕겨 나가버렸다.

“이 망할 놈들, 어서 자기 방으로 돌아가라! 저 두 놈들처럼 벌집이 되고 싶지 않다면 말이야!”

책상 뒤에서 몸을 숙이고 총을 겨눈 채 외치는 빅 매트는 좀 전까지 떨고 있던 모습은 거짓말이었다는 듯 당당한 기세를 풍기고 있었다. 일종의 허세였다.

“이런, 그건 들어주기 힘든 부탁인걸?”

입구 옆에 숨어서 말하는 스티드의 목소리는 여유로웠다.

“자, 그럼 네 차례인거 같군. 수고 좀 해 달라구, 프리오.”

스티드가 프리오라고 부른 사내는 앞서 들어갔다가 벌집이 되어 쓰러진 자들과 달랐다. 그냥 막연히 분위기가 다르다는 이야기가 아니었다. 눈에 보이는 겉모습 부터가 달랐다. 대부분의 실험체들의 외모는 보통 사람의 모습이었지만 그는 그렇지 않았다. 피부는 고동색에 가까웠으며 나무껍질처럼 쩍쩍 갈라져 있었지만 메말라 보이지는 않았다. 오히려 살짝 광택을 띄고 있어서 금속처럼 보이기도 했다.

프리오는 양 팔을 교차해서 얼굴을 가리고 문 앞에 나섰다. 그러자 빅 매트는 주저하지 않고 남은 25발의 탄창을 마구 갈겨대기 시작했다. 그는 프리오의 정체를 잘 알고 있었다. 프리오는 왕아르마딜로(Priodontes maximus)와 믹스된 자였다. 정확히는 모르지만 뭔가 갑각류의 껍질도 믹스되었다고 들었다. 거기서 따 온 이름이 프리오였다. 그리고 중요한 사실은 그의 피부는 아주 단단하다는 거였다. 실험체 프로필을 보면 권총탄 정도는 그의 피부에 흠집도 내지 못했다고 했으니 이 정도로 퍼부어대는 것은 절대 과한 일이 아니었다.

‘제길, 열화우라늄탄이라도 필요한 건 아니겠지.’

무서울 정도의 반동을 자신의 거구를 이용해 제어하며 쏴 재끼자 탄창은 순식간에 텅텅 비어버렸다. 그러자 그는 미리 준비해 놓았던 예비 탄창을 익숙한 솜씨로 갈아끼우고 그것마저 모조리 쏴버렸다. 팔은 뻐근해져서 감각이 잘 느껴지지 않았고, 시야는 희뿌연 총연(銃煙)에 가려져 제대로 보이질 않는다. 설마하니 이 정도면 죽지 않았을까? 죽어주지 않으면 곤란한데 말이다.

“음, 이거 아프군.”

성능 좋은 환풍기가 매캐한 연기를 빨아들이자 문 앞에서 처음과 같은 자세로 서 있는 프리오의 모습이 보였다. 12게이지 산탄의 파괴력은 그를 몇 걸음인가 물러서게 만들었지만 자세를 무너뜨리지는 못 한 것이다. 다만 대 여섯 발의 쇠구슬이 그의 팔뚝에 박혀 있는 것이 보였다. 상처 자리에서는 피가 맺혀있었지만 이내 구슬이 떨어지며 상처가 아물었다. 눈에 보일 정도의 놀라운 재생력이라니!

빅 매트는 그 장면을 보고 크게 놀라워 하며 시간을 보내지는 않았다. 그저 지금의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머리를 굴리기 바빴다. 모 아니면 도였다. 시도해 보는 수 밖에.

“다들 방으로 돌아가라! 이것은 ‘명령’이다!”

이 곳의 모든 실험체들은 기본적으로 정해진 사람들의 명령에 따르도록 세뇌되어진다. 다만 개체의 특성과 특정한 상황에 따라 그 세뇌가 잘 되거나 실패하거나 하는 것이었고 자신 역시 그 명령자 중의 한 사람이었다. 운이 좋다면 저들을 통제 할 수 있을 것이다.



작가의말

전 야간에 일 합니다.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애들 돌보는 일이죠.

요즘에 좋은 말로 생활지도교사라고도 하고

옛말로 사감이라고도 하지요.

그래서인지...

이래저래 머리 아픈일이 많아서 두통이 떨어지질 않습니다.

어제도 출근길부터 두통이 생겨서 아침 6시쯤까지 괴로웠네요.

덕분에 평소보다 글이 늦어졌습니다.

두통없는 세상에서 살고 싶네요.

모두들 좋은 아침 되시길 바랍니다.

 

 

ps : 짬 되서 잠시 들어와서 살펴보는데...

      눈에 거슬리는게 왜 이렇게 많은지...

      저거 쓸때 좀 많이 피곤한 날이라 그랬나 봅니다.

      일부 첨삭 되었습니다.

      정신 좀 차리고 살아야지...에혀..

 

ps 2: 비가 많이 오네요...

        자고 일어나서도 비오면 안되는데...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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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 Memory Remains (7) +10 13.06.22 3,372 30 9쪽
22 2. Memory Remains (6) +4 13.06.20 3,159 26 7쪽
21 2. Memory Remains (5) 13.06.18 2,362 28 7쪽
20 2. Memory Remains (4) +6 13.06.15 2,989 31 7쪽
19 2. Memory Remains (3) +4 13.06.12 2,388 24 7쪽
18 2. Memory Remains (2) +6 13.06.10 2,566 28 8쪽
17 2. Memory Remains (1) +7 13.06.07 3,633 25 8쪽
16 1. New Born (15) +8 13.06.05 2,793 32 8쪽
15 1. New Born (14) +1 13.05.30 3,144 28 8쪽
14 1. New Born (13) +2 13.05.28 3,109 26 8쪽
13 1. New Born (12) 13.05.25 4,217 25 9쪽
12 1. New Born (11) 13.05.25 2,803 26 8쪽
11 1. New Born (10) +4 13.05.22 3,003 21 8쪽
10 1. New Born (9) 13.05.20 3,460 21 7쪽
» 1. New Born (8) 13.05.15 2,794 1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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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1. New Born (6) 13.05.11 4,270 2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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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1. New Born (4) 13.05.07 4,048 20 7쪽
4 1. New Born (3) +4 13.04.10 4,320 36 8쪽
3 1. New Born (2) +8 13.04.09 3,847 26 8쪽
2 1. New Born (1) +4 13.04.04 4,622 2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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