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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첸 님의 서재입니다.

귀로(歸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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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첸
작품등록일 :
2013.04.03 13:21
최근연재일 :
2013.07.20 13:09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93,656
추천수 :
778
글자수 :
93,354

작성
13.05.13 04:57
조회
3,667
추천
22
글자
7쪽

1. New Born (7)

DUMMY

* * *


대호, 아니 타이거는 밖에서 들려오는 소란에 귀를 기울였다. 소음기에서 탄환이 튀어나가는 소리는 그에게도 참 익숙한 소리였다. 사실 두꺼운 철문을 격하고 그 소리를 듣는다는 것은 보통 사람에게는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타이거는 달랐다. 그는 보통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이 소란은 어떤 식으로든 도움이 될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이용해 주는 것이 인지상정일 것이다. 다만 문제는 이 두꺼운 철문이었다.

자리에서 일어난 타이거는 다시금 문 앞을 서성였다. 구석구석 살펴보았지만 도무지 틈이라고는 발견 할 수가 없었다. 딱히 방법이 보이지 않자 그는 문 앞에 서서 생각에 잠겼다.

‘내가 문을 열지 못한다면 다른 누군가가 열도록 만들어야 하겠지. 그러려면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불을 지를 수도 없었다. 일단 문이 끝까지 열리지 않는다면 정말 낭패일뿐더러 불을 피울 수 있는 도구도 없었다. 바깥에 누군가 있다면 말이라도 걸어보겠지만 그것조차 불가능했다.

“열려라, 참깨! ……라고 외친다고 열리진 않겠지.”

그가 힘 빠진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러자 두꺼운 철문은 약간의 소음조차 없이 부드럽게 열려버렸다! 젠킨슨이 눌렀던 버튼이 바로 모든 실험체들의 감금이나 구속 장치를 해제하는 버튼이었던 것이다!

실험체들은 세뇌되었다고는 하지만, 유전자 변형에 따른 영향인지 특정 인물이나 조건이 아니면 따르지 않았다. 그리고 이 점을 잘 알고 있던 젠킨슨이 최후의 수단으로 이들을 모두 해방시켜 혼란을 일으키려고 했던 것이다. 또한 그의 개인 실험체들은 철저하게 자신만 따르도록 세뇌되어있기에 그들을 이용해 앞으로 찾아올지 모르는 위협을 배제하려고 했다.

그리하여 젠킨슨이 준비한 최후의 수단은 타이거에게 절호의 기회로 작용했다. 자유로 가는 길이 열린 것이다!

“뭔지 몰라도 고맙군.”

타이거는 멋쩍은 듯 말을 하고 문 밖으로 나섰다. 백색의 복도가 길게 뻗어 있고 수 십 여개의 방들이 보였다. 그리고 거기에서 하나 둘 머리를 내미는 게 보였다. 몇 몇은 분명히 아는 자들이었고, 일부는 잘 기억이 나지 않았지만 얼굴은 눈에 익었다. 아마도 머리 속이 뒤죽박죽이 된 탓에 그러할 것이다. 이윽고 모든 이들이 방안에서 빠져나오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어떻게 된거지?”

“인솔자가 없어.”

“뭔가 문제가 생긴건가?”

“넌 누구지? 분명히 아는 얼굴인데?”

“날 안다고? 내가 누구지?”

“내 기억에 이상이 생긴게 분명해.”

“우리 기억에 이상이 생긴 듯 하군.”

“내가 기억하는 사실은 그들이 우리를 괴물로 만들었다는 거지.”

“맞아.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지금의 상황은 정상적인 상황이 아닌 것 같아.”

“그렇다면 지금은 복수하기에 딱 좋은 시간이겠군.”

한 밤중에 곰의 습격을 받은 벌통처럼 부산스럽게 떠들어대는 소리를 가만히 듣고 있던 타이거는 이들이 자신과 그다지 다를 바 없는 상황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기억의 부재, 혹은 혼란. 지금이 비정상적인 상황이라는 의견. 자신도 같은 의견이었다. 그리고 복수. 왠지 가슴이 떨리는 말이었다. 그 단어를 듣는 순간, 심장이 미친 듯 뛰기 시작했다. 혈관을 흐르는 혈액이 기뻐 날뛰는 것 같았다. 하지만 타이거는 언제나 신중함을 잃지 않는 뛰어난 사냥꾼이었다. 공격할 때와 후퇴할 때를 잘 판단할 줄 알았다.

“내부 상황을 잘 알지 못하는 데 복수가 가능할까? 일단 먼저 상황을 알아보고 결정해야할 것 같은데.”

복수라는 말에 한순간 침묵이 흘렀고, 그랬기에 타이거의 말은 좁은 복도를 타고 무사히 흘러 갈 수 있었다.

“난 참을 수 없다. 그들에게 복수하지 않으면 내 원한과 분노는 어찌 한단 말인가!”

복수를 언급했던 자가 크게 소리쳤다. 그의 얼굴은 붉게 상기되어 있었고 눈에는 핏발이 서 있었다. 분노가 눈을 통해서 쏘아져 나오는 듯 했다.

타이거는 말 없이 그를 바라보았다. 그가 누군지 기억이 났다. 그는 ‘분노한 사자’라고 불리던 인물이었다. 사자 갈기 같은 금빛의 머리칼과 수염을 가진 그는, 무려 2미터 10센티미터의 신장에 몸무게는 130kg의 거구였다. CIA와의 임무에서 매번 파괴적이고 무모한 행동을 보였기에 그런 별명이 생겼었다. 다르게 ‘통제 불능의 무모한 사자새끼’라는 긴 호칭도 있었다.

“음, 레오. 자네 본명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이렇게 부르도록 하지. 복수도 일단 살아남아야 할 수 있는 것 아니겠나? 상황도 모른 채 무모하게 날뛰다가 그냥 죽어버리면 그건 개죽음이라고. 사자 체면에 개죽음을 할 수는 없지 않나.”

타이거의 말은 이견의 여지가 없는 정론이었기에 다들 고개를 주억거렸다. 레오-레이지 라이온-역시 이견은 없는 듯 고개를 끄덕였으나 표정은 분노로 일그러져 있었다.

“그래 나도 알아. 하지만 너무 화가 나서 참을 수가 없을 것 같아, 타이거.”

레오 역시 타이거를 기억하고 있었다.

“그 분노를 꾹 담아두라고. 언젠가 기회가 왔을 때 수 백 배로 폭발시킬 수 있도록 말이지.”

타이거는 타이르듯 말을 했다.

“그렇다면 지금은 이곳 상황을 알아보는 게 급선무로군.”

가만히 듣고 있던 자들 중 하나가 나서서 말을 했다.

타이거는 이자가 누구인지 이름은 기억하지 못했지만 그가 뛰어난 청력의 소유자라는 것은 알고 있었다.

“내가 누군지 잘 기억나지 않는 모양이군. 뭐, 나도 널 잘 기억하지 못하겠어. 난 스티드야. 잘 달리고 잘 듣지.”

스티드라고 스스로를 소개한 남자는 부드러운 갈색머리를 가진 평범한 인상의 남자였다. 하지만 그의 다리만은 마치 20년 경력의 경륜 선수처럼 두꺼워 보였다.

“내가 앞서 나가며 상황을 살피겠어. 잘들 따라오라고.”

그렇게 말한 스티드는 다른 이들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먼저 뛰쳐나갔다. 그러자 다들 그 뒤를 10미터 정도의 간격을 두고 쫓아가기 시작했다. 타이거도 바로 출발하려다가 아직도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있던 레오를 보고 멈춰 섰다.

“정 못 참겠다면 가는 길에 보이는 놈들에게 풀던지. 그러려면 서둘러야 할 거야. 먼저 간 녀석들에게 널 위한 배려심이 있어 보이진 않았으니까.”

타이거가 그렇게 말을 하자 레오는 언제 그랬냐는 듯 자세를 바로하고 먼저 간 사람들의 뒤를 따랐다. 달려나가는 그의 기세는 정녕 분노한 사자를 보는 듯 했다.




작가의말

장르계 1인칭 작품들을 보면 이게 과연 1인칭인지 3인칭인지 알 수없는 물건들이 참 많습니다. 뭐 하루히의 성공적인 케이스를 본받으려 한 건지 모르겠지만 그리 성공적인 사례를 본 기억은 없네요.

저는 그런게 싫어서 3인칭으로 나가기로 했습니다만...

거참...쓰다보니 이게 3인칭 관찰자인지 아예 전지적 시점으로 나가는건지 모호하게 되어버린 문구가 종종 보입니다.

관찰자로서 시점을 고정하려고 해도 뭔가 미흡한 부분을 쓰다보면 어느 순간 관찰자가 아니게 됩니다. 참 글쓰기란 어려운거 같습니다.

역시 아마추어의 한계가 이런거겠죠...

음...아예 혁신적인 2인칭 소설을 써볼까요?! (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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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 Memory Remains (6) +4 13.06.20 3,159 26 7쪽
21 2. Memory Remains (5) 13.06.18 2,362 28 7쪽
20 2. Memory Remains (4) +6 13.06.15 2,989 31 7쪽
19 2. Memory Remains (3) +4 13.06.12 2,388 24 7쪽
18 2. Memory Remains (2) +6 13.06.10 2,566 28 8쪽
17 2. Memory Remains (1) +7 13.06.07 3,633 25 8쪽
16 1. New Born (15) +8 13.06.05 2,793 32 8쪽
15 1. New Born (14) +1 13.05.30 3,144 28 8쪽
14 1. New Born (13) +2 13.05.28 3,109 26 8쪽
13 1. New Born (12) 13.05.25 4,217 25 9쪽
12 1. New Born (11) 13.05.25 2,803 26 8쪽
11 1. New Born (10) +4 13.05.22 3,003 21 8쪽
10 1. New Born (9) 13.05.20 3,460 21 7쪽
9 1. New Born (8) 13.05.15 2,793 19 8쪽
» 1. New Born (7) 13.05.13 3,668 22 7쪽
7 1. New Born (6) 13.05.11 4,270 25 8쪽
6 1. New Born (5) 13.05.09 4,009 21 7쪽
5 1. New Born (4) 13.05.07 4,048 20 7쪽
4 1. New Born (3) +4 13.04.10 4,320 36 8쪽
3 1. New Born (2) +8 13.04.09 3,847 26 8쪽
2 1. New Born (1) +4 13.04.04 4,622 20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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