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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첸 님의 서재입니다.

귀로(歸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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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첸
작품등록일 :
2013.04.03 13:21
최근연재일 :
2013.07.20 13:09
연재수 :
27 회
조회수 :
93,661
추천수 :
778
글자수 :
93,354

작성
13.05.28 08:20
조회
3,110
추천
26
글자
8쪽

1. New Born (13)

DUMMY

엘리베이터는 고속으로 움직여줬지만 폭파 스위치를 눌러버린 일행들에게는 한없이 느리게만 느껴졌다. 마치 악몽 속에서 무엇인가로부터 도망가는 것처럼 점점 느려지는 것 같았다. 이 경우 ‘무엇’은 헐크 괴물이 되겠지. 이윽고 엘리베이터는 지상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부저 소리를 스피커 밖으로 토해냈다. 그 소리에 놀란 누군가가 헉 소리를 냈지만 아무도 돌아보지는 않았다. 다행히 C4가 폭발하기 전에 지상에 도달한 것이다.

“뛰어!!”

그린은 길게 말하지 않았다. 아니 짧게 말할 필요도 없었다. 그가 입을 떼는 것과 동시에 모두 차량을 향해 질주하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아직 닫히지 않은 엘리베이터를 통해 뭔가 폭발하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서둘러야했다. 자칫 잘못하면 이 일대가 붕괴하면서 생매장 될 수도 있었다.


* * *


레오와 그 일행이 엘리베이터 앞에 도착했을 때 그들이 볼 수 있었던 것은 박살난 엘리베이터 입구와 살해당한 자들의 시신, 그리고 울부짖는 헐크 괴물뿐이었다.

“못 본 얼굴이군.”

누군가 조용히 중얼거렸다. 조용했지만 그 말을 듣지 못한 이는 아무도 없었다. 물론 헐크 괴물도 예외는 아니었다. 괴물은 대답이라도 하듯 다시 한 번 커다랗게 울부짖었다.

“아군은 아닌 것 같은데?”

다시 누군가 말을 했고 괴물은 기대에 훌륭하게 부응했다. 제일 가까이 있던 자에게 그 거대한 주먹을 휘두른 것이다. 하지만 상대는 지금까지 학살해 왔던 평범한 인간이 아니었다. 체중 차에 의해서 몸이 뒤로 밀려나긴 했지만 분해되지도, 부서지지도 않았던 것이다.

“적이 확실하군. 게다가 이성도 없는 진짜 괴물이구만.”

혀로 입술을 축이며 말하는 자는 사마귀와 믹스된 사이스라는 자였다. 성향역시 그에 걸맞게 호전적이어서 말이 끝나기 무섭게 헐크 괴물에게 돌진해 들어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품 안으로 파고든 그는 양 손을 번개같이 휘두르며 헐크 괴물의 전신을 난타했다. 타격이 가해질 때마다 헐크 괴물의 몸이 움찔거리는 것이 보였다. 다만 그 속도가 워낙 빨랐기에 마치 전기에 감전이라도 된 것처럼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폭풍같은 난타 끝에 마무리 일격은 앞차기였다. 사이스의 긴 다리가 복부를 강타하자 헐크 괴물은 뒤로 밀려났다. 딱 세 걸음이었다.

“상처하나 없다니 기분이 더러운데.”

사이스는 자존심이 상했다. 비록 인간에서 멀어지긴 했지만 그로 인해 얻은 이 힘은 쉽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보통 인간이 대상이라면 최초의 연타로 무척추 동물처럼 흐느적거리게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그 모든 공격을 몸으로 받아내고도 고작 세 걸음 물러난 게 전부였다.

화가 난 사이스의 육체가 변화하기 시작했다. 얼굴이 약간 길어졌다. 눈이 커졌다. 다리가 좀 더 길어졌다. 피부가 곤충의 외피처럼 딱딱하게 변했다. 그리고 제일 눈에 띄는 변화는 팔이었다. 손목을 기점으로 팔꿈치에 이르기까지 뼈로 된 칼이 만들어졌다.

본래 실험체와 믹스되는 재료는 하나 만이 아니었다. 기본적인 재생력을 위해서 플라나리아와 홍해파리의 유전자가 삽입되어있었고 그 후 주재료라고 할 수 있는 개체가 믹스된다. 그리고 실험의 목적에 따라서 그 외의 부재료가 더 추가되기도 하는 것이다. 사이스 역시 그 과정에 충실하게 믹스 되어 있었다. 사마귀의 앞발이 주재료였다면 딱정벌레의 갑피가 부재료였다. 그래서 팔과 피부의 극적인 변화가 가능했던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연구원들과 CIA를 그토록 증오하는 이유였다. 외적인 변화 없이 능력만 생겼다면 그들도 잔혹한 복수까지는 바라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런 흉측한 변화는 평범한 인간으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든 일이었다.

사이스는 그런 자신의 분노를 헐크 괴물에게 풀어내고 싶었다. 자신의 앞길을 막고 방해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었다. 하지만 분노를 가진 자는 자신만이 아니었다.

“비켜, 내가 박살내 주겠어!”

헐크 괴물의 첫 일격에 밀려났던 자로 황소와 믹스 된 존이라는 자였다. 그는 쿼터백이 터치다운을 위해서 다이빙이라도 하는 것처럼 온몸으로 헐크 괴물에게 뛰어들었다. 사이스는 기겁하며 몸을 피했다. 그 숄더 태클은 어지간한 두께의 돌 벽이라도 박살낼 만큼 위력적이었고 상대는 충격을 이겨내지 못한 채 뒤로 튕겨 날아가서 콘크리트 격벽에 부딪혔다. 존은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다시 한 번 달려들었다. 굉음이 울려 퍼졌다. 뼈와 살로 이루어진 육신이 마주쳐서 내는 소리가 아니었다. 마치 거대한 바위끼리 부딪혀서 나는 소리 같았다. 헐크 괴물이 등을 대고 있던 콘크리트 격벽이 거미줄 같은 모양으로 갈라지기 시작했다.

“이걸로 끝이다!”

존은 뒤로 물러서서 다시 한 번 강력한 숄더 태클을 시도했다. 잔뜩 금이 가 있던 콘크리트 격벽은 결국 이번의 공격으로 완전히 무너져버렸고 둘의 모습은 뿌연 먼지 구름 사이로 희미하게 보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 희미한 모습만으로도 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헐크 괴물이 쓰러지지 않고 버티고 있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한 손으로 존의 어깨를 부여잡고 있었다. 한 손으로 잡고 있다고는 하지만 양 무릎을 구부려 지탱하는 것을 보면 헐크 괴물로서도 몸으로 버틸 수 없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아니?”

존은 당황했다. CIA에 동원되어서 훈련 받을 당시에 M2 브래들리 보병 전투 장갑차를 태클만으로 폐차시켜버린 적도 있는데 혈육을 가진 생명체가 맨 손으로 막아낼 줄이야! 하지만 놀라고 있을 틈은 없었다. 헐크 괴물은 놀란 존을 그대로 들어서 던져버렸던 것이다. 저 거구를 악력만으로 들어 올려서 던지기까지 하다니 굉장한 힘이었다. 존에게 상대를 빼앗겼던 사이스로서는 절호의 기회였다.

“죽어라, 이 놈!”

그는 자신의 팔에서 돋아난 본 블레이드를 헐크 괴물에게 휘둘렀다. 본 블레이드는 명장이 만들어낸 검처럼 날카롭지는 않았다. 하지만 거칠고 튼튼했다. 거칠고 튼튼한 본 블레이드는 헐크 괴물의 몸에 깊은 상처를 남기고 지나갔다. 이전에 수류탄에 집중공격 당했을 때 보다도 깊은 상처였다. 고통이 심했는지 헐크 괴물을 상처를 부여잡고 괴로움에 신음했다. 그 모습을 본 사이스는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괴물 역시 상처를 입는 것이다. 상처 입은 자존심이 회복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괴로워하는 괴물에게 재차 공격을 가하려 팔을 뒤로 당겼다.

그 순간 굉장한 폭음이 발생했다. 밀폐된 지하 공간에서 일어난 폭발의 소음은 화산 폭발의 현장에 비견해도 무리가 되지는 않을까? 둘 다 겪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노릇이지만 지금 이들은 그 이상이라고 말을 해도 동의 할 수 있었다. C4가 폭발하며 발생한 폭음은 지하공간에서 몇 번이고 반사하며 그 소리를 키웠고 그렇게 커진 소리는 청각이 예민한 일부 탈출자들의 고막을 공격했기 때문이다. 사방이 흔들리며 붕괴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천장 일부가 무너졌던것이다. 덕분에 공격 포즈를 취했던 사이스는 다시 한 번 꼴사납게 몸을 날려야 했다.

“이런 젠장! 우리를 모두 생매장 시킬 셈이야!”

“괴물놈 상대할 시간 없어! 모두 탈출이다!”

레오 역시 일행들의 의견에 동의했다. 아무리 자신의 복수가 신성하다지만 일단 살아있어야 가능한 법이다.

“엘리베이터의 와이어를 타고 탈출한다!”

레오는 그렇게 크게 소리치고 엘리베이터 통로로 몸을 날렸다. 일행들은 그 뒤를 따라 하나 둘 몸을 날리기 시작했다.



작가의말

비밀글이 등록되어 있으면 쓰다가 만 글입니다.

왜 쓰다 말았냐구요?

업무가 많아서 그런겁니다.

그나마 아예 글이 없을 경우보다는 낫습니다.

조금이라도 쓸 시간이 있었다는 거니까.

근데 요새는 학생들 비상연락망이나

생활기록부 작성, 1:1 면담 등등으로 정말 바빠서

시간이 안 나는 경우가 많네요.

하지만 어찌해서든 꼭 꼭 써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음 편은 목요일 새벽에 업로드 할 예정입니다.

 

ps : 레오는 저렇게 탈출하는거 같은데

      타이거는 어찌 탈출할까요?

      그냥 생매장 당하려나!

 

ps 2 : 옥스 -> 존 으로 바꿨습니다. 다 바꾼줄 알았는데 하나 남았었네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존은 ‘존 불’의 존입니다.

         별로 상관없는 이야기이긴 한데 영국인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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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 Memory Remains (6) +4 13.06.20 3,160 26 7쪽
21 2. Memory Remains (5) 13.06.18 2,362 28 7쪽
20 2. Memory Remains (4) +6 13.06.15 2,989 31 7쪽
19 2. Memory Remains (3) +4 13.06.12 2,388 24 7쪽
18 2. Memory Remains (2) +6 13.06.10 2,566 28 8쪽
17 2. Memory Remains (1) +7 13.06.07 3,633 25 8쪽
16 1. New Born (15) +8 13.06.05 2,793 32 8쪽
15 1. New Born (14) +1 13.05.30 3,144 28 8쪽
» 1. New Born (13) +2 13.05.28 3,111 26 8쪽
13 1. New Born (12) 13.05.25 4,217 25 9쪽
12 1. New Born (11) 13.05.25 2,803 26 8쪽
11 1. New Born (10) +4 13.05.22 3,003 21 8쪽
10 1. New Born (9) 13.05.20 3,460 21 7쪽
9 1. New Born (8) 13.05.15 2,794 19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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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1. New Born (6) 13.05.11 4,270 2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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