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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조선의 무한 대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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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작품등록일 :
2022.05.11 14:53
최근연재일 :
2022.08.20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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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5.11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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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1. 시작의 시작.

DUMMY

“저것이 바로 각성의 기둥이다.”


이기운이 멀리 빛나고 있는 돌기둥을 보며 말했다. 서머너. 각성자를 부르는 말이었다. 보통의 경우 각성은 게이트에서 나오는 기체를 통해 이루어졌다. 이 기체를 각성의 기체라고 불렀는데 각성의 기체에 노출이 된다고 다 각성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길 가다 벼락을 맞는 정도 극악의 확률로 각성이 되었다. 만약 각성의 기체에 노출된 사람 모두 각성이 된다면 사람들은 게이트를 두려워하지 않았을 것이었다. 하지만 현실은 불행히도 선택받았다고 불리는 극히 일부만 각성이 되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러나 일반인을 100% 각성시키는 것이 있었다. 바로 각성의 기둥이었다. 나라마다 각성의 비라던가 각성의 돌나무라던가 지칭하는 말은 달랐다. 한국에서는 각성의 기둥이라고 불렀다. 이 각성의 기둥은 가볍게 볼 수 없는 기둥이었다. 단지 일반인을 100% 각성시키기 때문은 아니었다. 똑같이 각성을 시켜도 각성의 기체로 각성이 된 사람보다 더 강력한 능력을 주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이미 각성한 사람이 만지면 그 능력이 더 강력해지고, 때에 따라서는 서머젯이 하나 더 생기기도 했다.


이것을 2차 각성이라도 하는데 이 2차 각성 때 하나의 소환 능력이 더 생기는 것은 각성자의 능력에 달린 일이기도 했다. 그렇다고 능력만 있으면 각성의 기둥을 만진다고 계속 서머젯이 더해지는 것은 아니었다.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서머젯은 사실상 2개가 한계. 능력에 운까지 더해져야 하나의 소환 능력이 더해질 수 있었다. 현재 세계 최강 3인으로 불리는 한국의 강한율, 미국의 매튜 실버맨즈, 인도의 아미타브 쿠마르 이 세 명 모두 운과 능력이 뛰어나 2차를 넘어 3차 각성까지 해서 3개의 서머젯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서머젯이 여러 개라고 다 좋은 것은 아니었다. 만약 불의 서머젯을 소환한다면 다른 성질의 서머젯을 소환해야 좋았다. 만약 서머젯이 모두 불과 관련된 것이면 사실상 하나의 서머젯만 있는 것과 같기 때문이었다. 다만 좀 더 다양하게 그 불의 힘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 정도만 장점이랄까... 그리고 소환 능력이 하나라도 그 소환된 것이 어떤 것인지, 힘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소환 능력이 하나만 있더라도 더 강해질 수 있기도 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2차 각성까지 한다면 일단 그 능력은 그 누구라도 인정해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다만 이처럼 각성자를 2차 심지어 3차 각성까지 시켜주는 이 각성의 기둥은 1회 용이었다. 누군가 먼저 손을 대서 그 효과를 받으면 각성의 기둥은 소멸했다. 이 때문에 각성의 기둥이 나타나면 게이트의 몬스터가 아닌 같은 각성자 서머너들끼리 싸움이 벌어지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만약 각성의 기둥이 나타난 것을 누군가만 알면 그야말로 운이 터진 것이라고 할 수 있었다. 물론 각성의 가둥 주변의 몬스터들을 모두 죽였을 경우지만...


“간다!”


이기운은 달리기 시작했다.


“나와라! 나의 군사 검은 머루들!”


이기운의 주변으로 검은 형체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기운의 서머젯은 중력의 구슬이었다. 이 힘으로 당당하게 서머너 중 2티어에 속하며 2티어 중에서도 상위권에서 군림할 수 있었다. 물론 1티어는 강한율, 매튜 실버맨즈, 아미타브 쿠마르 이 세 명의 3차 각성 서머너였다. 즉 인간은 물론 서머너의 한계까지 넘어버렸다는 3명을 제외한다면 일반인은 물론이고 서머너 중에서도 최상위의 인간인 것이었다.


“하앗! 죽기 싫으면 비켜라!”


이기운은 검은 머루라 부르고 외국에서는 다크비드라고 부르는 중력 구슬들은 각성의 기둥을 지키고 있는 몬스터들을 휩쓸었다. 하나하나가 고작 1.5cm 정도의 작은 구슬이었으나 그 위력은 상상할 수조차 없었다. 쏘아지는 검은 머루에 몬스터들의 몸은 여지없이 뚫려버렸다.


“쳇! 대장만 재미 보게 할 수 없지!”


이기운의 팀원들도 자신들만의 서머젯을 소환해 몬스터들을 휩쓸기 시작했다.


“대단하네...”


한강희는 뒤쪽에서 그 모습을 보며 중얼거렸다. 사람들이 각성하며 서머너가 되고, 그들을 몬스터를 사냥한다고 해서 헌터라고 불렀으며 헌터들이 모여 만든 집단을 길드라고 불렀다. 현실에서 게이트가 나타나기 이전 전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한국의 소설 ‘돌아온 광야의 헌터’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그런데 길드에는 헌터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서머너는 기본적으로 몬스터와 싸우는 사람들이었다. 보급이나 뒤처리 등 그들을 옆에서 지원해 주는 사람들이 필요했다. 이런 사람들을 서포터라고 했는데 한강희도 그런 사람들 중 한 명이었다. 이 서포터는 고소득의 직업이었다. 또한 자격도 필요 없었다. 굳이 힘이 세거나 그럴 필요도 없었다. 몸이 약하면 약한대고 그에 맞춰 일을 주면 되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한 직업이기도 했다. 일반인이 가질 수 있는 직업 중 가장 위험한 직업으로 꼽히기도 했다. 또한 아무런 자격이 필요 없지만 단 하나 중요한 조건이 필요했다. 그것은 선량한 시민이어야 한다는 것. 몬스터와 싸우느라 온 신경을 쏟아야 하는 사람들이 헌터였다.


즉 다른 것은 신경을 쓸 수가 없었다. 그럴 때 누군가 이상한 짓을 하거나 해서 위해를 가한다면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실제 그런 일이 벌어졌었고, 그로 인해 헌터만 아니라 게이트가 있던 도시 자체가 인적 물적 큰 피해를 입은 후부터는 서포터 지원자에 대한 범죄나, 평소 행실에 대한 조사를 철저하게 했다.


직업 하나 얻는데 사생활까지 조사하는 것은 너무 한 것 아니냐는 불만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일단 그런 사람은 그런 불만을 술자리든, 인터넷 게시판이든, SNS에서 하든 서포터 자격 박탈을 시켰다. 헌터의 일은 인류의 존망과 직결이 되는 일이기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런 일이 대해 지지를 보내주었다.


즉 서포터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검증이 되었다는 의미기에 서포터 출신은 기업 지원 시 우선적으로 뽑았다. 그래서 그것을 위해 서포터를 하는 사람도 있었다. 한강희도 그런 사람들 중 하나였다. 다만 그런 살짝 불순한(?) 목적으로 서포터를 하다 속된 말로 코가 꿰이는 경우도 있었다. 헌터들도 뒤가 안전해야 안심하고 몬스터들을 상대하기에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은 놓아주지 않았고 여기에 한강희도 속했다.


“허억! 허억!”


옆에서 양곶노리가 가쁜 숨을 내쉬었다. 제주도 해녀 출신의 그녀가 그리 가쁜 숨을 내쉰다는 것은 그만큼 힘들다는 의미일 것이었다. 하지만 다른 헌터들은 틈을 내 잠시 쉴 수 있지만 양곶노리는 그럴 수 없었다. 양곶노리의 서머젯은 사념의 거웃이었다. 양곶노리가 지은 이름으로 이름이 어감이 너무 안 좋다며 별로라고 투덜대지만... 그 별로인 이름의 기술이 엄청난 역할을 해 주고 있었다. 사람들의 생각을 이어주는 능력이었다. 정확히는 사념의 거웃 하나하나가 통신기의 역할을 했다. 다만 말로 통신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 자체를 곧바로 들려주었다. 그것을 통해 헌터들은 유기적인 공격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다만 글렇기에 양곶노리는 한순간도 쉬지 못 하고 서머젯을 운용해야 했으며 그만큼 몸에 걸리는 부담도 커지는 것이었다.


“괜찮아요?”


한강희가 걱정스런 얼굴로 물었다.


“물론이지!”


양곶노리가 씩씩하게 대답했다.


“게이트와 몬스터 때문에 이 나이 되도록 혼자인데 말이야. 예쁜 애 낳고, 시집가고, 연애를 하기 전에는 절대 쓰러질 수 없지!”

“저... 뭔가 순서가 바뀐 것 같은데요...”

“뭔 상관이니? 스프를 먼저 넣든, 면을 먼저 넣든 끓이면 라면은 라면인데.”

“저기... 에휴... 됐네요.”


한강희는 피식 웃었다. 양곶노리에서 곶노리란 숲노루란 제주도 사투리였다. 정말 이름 한 번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어다. 양곶노리는 제주도 토박이 출신이었다. 조상대대로 제주도를 나간 적이 없다던가? 제주도 나와 사는 건 양곶노리가 처음이라는데.... 누가 양곶노리의 남편이 되고, 아이가 될지는 모르지만 참 힘들겠다는 생각이... 남자야 여자 성격이 어떻든 자신의 선택이니 그렇다 치지만 아이들은 무슨 죄란 말인가?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아, 아뇨.”


한강희는 화들짝 놀랐다. 지금 생각을 들킨다면... 양곶노리 성격상 그냥 웃고 넘기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들켜서 좋을 건 없었다.


“1차 전투 다 끝나간다.”


양곶노리가 말했다. 각성의 기둥이 바로 코앞이건만 곧바로 갈 수가 없었다. 각성의 기둥에 대한 건 몬스터들도 아는 것이라 사람들이 각성의 비석에 못 가도록 필사적으로 저지하는 것이었다. 그 탓에 처음에는 한 번에 밀고 들어갈 생각이었지만 지금처럼 휴식 시간을 가지는 것이었다. 정확히는 치유의 시간이었다. 이대로 밀어붙인다면 그로 인한 희생으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것이기 때문에.


“나와라! 나의 이쁜이들!”


딱 봐도 느끼한 바람둥이처럼 생긴 헌터 오소완이었다. 오소완의 서머젯은 모기였다. 서머젯 중 부정형인 서머젯이 있었다. 처음부터 형태가 없는 서머젯인데 이 경우 소환하는 서머너에 따라 그 형태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 경우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다. 서머너가 강렬히 원하는 형태거나, 현재 직업과 관련헤 뇌리에 그 형태에 대한 관념이 들어찬 경우라거나... 오소완이 바로 이 경우였다. 오소완은 모기 연구자였다. 그리고 오소완의 능력은 치유의 샘이었다. 다치거나, 중독이 되거나, 지친 몸을 회복시켜주는 물이 소환되었다. 그리고 물이라는 특성상 부정형이라 그 형태는 오소완이 가장 많이 접하며 생각하던 모기였다. 즉 다른 모기들은 사람들의 피를 빨고 병을 옮기는데 오소완의 모기들은 치유의 물을 넣어주는 것이었다. 오소완은 자신의 모기들을 이쁜이들 또는 치유의 모기라고 불렀다.


“하아... 좋다...”


이번 전투의 대장인 이기운은 치유의 모기에 팔을 내주고는 기분 좋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는 한강희를 바라보았다.


“정말 각성을 하지 않을 건가?”


“예.”

“서포터 중에 끝까지 따라와 준 사람은 강희 너 밖에 없어. 사실 서포터에게 사명감이나 그런 것을 바랄 수는 없지. 그래서 강희 네게 기회를 주려는 거야.”


아니었다. 지금 이곳에도 서포터가 많았다. 육체적인 힘이나 격투 또는 무기술 실력이 한강희보다 월등한 사람도 많았다. 사명감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누구는 크게 다쳤는데도 치료를 받고 곧바로 합류한 서포터도 있었다. 그런데 왜 하필 한강희 자신일까? 그리고...


“헌터 중 한 명이 각성의 기둥으로 서머젯 하나를 더 얻는 것이 좋지 않나요?”


가장 의문이 드는 것이 그것이었다. 특히 이기운이 2차 각성을 하면 얼마나 강해질까? 2티어 안에서는 상대할 자가 없게 될 것이었다. 뛰어난 헌터 한 명이 평범한 헌터 100명보다 낫다. 이것은 이 바닥의 진리였다.


“헌터는 한 명이라도 많은 것이 좋아.”

“하지만...”

“세상에 정답이란 1 더하기 1은 2다. 이 수준의 산수밖에는 없어. 정답이란 더 확실한 또는 더 정확한 답이 나오면 바뀌는 거니까.”

“그런데 왜 하필 전가요?”


한강희는 정말 궁금한 점을 물었다. 이곳의 서포터 중에서, 아니 모든 서포터들 다 따질 때 한강희는 하위권에 속했다. 별 볼 것이 없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지금 이기운은 찌질한 주인공이 기연을 만나 뭔가 되는 삼류 웹소설 클리셰를 현실에서 만들려고 하고 있었다.


“너. 한강율과 무슨 관계냐?”


한강율은 1티어에 속한 3차 각성자로 세계 3강 중 한 명이었다.


“남남인데요. 그냥 이름이 한 글자 다를 뿐인데요. 설마 한강율과 뭔가 될 거란 생각 때문이었나요?”

“농담이야. 넌 너무 진지해.”


이기운이 피식 웃었다. 그리고는 양곶노리를 바라보았다. 양곶노리는 땅바닥에 앉아 졸고 있었다. 무슨 꿈을 꾸는 건지 웃기도 하고, 한숨도 쉬고, 골도 내고...


“좋은 꿈을 꾸나 봐.”

“그러게요.”

“나 안 자.”


양곶노리가 눈을 떴다.


“그냥 좀 깊게 졸았을 뿐이야.”

“그게 그거 아닌가요?”


한강희가 묻자 양곶노리는 한강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왜, 왜요?”


당황한 한강희가 묻자 양곶노리는 말없이 한강희를 꽉 끌어안았다.


“아, 아니... 왜... 왜....”


각성한 서머너. 헌터는 일반인과 힘부터 달랐다. 그들의 소환체인 서머젯이 원체 사기급 능력이라 묻히는 것이지 헌터의 힘은 마력馬力으로 표현되었다. 물리학이나 역학, 공학에서 말하는 마력이 아닌 진짜 말 한 마리의 힘 마력이었다. 인간이 말보다 힘이 셀 수가 없었다. 당연히 한강희도 양곶노리에게서 빠져 나갈 수 없었고...


“가, 갈비뼈 부, 부러져요...”

“걱정 마. 사람 갈비뼈는 이 정도로 안 부러져. 그리고 부러져도 각성의 기둥에 손대면 낫게 되고.”

“각성 안 한다니까요!”

“하하하. 걱정말게. 친구여. 나의 이쁜 모기들만 있으면 갈비뼈가 가루가 돼도 다 회복된다네.”


언제 왔는지 옆에서 오소완이 애니 속 남자 주인공이나 할 말투로 말하고 있었다. 그렇게 잠시의 혼란이 끝나고 다시 전투에 돌입하게 되었다. 지금 쉰 것으로 각성의 기둥을 지키는 몬스터들이 다시 채워졌지만 상관없었다. 해치운 만큼 보충된 것도 아니었고, 또 각성의 기둥에도 한층 더 가까이 갔기 때문이었다.


“그럼 다시 가 볼까?”


이기운이 외치자 모든 헌터들이 소리 높여 화답했다. 그리고 각성의 기둥을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순수하게 몬스터를 해치우기 위해, 또 누군가는 각성의 기둥에 손을 대기 위해. 목적은 달랐지만 목표는 같았다.


“왜냐고?”


이기운이 슬쩍 한강희를 돌아보았다.


“여기 있는 사람들은 도망가는 녀석들을 제외한다면 너만 빼고 다 죽을 테니까.”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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