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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님의 서재입니다.

사이보그 헌터 아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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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깹
작품등록일 :
2021.07.26 16:52
최근연재일 :
2021.11.22 02:32
연재수 :
35 회
조회수 :
10,128
추천수 :
394
글자수 :
191,934

작성
21.07.27 01:02
조회
805
추천
63
글자
12쪽

1. 아크.

DUMMY

“불쌍한 인간이지.”


한강율은 혀를 찼다. 헌터들이 기계몬스터와 싸우며 이기는 것. 그리고 많은 돈을 버는 것은 솔직히 부러웠다. 그것도 아주 많이. 세상에 돈 싫어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저렇게 세상 사람들 다 알고, 인기에 시달리고, 사생활 까발려지는 것은 싫었다. 무척이나. 물론 그런 한강율을 이해 못 하겠다는 사람도 있지만 사람 성격은 다 제각각 다른 것이 아니겠는가? 어떤 친구는 그럼 인기없는 헌터가 되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그런 헌터는 실력없는 헌터란 말과 동의어란 말이지. 그리고 그건 죽을 위험이 아주 높다는 거고. 난 죽는 건 싫다니까.”


손에 든 치킨에서 나는 냄새가 코를 간질였다. 이렇게 즐길 수 있는 것이 많은 세상 왜 죽는단 말인가? 솔직히 아무리 대단한 헌터라도 기계몬스터와 싸우는 이상 한쪽 발은 삼도천에 담그고 있다고 봐야했다.


오죽하면 보험회사에서 보험을 들어주려하지 않아 국가가 강제적으로 보험을 받게 했을까. 안전이 제일이라고 생각하는 한강율이었다. 그리고 비록 각성자는 되지 않았지만 몸에 나노머신이 있다는 것은 아주 좋은 일이었다. 평생을 건강하게, 병 안 걸리고 장수 할 수 있다는 의미니까.


그런 삶을 두고 죽을 짓을 할 필요는 없는 것이었다. 즉 한강율은 지금의 삶이 좋았다. 직장도 있고, 나노머신 덕에 건강하고. 아쉬운 것이라면 아직 여자 친구가 없다는 것이지만······. 급할 건 없었다. 지금 시대는 일부러 연애도 안 하며 사는 사람도 많으니까.


“그리고 당장 중요한 건 이 치킨이니까.”


2시간은 줄을 서야 먹을 수 있다는 치킨이었다. 당장 이것보다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한강율은 콧노래를 부르며 공원으로 들어섰다. 한강율이 사는 곳은 좀 외진 곳이었다. 도로를 따라 걸어가면 빙 돌아가야 했기에 보통 이렇게 공원을 가로질러 갔다. 공원을 지름길삼아 가면 시간을 반이나 단축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공원은 관리가 잘 안 되는 편이라 불빛이 어두웠지만 워낙 많이 다닌 길이라 문제될 것은 없었다.


“빨리 가자······.”


한강율은 발걸음을 재촉했다. 비록 외진 곳의 어두운 공원이지만 그 동안 강도나 강간같은 강력범죄는 물론 작은 경범죄 한 번 안 일어난 곳이었다. 다만 예전 공동묘지가 있던 곳이라 밤이 되면 귀신이 나온 다는 소문이 있었다. 환한 낮에 사람들까지 많이 있을 때는 겁날 것이 없지만······.


“미래에서 기계몬스터들이 시간이동도 하는데 귀신이 없겠냐고. 그나저나 오늘따라 왜 이리 어둡냐······.”


아무래도 그나마 몇 개 있던 가로등마저 완전히 나갔는지 전부 꺼져있었다. 그래도 하늘만 맑다면 별 문제없겠는데 하필 오늘따라 하늘에는 구름이 잔뜩 깔려있었다.


“하늘 사정이야 내가 어떻게 할 수 없지만······. 아무래도 가로등 정도는 고쳐달라고 관리인 아저씨한테 말이라도······.”


살짝 무서운 마음에 중얼거리던 한강율의 말이 딱 끊어졌다.


“엇!”


첫 기계몬스터인 테이저고블린이 나타난 지 20년이 흐른 2050년. 지구의 공기는 아주 맑았다. 웃기게도 2030년 게이트라 불리는 웜홀이 열린 이래 지구의 환경오염은 사라졌다. 온실효과를 만들던 이산화탄소는 적정량으로 줄어들었고, 초미세먼지도 사라졌다. 바다의 오염도 사라졌으며,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 등으로 인해 발생한 방사능도 사라졌다. 지구 곳곳에 퍼진 미세플라스틱도 사라졌다. 땅 속이나 물속의 중금속 오염도 해결이 되었다.



심지어 2020년 시작되어 전세계를 팬데믹으로 몰아넣고 장장 10여 년 동안 계속 지속되어 사람을 공포에 몰아넣고, 고통을 주었으며 그 기간 팬데믹을 유지하게 해서 전 세계 경제를 파탄지경에까지 이르게 만든 우한코로나 바이러스도 사라졌다. 우한코로나 바이러스만 아니라 각종 인플루엔자도 사라졌다. 사람만 아니라 가축 등 동물에게 발생하는 병도 마찬가지였다. 조류독감이나 돼지열병, 구제역 같은 것은 그야말로 책에서나 배울 일이 되었다.


일단 인간은 물론 생명체가 살기에 아주 좋은 세상이 되어 버린 것이었다. 그런 세상이 되다보니 달 특히 보름달의 경우는 맨눈으로 쳐다보면 눈이 부셔서 제대로 못 쳐다 볼 정도로 밝았다. 그 밝은 달이 때마침 구름이 걷히고 드러났다. 그리고 환한 밝디 밝은 달빛에 보이는 것은······.


“머신오크······.”


오크로봇의 초기형 모델. 후기모델로 이야기되는 아이언오크보다 투박한 생김새였다. 실력없는 기술자가 공장구석에서 대충 만들어 붙인 듯한 그런 형태. 웃기게도 돼지코마냥 앞으로 뻥 뚫린 콧구멍에서 총알이 발사되었다. 하지만 겉보기는 별 볼일 없고, 우습게 보여도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콧구멍에서 발사되는 총알은 분당 800발의 연사속도를 가졌고, 준철갑탄이라 불릴 정도로 관통력도 강했다. 그런 총알을 뱃속에 2만발을 넣는다니, 콧구멍이 두 개니 1만발을 쏠 수 있다는 의미였다.


그리고 그게 아니더라도 애당초 일반인인 자신 정도는 저 쇳덩이 주먹 한 방이면 피떡이 될 것이 분명했다. 사진으로 볼 때나 볼품없지 실제로 보니 그 위압감이 장난이 아니었다.


‘조심하자!’


한강율은 숨조차 죽인 채 그늘로 몸을 숨겼다. 게이트가 열리고 기계몬스터가 나오는 시대. 어려서부터 기계문스터가 있으면 몸을 숨기고 절대 움직이지 말라는 것이었다. 기계몬스터는 움직이는 생명체에 우선 반응하기 때문이었다. 숨는 것보다 도망치는 것이 낫지 않냐고 할 수도 있지만 일반인이 기계몬스터에게서 도망칠 수 있는가능성은 0%임을 볼 때 숨어서 가만히 있는 것이 가장 최선이고 그나마 살아 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


다행히 머신 오크도 한강율을 발견하지 못 한 모양이었다. 테이저고불린 만큼이나 초기버전인 머신오크는 탐지능력이 많이 떨어졌고 그 점에서 한강율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제 이대로 머신오크가 다른 곳으로 간 후 신고를 하면 될 것이었다.


‘응? 그러고 보니······. 왜 머신오크가 있는 거지?’


갑자기 이상한 생각이 들어 배꼼이 고개를 내밀어 보니······.


‘게이트!’


한강율은 화들짝 놀랐다. 지면에 마치 거대한 검은색의 원형판을 세운 듯한 그것! 게이트였다. 지금과 같은 시대에 게이트가 어떻게 생겼는지 어찌 모를 수 있겠는가? 모른다면 외계에서 온 외계인 간첩일 것이었다.


‘하필이면 왜 여기서······.’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신고를 해야 할까? 고민할 때였다.


철컹! 철컹!


머신오크가 내는 소리와는 다른 묵직한 기계 소리가 들렸다.


‘맙소사! 저건 스파이더탱크!’


한강율은 그만 비명을 지를 뻔했다. 전형적인 전차에 8개의 다리가 달린 기계몬스터로 머신오크보다 한참 강력한 기계몬스터였다. 스파이더탱크의 주무기는 등에 위치한 개틀링건이 장착된 총탑이었다.


하지만 실제 사람들 목숨을 가장 많이 앗아간 무기는 앞부분에서 쏘아지는 테이저넷. 즉 전기충격그물이었다. 한 번 쏘아지면 지금 15미터의 원형 그물이 사람을 덮치는데 그때 발생하는 전기충격은 황소도 즉사할 정도니 사람은 말할 것도 없는 위력이었다.


즉 스파이더탱크에게 걸리면 한강율 자신은 확실하게 즉사한다는 것이었다. 문제라면 스파이더탱크는 머신오크보다 발전된 기계몬스터라 감지능력도 더 뛰어나다는 것!


‘손가락도 움직이면 안 돼!’


침조차 삼킬 수 없는 상황이라 한강율은 이를 악물고 숨었다. 그때였다.


찌익!


마치 카메라 플래시가 터지는 듯한 섬광이 번쩍이며. 마치 질긴 천이 찢기는 듯한 날카로운 소리가 들렸다. 그것도 하필이면 한강율이 숨은 곳으로! 머신오크의 몸과 고개가 돌려졌고 한강율은 발각되었다.


“젠장!”


그건 본능적이었다. 신중하게 생각할 것도 살필 것도 없었다. 모 아니면 도! 달려야 했다. 어차피 죽을 것 살려는 발버둥이라도 쳐야했다. 하지만!


탕! 탕!


채 몸을 일으키기도 전에 한강율은 가슴이 화끈해지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대로 쓰러졌다. 머신오크가 쏜 총알이 그대로 가슴을 뚫고 등까지 관통한 것이었다. 왜 등에 맞았는데 가슴만 화끈해 질까? 그 찰나에 이런 어이없는 생각이 들며 한강율이 쓰러지자 머신오크는 몸을 돌렸다.


가슴에 총을 두 발이나 맞은 사람이 살아날 가능성은 없었다. 미래에서 온 기계몬스터는 실탄같은 무기는 수급을 할 수 없었다. 한 번 떨어지면 끝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살아날 가능성 없는 상대에게 아까운 총알을 쓰지 않도록 머신오크는 프로그램 되어졌다.


“크윽! 사, 살려······.”


다 죽어가는 마당에 치킨 못 먹은 것이 아깝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왜일까? 순간 한강율은 웃음이 날 뻔 했다. 절대 웃을 수 없는 상황인데······. 보통 죽기 전에는 자신의 생애가 주마등처럼 스친다는데 치킨이라니······. 하긴 나이가 많은 것도 아니니 딱히 스쳐지나갈 주마등도 없겠다······. 이런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치킨을 먹기 위해서건 뭐건 살고 싶었다. 이런 식으로 죽을 수는 없었다. 아직 연애도 못 했는데······. 컴퓨터의 하드도 지우지 못 했는데······. 이제야 조금 죽는 사람다운 생각을 한다고 생각하며 한강율은 공원 입구 쪽으로 기었다.


하지만 벌써 눈앞이 흐릿해지고 정신이 몽롱해졌다. 자신이 왜 기는 것인지도 잊을 정도였다. 그때 열심히 기어가던 한강율의 머리에 뭔가 부딪혔다. 가로세로 1미터 정도 되는 상자였다. 그것이 한강율의 살고자 하는 의지를 꺾는 장애물이 되었던 걸까? 한강율은 아예 풀썩 쓰러졌다. 이젠 공원 길바닥의 감촉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때였다.


삐빅!


-인간 발견!


상자의 표면에 빛을 뿜어내는 무수한 선이 나타났다. 그 선대로 상자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했고 한강율을 덮쳤다. 그리고는 한강율의 전신을 덮었다.


-발견된 인간. 검사 중!


삐빅!


-나노머신 보유자! 프로젝트 아크 적용 자격 있음!


삐빅!


-주의! 주변에 웜홀 발견. 적에게 발견될 가능성 높음.


삐빅!


-설정된 프로그램에 따라 현재 프로젝트 아크와 접촉한 인간을 프로젝트 아크 사용자로 선정!


삐빅!


-경고! 해당 생명체의 생명이 사라져가는 중!


삐빅!


-생명유지 장치 가동!


무너진 상자는 한강율의 몸을 감싸며 둥근 공의 형태가 되었다.


* * *


‘여긴 어디지······.’


한강율은 문득 정신을 차렸다.


‘나······. 분명히 머신오크의 총에 맞았는데······.’


가슴에 맞은 것이 확실히 기억났다. 하지만 아프지 않았다. 손을 들어 만져보려 했지만 움직여지지 않았다. 그렇다고 결박된 느낌은 아니었다. 그냥 팔이 없는 듯한 느낌? 아니 그렇게 생각하니 몸 자체가 없는 느낌이었다.


‘나······. 죽은 건가? 그럼 지금 난 영혼 상태? 하아······. 영혼이란 것이 진짜 있는 거였어? 그렇다면 여긴 사후세계인가?’


그러고 보니 이상했다. 보이는 것이 없었다. 마치 짙은 안개 속에서 앞을 보는 듯한······. 그때였다.


-치료완료. 사용자와 아크 사이코링크 중 1%


이상한 소리가 들렀다. 조금 전에도 들은 듯한 소리인데······. 여성 목소리의 기계음이었다. 그리고 눈앞에 뜬 숫자.


‘저게 뭐지?’


-사용자와 아크 사이코링크 완료. 사용자 대뇌 내부 단백질 변형 생체컴퓨터로 전환.


‘응? 무슨 컴퓨터?


-변형 및 전환 완료. 생체컴퓨터와 대뇌피질 연결 완료. 대뇌피질에 아크 사용법 업로드 시작. 업로드 중 1%


알 수 없는 말은 계속 들렸고 눈앞의 숫자도 계속 올라갔다.


-업로드 완료. 설치를 시작합니다. 설치 완료. 사용자와 아크의 동기화가 완료되었습니다. 이제 아크는 정식으로 사용자의 소유이며 사용자의 의지대로 움직일 것입니다.


소리가 끝남과 동시에 눈앞이 밝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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