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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비 님의 서재입니다.

지상 최강의 좀비가 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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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이호비
작품등록일 :
2019.01.12 21:51
최근연재일 :
2019.08.20 21:30
연재수 :
136 회
조회수 :
61,715
추천수 :
720
글자수 :
748,164

작성
19.02.28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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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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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1쪽

10. 제3세력, 강철의 사나이 VS 미친 광대 (2)

DUMMY

“터치 한 번에도 멀쩡하면 두 번 터치 위력을 먹여도 멀쩡하겠지?”


“터치고 나발이고 덤비라고.”


“하하하 한 번 터치 위력을 쳐 맞고도 자신감이 대단하네! 근성하나는 조금 마음에 들기 시작했어.”


웃는 남자가 가공할 정도의 스피드로 파고들었다.

보통 눈으로 쫓는 게 힘들 정도라고 한다면 모습을 포착하지 못했다는 것을 뜻 한다.


즉, 녀석의 공격에 대해서는 무방비하게 당할 수밖에 없다는 소리다.


톡! 톡!


하지만 그런 스피드로 파고든 것 치곤 제이본에게 별 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몸을 두 번 건드린 뒤, 거리를 벌리고 스텝을 밟을 뿐이다.


‘이 자식 날 가지고 노는 건가, 확실히 스피드하나는 장난 아니고 저 스피드에 리더의 파워로 한 방 먹었으면 그대로 끝장나겠군, 조금 재밌어지기 시작하네.’


턱에 아직 얼얼한 기운이 남아있었지만 전신에 미리 대비를 했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다.

위력은 소리만 요란하게 울렸을 뿐이지 칼에 비해서는 떨어졌고 저 말도 안되는 스피드만 공략한다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단, 그것뿐이라고 가정 했을 시였다.


‘저 미친놈이 말하는 터치가 거슬리는데.’


“하하하, 너 이제 큰일 났다. 두 번 터치의 위력은 치프급 몬스터들도 한 방에 보내는 위력인데 튼튼하다고 해서 인간이 버틸 수 있는 게 아니야.”


“···진짜 무슨 병이라도 있냐? 요컨대 상대 몸에 터치할수록 일격이 커진다, 뭐 그런 거 같은데 정보 고맙다, 젠장 이런 상황에서 지면 완전 쪽팔린다고.”


“고마워하다니 역시 웃기는 놈이네, 이 능력은 패널티인데? 내 약점을 알게 된 녀석을 박살내는 게 좋아서 말해주는 거니까 착각하지 마.”


“아, 그러셔. 그래서 어쩌라고.”


두 번 터치 했다는 말을 미루어보았을 때, 방금 전의 움직임은 밑밥을 깔기 위한 것임을 깨달았다.

녀석의 말대로라면 아까와는 다른 위력의 공격이 들어올 것이다.

제이본은 한 가지 생각한 점을 확인하기 위해서 녀석에게 달려들었다.


‘공백이 없었다면 곧바로 먹였겠지!’


터치한 뒤에 굳이 거리를 벌리며 시간을 끌 필요가 있었을까?


제이본은 생각했다.

내가 만약 저런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상대가 인식하기도 전에 터치를 한 뒤 곧바로 일격을 날려버렸을 것이다.

충분히 실현 가능한 속도를 낼 수 있었으니 불가능한 방법은 아니었다.

게다가 리더에게 용무가 있으니 방해하지 말라고 한 녀석이다.

빨리 끝내지 않는 이유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패널티라고 중얼거렸지만 상대가 하는 말을 그대로 믿을 수 있어야지.


능력만 아니라면 상대가 가진 것은 스피드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부족한 화력을 보충하기 위해서라도 저런 번거로운 능력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번 일격만 버티고 다음은 내 턴이다.’


스피드는 녀석에게 한참 못 미치지만 제대로 붙잡기만 한다면 그대로 끝장내버릴 수 있다.

이것은 자신감이 아닌 확신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느리다니까.”


톡!


서로의 거리가 벌어져 있었다는 것과 기본적으로 웃는 남자가 속도의 우위를 점하고 있었기 때문에 제이본의 공격은 허무하게 흘러갔다.


“두 번 터치 위력에도 당당하게 구니까, 확실하게 세 번 터치 위력으로 끝장내줄게.”


“너처럼 날랜 녀석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뭔지 아냐?”


어차피 닿지 않을 공격이었기에 기대 따윈 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일부러 거리를 좁히고 들어왔음에도 반격을 하지 않았다는 게 포인트였다.

게다가 터치를 추가한 뒤에 다시 거리를 벌렸다.


일반적인 인간과는 육체의 강도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겠지.



‘···5초.’


제이본은 터치를 끝낸 시점부터 다시 시간을 재기 시작했다.


“공통점? 글쎄, 궁금해지기 시작했어.”


“제대로 한 방 먹는 순간 정신 차릴 틈도 없이 뒤지게 쳐 맞는다고.”


“하하하, 내가? 그럼 너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파악도 못 한 채 여기에 누워있을 거야.”


손가락으로 땅을 가리키며, 웃는 남자의 모습이 사라졌다.


‘···10초!’


속으로 초를 계속 재고 있던 제이본이 그제야 흉흉하게 이를 내비치며 공격을 받아내기 위해 자세를 취했다.

위력을 발산해낼 수 있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10초.

터치를 끝마치는 순간부터 들어간 시간이다.


즉, 이번 타격이 끝나면 녀석은 다시 터치를 쌓아야 한다는 것이다.

터치를 쌓고 생기는 10초의 공백을 확실하게 붙잡을 수만 있다면 끝이다.


세 번 터치의 위력이 칼의 일격보다 약하다면 충분히 버틸 수 있었고, 정신만 잃지 않는다면 무조건 이긴 싸움이라는 것에 의심의 여지를 가지지 않았다.


먹잇감을 노리는 늑대와 같이, 보이지 않는 사냥감을 오감으로 쫓으며 희심의 미소를 지어보였다.


우뚝!


그때, 공격이 들어와야 할 타이밍에 웃는 남자가 다시 거리를 벌리더니 이상 행동을 취하기 시작했다.


‘···뭐 하자는 거지.’


강자를 상대로 승리한다는 생각에 고양되어 있던 기분과 함께 미소가 일그러졌다.

칼과 대련했을 때와는 다른 의미로 끓어오르던 투지도 단숨에 식어가기 시작했으며 그러든지 말든지 웃는 남자는 보이지 않는 존재와 대화를 나누는 것처럼 손짓 발짓을 해가며 혼잣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구슬 말이죠? 예, 분명 발동했죠. 제대로 만났답니다. 예? 왜 이리 늦···아하하하 알겠습니다. 제가 임무 수행 중에 놀고 있을 리가 없죠, 그럼.”


“······.”


“크흠! 너도 참 운 좋은 녀석이다? 재촉만 아니었어도 완전 아작 났을 텐데.”


그렇게 말하며 여전히 웃는 표정으로 어흥! 거리며 과장된 몸짓을 보였다.

세라와 제이본은 그가 혼자서 중얼거린 말 속에 역시 단순한 접근이 아니었음을 알 수 있었고, 하필이면 칼을 노리고 있었다는 것에서 녀석은 이미 목적을 달성한 상태였다.


누구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것은 칼을 노리는 조직이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기도 했다.


“당신은 누구죠? 칼을 노리는 목적이 뭐죠?”


정체를 묻는 세라의 말에도 웃는 남자에겐 미묘한 표정의 변화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마치 가면을 쓴 것처럼 시종일관 웃는 표정을 유지하고 있으니 점점 섬뜩해지기까지 했다.


“말했지? 방해만 안하면 안 뒤진다고, 용건이 있는 건 너희들이 아니니 조용히 닥치고 있으세요~ 물론 좋게 끝나든 나쁘게 끝나든 다신 볼 일 없을 테니 다 잊고 여행이라도 가는 게 어때? 요 앞, 론 우저 완전 끝내주더라 그럼 바이~”


“저 자식이···!”


“······!”


그렇게 말한 뒤 웃는 남자가 품속에서 예의 그 구슬을 꺼내들더니 몸이 빨려 들어갔다.

칼이 사라진 것과 같이 순식간에 벌어졌고 구슬은 그대로 땅바닥에 툭 떨어지는 것과 동시에 정적이 찾아왔다.


방금까지 있었던 일이 마치 꿈처럼 정신없이 펼쳐졌던 탓에 갑자기 찾아온 정적은 상황 파악을 더디게 만들었고 힘없이 발걸음을 옮긴 채 세라가 구슬을 집어 들었다.


“···이게 뭔지 알고 있냐?”


제이본의 물음에 고개를 저어보였다.

마법 도구도 아니었으며 특별해 보이는 구슬처럼 보이지도 않았다.

힘이 담긴 아이템도 아니었으며 그저 어디서든 평범하게 볼 수 있는 구슬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대놓고 묻진 않았지만 너희들 대체 정체가 뭐냐? 첫날부터 별 이상한 녀석들이 꼬여들고.”


대답을 바라고 말한 것은 아니었다.

불가항력이었다고 추가로 덧붙이며 제이본은 쿠키의 몸에 기댄 뒤 세라에게 다시 말했다.


“리더도 그렇고, 녀석도 그 구슬에 빨려 들어갔으니 가지고 있어보자고.”


“···네, 방법이야 찾으면 되는 거니까요.”


세라가 구슬을 꼭 쥐며 제이본의 말에 맞장구를 쳤다.


“···그나저나 이런 와중에도 수인족 꼬맹이는 여전히 꿈나라 속에 있는 거냐고, 어이가 없어서 원.”


팔짱을 낀 채 쥐 죽은 듯 자고 있는 우롱이를 발로 툭 쳐보였지만 역시 작은 미동조차 보이지 않았다.


“우롱이는 한 번 잠들면 스스로 깨기 전까지는 일어나지 않거든요.”


미소를 살짝 지으며 대답한 말에 역시 이상한 파티라고 제이본이 중얼거렸고, 세라는 구슬을 조심스럽게 다루며 모닥불 근처로 다가간 뒤 주저앉았다.


---


이것으로 비슷한 경험이 벌써 몇 번째인지.

잠재의식이 만들어 낸 광기의 바다, 세계수와 락타베이나의 정신 공간.

이번에는 구슬 속에 갇히게 되다니.


잿빛의 땅바닥을 제외하면 주위는 어두웠다.

용안을 통해서도 보이는 풍경은 어둠뿐이었기에 정확히는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라는 게 맞는 표현이었다.


한 쪽 무릎을 꿇고 잿빛의 땅을 쓸어보았다.

미세한 모래 알갱이와 같이 부드러운 입자가 손끝을 따라 흩날렸다.

한번 쓸어내는 것만으로 딱딱한 바닥이 드러났다.


바닥조차 주위의 어둠에 동화된 것처럼 어둠 그 자체였기 때문에 잿빛 가루가 아니었으면 우주 속에 떠다니는 느낌을 받았을 것 같았다.


일단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런 공간에 출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생각해보면 참 웃기지 않는 이야기다.


“계속 웃고 있던 녀석, 무슨 생각으로 날 이런 곳에 가둔 거지?”


지금 있는 공간이 밖에서 흐르는 시간과 똑같이 흘러가는지는 알 수 없어도 생각보다 긴 시간이 흐른 것 같음에도 별 다른 일은 벌어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장시간동안 조용하게만 흘러가니 불안감이 엄습해오기 시작했다.


“이대로 날 가둘 생각은 아니겠지?”


생각만으로도 전신에 소름이 돋아났다.


“기시단의 부하인가? 그렇다면 내 정체에 대해서 알고 벌인 짓일 텐데 어떻게 알았지?”


이 넓은 공간에 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드니 적막함에 나도 모르게 혼잣말을 중얼거리게 만들었다.


“아무리 그래도 너무 공허하게 만들었다.”


누가 만들었는지 몰라도 만날 기회가 주어진다면 이곳에 가둔 채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을 똑같이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


“흠, 이럴 목적으로 만든 거라면 할 말 없긴 하지만.”


이 이상 걸어도 소용없는 짓거리였다.

제자리에 주저앉아 체력을 비축하며, 녀석들이 접근을 시도할 때면 뭔가 반응이라도 있을 테니 그 순간을 하염없이 기다렸다.


“···1829, 1830, 1831, 1823···”


반응이 오기 전까지 초를 세 보자는 생각에 세고는 있는데 이제는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저 초를 세는 기계처럼 입 밖으로 무의미하게 숫자를 내뱉을 뿐이었다.


“···1912, 1913, 1914···”


“하하하 죄송합니다. 제가 너무 기다리게 만들었죠?”


“···19······아, 몇 초까지 세고 있었는지 까먹었잖아!”


“이런! 생각나실 때까지 기다려 드릴까요?”


“그래, 용무는 그 다음이···?!”


아무리 정신을 놓고 있어도 그렇지 날 이곳에 가둔 녀석이 나타났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방심한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급히 몸을 일으켜 경계하기 시작하니 녀석은 웃는 얼굴 그대로 허리를 숙이며 예의 바른 인사를 선보였다.


“안녕하십니까, 이세계인이여. 제 이름은 엘린 마이즈. 당신에게 한 가지 거래를 제안하고자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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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 11. 공백인형, 칼의 조언 19.03.05 177 1 13쪽
47 11. 공백인형, 팀 편성 (2) 19.03.04 199 1 12쪽
46 11. 공백인형, 팀 편성 19.03.02 198 1 12쪽
45 10. 제3세력, 백하단과 유하 여제 19.03.01 215 2 12쪽
» 10. 제3세력, 강철의 사나이 VS 미친 광대 (2) 19.02.28 196 2 11쪽
43 10. 제3세력, 강철의 사나이 VS 미친 광대 19.02.27 215 2 14쪽
42 10. 제3세력 19.02.26 202 3 12쪽
41 9. 칼 VS 킹 제이본 (3) 19.02.25 202 6 13쪽
40 9. 칼 VS 킹 제이본 (2) 19.02.23 200 3 12쪽
39 9. 칼 VS 킹 제이본 19.02.22 213 2 12쪽
38 8. 강철의 사나이 (3) 19.02.21 216 2 14쪽
37 8. 강철의 사나이 (2) 19.02.20 267 2 12쪽
36 8. 강철의 사나이 19.02.19 290 3 14쪽
35 7. 목각인형 (4) 19.02.18 277 4 12쪽
34 7. 목각인형 (3) 19.02.16 307 6 14쪽
33 7. 목각인형 (2) 19.02.15 334 5 12쪽
32 7. 목각인형 19.02.14 369 5 14쪽
31 1부 끝) 세계수의 영역, 여정의 시작 19.02.13 457 5 12쪽
30 6. 세계수의 영역, 동료 19.02.12 436 9 12쪽
29 6. 세계수의 영역, 세계의 일원 19.02.11 471 7 14쪽
28 6. 세계수의 영역, 요정계 19.02.09 543 6 15쪽
27 6. 세계수의 영역, 비호국(庇護國) (3) 19.02.08 566 7 13쪽
26 6. 세계수의 영역, 비호국(庇護國) (2) 19.02.07 556 8 11쪽
25 6. 세계수의 영역, 비호국(庇護國) 19.02.06 648 9 16쪽
24 6. 세계수의 영역, 교황청의 악마들 19.02.05 718 10 15쪽
23 6. 세계수의 영역, 광기의 바다 19.02.04 760 11 17쪽
22 5. 장악(掌握)의 악마 VS 변질화 (3) 19.02.02 752 13 12쪽
21 5. 장악(掌握)의 악마 VS 변질화 (2) 19.02.01 796 13 9쪽
20 5. 장악(掌握)의 악마 VS 변질화 19.01.31 820 13 13쪽
19 5. 장악(掌握)의 악마, 대항 (3) 19.01.30 795 1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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