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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밟았어의 기묘한 서재

레고밟았어의 웹소설판 이모저모 Q?A!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레고밟았어
작품등록일 :
2023.07.12 12:34
최근연재일 :
2023.07.15 17:23
연재수 :
3 회
조회수 :
3,853
추천수 :
51
글자수 :
23,644

작성
23.07.15 17:23
조회
447
추천
9
글자
34쪽

3-pjyㅇㅇㅇ님의 원고 감평입니다!

DUMMY

@@@@표기가 제 피드백입니다!





고속도로 위.

고급 승용차 한 대가 뜨거운 홍염에 휩싸여 있고, 그 앞에 한 남자가 주저앉아 있다.

더 앞선 곳에는 덤프트럭 한 대가 비스듬히 멈춰 있다.


-학생! 괜찮아!?

-119! 빨리 신고해!


한순간에 아수라장이 된 도로 위에서 남자는 피를 흘리며 멍하니 불길 속을 바라보았다.


.

.

.


하루아침에 모든 가족을 잃은 김우진은 장례를 끝마치고 혼자 멀쩡하다는 죄책감과 함께 친척의 집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한 달 뒤, 그들의 목적이 상속받은 재산에 있다는 것을 깨닫고 그곳을 떠나 본래 살던 집에 돌아왔다.

친척들은 그런 게 아니라며 그를 붙잡았지만, 모든 이야기를 엿들은 우진에게는 가증스러울 뿐이었다.

그 뒤로 몇 번을 귀찮게 하였기에 유산 일부를 땅에 버리듯 나누었다.

귀신같이 연락이 끊겼다.


.

.

.


돌아간 학교에서는 친척들이 그랬듯 다들 그를 위로했다.

그리고 그들이 그랬듯 뒤로 수군거렸다. 학생부터 선생까지, 제 삶보다 남의 삶에 더 관심 많은 이들이었다.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들이 언제나 사방에 있었다.

죽은 듯 학교에 다니던 우진은 조용히 학교를 자퇴했다.

차갑게 식은 마음은 더 깊숙한 어둠으로 가라앉았다.



@@@@주인공의 처지와 상황에 대해 한 번에 이해되게 쭉 설명되어 있어서 좋습니다! 계속 읽어보겠습니다!



***


우진은 눈을 떴다.

캄캄한 방안.

유일한 빛은 27인치 모니터였다.


"언제 잠들었지···."


우진은 졸린 눈으로 시계를 돌아보았다. 시곗바늘은 움직이지 않았다.


“아···.”


우진은 몸을 일으켰다.

걸음이 향한 곳은 모니터 앞이었다. 화면 위에는 일인칭 시점의 3D 게임이 실행 중이었다.


끼이익.


의자가 새된 비명을 질렀다.

오래된 물건은 아니지만, 장시간 사용한 탓에 상태가 좋지 않았다.


"마지막 웨이브 도중이었나."


잠깐 피로를 푼다고 침대에 누웠다가 깜빡 잠이 들어버렸다.


“이번엔 깰 수 있으면 좋겠는데.”


일시 정지를 풀자 곧장 스피커로 굉음이 터져 나왔다.


-두두두두!


방벽 위에 설치된 포탑이 몰려온 좀비들을 향해 불을 뿜었다.

좀비들이 우수수 죽어 나갔지만, 티도 나지 않았다.

화면을 가득 메운 새까만 물결.

어떤 놈은 뛰고, 어떤 놈은 날며, 또 어떤 놈은 땅을 파고든다.

종류도 크기도 제각각이지만, 저것들은 모두 좀비였다.

연이은 사격에 포탑들의 포신이 붉게 달아올랐으나 좀비들의 공세는 줄어들지 않았다.


우진은 상점을 열어 폭죽 하나를 구매해 불을 붙였다.


펑!


캐릭터의 손에 들린 폭죽이 흐릿한 하늘을 향해 한 줄기 빛을 쏘아냈다.


높고 길게 뻗은 방벽 아래.

폭죽의 함성과 함께 방벽의 길이만큼 줄지은 울타리들이 동시에 열렸다.


-크아아아앙!


중형 자동차 크기의 짐승 수백 마리가 전장에 뛰어들었다.

노란색 털을 휘날리며 흉기처럼 벼려진 발톱과 이빨로 좀비들을 죽이는 맹수의 대군(大軍).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위이잉!


낮은 기계음과 함께 닫혀있던 방벽의 총안이 열리며 에메랄드 빛깔의 꽃봉오리가 나타났다.

무언가를 집어삼킨 듯 묵직한 외형. 이내 꽃봉오리가 오므라들더니 무언가를 힘껏 뱉어냈다.


쩌저적!


포물선을 그리며 날아간 푸른 빛의 구체. 착탄과 동시에 큼직한 얼음이 꽃피었다. 일대에 좀비들이 얼어붙고 미끄러졌다.


쿠르르릉!


그때, 천둥이 울렸다.

순식간에 어두워지는 화면.

맑았던 하늘에 먹구름이 끼었고 그 사이로 벼락이 번쩍였다.


-파지직!


장대 같은 빗줄기와 함께 포탑 위로 낙뢰가 떨어졌다. 낙뢰 방지 빌드를 찍어둔 상태라 포탑은 무사했다.

낙뢰 방지가 없으면 지금 같은 상황에 포탑이 마비된다. 공격 수단 하나가 사라지는 것이다.


-캬아아아아!


비가 오기 시작하자 스피커 너머로 또 다른 포효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비가 오면 강해지는 좀비가 있다.

특수 좀비 중 하나로 강력한 물줄기를 뿜는 게 놈의 특징이다.


“에이, 씨. 하필 비가 와서는.”


허공을 수놓는 수많은 물줄기. 전장을 뛰어다니던 돌연변이들이 물줄기에 관통당해 죽어가고 있었다.


“일단 저놈들부터 죽여야겠어.”


우진은 NPC들을 동원하여 방벽 뒤쪽에 배치한 커다란 화분을 난간 위 포탑에 가까이 붙였다.

화분 위에 덮은 천막을 거두자 흙 위로 떨어지는 빗줄기.

잠시 후, 흙 밑에서 무언가가 솟구쳤다.


[식물형 돌연변이 – 스나이퍼의 성장이 완료되었습니다.]

[식물형 돌연변이 – 스나이퍼의 성장이 완료되었습니다.]

[식물형 돌연변이 – 스나이퍼의 성장이...


나무처럼 굵은 줄기. 그 끝에 달린 저격 총을 닮은 봉오리.

스나이퍼란 이름대로 강력한 한 방을 자랑하는 개체다.


‘저격 대상은 물대포.’


저격 대상을 지정하자 커다란 봉오리가 팔뚝만 한 씨앗을 발사했다.

앞을 가로막는 좀비들을 뚫고 물을 뿜어대는 좀비의 머리통까지 꿰뚫는 엄청난 파괴력.

총을 모티브로 했으나 총과는 전혀 다른 구조의 움직임이었다.


"1, 2, 3..."


끊임없이 관통하며 전장을 헤집는 스나이퍼의 탄환. 그 활약으로 전장의 군데군데 공백이 생겼다.

하지만 우진은 긴장을 놓지 않았다.


‘최대 장탄수 10발. 첫 발사부터 마지막 발사까지 30초.’


30초간 10발의 총알을 발사한 스나이퍼들이 순식간에 시들었다.

우진은 또 다른 카드를 꺼냈다.


쿠르릉!


커맨드를 입력하자 땅이 진동했다.

지진이 일어난 듯 크게 흔들리는 게임 내 풍경. 우진은 캐릭터의 시야를 위로 돌렸다.


-키아아아아ㅡ!


빙하 지대에서 길들인 동물형 돌연변이 서리 독수리 수십 마리가 전장으로 비행했다.

3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몸뚱이.

독수리들의 날갯짓 한 번에 날카로운 얼음의 창이 좀비들의 머리 위로 쏟아진다.


-우어어어어!


그러나 대지의 진동은 서리 독수리 탓이 아니었다.

포효와 함께 서서히 가까워지는 땅의 울림.

이윽고 방벽에 가장 뒤쪽에 있던 녀석이 나타났다.


'밀림 콩.'


화면을 가득 채운 거대한 유인원은 단숨에 방벽을 뛰어넘어 전장에 착지했다.


쿵! 쿵! 쿵! 쿵!


아군과 적군의 구분 없이 전장을 질주하는 밀림 콩. 우진은 전장에 나간 돌연변이들을 컨트롤하여 피해를 최소화했다.


-크아아아아!


온갖 좀비들이 전장에 나타났고, 우진이 준비한 방어 수단들이 좀비들을 가로막았다.

현란하게 움직이는 두 손.

붉게 충혈된 눈과 흔들림 없는 자세.

무아지경에 가까운 몰입이었다.


탁, 타닥. 딸깍.




@@@@게임 내용들이 나오는 것은 좋습니다. 이 소설의 장르와 소재를 얼추 유추 가능하게 도와주니까요! 그런데 7천자 중의 2천자를 할애한 것은 너무 많습니다. 처음에는 오...이런 소재구나ㅎㅎ 하면서 보다가. 아...언제까지 나오나 이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임의 하이라이트 씬들만 간략하게 1천자 내외로, 강렬한 인상을 전달할 수 있는 장면들만 보여주면 어떨까요? 아니면 이런 구조로 되어있는 게임이다! 라는 정보만 전달하거나요. ~~이런 게임이고 ~~이런 시스템으로 되어있다. 이 정도 정보에다가 +@로 강렬한 임팩트 연출이 들어가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는 없어도 나쁘지 않고요!




게임의 거친 사운드와 키보드의 타닥거림과 마우스의 클릭 소리만이 방 안에 어우러진다.

커튼의 틈새로 들어오는 빛이 어두워지고 밝아졌지만, 그의 게임 삼매경은 끝나지 않았다.

그렇게 하루가 꼬박 지났을 때.

우진은 키보드에서 손을 뗐다.


"하아."


실패했다.

우진은 의자에 몸을 기대며 두 눈을 감았다. 한순간에 피로가 몰려왔다.


"이번엔 깰 것 같았는데."


라스트 아일랜드.

하드코어 난이도를 자랑하는 좀비 서바이벌 디펜스 게임.

현실과 판타지를 동시에 사로잡는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지만, 그래서 더 어중간한 똥 게임.

지금껏 플레이한 건 그 라스트 아일랜드에서도 가장 어려운 크레이지 모드였다.

좀비의 물량이 기본 모드보다 10배 많아지는 모드로 게임이 출시된 이후 지금까지 클리어한 사람이 없다.



@@@@이 설명이 게임 화면의 앞에 위치하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진짜로 될 거 같았는데···."


아쉬운 마음에 똑같은 말을 반복했지만, 모니터에 나타난 [GAME OVER] 메시지는 사라지지 않았다.


"한 번만 더 해 볼까?"


아쉬움을 떨쳐내지 못한 우진은 다시 몸을 일으켰다.

충혈된 두 눈과 깊이 내려온 다크 서클. 당장 쓰러져도 이상하지 않을 몰골이었다.


"어쩌지···."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결심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공이 ‘그만할까?’ 고민하다가. 결의에 차서 ‘해보자!’ 하는 장면이 꼭 필요한지요?

없어도 되는 장면 같습니다! 1화가 7천자에 육박하는지라 읽다가 피곤해질 수 있어서, 분량 다이어트가 조금 필요해 보입니다!



"해보자."


우진은 옆에 있던 작은 냉장고를 열었다. 냉장고를 가득 메운 에너지 드링크. 그중 몇 캔을 꺼내 단번에 들이켰다.


"후우..."


체내의 박동이 빨라지고, 몸에 피가 도는 게 느껴졌다. 파르르 떨리던 눈가와 손도 원상태로 돌아왔다.



@@@@에너지 드링크 ppl이 아니라면 이 장면도 굳이 필요는 없어 보입니다!




다시 눈을 떴을 때.

힘이 없던 눈동자에는 칼날 같은 예리함이 깃들었다.


"이번에야말로 전부 끝내자."


우진은 다시 마우스를 쥐었다.


***



처음 게임을 시작한 건 현실을 잊기 위해서였다. 현실 도피로 게임만큼 좋은 것도 없었으니까.

그 당시 출시되었던 라스트 아일랜드를 선택한 건 단순한 우연이었다.

눈에 들어왔기에 설치했고, 제법 재미가 있어서 계속 플레이했다.




@@@@차라리 주인공이 학교를 자퇴한 이후, 이 아랫 부분의 이야기로 바로 시작하는건 어떨까 합니다. 게임 설명+묘사도 여기에 간략하게 추가하고요!



"이제 그것도 끝이네."


에너지 음료의 캔이 가득한 책상. 키보드와 마우스를 놓을 자리 외에는 조금의 여유도 없다.


"얼마나 걸렸지."


초점 없는 눈동자가 힘없이 흔들거렸다.

클리어 타임을 추측하던 그는 이내 무의미한 짓이라는 걸 깨닫고 헤아림을 그만두었다.


"결국 깨긴 깼구나."


라스트 아일랜드.

총 50개의 웨이브로 구성된 서바이벌 좀비 디펜스 게임. 그 게임의 가장 어려운 모드를 우진은 마침내 클리어했다.


"재밌는 게임이었어."


게임의 배경은 섬. 섬에는 다양한 생태계와 동식물이 있다. 화산, 설원, 정글 등등.

그곳에서 등장하는 돌연변이들도, 유저에게 몰려드는 좀비들도 모두 섬의 지하에 있는 제약회사의 비밀 연구실의 연구로 탄생했다는 게 게임의 배경이다.


“······.”


우진은 말없이 모니터를 응시했다.

캐릭터가 있는 곳은 캄캄한 연구실.

그가 앉아 있는 방처럼 어둠을 밝히는 유일한 빛은 거대한 모니터였다.


[독성 물질을 유출하시겠습니까?]


연구실의 모니터에는 그런 문구가 출력되었다.

크레이지 모드라고 엔딩이 다르지는 않았다.


"이건 베드 엔딩일까 해피 엔딩일까."


매번 생각하던 의문을 우진은 입 밖으로 내었다.

유저는 연구소에 들어가 연구 자료를 바탕으로 독성 물질의 제조를 시작하고, 50번째 웨이브가 끝나면 그 물질의 제조가 완성되어 엔딩이 활성화된다. 이 독성 물질은 모든 좀비를 죽이는 일종의 살충제였다.


"나름 해피 엔딩이려나."


다른 엔딩이 있지 않을까 하여 독성 물질을 제조하지 않고 계속 플레이한 적도 있다.

새로운 엔딩 같은 건 없었다.

독성 물질 제조를 시작하지 않으면, 영원히 50번째 웨이브가 지속된다.


탁.


우진은 엔터를 눌렀다.

서서히 어두워지는 모니터.

곧 화면 위로 엔딩 문구가 나타났다.


[모든 좀비가 사망했습니다.]


[세계는 평화를 되찾았고, 생존자들은 문명을 재건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합니다.]


게임은 거기서 끝이었다.

아니, 끝이어야 했다.


[하지만 과연 그게 최선이었을까요?]


우진은 느닷없이 나타난 문구에 멈칫했다.


"······뭐야 이게?"


약 5년 동안 게임을 플레이하며 이런 문구를 본 건 처음이었다.

크레이지 모드라고 뭔가 달라진 걸까?


"당연히 그게 최선이지. 말 같지도 않은 소리 하고 있어."


말은 퉁명스러웠지만, 우진의 입가에는 옅은 미소가 걸렸다. 이런 이스터에그가 크레이지 모드를 클리어했다는 하나의 증표처럼 느껴졌으니까.


"······"


혹시 다른 메시지가 더 나타나지 않을까. 잠자코 기다렸지만 바뀌는 건 없었다.


"그럼 그렇지."


게임사 [HEAVEN].

게임 출시 이후 단 한 번의 업데이트도 거치지 않은 명불허전의 개발사.

우진은 그런 놈들이 한 줄이라도 이스터 에그를 넣어주었다는 것에 의미를 두기로 했다.


"잠깐, 끄기 전에···."


몇 년 전, 그들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올린 공지 사항.

우진은 여태껏 그 공지 사항을 마음에 담아두었다.


-크레이지 모드 클리어 시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보상을 지급하겠습니다. 깰 수 있으면 깨보시던가요.


도발에 가까운 문구에 많은 유저가 자극받았다. 지금은 다 떨어져 나가고 한 명밖에 남지 않았지만.


‘난이도도 난이도지만, 그냥 게임성 자체가 구렸어.’


아쉬운 점을 말하라 하면 수두룩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우진이었다.

게시판에도 관련된 내용을 몇 번이나 적었지만, 그들은 방치로 일관했다.


‘대체 유저한테 무슨 억하심정이 있어서 그런 건지 모르겠네.’


우진은 한숨을 쉬며 스마트폰을 꺼냈다.


"상품은 개나 줘라."


찰칵.


마지막 문구가 나온 게임 화면, 그 화면을 향해 중지를 뻗은 사진이었다.

우진은 씩 웃으며 사진을 컴퓨터로 옮기고는 주머니에 스마트폰을 넣었다.


"내가 이겼다, 새끼들아."


우진은 HEAVEN의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유저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 위해서였다.

그런데 홈페이지의 메인에 평소와 다른 무언가가 있었다.


"공지 사항?"


지금까지의 행보를 생각하면 있어선 안 되는 생소한 문구. 우진은 홀린 듯 마우스를 움직였다.


▼업데이트

-한 달 뒤로 예정되어 있던 업데이트를 앞당겨 시행합니다.

[라스트 아일랜드 : 리얼 월드] 금일 업데이트 예정.

-다운로드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기타

-유저 WOOJIN0428의 크레이지 모드 클리어를 축하합니다.

-클리어 특전으로 이전에 약속한 보상을 지급하겠습니다.


눈을 깜빡이던 우진은 이내 헛웃었다.


"진짜 등신들이네."


이미 유저는 다 떠났다.

그런데 이제 와서 업데이트?

삽질도 적당히 해야지. 밑 빠진 독도 아니고 다 깨진 독에 물 붓는 꼴이었다.


"보상은 무슨 보상이야. 때려치울 건데. 줄 거면 노잣돈이나 주든가."


착잡한 시선으로 화면을 바라보던 우진은 컴퓨터를 종료했다. 게시판에 사진을 올리려 했는데 상대가 이미 클리어 사실을 알고 있으니 괜한 짓이라는 기분이 들었다.


“기분만 잡쳤네.”


검은 모니터를 바라보는 우진의 눈동자에는 허무와 탈력감이 짙었다.

잠시 후, 우진은 비틀거리며 일어나 방을 나갔다. 넓은 집안. 먼지 쌓인 가구와 쓰레기가 가득하다.


"······"


여백이 없는 집안에 내려앉은 숨 막히는 고요함.

그의 조심스러운 발자국이 집안 전체를 훑었다.

동생과 부모님의 방, 부엌, 화장실, 창고, 마지막으로 거실.

거실의 천장에는 밧줄이 매달려 있었다.

우진은 공허한 눈으로 밧줄의 매듭을 응시했다.




@@@@플랫폼에서 연재 시 ‘자살’이라는 키워드 때문에 연령 제한이 걸릴 수 있으니, 조금 더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밧줄이라는 장치가 너무 노골적 같아서요!




"아프려나."


고통 속에 살아온 5년.

게임으로 눈을 돌리는 것도 더는 한계였다.

그걸 깨달았을 때부터, 삶의 끝을 크레이지 모드 클리어로 잡았으니 이제는 떠날 때가 됐다.


우진은 의자 위에 올랐다.

텅 빈 동공은 더 이상 현실에 있지 않았다.


"잘 있어라."


우진은 올가미에 목을 넣었다. 까슬한 감각을 느끼며 발로 의자를 밀었다.


끼기긱!


뒤틀리는 소음과 함께 팽팽해진 밧줄. 매듭이 당겨지며 올가미가 그의 목을 압박했다.

밤과 낮을 오가듯 깜빡거리는 눈앞.

그의 머릿속에 주마등이 스쳤다.

게임, 친구들, 친척들.

그리고 뒤집힌 부모님.


"······."


전복된 차체.

운전석 너머로 보이는 부모님의 얼굴. 두 눈으로 봤지만, 거대한 충격 속에서 완전히 잊어버린 그날의 일이 천천히 우진의 머릿속을 물들였다.


"커흑!"


우진은 목의 밧줄을 붙잡고 수면 아래 가라앉았던 기억을 향해 발버둥 쳤다.


피에 젖은 부모님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자신. 그러나 부모님은 고개를 저었다. 언뜻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았다.


-너라도 살아······.


부모님의 입은 계속 움직였다.

그러나 점점 정신이 희미해지고 있었다.


‘더 들어야 해. 무슨 말씀을 하셨는지······.’


발악에도 불구하고 서서히 힘이 빠지는 육체.

몸이 늘어지고 시야가 흐릿해졌다.

완전히 정신을 잃기 직전.

우진의 시야 너머로 무언가 나타났다.


[라스트 아일랜드 : 리얼 월드 업데이트 시작]


[크레이지 모드 클리어 특전으로 <<시스템 : 유저 권한>>이 부여됩니다.]


마지막 메시지와 함께 그의 모습이 사라졌다.

침묵이 가라앉은 거실.

주인을 잃은 올가미가 힘없이 흔들거렸다.





@@@@전체적으로 분량이 너무 많다는 것만 제외한다면 매력적인 1화라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이 어떤 사람인지 소개하는 첫부분, 그리고 주인공이 빠져 사는 게임이 무엇인지 설명+묘사, 마지막으로 주인공이 게임 속으로 들어가는 부분.


이렇게 3가지 토막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각 부분들의 핵심에만 집중하면서 군더더기들을 최대한 빼서 5천자 내외로 만든다면 더 좋을 것 같아요!


이어서 2화를 보겠습니다!




---------2화-------




쏴아아아.


피부에 닿는 바람에 우진이 몸을 움츠렸다.

꿈틀거리는 미간과 눈썹.

한 번 더 바람이 불자 그가 눈을 떴다.


"끄으응."


오랜 잠에서 깨어난 것처럼 정신은 흐릿하고 몸은 나른하다.

우진은 몽롱함 속에서 눈을 깜빡였다. 뿌옇던 시야가 조금씩 돌아왔다.


'여기는···.'


곧장 보이는 건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이었다. 금방이라도 비가 쏟아질 듯 흐릿하다.


'천국?'


분명 목을 매단 게 마지막 기억이었는데···.


'아빠, 엄마.'


기억을 되짚던 우진은 주마등 속에서 봤던 부모님을 떠올렸다.

그건 분명 사고를 당했을 때의 기억이었고 잊었다는 것도 모른 채 잊었던 두 분의 마지막이었다.


'나라도 살라고 하셨어.'


그리고 몇 마디를 더 했다.

생각해라, 생각해.

우진은 머리를 부여잡으며 기억을 불러들였다.

하지만 떠오르는 건 없었다.

아까의 주마등이 마치 꿈처럼 느껴졌다.


"안 돼. 이렇게 끝낼 수는 없어."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한번 주마등을 보는 수밖에 없다.


'다시 목을···.'


몸을 일으키려던 우진은 엉거주춤 멈췄다.

허공에 꽂힌 그의 눈동자가 혼란에 물들었다.


[라스트 아일랜드 : 리얼 월드 업데이트 완료]


눈앞에 굵은 폰트의 글씨가 있었다. 흐릿하지만 밝은 하늘이 그 검은 글씨를 더 도드라지게 했다.


‘꿈? 환각?’


우진은 망설임 없이 손을 들어 자기 뺨을 힘껏 날렸다.


짜악ㅡ!


쓰러지듯 바닥에 주저앉은 우진.

뺨이 얼얼하다 못해 터질 것 같았다.


"···꾸, 꾸믄 아닌데."


힘 조절을 못 해 통증이 상당했지만, 그 덕분에 우진은 확신했다.

적어도 이게 꿈이나 환각은 아니라는 것.


"그럼 뭐지? 진짜 천국?"


이곳이 죽은 자가 오는 세계라면 모두 이해가 된다.

어딘지 모를 장소에 있는 것도, 눈앞에 해괴한 메시지가 나타난 것도 전부.


"내 의식이 투영된 건가?"


그렇다면 가족은 어디에 있을까?

우진은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보이는 건 흐린 하늘과 산과 난간뿐이었다.


"뭔가 이상해."


사후 세계가 보통 이런 이미지였나? 누구도 다녀온 적이 없으니 확신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이런 느낌은 아닐 것 같았다.


“...폰. 폰이 있었지.”


분명 주머니에 휴대전화를 넣었었다. 그거라면 이곳이 어디인지 알 수 있을지도 모른다.


'지도를 보면 확실해지겠지.'


만약 이곳이 사후 세계라면 GPS가 작동하지 않을 것이다.

사후 세계가 아니라면 어딘지 알 수 있을 테고.


“오 된다.”


지도가 켜졌다.

하지만 데이터가 터지지 않아서 위치만 인식할 뿐 주변에 무엇이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여기가 어디지?’


우진은 손가락을 당겨 지도를 축소화했다. 곧 현재 있는 곳의 형태가 화면 위로 나타났다.


“······주부도?”


대한민국 남쪽에 있는 섬, 주부도.

관광지로 유명하며 귤과 말이 명물로 알려진 곳이었다.


“내가 왜 여기에 있지?”


분명 집에 있었는데···.

스마트폰을 조작하던 우진은 곧 문자 메시지 함에 쌓인 수십 통의 문자를 발견했다.


'무슨 문자가 이렇게 많이 왔어?'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메시지 함은 텅 비어 있었다.

정신을 잃은 사이에 도착한 모양인데, 그 시작이 무려 나흘 전이었다.


‘이렇게 며칠을 누워있었다고?’


온갖 의문이 드는 가운데, 우진은 도착한 메시지들을 확인했다.

기이하게도 모두 재난 문자였다.


[안전 안내 문자]

[행정안전부] 국민 여러분, 재앙입니다. 빨리 식량 챙겨서 집으로 들어가세요. 정부 발표 기다리다가 죽습니다. 집에 못 가는 사람들은 대피소라도 가세요. 지하철역 학교 강당 어디든 안에



@@@@재난 문자의 어투가 조금 더 딱딱하고 사무적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실제 재난문자처럼요!



[안전 안내 문자]

[행정안전부] 들어가세요. 문자는 이제 없습니다. 항시 대기하라더니 다 튀고 나 혼자 남아서 문자 보내는 중. 살아서 다시 봅시다.



@@@@처음에는 평범하던 재난문자들이 점점 오타 비문들로 가득해지면 더 좋을 것 같습니다. 동네 형이 말하는 것 같다고 지문으로 말하는 부분은 빼고, 독자들이 재난 문자들을 쭉 읽어가면서 자연스럽게 알 수 있게요!

@@@@예시로 든 재난 문자가 2개라서 조금 적다 싶은데, 한 다섯 개 정도면 어떨까요?



꼭 동네 형이 말하는 듯 친근한 말투. 껍데기만 재난 문자지 내용은 전혀 공적이지 않았다.


'왜 이런 문자를 보냈지?'


문자의 말투도 이상하지만, 문자의 내용은 더 이상했다.

우진은 의아한 눈으로 지금까지 도착했던 문자들을 하나씩 살폈다.

그 내용들은 하나 같이 믿기 어려운 것들이었다.


[행정안전부] Z 팬데믹 조기 선언. 외출 금지 선포. 추후 대책 정부 발표 예정.


[행정안전부] 각혈, 공격성 등. 매체 속 '좀비'와 비슷한 증세. 감염 원인 '모기'로 추정.


[주부시청] 7일 내 주부 시립병원 방문자는 보건소에 방문 바랍니다.


[행정안전부] 14일 내 해외 입국자 자진 신고 및 보건소 검사 요망.




@@@@위의 재난문자들을 아래의 재난문자들과 합쳐서 이어놓는게 깔끔할 것 같습니다!




"좀비? 전염?"


우진은 그 자리에서 문자들을 모두 읽었다.


"그러니까 정리하면···."


목을 매달았던 날. 좀비 바이러스가 세상에 나타났다. 그 원인은 모기로 추정되며, 좀비는 고작 며칠 만에 전국을 넘어 전 세계를 뒤덮었다.


"이거 라스트 아일랜드랑 똑같잖아."


라스트 아일랜드의 바이러스도 모기의 영향으로 전 세계에 퍼졌다.

게임이 시작된 시점에서는 모든 모기가 죽은 상태지만, 바이러스의 잠복기가 긴 점, 인간에서 인간으로 전염된 바이러스의 잠복기는 몇 초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등.

여러 원인으로 좀비 천지가 됐다는 게 게임 속 설정이었다.


[라스트 아일랜드 : 리얼 월드 업데이트 완료]


우진은 눈앞의 메시지를 응시했다.


'왜 하필이면···. '


게임을 클리어 한 날 좀비가 나타났을까.

그리고 왜 하필이면 좀비가 나타난 세상에 이런 메시지가 등장했을까.

문득 게임사의 공지 사항에서 봤던 내용이 떠올랐다.


▼업데이트

-한 달 뒤로 예정되어 있던 업데이트를 앞당겨 시행합니다.

[라스트 아일랜드 : 리얼 월드] 금일 업데이트 예정.

-다운로드는 필요하지 않습니다.


지금 허공에 나타난 메시지가 의미하는 것과 똑같다.

여러 정보를 토대로 우진은 곧 하나의 결론을 내었다.


'게임이 현실이 되었다? 아니면 내가 게임 속에 들어왔다?’


말도 안 된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지만, 모든 정황이 둘 중 하나만을 가리켰다.


'이게 말이 되나?'


몰래카메라인가? 만약 이 모든 게 자신이 받은 부모님의 유산을 노린 누군가의 계략이라면?


"······그럴 리가 없잖아."


유산을 달라고 할 만한 사람들과는 이미 몇 년전에 연락이 끊겼다.

꽤 많은 금액을 넘겼으니 지금 와서 이런 짓까지 벌여가며 돈을 더 요구할 이유가 없었다.


"꺄아아아악!"


그때, 갑자기 비명이 들려왔다.

멍해 있던 우진은 황급히 건물의 난간으로 다가갔다.


“······!”


우진의 눈동자가 크게 흔들렸다.

난간 아래로 보이는 처참한 거리.

자동차가 중구난방 굴러다니고 인간의 팔다리가 곳곳에 떨어졌다.

그 사이로 무언가 한 여자를 뒤쫓고 있었다.


"살려주세요!"


여자는 목이 찢어지라 도움을 요청하며 두 다리를 바삐 움직였다.

하지만 여자를 쫓던 무언가가 더 빨랐다.

여자는 붙잡혔고, 이내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우드득!


몇 마리가 순식간에 달려들어 여자의 온몸을 물어뜯었다.

뼈가 부러지고 살이 뜯겨나간다.

고기를 먹을 때 나는 소리가 사람의 몸에서 들렸다.

복부가 훤히 드러나고, 그 내부에 있는 것들이 바깥으로 쏟아져 나온다.

우진은 더 보지 못하고 뒷걸음질 쳤다.


털썩.


우진은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았다. 뒤쪽에서는 보이지 않았던 도시의 전경이 그제야 눈에 들어왔다.

생기가 사라지고 폐허가 된 도시.

색감이 존재했지만, 왜인지 회색빛 폐허처럼 보였다.


"우욱."


속에서 무엇인가가 올라왔지만, 우진은 그것들을 다시 삼켰다.

여기서 쏟아냈다가는 놈들이 몰려올 것 같았다.


‘게임 속에 들어온 게 아니야.’


도시의 풍경이 게임 속 도시와 달랐다. 무엇보다 여기가 게임 속 섬이 아닌 주부도인 이상 게임일 가능성은 없다.


‘······좀비.’


우진은 다시 한번 난간 너머로 고개를 내밀어 아래를 확인했다.

그곳에선 여전히 끔찍한 광경이 벌어지고 있었다.


우드득.


콰드득.


정말 게임이 현실이 됐구나.

게임 속에서나 보던 끔찍한 일들이 이젠 눈 앞에 펼쳐지겠구나.

우진은 그 사실을 실감하며 뒤로 물러났다.

뒤죽박죽된 머릿속에서 가장 먼저 입 밖으로 나온 건 의문이었다.


"대체··· 왜지?"


게임사 [HEAVEN]은 왜 이런 짓을 했을까. 아니, 애초에 어떻게 이런 짓을 했을까.


'신? 초월적인 존재? 아니면···'


온갖 종교의 성인(聖人)들을 떠올리던 우진은 이내 세차게 고개를 저었다.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우진은 침착하게 마음을 다잡았다. 침착해야만 문제의 본질을 볼 수 있다는 게 부모님에게 받은 가르침 중 하나였다.


“침착하게.”


우진은 다시 한번 머리를 크게 흔들고는 심호흡했다. 머리를 채웠던 혼란이 빠르게 가라앉았다.


‘이미 일은 벌어졌어. 답을 알 수 없는 일에 이유를 따지는 건 무의미하다. 우선 상황부터 정리해보자.’


여러 정보로 중구난방인 머릿속.

우진은 지금까지 얻은 정보의 편린들을 다시 하나로 모았다.


'라스트 아일랜드가 현실이 되었다. 시기는 나흘 전. 내가 죽으려던 그날.'


우진은 자신의 목을 더듬었다.

상처는 없고 남은 자국도 그리 깊지 않았다.

상태를 보아하니 정신을 잃은 직후에 이곳으로 옮겨진 듯했다.


'이미 대한민국은 초토화.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겠지.'


게임이 현실이 되었으니 현실의 진행 상황 역시 게임과 비슷하게 흘러갈 것이다.

문자만 봐도 그렇다. 이미 대한민국은 무너졌다. 다른 국가들도 속도에 차이가 있을 뿐 결과는 비슷할 것이다.


‘난 뭘하면 될까.’


아포칼립스에서 생존자가 할 일은 간단하다.

살아남는 것.

하지만 그는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이 게임이 단순한 생존 게임이 아니라는 것을.


“시발······.”


라스트 아일랜드는 결코 쉬운 게임이 아니다. 직접 플레이하던 게임 캐릭터가 죽은 것만 수만 번.

한 번 죽으면 끝인 현실에서 살아남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차갑네.’


우진은 뒤늦게야 자신이 맨발이라는 걸 깨달았다.

옷차림 역시 집에서 입던 반팔과 반바지 그대로였다.

계절에 어울리는 옷차림이었지만, 구름이 태양을 가려 유독 발이 시렸다.


"옷이라도 좀 제대로 입혀서 보내던가."


우진은 그 자리에서 나지막이 욕설을 중얼거렸다. 침착함을 유지하고자 했지만, 두 주먹에 힘이 가득 들어갔다.


"진짜 짜증 나네···"


죽음을 방해당한 것도, 세상이 이 모양이 된 것도, 이런 옷차림으로 섬에 던져진 것마저도.

결과적으로 부모님의 마지막을 기억할 수 있었으니 잘된 일이지만, 무엇 하나 마음대로 돌아가는 게 없으니 화가 치밀었다.


"나보고 뭘 어쩌란 거야? 나한테 왜 이러는 건데?"


우진은 하늘을 보며 말했다.

흐릿한 하늘에서는 그저 먹구름만이 흘러갈 뿐이었다.


"이런 세상에서 어떻게 살라고."


게임 속과는 전혀 다른 좀비들의 살육. 그간 게임을 하며 겪었던 일들을 생각하면 그 끔찍한 식사조차 약과에 불과했다.


"그냥 죽는 게 낫겠다.“



@@@@독자들이 보고싶은 것은 ‘게임에 대해 잘 아는 주인공’이 ‘게임이 된 현실’ 속에서 착착 적응하고 좋은 보상들을 얻어 남들의 인정, 존경, 사랑 등을 받는 것입니다.


@@@@주인공이 이렇게 초반에 적응을 잘 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것은 매력을 떨어트립니다. 최소한 침묵을 지키거나 잡생각을 빨리 정리하려고 노력하는 등, 비범한 새싹의 모습들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몸을 일으킨 우진은 천천히 난간 위로 발을 올렸다.

어차피 죽으려던 인생. 미련은 없다. 앞으로 다가올 끔찍한 고통을 겪을 바에야, 차라리 떨어져 죽는 편이···.


"···아냐, 역시 안 돼."


뇌리를 스친 기억이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주마등 속에서 봤던 부모님의 마지막. 아직 부모님이 하셨던 모든 말씀을 떠올리지 못했다.

떨어지며 주마등을 보면 다시금 기억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확신할 수 없다.

살아남아서 그 기억을 되새김질해보자. 그러면 언젠가는 다시 떠올리게 될지도 모른다.


'언젠간 죽더라도 그게 지금은 아니야.'


우진은 난간에 올렸던 발을 내렸다. 다시금 그의 시야에 들어온 도시의 전경. 인간이 사라진 도시는 공포를 넘어 기괴하게 느껴졌다.


'이런 몸으로 할 수 있을까.'


우진은 자신의 몸뚱이를 내려다보았다. 살도 근육도 없는 볼품없는 몸뚱이. 그나마 다리는 좀 두꺼웠다.



@@@@위와 같은 맥락의 피드백입니다.




'하다못해 게임 속 캐릭터랑 비슷하면 모를까. 이런 상태로는···.'


그때, 한 가지 생각이 우진의 머리를 강타했다.


"캐릭터."


만약 게임이 현실이 되었다면 무언가 특별한 게 생기지 않았을까?

가령 캐릭터가 가진 능력이라든가.


'분명 공지 사항에도 그런 내용이 있었어.'


-클리어 특전으로 이전에 약속한 보상을 지급하겠습니다.


‘그 보상이 미래를 책임진다고 했지.’


우진은 그 공지 사항에 적힌 미래가 게임이 현실이 된 지금이라고 생각했다.


"정보."


긴가민가하는 심정으로 입술을 달싹인 우진. 이윽고 그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


"진짜 생겼잖아."


[정보]

-이름: 김우진

-나이: 23세.


[스탯]

-힘: 9

-민첩: 12

-체력: 14

-감각: 10


[숙련도]

-달리기(LV.1)


[스킬]


스탯을 본 우진은 어처구니없는 수치에 실소했다.


"쓰레기구나."


허접하기 그지없는 몸 상태.

실망할 일은 아니다. 스탯은 얼마든 올릴 수 있으니까.


"문제는 그때까지 이 스탯으로 살아남을 수 있냐는 건데."


랜덤 생성되는 게임 캐릭터의 기본 스탯은 평균 15 내외.

그런 캐릭터들로도 까딱하면 죽는데, 이런 몸으로는 더 살아남기 힘들 것이다.


'캐릭터들이 일반인 수준이 아니란 걸 감안해도 이건 좀 낮네.'


그나마 민첩이랑 체력이 높다.

그만둔 지 5년이 지났어도 어렸을 때부터 해왔던 운동의 흔적이 아직 몸에 남은 모양이다.


"숙련도도 하나 있고."


숙련도의 레벨이 오를수록 그것을 더 잘 해낼 수 있다.

가령 달리기 숙련도 레벨이 높다면 더 빨리 뛰고, 더 오래 뛸 수 있다.


'스킬은 없으니 일단 패스.'


우진은 한층 가벼워진 마음으로 시스템 창을 닫았다.


‘상점.’


정보창이 있다면 다른 기능도 똑같을 터. 곧 눈앞에 게임과 같은 상점의 UI가 나타났다.


[상점]

장비▼

소비▼

기타▼


보유 재화: 0G.


세 개의 대분류.

가진 돈은 당연히 제로였다.


‘일반 좀비 하나를 잡아 얻을 수 있는 게 1골드.’


우진은 가장 먼저 소비 항목을 확인했다.

먹을 것, 마실 것, 상비약 등.

다양한 소비 아이템들이 있었지만, 하나 같이 비쌌다.


[물]

깨끗한 생수다.

-용량: 100ml.

-가격: 1,000골드. -> 1골드


[딱딱한 빵]

딱딱하고 작은 빵이다.

-가격: 1,000골드. -> 1골드


첫 번째 구매 한정으로 몇 가지 아이템에만 제공되는 99.9%의 할인. 그조차도 좀비 한 마리를 잡아야 구매할 수 있다.

정가로 구매하려면 일반 좀비 1,000마리를 죽여야 한다.


‘다른 것도 가관이네.’


장비에 있는 무기를 사려면 몇만 골드는 기본이다. 당장 상점은 있으나 마나한 존재였다.


꼬르륵.


우진은 굶주림을 느끼며 상점을 닫았다. 좀비 한 마리를 잡는 것도 힘들 것 같은데 천 마리라니.

게임과 마찬가지로 정말 급한 상황이 아닌 이상 상점을 통해 식량을 구매하는 건 미친 짓이었다.


‘첫 구매 한정을 식량 따위에 쓸 수는 없지.’


이미 무엇을 살지는 대충 정했다.

문제는 좀비를 죽일 수 있느냐인데.


“일단 여기서 나가자.”


이곳엔 좀비가 없지만, 먹을 것도 없다.

살기 위해선 건물 안으로 들어가든 거리로 나가든 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웨이브.

오늘이 좀비 사태 나흘째니 첫 번째 웨이브까지 앞으로 사흘 밖에 남지 않았다. 준비 과정을 생각하면 시간이 촉박하다.




@@@@웨이브가 일어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지, 어떤 끔찍한 광경이 연출될지, 묘사를 해 주면 위기감+기대감 형성에 더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냥 내려가긴 좀 그렇고.’


우진은 옥상을 샅샅이 훑었다.

별것 없을 줄 알았는데, 다행히 몇 가지를 손에 넣었다.


'부러진 막대기 하나, 돌멩이 몇 개. 없는 것보다는 나은 수준이네.'


옥상의 출입구 앞에 선 우진.

그는 문고리에 손을 올린 채 각오를 다졌다.


'모든 건 현실이야.'


이건 게임이 아니라 한 번 죽으면 끝인 현실이다. 절대로 방심해선 안 된다.


'유언을 기억하기 전까지 반드시 살아남자.'


우진은 굳게 다짐하며 문을 열었다.




@@@@2화 역시도 재미있습니다.

약간의 군더더기들과 문단들의 순서만 깔끔하게 정리하신다면 조금 더 읽기 편할 것 같아요!




본문과 댓글의 내용들 역시도 100% 허구의 일환입니다. 모든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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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3

  • 작성자
    Lv.18 도소라
    작성일
    23.07.15 17:42
    No. 1
  • 작성자
    Lv.74 아르케
    작성일
    23.07.20 00:01
    No. 2

    잘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6 역주체
    작성일
    23.09.17 19:47
    No. 3

    안녕하세요 감평 신청했던 사람입니다. 이걸 이제야 봤네요ㅠㅠ 말씀하신 대로 초반부 주인공의 모습이 문제가 되었는지 연재 반응이 좋지 않았습니다... 물론 다른 것들도 문제였겠지만요... 지금은 200화 완결 내려고 열심히 달리고 있습니다ㅎㅎ 말씀해주신 내용들 토대로 다음 번에는 더 재밌는 작품 쓰겠습니다! 뼈가 되고 살이 되는 감평 정말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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