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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밟았어의 기묘한 서재

레고밟았어의 웹소설판 이모저모 Q?A!

웹소설 > 작가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레고밟았어
작품등록일 :
2023.07.12 12:34
최근연재일 :
2023.07.15 17:23
연재수 :
3 회
조회수 :
3,852
추천수 :
51
글자수 :
23,644

작성
23.07.14 23:41
조회
735
추천
9
글자
17쪽

2-djwㅇㅇㅇ님의 원고 감평입니다!

DUMMY

제목 : 판타지 세계의 맹인으로 살아남기.


작품 소개 : 어느날 갑자기 이세계에 떨어졌다. 그것도 맹인으로.



#0


쌔애액!


공기를 가르는 날붙이 소리.

빠른 속도로 내 얼굴을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보이지 않지만, 똑똑히 보인다.


얇은 날을 타고 오르는 바람 소리가 존재감을 뿜어낸다.


느껴지는 길이가 딱 단검의 사이즈였다.




@@@@ 단검이 날아오고 있다. 라는 사실을 알기까지 91글자를 읽어야 해서 앞선 91글자를 ???라는 생각만 가지고 읽어야 했습니다. 제 생각에는 다소 불친절한 스타트로 보입니다!





칼날에 의해 갈라진 바람은 다시 뭉치지 않았다.

날붙이는 날아오는 게 아니라 휘둘러지고 있었다는 것.


탁!


굳이 피하거나 쳐낼 것 없이 휘두르던 손목을 붙잡았다.


공격에 실린 살기가 없었기에 굳이 반격하지는 않았다.

사소한 오해가 있는 모양이다.


미쳐 돌아가는 판타지 세상에서 첫인사로 칼빵 정도면 양호하지.



@@@@@ 이 작품의 장르와 소재를 드러내 주는 한 문장이군요. 이 또한 알기까지 300여 글자를 읽어야 했습니다. 그 전까지는 이 글이 어떤 글인지 몰라서 답답한 마음이 들 것 같습니다.




손목을 놔주고 대화를 시도하려는데 놈이 먼저 입을 열었다.


“너 이 새끼 가짜였구나!”

“아닌데.”


뜬금없이 가짜라는 말이 튀어나왔지만.

저 말이 뭘 뜻하는지는 경험으로 알 수 있었다.


맹인이 아닌데 맹인 흉내를 내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분명했다.


타다닥—


잡을 생각도 없는데 다급하게 멀어지는 발소리가 들렸다.


일정하지 못한 육체의 리듬.

단검 손잡이를 고쳐 쥐며 발생하는 가죽의 마찰음.

조금 전보다도 빠르게 뛰는 심장 소리와 거칠어진 숨소리.


멀어버린 두 눈으로는 표정을 보지 못함에도, 그의 표정이 보이는 듯했다.


“워, 원하는 게 뭐냐! 그런 실력으로 맹인 연기까지 하다니!”

“연기 아니라니까 그러네. 헛소리는 그만하고 내 말을 좀 들···.”


허리춤의 옷이 들춰지는 소리가 들렸다.

날카로운 무언가가 가죽을 긁었다.


뒷골을 타고 흐르는 찌릿함이 느껴지고.

동시에 놈이 던진 단검이 바람을 가르며 내 몸을 향해 날아왔다.


‘이 미친놈이··· 단검을 몇 자루나 가지고 다니는 거야?’


채앵—


미간을 찌푸리고는 손에 들고 있던 창으로 날아오는 단검을 쳐냈다.

슬슬 귀찮아지기 시작했다.


그래도 한때는 동방예의지국에서 살아온 몸이기에, 짜증 난다고 목부터 베는 야만스러운 짓은 하지 않는다.




@@@@@한국에서 판타지 세계로 전생한 것일까요? 초반부에는 차라리 '말해주기' 방식이 '보여주기' 방식보다 편할 수 있습니다! 대놓고 지문으로 말해주는 식이지요. 이런 식으로 대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유추할 수 있도록 해 주는 것도 좋지만 극초반부에는 이런 방식이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독자들은 아직 이 글에 시간을 쏟을지 말지 고민하고 있는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직관적이지 않은 정보들은 받아들이기가 어려울 수 있지요.



“적당히 해, 참는 것도 한계가 있어.”


오히려 이 말에 안심이라도 한 듯.

놈의 심장박동이 조금은 줄어들었다.


“진짜 날 노리고 온 게 아니야?”

“누가 보면 내가 먼저 공격한 줄 알겠네.”


다짜고짜 단검을 휘두르고 날리기까지 한 놈이 던질만한 질문은 아니었다.


“젠장, 괜히 건드렸네. 죽일거냐?”

“애초에 싸울 생각이 없었다니까.”

“네 비밀을 알았는데도 살려주는 거야?”

“···비밀이라니?”


이건 또 무슨 개소리일까.

나한테는 밝혀지면 안 되는 비밀 같은 게 있었나 보다.

심지어 나도 모르는.


“맹인 흉내를 낸다는 걸 알았잖아.”

“이 미친놈이 진짜.”


감고 있던 두 눈을 뜨고 놈에게 최대한 가까이 들이댔다.


“보이냐? 백안이다. 그리고··· 나 처음 들어왔을 때부터 눈 감고 있었거든?”


동공 전체가 새하얗게 변하는 백안 현상으로 인해 평상시에는 눈을 감고 다닌다.


눈을 뜨고 있든 감고 있든 안 보이는 건 마찬가지다.

판타지 세계가 아니었다면 선글라스라도 구해서 끼고 다녔을 텐데.


아니, 그랬으면 애초에 이런 꼴도 아니었을 테니 선글라스는 필요 없었겠네.


내 시력은 이 세상에 떨어지면서 사라졌으니까.



@@@@@ 프롤로그가 끝났군요.

‘판타지 세계에서 맹인으로 살아남기’라는 제목과 잘 어울리는 프롤로그였습니다. 다만, ‘맹인’이라는 소재가 독자들을 확 잡아끌 만큼 매력적인 소재가 될 수 있을지는 조금 회의적이긴 합니다!

프롤로그와 1화는 소개팅의 초반부의 3분과 같아서, 이 첫인상 때 흥미나 매력을 어필해야 성공률이 높아집니다!

다만 이 프롤로그는 초반부에 어떠한 강렬하고 긍정적인 인상을 남기는 것 같지는 않다고 느껴집니다!





#1


어느 날 눈을 떠보니 앞이 보이지 않았다.

이리 넘어지고 저리 자빠지고.


설상가상 몸도 내 몸이 아닌 것 같았다.

팔다리는 짧고 힘이 없었다.


열심히 키워놓은 근육들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패닉에 빠져 허둥지둥하고 있을 때 카리나라는 사람을 만났다.


“장님이냐? 앵벌이 하나는 잘하겠네. 너 나랑 같이 갈래?”

“···?”


멘탈이 붕괴하기 직전임에도 귀에 또렷하게 들려오는 아름다운 목소리.

머리를 쓰다듬는 부드러운 손길에서 장미 향이 느껴졌다.


“누나는 카리나라고 해, 넌?”

“···일우요.”


몸이 바뀌었음은 짐작하고 있다, 하지만 바뀐 몸의 이름을 알 리가 없고.

원래의 내 이름을 대는 수밖에 없었다.


“이루? 누가 이름을 그따위로 지었어? 거지라고 아무 이름이나 막 달고 다니면-.”

“부모님이요.”

“-거지인 줄도 모르겠다, 외모에 걸맞은 아주 아름다운 이름이네. 항상 부모님께 감사하고 살아야겠는걸.”


어색한 웃음소리와 함께 헛소리를 늘어놓았다.


“그래도 이름으로 쓰기에는 좀 그렇다··· 누나가 이름 하나 지어줄게.”

“···이름을요?”


탐탁지 않았다.


안그래도 당황스러운 이 상황에 이름마저 멋대로 바꿔버린다니.


“이제부터 네 이름은 카루스야. 사랑, 애덕, 자선 뭐 그런 뜻인데··· 그건 됐고 일단 가자.”


카리나는 제멋대로였다.


누군지도 모르는 몸에 빙의해 맹인이 된 것도 모자라 창씨개명을 당해버렸다.


나는 이제부터 카 씨인 건가?


“어디를요?”

“우리 집.”


내 어깨를 툭툭 치며 자기 손이 있는 위치를 알렸고.


얼떨결에 카리나의 손을 맞잡았다.


@@@@@ 독자들이 주인공의 사정을 알고 몰입하기도 전에 ‘카리나’라는 비중 있어 보이는 조연이 등장했군요. 이러면 아무래도 주목이 나누어질 수밖에 없겠습니다. 주인공에게 몰입하는 것이 다소 힘들어질 여지가 있습니다!


@ 또한 카리나라는 인물이 초반에 강렬한 인상, 매력적인 임팩트를 주는 인물이 아니라는 것이 조금 아쉽습니다.


***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장님이라고 해서 앵벌이가 잘 되는 건 아니다.


신체적 결손이 보이지 않기에 가장 사기 치기 쉬운 게 시각장애다.

뒷골목을 전전하는 고아나 거지라면 한두 번쯤은 해봤을 연기가 맹인연기일 정도.


카리나도 그걸 알고 있었을 텐데 나를 왜 거두었는지는 아직도 알 수 없었다.

심지어 카리나는 가진 돈도 꽤 많은 편이었고. 내게 돈을 쓰는 것을 아끼지 않았다.


굳이 앵벌이를 나갈 필요가 없는 상황.


그런데 앵벌이 한 번쯤 해보는 것도 경험이라며 등 떠밀려 나가게 된 적이 있었다.


마을 사람들이 인심이 좋은 것인지, 그날따라 운이 좋았던 건지.

이상할 정도로 성공률이 높았다.


깡통 속으로 동전들이 떨어지는 소리가 계속해서 들려왔다.

음식을 가져다주는 여자들도 있었다.


카리나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그저 웃어넘길 뿐이었다.


몇 번의 앵벌이를 더 경험하고 나서야 그게 내 외모 덕분이라는 것을 알았다.


잘생기고 귀여운 꼬마가 불쌍하기까지 하니 지나는 여인들이 참을 수가 없었을 거라나 뭐라나.


그때부터는 카리나를 살짝 의심하게 됐다.


날 키워서 팔아먹으려는 게 아닐까.


처음엔 지레 걱정도 많이 했지만, 결과적으로 헛지랄이었다.

카리나는 마치 아들이라도 키우는 것처럼 내게 최선을 다했으니까.


아무튼, 카리나에게 거두어진 이후로 이 세상의 상식과 맹인으로서 살아남는 방법을 배웠다.


몸으로 체득했다는 말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아들처럼 생각하며 최선을 다했다고 했지 잘 키워줬다는 소리는 안 했잖아?


많이 다쳤다, 여러 번 죽을 뻔도 했다.


마차에 치이기 직전까지는 경고도 해주지 않았고.

낭떠러지에서 떨어지기 직전까지는 붙잡아주지도 않았다.


과장 좀 보태서 매일매일 죽음을 마주했다.


말 그대로 지옥훈련.

효과는 확실했다.


몇 주 정도의 시간이 지나자 익숙한 곳이라면 혼자서도 어느 정도 생활이 가능한 수준이 되었다.

예전처럼 죽음의 위기를 느끼는 횟수는 극히 적었다.


“생각보다 빠르네. 너한테 맹인의 재능이 있나 보다.”

“···그게 욕이에요 칭찬이에요?”

“다른 감각은 좋은데 청각이 나쁘네. 누가 들어도 욕이잖아.”


내가 홀로 생활할 수 있게 되기까지를 기다렸던 건지 카리나가 며칠간 자리를 비운다며 떠나버렸다.


솔직히 버려진 건 아닐까 내심 불안하기도 했지만, 카리나를 믿었다.


나 하나 버리겠다고 집까지 버린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이 세상에서 집이라는 것이 주는 가치는 현대보다도 더한 수준이었다.

차라리 노예상에게 팔면 팔았지, 집과 함께 나를 버릴 리는 없다고 확신할 수 있었다.


카리나가 없는 동안에는 마을 사람들과 어울려 지냈다.

친절한 마을 사람들은 때가 되면 식사도 가져다주고, 집 안 청소까지 해준다.


도움을 주러 온 사람들의 태반이 잠재적 성범죄자라고 하는 점만 빼면 참 좋은 마을이었다.


밥도 가져와서 먹여주고 집도 청소해주고 하는 대가로 엉덩이가 만져지는 것 정도는 참을 만했다.


아동 청소년 보호에 관한 법률 따위는 없는 세상이니까 그러려니 해야지.


마을 아주머니들의 오지랖에 지친 것인지, 아니면 그 짧은 새 정이라도 들었던 건지.


카리나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질 때쯤.


익숙한 발소리와 함께 장미 향이 집안에 퍼지기 시작했다.


카리나였다.


“집 잘 지키고 있었지?”

“당연하죠, 밥도 잘 먹고 감각 훈련도 열심히 했어요.”

“그건 안 물어봤는데.”


3주 만에 집으로 돌아온 카리나는 오는 길에 맹인을 위한 기술이 담겨있는 책을 주웠다며 식탁 위로 던졌다.


“오다 주웠어.”


뭘 또 선물까지···.


오다 주웠다는 낡은 멘트에도 감동을 할 수밖에 없었다.


맹인이 이 세상을 편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책 속에 적혀있다고 했다.


“소리가 벽에 부딪혀 돌아오는 파동이 있어, 오늘부터 그걸 느끼는 훈련을 하자.”

“그게 뭔지는 알겠는데··· 느끼고 싶다고 느껴져요?”

“박쥐도 하고 돌고래도 하는데 인간이라고 못할 이유가 없잖아. 일단 해봐.”


이거 아무래도 사기 당한 게 아닐까 싶은데.


“이거 어디서 샀어요? 돈은 얼마나 줬어요?”

“···내가 사기를 쳤으면 쳤지 당할 사람 같냐?”

“···.”


솔직히 카리나는 사기당하기 딱 좋은 사람 같다.


처음 보는 맹인꼬마를 주워다가 이렇게 열심히 키우는 거야 무슨 이유가 있다고 쳐도.

평상시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좀 띨ㅃ··· 아니 백치미가 있는 편이다.


분명 사기꾼이 이 책을 팔면서 주둥이를 야무지게 털었고.

카리나가 거기에 홀랑 넘어간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생각해봐라.


맹인을 위한 기술이라면서 책에 적혀있는 것부터가 이상하잖아.

점자책이 있는 시대도 아닌 것 같고, 맹인을 위한 기술이라면서 맹인은 배울 수가 없다는 게 너무 큰 모순이다.


“아 일단 해보라니까? 이 책 쓴 사람도 맹인이었는데 평소에는 아무도 맹인인지 모르는 수준이었다잖아.”

“이거 진짜 아닌 것 같은데···.”


기술을 만들어냈다는 사람이 진짜 맹인이라면 어떻게 책을 써?

아무리 생각해도 사기꾼한테 당한 게 맞는 것 같았다.


사기 당한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것인지, 카리나는 이후로도 책에 있는 내용을 읽어줬다.


손을 딱딱거리기도 하고 발을 구르기도 하며 자기가 발생시킨 파장을 느껴보란다.

이 훈련은 수중 음파 탐지기 ‘소나’의 역할을 귀로 해내라는 것이나 마찬가지.


‘인간이 그런 게 가능할 리가 없잖아!’


역시 사기인 게 확실했다.


그러나 내 의사 따위는 크게 중요치 않았다.


“훈련 안 할 거면 나가서 앵벌이 해와. 하루에 1골드 못 벌면 집에 들어올 생각도 하지 말고.”

“···치사해요.”


이 세상은 평민의 1년 생활비를 대략 700~ 840 쿠퍼 사이로 잡는다.


1000 쿠퍼가 1골드이니 1년 생활비보다 더 큰 돈을 하루 만에 벌어오라는 소리다.


그렇게 반강제로 훈련이 시작됐다.


탁, 탁탁.


카리나가 지팡이로 바닥을 두들겨 파장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그냥 두들기는 소리만 들렸다.


‘파장은 무슨 파장이야···.’


어느 위치에서 나는 소리인지.

멀리 떨어진 소리인지 가까운 소리인지 정도는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겨우 그 정도를 구분하는 것은 맹인이 아닐 때도 가능했다.


눈이 멀어버린 이후에 다른 감각들이 더 예민해졌으니 말해 뭐해.


소리가 더 선명하게 들리긴 했지만.

책이 말하는, 카리나가 말하는 파장이라는 것을 느낄 수는 없었다.


이게 의미가 있는 일인가 싶어 투덜거리기도 했지만.


고집쟁이 카리나를 이길 재주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지팡이에서 발생한 파장이 나에게 닿았다.


파장이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


듣고 있지만 듣는 느낌이 아니었다.


귀를 통해 무언가 색다른 것이 느껴진다.


생전 처음 겪어보는 감각이었다.


“카리나! 저 방금 파장을 느낀 것 같아요!”

“와, 이게 되네?”

“···뭐요?”


순간 울컥했지만, 간신히 참았다.

싸움을 걸어봐야 무조건 내가 진다.


소싯적에 용병 생활이라도 했던 것인지 카리나의 몸은 근육투성이였고, 힘으로든 기술로든 단 한 번도 이겨본 적이 없었다.


“계속 열심히 해봐. 이건 평생동안 너를 지지할 기초가 될 거다.”


소리가 어딘가에 부딪혀 돌아오는 파동.

에코 로케이션(Echolocation)을 제대로 느끼기까지는 딱 두 달 걸렸다.



@@@@@여기까지가 1화군요.


프롤로그와 1화를 보고 느낀 점은,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확실하게 알겠다’입니다.


다만, 작가가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가 뚜렷한 것과, 그것이 타인에게 흥미와 호기심을 유발시킬 수 있는가? 는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프롤로그와 1화에서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은 확실히 알겠지만, ‘그것’이 딱히 매력적인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작가님께서는 ‘판타지 세상에서 맹인이 살아남는 이야기’를 말하고 싶으신 것 같습니다.


다만 독자들은 ‘판타지 세상에서 맹인이 살아남는 이야기’에 특별한 관심이 없을 것 같습니다.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과 ‘독자가 보고 싶은 것’이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어야 하는데, 지금은 ‘작가가 말하고 싶은 것’의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 느낌입니다.


비유하자면, 소개팅에 나가서 상대방의 취향이나 흥미를 파악하기 전에 자신이 흥미있는 주제로만 계속 이야기를 이어나가는 상황과 비슷할 듯합니다.


운이 좋아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와 상대방이 듣고자 하는 이야기가 일치한다면야 천생연분이겠지만, 그런 천생연분을 만날 확률은 아주 적습니다.


적어도 이 프롤로그와 1화에서는 ‘독자들이 주인공에게 매력을 느끼고, 자신을 이입할 수 있는 요소’를 만드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맹인’이라는 요소를 최대한 살린다면, 현대인이 판타지 세상으로 전생했고, ‘눈이 멀어야만 대성할 수 있는 스킬이나 무공을 얻는다거나’, ‘현대에서 맹인으로 살던 지식을 이용해서 판타지 세계에서 오히려 덕을 본다거나’, ‘맹인으로 살면서 오감이 예민해졌는데 더군다나 시력까지 되찾게 되면서 특전을 얻게 된다거나’ 이런 예시들을 들 수 있겠습니다. 거칠게 든 예시들이라 와닿지 않으실 수도 있겠지만요!


만약 제가 '맹인'이라는 소재를 고른다면, '판타지 세상에서 아무도 해독 못하는 고대문명의 유적에서 발견된 10서클 파괴마법서가 사실은 현대의 점자책으로 쓰여진 것이라고??? 그걸 현대의 맹인이었던 나만 읽을수 있다고??? 나는 그럼 맹인이지만 이 세계에서는 대마법사닷!!!!' 이런식으로 조금 더 노골적으로 비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소리를 잘 듣는 맹인' 가지고는 독자들에게 주인공의 비범함을 어필할 수 있는 여지가 조금 적지 싶습니다...!


덧붙여.




본문과 댓글의 내용들 역시도 100% 허구의 일환입니다. 모든 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작가의말

추가로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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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7 팔미호
    작성일
    23.07.15 10:14
    No. 1

    귀한 시간 피드백에 써주신 점 먼저 감사드립니다!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질문드릴 부분이 있습니다.

    1. 소설의 극초반부에 아직 아무런 능력도 기술도 없는 상태의 주인공이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아 프롤로그에서 먼저 맹인으로서 싸우는 방식을 그려본 것인데,
    기대감과 임팩트가 없는 프롤로그였다면 차라리 없는 게 나았을까요?

    2. 마지막에 써주신 [눈이 멀어야만 대성할 수 있는 기술]이 초반에 주인공이 배운 에코 로케이션이라는 기술이라는 설정이었고 맹인이기에 기술을 마스터 하는것이 가능했다.
    라는 게 곧 드러날 예정입니다. 초반에 설명과 설정을 너무 많이 써넣게 되는 것 같아 일부러 뒤쪽으로 뺐는데, 이런 요소들은 최대한 함축해서 초반부에 배치하는 게 더 유리할까요?

    3. 글이 웹소설스럽지 않다거나, 읽기에 답답하다거나 하는 점은 없으셨나요?뭘 모르는지도 잘 모르는 수준이라 속에서 뭔가 근질거리고 있긴 한데….

    이걸 말로 풀어서 질문하기가 쉽지 않네요.

    그럼에도 피드백을 읽음으로서 없던 방향성이 제시된 기분이라 성은이 망극합니다.

    다시 한번 시간 내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찬성: 1 | 반대: 0

  • 답글
    작성자
    Personacon 레고밟았어
    작성일
    23.07.15 17:29
    No. 2

    1. 맹인으로서 싸우는 방식이 크게 독특한 것 같지는 않아서 그 점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없는 것 보다는 좋아 보입니다! 주인공이 어느정도 성장한 상황을 프롤로그에서 먼저 제시하는 것은 웹소설 뿐만이 아니라 모바일 게임이나 영화 등 다른 매체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연출 기법이기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2. 에코 로케이션이라는 기술이 가진 매력도가 잘 드러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ㅠ 소리를 듣고 잘 싸우는 맹인. 이라는 것이 독자들에게 매력과 호기심을 느끼게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는 솔직히 회의적입니다. 만약 제가 '맹인'이라는 소재를 고른다면, '판타지 세상에서 아무도 해독 못하는 고대의 파괴마법서가 사실은 현대의 점자책??? 그걸 나만 읽을수 있다고??? 나는 그럼 맹인이지만 이 세계에서는 대마법사닷!!!!' 이런식으로 비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소리를 잘 듣는 맹인' 가지고는 독자들에게 주인공의 비범함을 어필할 수 있는 여지가 조금 적지 싶습니다.


    3. 네. 글을 매우 잘 쓰셨고 문장도 매끄러워서 읽는 것에 거부감은 전혀 없었습니다. 재능을 가지고 계신 것 같습니다. 제가 처음 글 쓸 때보다 훨씬 더 필력이 좋으십니다.

    찬성: 2 | 반대: 0

  • 작성자
    Personacon 자손e
    작성일
    23.07.15 15:07
    No. 3
  • 작성자
    Lv.7 팔미호
    작성일
    23.07.15 17:49
    No. 4

    답변 감사드립니다. 예시로 들어주신 소재를 보니 매력과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게 무슨 소리인지 한방에 이해가 가네요. 모자란 부분들 열심히 채우고 메꿔서 좋은 글 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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