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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니챠 님의 서재입니다.

마왕의 아빠가 되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문신멸치
작품등록일 :
2019.06.12 03:13
최근연재일 :
2019.07.23 23:27
연재수 :
13 회
조회수 :
1,802
추천수 :
16
글자수 :
81,329

작성
19.06.19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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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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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9. 여명의 바람(4)

DUMMY

”빌려드리죠.“

”···네? 정말입니까?“


확실히 쇼타콤 트리오라고 불렀던 인물들에 대해 정보가 적었다. 마왕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도 모르는 데, 나머지는 생각할 겨를도 없던 탓이다.


처음에는 좀 긴가민가했다. 그러나 우석이가 현재 13살이라는 점을 감안 하고, 김경식 씨가 한참 고생해서 늙는 걸 생각해 보면 약 5, 6년 후에는 정확히 쇼타 3의 얼굴과 같을 것 같았다. 지금도 사실상 고생 조금 덜한, 머리 까만 쇼타 3 정도로 보인다.


”그런데 그렇게까지 해서 그만두려는 이유는 뭐예요?“

”그것이, 그. 하아. 백화점 사장 놈 보셨죠? 그놈이 애들 마약 범죄에 깊이 관련된 놈인 걸 알았습니다. 참고로 제 딸은 그, 후우. 물뽕 사건의 피해자고요. 어쩌면 딸을 죽게 만든 놈 밑에서 일하는 건데, 그놈 돈으로 딸을 살리려고 했던 것도 그렇고···하아.“


그 물뽕 사건이 뭔지는 모른다. 아마 그때는 내게 이곳에 없을 때니까. 다만, 대략적인 내용만 들어도 답이 그려지는 상황이었다.


”음. 복수하실 겁니까?“

”예. 우선 빌린 돈 먼저 갚고 피해가지 않게끔 하겠습니다. 약속드리겠습니다.“


간단하게 결과적으로 생각해 보자면, 우석이는 학교법인 육주 혹은 육주 재단과 깊은 악연이 있었다. 쇼타 3, 김경식 씨는 마약 관련 범죄 조직과 악연이 있다. 둘은 나중에 마왕과 마왕의 부하라는 관계가 된다.


킹리적 갓심으로 그 두 개의 조직이 연루되어 있고, 마왕 버전 우석이가 싹 다 갈아엎었다고 치면, 둘의 동행이 어색하지 않아진다.


”김경식 씨. 혹시 육주 재단이라고 아세요?“

”예. 그네들은 썩어 빠졌다고 유명한···! 배지! 사장 놈도 육주 재단에 가입되어 있습니다. 하아. 한국에서 한자리 잡은 놈들치고 육주 손 안 거치는 놈이 없다더니···“


이 사람은 마왕 졸개 쇼타 3이다. 최전성기의 나조차 일대일로 동수를 이루는 것이 최고 성적이었던 쇼타 트리오 중 1인. 즉, 확정적으로 강자가 될 몸이다. 옆에 두고 지켜봐야겠다. 마왕 버전의 우석이가 안 나오는 지금 상황에서, 쇼타 트리오 멤버들 중 한 명이 핀 나가서 돌아버릴 수도 있다.


게다가 지금이야 내가 더 강하지만, 어떤 계기가 생겨 쇼타 3가 지금의 나를 넘어설 것이라는 건 거의 확실한 얘기다. 나도 지금보다는 강해지기야 하겠지만 훗날 일은 어떻게 될지 모르는 법이니까.


···지금 죽여야 하나.


”강철수 님?“

”아. 죄송해요. 돈은 바로 빌려드릴게요. 공증서는 따로 필요 없습니다. 스마트폰 있으시죠?“

”예? 아, 예에.“


지금 죽인다고? 역시 아니다. 그럴 거라면 우석이부터 죽였다. 이들은 아직 차원을 위협할 만큼 강하지도, 또 그만큼 나락에 빠지지도 않았다.


다만, 내 행동에 따른 책임은 내가 져야 하는 법. 애들을 훌륭한 새 나라의 청년으로 만드는 것처럼, 쇼타콤 트리오의 흑화 루트도 책임지고 비껴가게 만들겠다.


”번호부터 주시죠. 그리고 제가 한참 어리니 말씀 편하게 하세요.“

”예. 일단 여기 번호···그런데 정말 말 편히 해도 되겠습니까? 그래도 제가 채무자인데“

”괜찮습니다. 돈도 안 갚으셔도 됩니다. 대신 복수하실 때 꼭 언질 주셔야 합니다.“

”예? 아니, 뭐. 정 그렇다면야. 허허. 근데 강철수 씨는 태생 스킬 보유잔가?“


은근히 바랬던 것 같은 기분인데?


”네. 일단은 그렇습니다.“

”일단은? 그런 게 어딨나? 맞으면 맞는 거지. 보니까 애들이 아저씨라고 부르던데 나이가?“

”스물다섯입니다.“

”···허허. 이목구비가 오늘, 내일 하는 고만?“

”···“


뭐지. 순식간에 너무 편하게 대하니까 오히려 내가 불편하다. 그리고 이목구비가 뭐? 서슴없이 사람 가슴에 칼질하는 게 싹이 아주 노랗다. 분명 마왕의 오른팔이 될 것 같은 싹이다.


”돈은 내일까지 넣어 드릴게요. 문자로 계좌 보내주세요.“

”허허. 고맙네. 바쁠 텐데 이만 일어날까?“

”···네. 그러시죠.“


굉장히 주도적이다. 생각해 보면 주도적으로 움직이는 사람이 맞기는 하다만, 너무 편한 거 아닌가? 그래도 채무잔데···? 뭐, 어쩔 수 없다. 자업자득은 이럴 때 쓰는 말이겠지. 가까이 두고 지켜볼 사람이니까 아예 격 없이 지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는 택시를 탔다. 생각해 보니 운전면허도 따고 차도 하나 사야겠다. 애들이랑 여행가거나 어디 갈 때 너무 불편하다. 매일 같이 담당자에게 신세 지는 게 미안하기도 하고.


”애들아, 아저씨 왔···뭐지?! 몬스턴가!?“


집에는 나보다 약간 큰 사자가 있었다. 빛나는 황갈색의 털과 야성을 그대로 담아 놓은 눈, 그리고 가슴의 하얀색 갈기는···하얀색?


”아저씨! 우리 사자 커졌어요!“


지원이가 사자 뒤에서 방방 뛰었다. 사자 몸집 때문에 안보였었다. 잘 보니 등에는 우석이가 매달려 있다.


”애들아, 애 혹시 사자···아니, 그 데려왔던 고양이 맞니?“


”네! 갑자기 커졌어요!“


지원이가 ‘멋있죠?’라는 눈빛으로 말했다. 나는 우석이를 쳐다봤다.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건 애밖에 없다. 모르는 척 시치미 떼고 있는 우석이 대신에 담당자가 튀어나왔다. 어디서 낫는지 고양이가 잔뜩 그려져 있는 앞치마를 두르고 있었다.


”아, 오셨습니까? 지금 식사 준비 중이니까 잠시만 기다려주십시오.“


···왜 이렇게 태연해?

무려 사람보다 큰 고양이가 눈앞에 있는데, 이럴 수 있는 건가?


”저, 이 고양이는 왜···?“

”저도 모르겠습니다. 집에 도착하니까 어느 순간 커져 버려서는. 하하. 애들이 좋아하면 그걸로 된 것 아니겠습니까? 아! 찌개 끓습니다.“


놀랍도록 가정주부 같은 모습의 담당자가 주방으로 돌아갔다. 고양이 ‘사자’ 등에 매달려 있는 우석이를 잡아 들고 방으로 들어왔다.


”아저씨랑 고양이 괴물이랑 싸우는 거 보고, 이런 생각 했던 거야?“

”하하···“


애가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어떻게 한 거니?“

”그게, 그. 아저씨한테 했던 것처럼 각성시켰는데요. 갑자기 커졌어요.“

”하필이면 각성하면서 태생 스킬로 ‘거대화’ 같은 것도 얻고?“

”원래는 거대하게 만들 생각은 없었어요. 그냥 다른 고양이들한테 지지 말라고 한 거였는데···“


하아. 이미 각성해서 커져 버린 녀석을 돌이킬 수는 없다. 그렇다고 몬스터로 규정해서 죽일 수도 없고, 다시 분양 샵으로 돌려보낼 수도 없다. 그렇다고 집에서 키우기에는 관리가···


”우석아. 사람의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야. 책임을 지지 않으면 그건 그냥 방종이란다. 무슨 뜻인지 알겠니?“

”네. 걱정마세요. 제가 책임지고 돌봐줄게요.“


꼭 그래야 한다, 우석아? 저 덩치에 먹는 거, 싸는 거, 털 빠지는 것까지 생각하면 관리가 너무 빡세다. 나는 못 할 것 같으니까, 꼭 네가 하렴!





”잘 먹었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잘 먹었습니다.“

”하핫. 잘 드셨다니, 오히려 제가 감사합니다.“


내 말을 애들이 따라 했다. 담당자는 그게 귀여웠는지, 입가에 흐뭇한 미소를 만들었다. 이 아저씨 애들 엄청 좋아하네. 왜 앞치마 두르고 요리하고 있었는지 납득이 됐다.


”담당자님, 이제 광주 애들만 보면 오늘 일정은 끝인가요?“

”원래는 오늘 길드원분들 소개하면서 선임 길드원 한 분을 붙여 드려야 하는데, 오늘 이래저래 일이 많았으니까 내일 만나시는 게 좋겠습니다. 광주 아이들은 제집에 있으니 원하실 때 가시면 됩니다.“

”그럼 저녁까지 기다리지 말고 바로 가시죠.“


담당자는 제법 가까이 살고 있었다. 그의 차로 20분도 안 되어서 도착했다. 오늘 구매한 타워팰리스만큼은 아니더라도 꽤 훌륭한 아파트였다.


”들어오시죠.“


-전업주부들을 위한 초경량 진공청소기가 있다?!


집안은 조용했다. 애들이 세 명이나 있는데, TV 소리를 제외하면 별다른 소음이 없다. 애들은 옹기종기 모여서, 틀어 놓은 TV도 보지 않고 멍하니 있었다. 불쌍한 애들 같으니라고. 근데 왜 광고 채널을 틀어 놓은 거야?


”아하하. 제가 아침에 예능 틀어주고 나왔는데, 아무래도 안 본 것 같습니다.“


종일 아무것도 안 하고 저러고 있었다는 말인가?

아. 더 처량해졌다.


”강우석 군과 강지원 양의 입양 절차를 밟으면서 알아봤는데, 남자애들은 실종신고 된 상태입니다. 심지어 여자애는 아예 정보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강철수 님과 비슷한 경우 갔습니다.“


나랑 비슷한 경우면 차원을 넘어야 하는데···음. 그건 아닌 것 같고, 출생신고를 안 하고 키운 것 같다. 아, 그러네. 출생신고로 생각하면 비슷한 경우기는 했다.


”그럼 애는 어떻게 하죠? 남자애들은 집으로 돌려보낸다고 해도, 애는···“

”제가 입양하기로 했습니다.“

”···네?“

”강철수 님의 위대한 선행에 저는 감복했습니다. 말로만, 약간의 금전으로만 도울 줄 알았던 저였지만, 깨달았습니다. 저도 강철수 님처럼 숭고한 행위를 행할 수 있음을!“


뭐야 이거. 무서워.


”하하. 너무 이상한 표정으로 보시는 것 아닙니까? 안심하십시오. 제 호적에 이름 올리는 게 아닙니다.“

”그럼···?“

”뜻이 맞는 동료들과 재단을 창설했습니다! 아직 심사 중이기는 하지만 충분히 가능할 겁니다. 이름은 ‘강철 보육 재단’입니다. 강철수 님의 그 고귀한 선행을 본받고자 성함의 앞글자를 따서 지었습니다. 어떻습니까?“


어떻냐고? 맷돌 손잡이가 없어진 기분이다. 입양인 줄 알았더니 아예 보육 재단을 차려 버렸다. 그것도 내 이름 앞글자를 따서 강철이라고. 네이밍 센스가 너무 없다. 하필 해도 ‘강철’이라니? 철공 조합 이름이라면 모를까, 전혀 보육 재단 이름 같지 않다. 어머니의 품이 생각나는 모아맘 같은 이름이라던가, 그냥 지역 이름 붙여도 무난했을 텐데 안타깝다.


”네, 뭐. 그래도 이름은 부드럽게 바꾸시는 편이 좋지 않나요?“

”숭고한 봉사 행위를 위한 제 각오와도 같은 이름입니다! 바꾸는 건 절대 안 됩니다! 아 혹시, 강철수 님도 가입하시려는 겁니까? 그렇다면 바꾸겠습니다.“

”···그냥 그대로 하세요.“



담당자와 애들에 대해 몇 가지 얘기를 더 나누고 돌아왔다. 아무리 봐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여자애가 담당자의 재단으로 들어간다고 하니, 가끔 찾아보면서 기억을 떠올려 봐야겠다.


”워어우. 애들아, 애들아? 아아“


울고 싶은 기분이다. 돌아온 집은 완전히 난장판이었다. 미친 듯이 뛰어다니고 있는 거대한 털 뭉치와 좋다고 매달려서 ‘꺄르르’대는 애들의 콜라보는 보고만 있어도 정신이 혼미해지게 만들었다.


신발을 벗고 들어가자마자 양말에 고양이 털이 한 움큼 묻어났다. 아니, 잘보니 양말만이 아니었다. 집에 돌어와서 한 행동이라고는 신발 벗고 들어온 게 전부인데 바지와 티는 물론, 머리와 얼굴에도 이미 털로 수북했다.


”흐으응? 엣취!“


허공을 날아다니는 털 중 하나가 코에 달라붙었다. 총체적 난국이다. 거대화로 추정되는 스킬은 ON/OFF가 없이 계속 ON인 건가? 차라리 작기라도 했으면 버틸 만했을 텐데. 아직 가구가 들어오지 않은 집은 그저 털 밭일뿐이었다.


이제 부모님이 어째서 애들을 혼내는지 알 것 같다. 그래도 지금은 참았다. 우석이가 책임진다고 했으니까. 꼭, 꼭 그 책임을 다했으면 좋겠다. 집안 꼴 이렇게 만들어 놓고 청소 안 하면 진짜로 혼낼 생각이다. 후.


”응?“


-우웅

폰에서 진동이 울린다. 문자가 왔다.

불러도 대답 없는 애들을 뒤로하고 다시 밖으로 나왔다.


김경식 씨,

쇼타3에게서 연락이 왔다.


-자네.와.이.야기..하고,나서. 망으미ㅏㅏㄱ. 족금이나. ㅏ편,해졋네.내,복수.는..신.경말,,게 그ㅏ래,도 알려.달.라거, 했으,니,,@@#$!! 마,,약···


아, 눈깔 빠지겠네.

가독성 좀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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