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엽사 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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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병
작품등록일 :
2020.09.09 15:05
최근연재일 :
2020.10.09 12:05
연재수 :
2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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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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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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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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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6
글자
15쪽

토병굴(土兵窟) 정기토벌

DUMMY

분각우의 성난 돌진은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힐 듯 위압적이었다.


“이런 젠장!”

“뛰어!”


일행은 다급히 왔던 길을 되돌아 뛰기 시작했다. ‘ㅗ’ 자 구역, ‘ㄱ’자 형 구역, ‘十’자 형태의 사거리까지.


쿠우웅. 쿠우우웅.


분각우는 골목을 맞닥뜨릴 때마다 화풀이하듯이 벽에 머리를 박으며 시간을 지체했다. 그 덕분에 일행은 사거리에 도착할 때까지 용케 거리를 유지하고 있었다. 다만, 일행이 뛰는 순서는 조금 바뀌어있었다.


출발은 이신과 산주가 각각 첫 번째, 두 번째였지만 산주는 오래지 않아 아무개, 방곡 등에게 추월당했다. 유일하게 육체강화시술을 받지 않았고, 앞선 부상의 여파도 일부 남아있었기 때문. 그녀도 이 악물고 뛰었지만 구역을 지날 때마다 일행과 거리가 벌어졌고, 사거리를 지날 즈음엔 혼자 유독 뒤처지게 되었다.


「저대로 두면 곧 죽겠군.」


이신이 와락 인상을 구겼다. 솔직히, 죽든 말든 놔두고 싶다. 그러나 추락할 때 망설임 없이 도움의 손길을 내밀던 산주의 모습이 아직도 선명히 떠올랐다. 그를 도우려다가 같이 떨어진 사실도 같이.


“아오!”


이번이 마지막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몸을 돌렸다. 산주에게 다가가서 등을 내민다.


“업혀!”


산주는 뛰어오는 기세 그대로 안기듯이 업혔다. 상황이 원체 다급하다 보니 망설임은 없었다. 대신 이신의 귓가에 대고 속삭이듯이 말했다.


“미안해···.”

“꽉 잡기나 해!”


이신이 힘껏 땅을 박찼다.


쿠우우웅.


분각우는 육중한 몸체로 또 한 번 벽에 부딪혔다가 미끄러지듯이 몸을 돌려 맹렬하게 돌진했다. 그 속도는 최하급 육체강화시술자의 달리기 속도를 월등히 상회했다. 이신은 산주까지 업고 있는 상황이라, 거리는 빠르게 좁혀졌다.


15보. 10보. 5보···.


「곧 거리를 벌릴 수 있는 구간이다!」


‘ㄹ’ 자 구간이다. 골목이 연거푸 나오는 곳이라, 분각우 같은 큰 덩치는 이동에 큰 불편함이 따르는 곳이다.


이신이 ‘ㄹ’ 자 구간에 진입해서 첫 획을 통과한 순간, 종이 한 장 차이로 뒤쫓아 오던 분각우가 첫 번째 벽에 충돌했다. 굉음이 울렸고, 분각우의 돌진도 잠시나마 지체되었다.


이신은 뒤돌아보지 않고 내달렸다. 뒤에서는 주기적으로 굉음이 울려 퍼졌다. 거대황소가 골목마다 벽에 충돌하는 소리였다. 앞에서는 총성과 폭음이 연거푸 들려왔다.


다음 구역에서 이신은 앞에서 달리는 세 명의 엽사를 볼 수 있었다. 통로에는 갓 쓰러트린 듯한 토병의 모래더미가 쌓여 있다.


다음은 ‘ㅏ’ 자 구역이었고, 재생된 4기의 창기병과 앞선 세 명의 엽사가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쏴!”


곽산산 등이 전투로 인해 잠시 지체된 사이, 이신은 거리를 좁혀 그들과 합류했다.


“미친 소새끼는!?”

“뒤에요!”


말이 끝나기 무섭게 굉음이 울려 퍼졌다. 분각우는 뒤에서 벽에 또 한 차례 머리를 박고 있었다.


“저저 미친 소새끼!”


다음은 일자로 길게 뻗은 통로였고, 통로 중앙에는 미로의 출구가 놓여있었다. 일행이 출구를 향해 힘껏 뛰고 있을 무렵. 분각우가 일자로 길게 뻗은 통로에 모습을 드러냈다. 쿠우웅 하는 묵중한 굉음과 함께.


“저 미친 소새끼! 족쳐야겠어!”


곽산산이 고개만 힐끗 돌려 분각우를 노려보며 외쳤다.


“어떻게 말입니까!”


아무개의 반문에 곽산산이 선두로 미로를 빠져나가며 대꾸했다.


“일단 바깥으로 나가자!”


일행이 차례차례 미로를 빠져나왔다. 미로 앞의 너른 공터에서 곽산산이 뜀박질을 멈추고 일행에게로 돌아섰다.


“제깟놈이 덩치가 아무리 커봐야 토병새끼지. 비격뢰랑 진천뢰 수십 발을 한 번에 터트리면 버틸 수 있겠냐? 비격뢰, 진천뢰 있는 대로 다 꺼내 봐!”


아무개와 방곡이 주섬주섬 비격뢰를 꺼낼 때였다. 분각우가 미로 출입구 쪽을 스치듯 지나쳤다. 놈은 일행을 발견하고 멈추려고 했지만 관성에 못 이겨 앞으로 쭉 내달렸다. 곧 벽에 부딪히며 쿠우웅거리는 굉음이 울렸다.


“젠장! 빨리 후딱후딱 꺼내!”


아무개는 4발, 방곡은 5발. 추가로 저물부에서 비격뢰 6발과 진천뢰 2발 더 꺼냈다.


“이것뿐이야?”

“예.”

“너희는?”


산주가 비격뢰 2매 꺼냈다. 사안의 중대함을 감안해, 이신도 이번만큼은 협조적으로 비격뢰를 전부 꺼냈다. 4발이다.


“진천뢰도 꺼내야지?”


이신에게 눈을 부라리는 방곡이었다. 꼭 ‘어디 밑장을 빼려고?’라고 말하는 듯한 눈짓.


“칫.”


이신은 몰래 꼬불쳐두려고 한 진천뢰까지 마지못해 내놓았다. 총 비격뢰 21발에 진천뢰 3발이다.


“생각보다 적구만.”


예상보다 적은 물량에 곽산산의 안색이 흐릿하게 물든다.


“이거로라도 조져보자. 뒈지진 않더라도 뒈지기 직전까진 되겠지.”

“어떻게요?”


곽산산이 자기의 짐자루를 뒤집어엎었다. 바닥에 몇몇 잡동사니가 깔렸고, 이후 빈 자루를 활짝 펼쳤다.


“봉인지 다 떼서 여기에 넣어.”

“거기 모아서 어쩔 생각입니까?”

“입구에 덫처럼 깐다. 멍청한 소대가리새끼니까 제 발로 밟아 터트릴 거다.”

“우연히라도 안 밟으면요?”

“그땐 쏴서 터트리면 되니까 일단 봉인지부터 떼! 미친 소새끼가 도착하기 전에!”


쿠우웅 쿠우웅 하는 굉음은 잠깐 멀어졌다가 다시 가까워지는 중이다. 분각우가 길목을 돌아서 돌아오며 자아내는 소음이었다. 비격뢰, 진천뢰 다 더해서 24발뿐이라, 5명이 손을 쓰자 봉인지를 떼는 건 금방이었다.


“잽싸게 다녀오마!”


곽산산이 폭탄 자루를 미로 입구에 내려놓고, 돌아왔다.


「온다.」


출입구 정면으로 쭉 나 있는 길목에, 거대황소가 모습을 드러냈다. 성난 뿔을 앞세워 저돌적으로 돌진하는 황소의 모습에, 곽산산이 신호했다.


“전원 사격준비!”


일행은 각자 긴장된 기색과 표정을 띠며 총구를 반듯하게 세웠다. 이윽고, 분각우가 출입구로 첫발을 내디뎠다. 그순간.


“지금이다! 쏴!”


탕탕탕! 탕! 탕탕!


총성은 어마어마한 연쇄폭발로 이어졌다.


콰과과과광-! 쾅-! 꽈으으응! 콰과광-! 쾅! 쾅! 꽈으응! 꽈으으응!


폭발의 후폭풍, 뜨거운 열풍이 일행을 덮쳤다.


“으읏!”

“큭!”

“으흡!”


산주는 아예 넘어져서 뒤로 데굴데굴 굴렀고, 아무개와 방곡도 떠밀리듯이 뒷걸음쳤다. 이신도 얼굴을 감싸며 뒤로 밀려났다. 오직 전투조장 곽산산만 제자리에서 버텼을 뿐이다. 폭발과 그 후폭풍은 근방의 귀무를 다량으로 소멸시켰다. 혹은 멀찍이 밀어냈다. 덕분에 근방 상당히 넓은 구역이 맑게 갰다.


삐이이이-


귀에서 울리는 이명에 이신은 눈살을 찌푸리며 폭발의 중심지를 주시했다.


매캐한 매연 속에서 거대황소가 육중한 몸체를 일으키고 있다. 그와 함께 흙으로 된 파편이 후두둑 떨어져 내린다. 몸 전반에는 균열이 넓게 번져 있고, 크고 작은 구멍이 곳곳에 뚫려 있다. 언뜻 봐도 피해가 극심하다.


“뒈지기 직전이다! 쏴! 조져버려!”


곽산산이 3종 육혈포를 쏴 갈기며 외쳤다. 아무개와 방곡이 즉각 호응했다. 산주도 뒤늦게나마 일어나 그들과 같은 대열에 합류한다. 3종 육혈포 1정과 2종 육혈포 2정, 1종 육혈포 1정이 잇따라 불을 뿜는다.


탕! 탕탕탕! 탕탕! 탕탕! 탕!


이신은 즉각 사격하는 대신 눈가를 가늘게 좁혔다. 시야에 묘한 게 포착됐기 때문.


가슴팍에 뚫린 주먹만한 구멍 속에 흙으로 된 심장이 혈관처럼 줄기를 뻗은 모래줄기에 매달려 있는 모습이었다. 박동하지 않고 매달려 있을 뿐이지만 심장이다. 대부분의 존재에게 심장은 급소인 바. 이신이 심장을 겨눈 것은 엽사의 본능에 가까웠다.


탕!


귀무가 완전히 걷히며, 시야가 선명해져서인지 초탄이 깔끔하게 심장에 적중했다.


분각우가 고개를 휙 젖힌다. 이신을 사납게 노려보며 박력있게 몇 번 땅을 구른다. 그러는 중에 일행이 쏜 총알이 피부에 꽂혀 피해를 입혔지만 강인하게 버틴다. 잇따라 힘차게 땅을 박차고 돌진. 곳곳이 부서지고, 잔뜩 금이 간 상태로도 분각우의 돌진은 굉장히 맹렬했다.


순식간에 거리가 줄어들었고, 성난 뿔에 치이지 않기 위해서 이신은 다급히 몸을 날려야만 했다.


쿠우우웅.


분각우는 관성을 이기지 못하고 전방으로 돌진, 그대로 언덕에 충돌했다.


쿠우우웅.


언덕이 요란하게 흔들리며 흙덩이가 뭉텅이째로 떨어져 내린다. 놈은 흙을 맞으며 직각으로 몸을 틀었고, 그 앞에 놓인 것은 방곡이었다.


“이런 씨부럴!”


방곡이 욕과 함께 총탄을 퍼붓는다. 덩치가 워낙 큰 탓에 대충 쐈음에도 전부 적중이다. 그로 인해 몇몇 부분이 퍼석 깨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분각우의 전체 크기에 비교하면 작은 일각에 불과했고, 분각우는 그 정도의 총격은 거뜬히 무시하며 돌진했다.


“염병 진짜!”


방곡은 더는 안 되겠는지 몸을 돌려 황급히 줄행랑쳤다. 분각우가 맹렬히 쫓았고, 둘의 거리는 급속도로 줄어들었다.


“도와줘!”


주변의 동료들이 방곡을 위해 기꺼이 사격에 나섰다. 그러나 그들의 공격은 겉껍질만 일부 벗겨냈을 뿐이다. 분각우의 돌진을 전혀 늦추지 못했다.


결국, 성난 황소가 도망자를 제 이마로 들이박았다.


“커헉!”


방곡이 실 끊어진 연처럼 날아간다. 언덕에 처박혔다가 이후 힘없이 미끄러지듯 추락하여 땅바닥에 충돌, 갓 낚아 올린 물고기처럼 신형을 크게 한 번 팔딱인다.


“방곡!”


아무개가 동료의 이름을 애타게 부르짖었다. 당장 달려가서 재생부를 붙여주고 싶은 기색이었지만 그럴 수 없다. 이번엔 그가 분각우의 목표물이 된 까닭.


“요석! 심장이다! 심장을 노리고 쏴!”


곽산산이 3종 육혈포로 엄호하며 외쳤다. 분각우의 새 표적이 된 아무개, 그리고 그 옆의 산주는 그 외침을 따라 나란히 분각우의 심장을 조준하여 쐈다.


탕탕! 탕! 탕! 탕탕!


총알의 대부분은 가슴 언저리에 박히고 말았을 뿐이지만, 일부는 우연찮게 가슴에 뚫린 주먹만한 구멍을 통과하여 심장에 정확히 박히기도 했다. 그 일부를 쏜 건 산주였고, 그런 그녀를 향해 분각우가 강렬한 분노를 표했다.


“위험해!”

“악!”


분각우의 성난 돌진에 산주가 기겁하며 몸을 날린다. 그러자 분각우가 앞발로 땅을 있는 힘껏 짓밟았고, 미끄러지듯이 방향을 틀었다. 엉덩이에 총을 쏘며 귀찮게 하는 아무개를 두 개의 꼬리를 채찍처럼 휘둘러 떨쳐내고, 산주에게 짓쳐든다.


산주는 몇 걸음 뛰지도 못하고 분각우에게 뒤를 잡혔다. 그녀는 분각우의 두 뿔을 피해 또 한 차례 몸을 던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 반응은 조금 느린 감이 있었고, 그 때문에 분각우의 왼쪽 뿔이 그녀의 등짝을 스쳤다.


“아아악!”


산주의 신형이 땅 위를 매우 거칠게 나뒹군다. 순식간에 온몸이 흙투성이, 상처투성이가 된다.


“으···!”


널브러진 채로 힘겹게 신음하는 산주에게 분각우가 재차 접근, 양쪽 앞발을 높이 들어올린다.


“튀어!”

“피해!”


곽산산과 아무개의 외침. 산주는 마지막 남은 기력을 쥐어짜서 옆으로 데굴데굴 굴렀다. 직후, 분각우의 앞발이 떨어져 내리며 지축을 뒤흔들며 흙먼지를 피워올렸다.


“이 미친 소새끼! 나랑도 한 번 놀아보자!”


곽산산이 자욱하게 피는 흙먼지를 뚫고 뛰쳐나오며 외쳤다. 3종 육혈포가 연신 불을 뿜었고, 그때마다 분각우의 겉껍질이 뭉텅이째 떨어졌다. 그 피해는 분각우에게도 아프게 다가왔는지, 분각우가 산주를 포기하고 사납게 머리를 휘돌린다.


“어디 한 번 덤벼봐! 미친 소새끼!”


그렇게 일행이 번갈아 가며 분각우와 격렬한 사투를 벌이고 있을 때. 이신은 해치와 분각우의 공략법을 의논하고 있었다.


「심장이 약점인가?」

「심장은 껍질일 뿐이다. 진짜 급소는 그 안에 품고 있는 요석이지.」

「요석?」

「요괴의 핵이다.」


요석(妖石)은 특별한 소수의 요괴에게만 발견되는 희귀한 요기의 결정이다. 요괴의 요기를 증폭시켜주지만 깨졌을 땐 치명적인 약화 또는 죽음에 치닫게 하는 급소다.


「그리고 너에겐 마침 딱 좋은 공격수단이 있군?」


해치가 말하는 공격수단이 무엇인지 이신은 단박에 알아차렸다.


「쇄심장(碎心掌).」


일전에 흑죽에서 배운 무공이다. 이름 그대로 심장을 부수는 장법으로, 침투경(浸透勁)을 이용하여 갑옷 속의 심장을 파괴하는 무공이다. 기력소모가 크고, 투로도 단순하지만 적중시켰을 때의 파괴력은 동급의 무공 중 수위권에 든다.


쇄심장을 정타로 적중시킬 수 있다면 요석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맞출 방법이 마땅찮다는 것.


가슴에 팔을 넣을 정도의 구멍이 있고, 그곳에 팔을 넣으면 심장에 닿기야 할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실천하기 어렵다. 그때까지 분각우가 가만히 손 놓고 기다려주지는 않을 테니까.


「쇄심장을 쓰기 전에 내가 먼저 뿔에 치일 거 같은데.」

「정면에 길이 없다면 우회로를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우회로?」


해치가 곽산산을 목표로 날뛰고 있는 분각우를 가리켰다.


「몇몇 구멍이 꽤 크지 않느냐?」


분각우의 몸에는 겉껍질이 무너지며 생긴 크고 작은 구멍이 다수 존재했는데, 그 중 몇몇이 상당히 컸다. 체구가 작은 사람이라면 충분히 비집고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네가 들어가도 될 정도로.」

「뭐?」


느닷없는 뒷말에 이신이 벙찌게 되물었다.


「몸통도 상당히 크군. 5척쯤 되는 소년이라면 뱃속에서 서 있을 수도 있겠어.」


그쯤되자, 이신도 해치의 의도를 알아차렸다. 그러나 그 생각이 너무 황당해서, 헛웃음 지으며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꼭 저놈 뱃속에 들어가라는 소리처럼 들리는데?」

「맞다.」


해치는 특유의 소악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정면에서 돌파할지 아니면 뱃속으로 들어갈지. 결정은 네 몫이다.」


여느 때처럼 결정권은 이신에게 주어졌다. 해치의 제안은 처음엔 다소 어이없이 느껴졌지만 곰곰이 생각하자 의외로 괜찮은 것 같았다. 분각우에게 내부를 공격할 수단은 전무했고, 어떻게든 뱃속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쉽고 안전하게 심장과 요석을 공격할 수 있다.


「요괴 뱃속에 제 발로 뛰어들게 될 줄이야.」


이신이 한숨 쉬며 고개를 젓는다. 옆에서 해치가 농담인지 위로인지 모를 말을 건넨다.


「나중에 좋은 술안줏거리가 될 거다. 뭐, 아직은 술 한 잔 못 마셔본 꼬맹이지만.」


이신은 피식 웃고 말았다.


「요괴 뱃속에 뛰어들 준비는 됐느냐?」

「별로 하고 싶진 않지만.」

「자고로 엽사란 필요하면 불구덩이 속에도 뛰어들 담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는 법. 이왕 하는 김에 한 번 멋지게 성공시켜봐라.」


맞는 말이다. 이왕 하는 일, 적극적으로 최선을 다해 임하는 게 옳다. 이신이 힘 있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럼 소 뱃속을 뒤집어놓으러 가보자꾸나.」


작가의말

어제 휴재에 대해 변명을 해보자면...

분각우의 보스몹다운 박력과 조원들의 긴박한 전투를 표현하고 싶었는데 이게 생각보다 어렵더군요.

일대일이 아니라 여러 명이 동시에 하는 전투고, 여기에 이신과 해치의 활약까지 다 넣고 싶었는데, 써도 써도 이상하게 맛이 안 나서 한 3만 자쯤 갈아엎은 거 같습니다.

어제도 밤새서 글 써서 어떻게 시간 내에 7천자쯤은 채웠었는데, 아무리 봐도 마음에 안 들어서 휴재하고 싹 갈아엎어서 다시 썼습니다.

지금도 그렇게 쏙 마음에 든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선은 다했다고 생각합니다.

모쪼록 재밌게 봐주십쇼.

 

추가로 내일부터는 연재시간이 오후로 미뤄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틀 밤을 꼬박 샜더니 생활리듬이 엉망이 돼서... 최대한 일찍 올릴 수 있게 노력해보겠습니다.

 

P.S pkh5737님 후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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