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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님의 서재입니다.

LSD[Last Sweet Dark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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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엘]
작품등록일 :
2014.07.15 23:28
최근연재일 :
2017.03.03 01:19
연재수 :
46 회
조회수 :
15,089
추천수 :
26
글자수 :
176,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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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9.16 0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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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0부 1장 - 인세(印勢)

DUMMY

집 창문에 도착했을때는 나가기 전과 같이 창문이 열려있는 채였다.

그 열려있는 창문으로 나와 미엘은 들어갔고, 난 다행히도 내 몸에 이상이 없다는 것에 안심했다.

일단 먼저 몸에 들어가고 나서 얘기를 시작해볼까?

미엘은 어느새 내 책상에 걸터앉아있었고, 난 재빨리 몸을 입은(?)다음 업고 왔던 아이를 내 침대에 놉혔다.

“정말 태평하군. 생판 모르는 아이를 자신의 침대에 눕히다니.”

“무슨 나쁜 일이 일어난다면 그때 가서 생각해봐야지. 하지만 지금은 이 아이가 무사히 깨어나는 걸 기대하는 것 뿐이야.”

책상에 앉은 채 나에게 차갑게 말을 걸어오는 미엘의 목소리를 들으며 난 나의 생각을 전달했다.

난 침대 끝부분에 앉아 그 아이를 쳐다보았다.

얼굴엔 상처라던가 더러운 흙이라던가 먼지라던가 아무것도 없이 깨끗했고, 머리는 여자아이인 듯하게 허리까지 길게 뻗어있었다. 옷차림도 봤을 땐 아무런 티끌 없이 깨끗한 상태인걸 봐선 그냥 단순히 길을 잃은 아이인 것 같았다. 물론 영체 상태였던 날 봤다는건 확실히 이상하지만...

“그런데 미엘은 지금 영체야, 아니면 몸을 입고있는 상태야?”

그 아이를 보면서 생각해 낸 것이 미엘이 영체인지 아니면 몸을 입고 있는 상태인건지에 대한 것이었다.

분명히 영입자들을 밟고, 영기를 느끼고 볼 수 있다면 영체 상태라는건데, 희안하게도 그런 느낌은 들지 않았다. 물론 내가 세라핀으로 변했을 때에 투명하게 변한다는건 아니지만, 확실히 그 자리에 쓰러져 있는 나의 몸이 내가 세라핀으로 변했을 때에는 영체상태라는 걸 증명해주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미엘은 영체인 것 같으면서도 영체가 아닌 것 같단 말이야?

나의 궁금증의 핵심을 알아챘는지 미엘은 크게 한 숨을 쉬고 말했다.

“하아...물론 처음 겪는 일이니 궁금한게 많다는 건 알겠지만, 당연한 걸 묻는거 아니야? 난 육체를 입고 있는 상태야. 아니지. 영체상태의 몸을 입고있다는게 맞을까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해가 안되는 말이다. 육체를 입고 있는거면 입고 있는거지, 영체상태의 몸이라니?

“뱀파이어는 본래 영체로 존재한다. 그 영체는 인간과 다르게 혼과 육체가 하나로 합쳐져있지.”

역시나 당신이 설명하지 않는다는 걸 상상할 수 없어.

나의 기대를 배신하지 않는 듯 미엘의 말이 이어진 후, 키렌이 나에게 설명을 해주었다. 정말 잘 맞는 콤비로군.

키렌의 말을 요약해 보자면, 뱀파이어는 원래 영체로 존재하는 상태다. 그들만의 세계에선 육체라는 말 자체가 영체 상태인 자신들을 가르킨단다. 조금 더 쉽게 설명해보자면 그들만의 세계에선 우리 세계와는 달리 영혼과 육체가 하나로 합쳐져있는 상태로 뱀파이어들이 존재한다는 말이다.

본래 우리 세계에 사는 인간들은 육체와 영혼이 따로 존재하기에 육체의 소멸, 즉 죽음 이후, 그 죽은 영혼은 사계로 보내진다. 그리고 영혼이 빠져나간 육체는 생기를 잃어가며 점점 사라지는 것이다. 하지만 뱀파이어들은 죽으면 영혼 자체가 소멸이 되기에 이 세상에 아예 존재하지 않게 된다. 그들에게 죽음이란 두 번 다시 전생, 환생할 수 없는 영혼 자체의 소멸을 뜻한다고 한다.

설명을 요약해보고 머리 속으로 이해를 했을 땐 난 양손으로 반대쪽의 팔뚝을 비비며 소름을 가라앉히고 있었다. 물론 우리들이 육체와 영혼이 따로 존재한다는 걸 직접 겪어본 나로써는 더욱 현실감 있게 다가온달까?

“그래서 뱀파이어들은 언제나 자신의 신변을 보호하기 위해 수련을 하지. 왕들과도 계약을 맺으면서 자신만의 삶의 의지를 불태운다고나 할까?”

이 말을 끝으로 키렌과 미엘의 설명시간이 끝났다.

결국 지금 미엘의 상태는 내가 몸을 입고있는 상태랑 똑같다는 소리다. 영혼이 분리된 상태가가 아닌 합쳐진 상태라는게 틀리지만.

“그나저나 오늘 처음으로 많은 일을 겪어본 것 같은데 감상은 어때? 참고로 말하자면 오늘 같은 일들은 이 세상 언제 어디서든 계속 일어나고 있다고 봐도 좋아.”

“나랑 똑같은 일을 겪는 사람들이 계속 생겨난다고?”

“....................”

내가 되물었던 질문이 너무 어리석었던 걸까, 아니면 대답할 가치를 못 느끼게 하는 질문이었을까?

오늘 내가 겪은 일은 아무리 생각해도 평범한 사람이 겪기엔 너무 이상하고 정신없었다.

생각해보아라. 누가 교문을 가다가 뱀파이어, 흡혈귀를 만나고, 영체로 변해 자신이 자신의 몸을 내려다 보고 있으며, 공중을 뛰어다니고 칼을 들고 싸우겠는가?

“하아...정말 얘가 이렇다는게 난 정말 싫어. 내가 원해서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해야하는건데? 정말 싫다. 그냥 안 하면 안돼, 키렌?”

한 손으로 머리를 짚으며 고개를 젓는 미엘은 자포자기한 목소리로 키렌에게 말했고 키렌은 그저 똑같은 목소리로 미엘에게 말했다.

“아무리 그래도 안 하면 너도 위험하다는 걸 알고 있잖아? 그걸 알고 있으니 최대한 끌고 있는걸로 알고있는데. 자의든 타의든 이미 벌어진 일.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아니, 도대체 무슨 일이길래 내가 아예 이해할 수 없는 말로 둘이서 대화를 하는건데! 피드백 받으러 온거 아니었어?

“피드백 받는다며. 그러니 얼른 물어보고 끝내자. 솔직히 난 이런 대우를 왜 받아야하는지도 모르겠다고.”

점점 화가 나기 시작했다. 하고 싶었던 일도 아니고, 나의 생각과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렇게 변해버린 상황이 갑자기 억울하게 느껴졌다. 고작 미엘과 키렌의 한 마디씩 들었을 뿐인데. 그것도 둘만의 대화만을 들었을 뿐인데도 말이다.

“아, 피드백. 알았어. 이번에 영보를 처음 배웠는데, 의외로 자연스러워서 놀랐어. 몇 시간 만에 영입자를 다루는 능력이 그렇게 상승할거라곤 생각 못했거든. 물론 영보도 예상과는 달리 잘 쫓아와서 또 놀랐고.”

도대체 무슨 생각인 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은 내 칭찬인거지? 흠...그렇다면 나에겐 이 방면에 재능이 있다는건가?

“하지만 역시 예상대로 전투 쪽에서는 완전 초보야. 검을 휘두르는 것 하며, 상대방의 공격을 허용하는 것등 여러 가지가 상대방에게 자신을 때려주세요 하는 듯한 느낌을 풍겨.”

“....................”

역시 미엘에게 칭찬을 받았던 것 자체가 불안하더라니. 결국 결과는 나의 부족한 점을 꼬집어 말하는 거였나.

“오늘만 해도 팬텀의 공격을 두 번이나 허용했지. 물론 그 아이를 구하기 위해서 몸을 던진 건 좋아. 하지만 상대방의 전력을 파악하지도 못한 채 그렇게 달려나갔을 때, 만약 위험에 처한다면 그 다음은 없어. 말 그대로 죽음뿐이라는 거지.”

목소리가 차갑다. 말투가 딱딱하다. 하지만 그 말투 속에는 나를 걱정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왜인지는 모르겠고, 나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난 이때 미엘이 나를 걱정해 주는 듯한 느낌을 확실하게 받았다.

“그렇구나. 일단 좀 더 주의하도록 하겠어. 처음 잡아보는 칼을 지키기 위해서 휘두른 다는게 쉬운건 아니구나.”

그 분위기를 알아챘던 것 덕분인지 나의 대답도 날카롭지 않고 부드럽게 나갔다.

“살리기 위해 휘두른 검의 무게는 죽이기 위해 휘두르는 검의 무게보다 훨씬 무겁지. 자신만이 아닌 남의 생명의 무게도 자신의 검 위에 얹어서 휘둘러야하니. 그게 쉽다면 그건 살인검(殺人劍)이지, 활인검(活人劍)이 아니야. 내가 봤을 땐 지금 넌 그 무게를 견디기 힘들어. 하지만 뭣 때문인지 모르지만 그게 너의 전부이기 때문에 따로 가르쳐 주기에도 그래. 이 부분은 너가 부딪혀서 고쳐나가는 수 밖에 없어.”

그렇게 말해주면 듣는 나도 부끄러운데...물론 오늘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도, 팬텀에게 맞섰던 이유들 전부 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였으니까.

“훗...”

난 그저 헛웃음을 흘리며 창 밖을 봤다.

그리고 난 절망했다.

“으아아악!!!”

어느 새 시간이 이렇게? 계절이 여름이라서 그런건지 몰라도 이미 조금씩 동이 터오기 시작했다.

그 햇빛의 가장자리를 보자마자 난 바로 시계로 고개를 돌렸다.

시침은 어느 새 3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도대체 몇 시에 나를 깨운거야?”

난 경악한 표정을 하며 미엘을 쳐다보았다.

“아마 새벽 1시 반이었나? 아무리 꺠워도 안 일어나길래 피의 힘이나 보충할 겸 너의 팔을 깨물었었지.”

으아아악! 오늘 학교 가야 되는데, 지금 자도 4시간 밖에 못 자네...일단 이거라도 자야하나?

그런데 미엘이 또 여기 있으니 참 애매하다.

그래도 빨리 잠을 청하는 수밖에 없다. 내일 난리 나기 싫다면.

“시간도 너무 늦었으니 일단 넌 내 침대 위에서 자. 난 거실 쇼파에서 잘테니까. 학교 가는건 어떻게든 되겠지.”

난 그렇게 미엘에게 말하고 방문을 열었다. 물론 그 너머의 쇼파엔 당연하다시피 하연이의 옷이 걸려있었다.

김하연, 옷 정리를 해놨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어지를 수 있는건 재능인거냐, 아니면 하다보니 그렇게 하는거냐.

“하아아...”

일단 학교 가는 것이 나에겐 큰 문제였기에 난 대충 하연이의 옷가지를 정리하고 쇼파에 누웠다. 당연히 휴대폰의 알람을 설정해 놓고.

어제 처음 겪게 된 영혼의 세계랄까? 왠지 모르게 나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재밌어질 것 같다. 신기한 경험도 하루 안에 많이 해보고 하늘을 달리는 기분이 정말 좋았기에 난 잠들기 전까지 웃으면서 잠들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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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0부 프롤로그 - 이야기의 시작, 시간의 움직임 +1 14.07.15 287 11 9쪽
2 0부 프롤로그 - 이야기의 시작, 시간의 움직임 +2 14.07.15 358 2 12쪽
1 0부 프롤로그 - 이야기의 시작, 시간의 움직임 +4 14.07.15 613 4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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