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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진(成珍)의 무한상상(無限想像)

자유로운 이야기


[자유로운 이야기] (리뷰)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리뷰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아내가 태어난 지 이제 딱 6개월이 된 준혁이를 데리고 문화센터에 갔다.

난 늘 그렇듯 아내와 아이를 문화센터에 데려다 주고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평소라면 글을 쓰기 위해 커피숍이라도 들어갔겠지만, 그날은 문득 서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행히 그곳엔 서점이 있었다. 오프라인 서점에 간 건 실로 오랜만이었다. 명색이 글을 쓰는 직업을 지닌 나였지만…… 책은 대부분 인터넷으로 샀다. 이건 그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일종의 흐름과 같은 것이었다. 오랜만에 서점이 들려서일까? 잠깐만 둘러봤는데도 사고 싶은 책들이 상당히 많이 눈에 들어왔다. 많은 사람이 그렇듯 나도 서점에 오면 먼저 베스트 셀러 코너를 살핀다. 어떤 이들은 베스트 셀러만 찾는 한국인들의 잘못된 책 읽기 습관을 비웃기도 했지만…… 난 나름의 합리적인 이유로 베스트 셀러 코너를 살펴보았다. 솔직히 베스트 셀러가 되었다는 건 어떤 식으로라도 공감을 많이 이끌어냈다는 뜻 아닌가? 난 이 공감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좋은 책의 기준은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공감을 이끌어냈느냐 였다.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그랬다. 어쨌든 그런 이유 때문에 난 베스트 셀러 코너를 살펴보았고…… 그곳에서 이 책을 발견했다.

 

정치가 유시민, 이제는 정치가가 아닌 한 명의 야인이 된 그는 나도 개인적으로 좋게 생각하는 사람이다. 물론 나의 관심은 딱 거기까지였다. 친하게 지내는 작가 형 중 한 명이 유시민을 굉장히 좋아했기 때문에 생긴 호감일지도 몰랐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진 그러했다.

 

이 책의 뒷면엔 힐링, 스텐딩, 해독제란 단어가 쓰여 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이러한 단어들은 그저 출판사에서 독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기 위해 붙인 다소 억지스러운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이 책의 내용과 전혀 관계가 없는 단어들은 아니다. 하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 책은 단순히 그런 단어들만으로 설명할 수 있는 책이 아닌 것 같다. 어느 인터넷 서평에서 읽었던 것처럼 나 역시 이 책을 읽으며 , 이 책을 좀 더 젊었을 때 읽었으면 좋았을 텐데…….’ 라고 생각했다. 이 책은 독자들로 하여금 스스로에 대해 그리고 자신의 인생과 미래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게 한다. 이 책의 제목처럼 난 이 책을 읽으며 끊임없이 어떻게 살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왔는가?’ 에 대해 생각했다.

 

실로 오랜만에 자아성찰(自我省察)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어떤 부분에선 공감했고 어떤 부분에선 반성했다. 그리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다짐했다. 정치인 유시민이 어떤 사람이었건 적어도 그가 생각하는 인생관은 내가 생각하는 인생관과 많은 부분이 일치했다. 그렇기에 난 더욱 이 책에 공감할 수 있었다. 난 책을 읽으며 작가와 공감했고 작가의 생각을 통해 많은 것들을 깨달았다. 늘 그렇듯 이런 종류의 깨달음은 그 어떤 자극보다 더 강렬했기에 난 평생 한 번도 쓰지 않은 책 리뷰를 쓰고 있다. 확실히 최근 읽었던 어떤 책보다 이 책은 나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그것도 아주 기분 좋은 생각을…….

 

이 책을 통해 내가한 수많은 생각과 깨달음 중 방금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으며 가장 강렬하게 내 머릿속에 남아 있는 한 줄은 바로…… 즐기면서 일하기 였다.

취미를 직업으로 만든 난 누구보다 즐기면서 일할 수 있는 직업에 가까운 사람이었다. 하지만 그런 나조차 시간이 지나며 점점 글쓰기가 돈을 벌기 위한 단순한 수단이 되어갔다. 처음 글을 쓸 땐 돈은 관심이 없었다. 그저 내가 쓴 글을 재미있게 읽어주는 독자들과 공감을 하고 싶었을 뿐이었다. 작가 유시민과 내가 공감했던 것처럼 나 역시 내 글을 읽는 독자들과 공감하고 그들이 즐거워하는 걸 느끼며 나도 즐거워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난 그런 독자와의 감정 교류보단 단순히 많이 팔리고 빨리 쓸 수 있는 글을 쓰기 위해 노력했다. 물론 난 이걸 나쁘게만 생각하진 않는다. 나도 사람인 이상,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이런 걸 신경 써야 했다. 다만 내가 안타깝게 생각하는 건 그것과 즐기며 일하는 건 분명 다른 별개의 문제였건만 스스로 안락에 빠져들어 치열함을 잊고 말았다는 점이다.

 

내가 생각하는 삶은 그 자체가 투쟁의 연속이다. 무난하게 살고 싶은 생각이 없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난 무난하게 살고 있었다. 이걸 바꿔야 한다. 무난함을 벗어버리고 나 스스로 치열해져야 한다. 적어도 난 이 책을 읽고 그 치열함을 다시 한 번 마음속 깊은 곳에서 건져 올릴 수 있었다.

 

누군가 나에게 어떻게 살 것인가란 책에 대해 묻는다면 난 이렇게 대답할 것이다.

당신의 나이, 직업, 사상, 정치견해, 성별…… 이런 모든 것과 관계없이 자신의 인생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는 책입니다.”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일독을 권합니다.

    


댓글 3

  • 001. Lv.85 큐비트30

    15.08.24 00:20

    맨 마지막 내용이 가슴을 울립니다. 자기의 나이,직업,사상, 정치견해,성별,경제적인 능력에 상관없이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과연 할 수 있을까? 아마 거의 대부분이 못할 것 같습니다.많은 생각을 하게 해 줍니다. 과연 나는 어떠했는가?라는 많은 퀘스쳔 마크를 가슴속에 던져 봅니다.반성,후회,결심...
    이 책을 한번 읽어 보겠습니다.좋은 책을 추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002. Lv.99 어림없지

    16.06.11 21:08

    유시민 전의원님은 한국 정치에 대해 가장 통달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분이시죠

    또 한 정치 뿐만이 아니고 사회전반에 걸쳐 잘못된 시스템들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해결책을 제시할정도의

    지식과 지혜까지 겸비하신분이고요

    존경할만한 정치가 이신분이죠

    노회찬의원님 또한 그렇고요

    음...역시 일하는건 행복하고 즐겁게 살기 위한 방법일 뿐이겟죠 ㅎㅎㅎ

  • 003. Lv.91 무영소소

    20.08.06 04:34

    아 좋은 책을 추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꼭 읽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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