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성진(成珍)의 무한상상(無限想像)

자유로운 이야기


[자유로운 이야기] 온라인 게임 이야기(1)

언젠가 재미삼아 게임 커뮤니티에 썼던 글인데..

재 인생을 가장 잘 표현한 글 중 하나인 것 같아서 여기에도 올려봅니다.

글은 편의상 반말로 쓰여졌으니 양해부탁드립니다.

 

 

1998년부터 울온으로 온라인 게임을 시작했으니까 벌써 15년 가까이 온라인게임과 함께 한 인생이 되었네. 오늘 문득 울온 얘기가 나와 추억에 젖어 내가 지금까지 해봤던 온라인 게임에 관해 얘기해보고 싶어졌다. 뭐, 다소 길 수도 있는 얘기니까 지겨울 것으로 보이면 안 읽어도 됨. (편의상 반말로 진행하겠음.)

 

위에도 얘기했지만 내 온라인 게임의 시작은 울온이었지.

당시 336k 모뎀으로 울온을 플레이했던 내가 지금 보면 엄청나게 용감했던 것 같아…. 물론 게임상에서 친해진 형이 당시엔 최고급 사양이었던 56k 모뎀을 공짜로 보내줘서 좀 나아졌지만 어쨌든 내 온라인 게임은 그렇게 랙과 함께 시작되었어.

울온 얘기는 진짜 내가 맘 잡고 하며 거의 A4 10장도 넘게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지만, 지금은 울온 얘기가 아닌 내 인생의 온라인 게임에 관해 얘기하는 거니까 간단하게만 짚고 넘어갈게.

 

울온은 일단 누구나 알다시피 자유도가 엄청났어. 하지만 내가 지금 생각해보면 이 자유도라는 게 절대 개발자가 100% 의도한 것 같지는 않아. 리차드 개리엇 특유의 무책임한 성격이…… 오히려 약이 되어서 기본 틀만 짜서 만든 후 사용자들에게 모든 걸 공개한 게 특유의 자유도를 만든 것 같아. 울온이 얼마나 자유도가 높았냐면…… 나중에 패치가 되긴 했지만 PK를 해서 머리를 자른 후 가방에 넣어 잘 말리면 죽은 사람의 이름이 새겨진 해골이 되었거든 그렇게 해골 가방을 수백 개 집에 전시해놓고 공개한 미친 인간도 있었고(사실 나도 한 가방 정도는 가지고 있었어. ㅋ) 잠시 방심하면 몰래 집으로 숨어들어와 시약과 장비들을 털어가는 건 기본이었지. 나도 보물이 가득 있던 어느 외국 유저의 타워를 털어봐서 아는데 이게 스릴이 아주 끝내줘. 솔직히 사냥은 별거 없었어. 초반엔 상자나 포댓자루 같은 걸로 강력한 몹을 가둬놓고 마법으로 때려잡곤 했기 때문에 어려울 것도 없었지. 하지만 울온이 진짜 대단했던 건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나의 제2의 인생처럼 느껴지게 하였던 점 같아. 난 울온에 푹 빠졌던 몇 년 정도…… 있던 여자친구는 물론이고 다가오던 여자들도 모두 차버렸거든. -,.- 당시엔 여자보다 게임이 중요했어.

15년이나 지났지만 아직도 울온에서 느꼈던 감동은 생생이 기억되고 있어. 처음 이상한 뮤직박스가 열리며 접속하니까 브리트니아 여관 앞에서 나팔소리를 들으며 로브를 입고 있던 내 케릭터 REDSUN이 잊히지가 않아. 나중에 별거 아닌 아이템이란 걸 알았지만, 당시 IRC UNI방에서 같이 게임을 하던 형이 준 해골갑옷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이템처럼 여겨졌었기도 했지. 테이머 GM이 되겠다고 빨빨거리고 돌아다니며 테이밍을 했지만 현실은 1년 동안 빡세게 해도 겨우 마스터도 간신히 달았던 게 웃겼고 영어도 못하면서 외국이들하고 되지도 않는 대화를 한 것도 웃겼지. 당시 울온에서 만났던 지인들은 지금까지도 연락을 하고 지낼 정도로 친해졌었고 몇몇 형들은 이름만 대도 다 알정도로 유명한 게임회사에 취직해서 잘 다니고 있기도 하고…… 참 여러사람의 인생을 바꾼 게임이었어.

어쨌든 그렇게 울온은 날 온라인 게임에 폐인으로 만들었어. 하지만 시작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 난 군대에 가며 울온과 자연스럽게 헤어질 수밖에 없었지. 제대하고 났더니 르네상스 패치니 뭐니…… 약간 개판이 되어 있더라고. 그래서 깔끔하게 접었어. 사실 내가 제대했을 때 와우 오픈베타가 시작하기도 했기 때문에 더 쉽게 접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해.

 

위에 이어… 내 인생의 두 번째 게임은 와우가 맞는 거 같아.

사실 즐긴 시간으로만 따지면 울온보다 와우가 길었던 거 같아. 오리지날 땐 오베랑 유료화 초기만 살짝 즐기고 불성때는 진짜 개해비유저로 달리고 리치왕때도 헤비유저로 달리고 대격변땐 살짝만 했으니…… 시간으로 따지면 확실히 와우가 더 길게 했지.

자랑은 아니지만, 불성 때는 당시 우리 섭(헬스크림) 호드 레이드 팀에서 가장 잘나갔던 공대 술사로 활약하면서 태양샘 모든 네임드 서버 최초 킬을 했었어. 당시 킬제덴도 킬제덴이지만 므우루 잡았을 때의 그 뽕 맛은 지금도 잊히지가 않네. ㅋㅋ

당시엔 레이드만 헤비한 게 아니라 투기장과 전장도 엄청나게 헤비하게 해서…… 사실상 밥 먹고 자는 시간 빼곤 게임만 했어. 당시 오피스텔에 혼자 살 때인데 아주 개판으로 살았었지. 마감 독촉 전화가 오는 것도 모조리 씹으면서 게임만 했었으니…… 얼마나 엉망으로 살았는지 지금도 몸서리가 쳐질 정도네. 리치왕으로 넘어가서 십자군 서버최초 킬 호칭인 십자군사령관도 얻어보고 역시나 헤비하게 달렸지만 와우도 결국 대격변 정도에서 멈추게 되더라. 투기장 뽕맛, 필드쟁 뽕맛, 전장 뽕맛 다 좋았는데 기억에 가장 남는 건 역시 레이드 뽕맛인 걸 봐서는 나도 약간 변태기질이 있나 봐.

지금 내가 와우를 돌아보며 그걸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와우는 아주 끝내주게 맛있게 만든 ‘비빔밥’ 같아. 와우 광신도들이 들으면 격노할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볼 때 와우는 개명품 비빔밥이 맞아 사실 와우에 있는 시스템들은 다른 이미 다른 게임에 있던 장점들을 모조리 잘 모아서 와우식으로 재탄생시킨 게 많거든. 물론 비빔밥이라고 얘기했다고 와우를 까는 건 절대 아니야. 와우야 말로 난잡했던 온라인게임 시장에 확실한 ‘틀’을 제공한 게임이니까. 다시 한번 말하지만 와우는 울온만큼이나 대단한 게임이 맞아.

 

다음은 내 인생의 세 번째 게임인데…… 이건 좀 후보가 너무 많다.

 

애쉬론즈콜 시리즈부터 던전앤드래곤은 물론이고 한국게임인 리니지2나 십이지천 같은 것까지.. 사실 완벽하게 우열을 가리기 어려운 게임들이 많거든.

 

그래서 그냥 세 번째부터는 무작위로 얘기해볼게.

순서는 에쉬론즈콜 시리즈 -> 던전 앤 드래곤 -> 십이지천 -> 리니지2 -> 에이지 오브 코난 -> 스타워즈갤럭시 -> 이터널시티

요 순으로 얘기할게. 참고로 위에 언급한 것들은 모두 최소 반년은 즐긴 게임들이야.

반년을 즐기지 못한 테라, 아이온, 블소 같은 것들은…… 그냥 빼버렸어. ㅋ

 

세 번째 애쉬론즈콜부터 얘기해보자. 사실 애쉬론즈콜 같은 경우는 1보단 2를 제대로 즐겼어. 1은 그냥 맛만 봤었는데 2가 우리나라에서 서비스를 했거든. 당시 울온을 하며 친해진 형과 둘이 열심히 즐겼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애쉬론즈콜2의 가장 큰 특징은 특유의 이동 시스템이었던 것 같아. 마을마다 일종의 워프 터널 같은 게 설치가 되어 있었는데 이게 약간 지하철 노선도처럼 되어 있었어. 물론 게임 안에서 이 노선을 설명해주는 기능은 없었지. 당연한 얘기지만 뉴비들은 무조건 길을 잃게 되어 있었어. 올드비들이야 어디를 통해 어디로 가면 어디가 나온다는 걸 다 알았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ㅋ 어쨌든 난 인첸터였나? 여튼 활쟁이 비슷한 캐릭을 했었는데 당시 걸치기 버그가 되는 곳이 있어서 거기서 열라 파밍을 하기도 했었어. 애쉬론즈콜 같은 경우는 PvP가 전혀 되지 않았거든. 그런데도 열심히 했던 건 아무래도 퀘스트 시스템이 잘 되어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 진짜 에쉬론즈콜2의 퀘스트는 내가 모험을 하고 있다는 걸 실감나게 해주는 퀘스트들이었거든. 막 생동감도 있고, 퍼즐 요소도 있고. 하지만 역시나 한국에선 인기를 끌지 못했고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면서도 나도 떠나게 되었어.

 

네 번째는 던전 앤 드래곤으로 해볼게. 내가 이 게임을 네 번째로 놔둔 건 그만큼 재미가 있었기 때문이야. 이 게임은 약간 애쉬론즈콜2와 비슷했는데…… 말 그대로 던전탐험이 전부였던 게임이었어. 하지만 던전탐험이 전부였다고 이 게임을 무시하면 안 돼. 이 게임이야 말로 어떤 의미에선 진정한 RPG였거든. 이 게임이 진짜 특이한 게 뭐냐면 던전에 들어가면 마나 회복이 전혀 되지 않는다는 점이었어. 던전 중간에 있는 성소 같은 곳에서 마나를 채우는 게 전부였고 자연적으로는 절대 회복이 되지 않았지. 포션이 있긴 했지만 한 번만 먹을 수 있었던가? 여튼 제약이 굉장히 많았어. 대신 마법은 강력했어. 그리고 던전 안에서 단순히 스킬을 써서 몹을 잡는 게 아니라. 각종 함정을 제거하고 퍼즐을 풀며 몹도 잡아야지만 클리어할 수 있었어. 길도 무쟈게 복잡했고. 진짜 매니악했지. 난 소서러를 플레이 했는데 내 특기는 환영살인귀였나? 여튼 바닥에서 환영 같은 게 나와서 저항을 실패한 몹을 한 번에 즉사시키는 마법을 즐겨사용했지. 난 이 게임도 굉장히 헤비하게 즐긴 편이라. 내가 플레이할 때 존재했던 세 가지 레이드 보스몹을 일주일에 한 번씩 꼬박꼬박 잡았어.

레드드래곤, 데몬퀸, 타이탄. 이 세 개. 난이도는 앞에서 뒤로 갈수록 어려웠어. 레드드래곤이나 데몬퀸은 그냥저냥 공략법도 많이 알려져서 막공으로도 잡곤 했는데 타이탄은 진짜 개빡셌지. 타이탄이 있는 곳까지 가는 것도 개힘들었고 가서 타이탄을 잡는 것도 단순히 타이탄에게 스킬을 퍼부어서 잡을 수가 없었어. 타이탄은 겜상 설정에서 신적인 존재라…… 유저들의 스킬은 아예 데미지를 주지 못했어. 그럼 타이탄을 어떻게 잡냐고? 후훗, 이게 졸라 웃겨. 타이탄 방에 기둥이 여섯 개인가 여덟 개가 있었어. 그리고 층수는 1, 2, 3층으로 이루워져 있었지. 여기서 타이탄을 잡으려면 총 세 가지 행동해야 했어. 일단 1층과 3층에 존재하는 기둥의 이음새 부분을 열라 까서 기둥을 쓰러트려야 했어. 당연히 1층과 3층에서 같은 방향으로 까야지만 기둥이 정확하게 그 방향으로 쓰러졌거든. 타이밍도 중요했고. 자, 그럼 왜 기둥을 쓰러트리냐? 간단해 타이탄을 바닥에 쓰러트리기 위해서야. 그럼 또 왜 타이탄을 바닥에 쓰러트리냐? 간단해 2층에 존재하는 이상한 레이저를 쏴서 타이탄을 맞추기 위해서야. 레이저는 유저가 조종해서 쏘는 데 정확헤 타이탄이 넘어진 곳에 쏘는 게 요령이었지. 그런데 이 레이저는 그냥 쏠 수 잇느냐? 당연히 아니지. 1층 앞쪽에 존재하는 방에서 수정을 날라야 했어. 근데 이 방에 몹들이 많았기 때문에 나르는 것도 개 빡셌지. 그리고 수정의 개수도 제한이 있어서 몇 번 빗나가면 타이탄 공량은 영영 빠빠이었어. 말로 해도 복잡한 이걸 직접 하려면 얼마나 힘들었겠어. 그런데.. 힘든만큼 재미가 있더라고. ㅋ

진짜 지금 생각해도 레이드 재미는 던전 앤 드래곤이 거의 두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것 같아. 그만큼 재미있었지. 당시 난 패치가 돼서 없어졌던 거의 전설의 아이템이었던 마나회복반지를 두 개나 가지고 있어서.. 소서러 중에서도 좀 특별했지. 우헤헤... 뭐, 그래봤자 게임 폐인이었지만 ㅠ_ㅠ

 

네 번째 게임까지 얘기했나? 이제 그럼 다섯 번째군. 다섯 번째에 십이지천을 넣은 건 솔직히 너무 외국 게임만 얘기해서…… 한국게임도 하나 정도는 언급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야. 단언하건대 십이지천이 잘 만든 게임은 분명 아니야. 단점을 열거하라고 하면 진짜 당장이라도 수십 개는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약간 엉성한 게임이었지. 그런데 왜 십이지천을 내 인생의 게임 중 하나로 넣었냐면…… 그 특유의 치열한 PvP 때문이야. 십이지천의 PvP는 간간하게 독존하고 싶은 인간의 욕구를 가장 잘 자극하게 만들어진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어.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설명하자면…… 진짜 십이지천은 투자만 제대로 하면 혼자서 수백명의 유저를 쓸어버릴 수 있을 정도로 미친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게 되어 있었어. 실제로 몇 명의 최상위건 랭커가 한 세력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곳까지 침투해 들어와서 본거지를 난장판으로 만들고 유유히 빠져나가기도 했고. 수십 명이 한 명한테 달라붙어서 쳐도 그 한 명을 못죽이고 오히려 수십 명이 정리당하기도 했어. 그냥 얘기기만 들으면 그딴 게임을 왜해? 라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사람의 욕망이란 건 참 단순해서. 그런 걸 보면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들곤 하거든. 특히 아저씨들……(아저씨들 폄하하는 거 아닙니다.)은 더 그런 생각을 많이 해서 엄청난 현질을 통해 사기 캐릭터를 만들어내곤 했지. 나 역시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현질(아닌가? 와우는 워낙 오랫동안 즐기면서 중간중간 현질을 해서 와우가 더 많을 수도 있겠다; 어쨌든 단기간은 십이지천이 최고.)을 한 게임으로 남아 있어.

나도 아저씨 기질이 있었는지 상당히 많은 돈을 투자해서 캐릭터를 완전히 사기는 아니더라도 평범한 유저 몇 명은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캐릭터로 만들었었거든. 정파, 사파, 마교가 대놓고 치열하게 치고받는 시스템이었기 때문에 누구 눈치를 볼 필요도 없었고(어차피 말도 안 통해서) 그냥 보이면 가서 죽이면 됐어. 어떻게 보면 가장 단순하지만 속도 제일 시원한 방식이라 할 수 있었지. 사실 내가 생각할 때 PvP는 이렇게 좀 단순할 필요가 있어. PvP에 조건이 많이 붙기 시작하면…… 쟁을 좋아하는 유저들은 귀찮아지거든. 물론 쟁을 싫어하는 유저들에겐 최악이 될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십이지천의 PvP는 분명 칭찬받을만 했던 것 같아.

 

이제 여섯 번째.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리니지2. 솔직히 리니지2는 내가 넣을까 말까 고민을 좀 했었어. 사실 오베때만 굉장히 하드하게 하고 일찍 접은 편이거든. 난 솔직하게 말해서 NC게임을 별로 좋아하질 않아. 아이온도 그렇고 블소도 그렇고 뭔가 나랑 안 맞아. 그나마 리니지2가 조금 나았지만, 그것도 별반 차이가 없었어. 예전에 혼자 왜 그럴까? 생각을 해봤는데…… 명확한 이유를 찾을 순 없었어. 리니지야 말섬의 말도 안 되는 스케일과 장비를 바꿔도 캐릭터의 모습이 안 바뀌는 걸 보고 질려서 안 했다고 치더라도 아이온, 블소 같은 건 괜찮았던 거 같은데…… 금방 질리더라고. 그래서 난 그냥 난 NC와 유전적으로 안 맞는다고 생각하고 있는 중이야. 리니지에 대한 간단한 평가를 내리자면 역시 NC답게 가장 무난하게 실패할 확률이 적은 게임을 만들었다는 느낌이었어. 이 평가는 아이온까지 쭉 이어지다가 블소에서 살짝 바뀌었어. 블소는 무난하진 않은 게임이었거든 NC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지. 어쨌든 리니지 이터널 같은 경우는 나도 좀 기대를 하고 있으니까 내 지긋지긋한 NC악연이 언제 끝날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

 

다음은 일곱 번째. 에이지 오브 코난. 아, 이 게임에 대해 얘기하기 전에 미리 밝혀두지만 난 많은 사람이 코난을 망치게 했다고 지목한 거대 길드 중 하나에 속해 있었어. 근데 내가 거기 속해있었기 때문에 대변해주는 건 아니지만…… 내가 봤을 때 코난이 망한 건 거대길드의 횡포 때문이 아니라 거대길드의 횡포를 막거나 혹은 견제를 할 수 있는 시스템 자체가 너무 부실했기 때문인 거 같아. 보리사원 독점은(내가 속해 있던 거대 길드는 보리사원 독점은 하지 않았음) 분명 그걸 악용한 유저보다 그걸 그냥 놔두었던 운영진 측의 잘못이라고 봐. 솔직히 뻔히 좋은 게 있는데 그걸 활용 안하는 건 말도 안 되잖아? 무조건 보리사원은 만렙들이 어느 정도 쌓인 후 추가 공개하는 쪽으로 해야 했을 것 같아. 어쨌든 사냥터 독점이나 보리사원 독점 같은 너무 많은 악재가 쌓이면서 코난이 조금씩 무너진 건 사실이지만 게임 자체는 진짜 파격적이었어. 무제한 PK가 가능한 하드코어 게임. 난 흑마법사를 했었는데 당시 흑마들과 다르게 화염과 파괴 중 하나를 골라서 찍지 않고 즉시 시전기 두 개를 위주로 두 개를 섞어서 특성을 짰더니 겁나 쎄지더라고. 그래서 이걸로 한참 꿀 좀 빨았었어. 내가 접기 전까지 우리 서버에서 나보다 킬 수가 많은 흑마가 별로 없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어쨌든 이것도 한참 재미있게 즐겼었어. 코난의 장점은 역시 누가 뭐라고 해도 PK였어. 하지만 너무 무분별한 PK가 가능하면 일반 유저들이 얼마나 힘들어지는지를 단적으로 증명해준 게임이기도 했지. 물론 난 날 죽이면 너도 언젠간 죽인다는 마인드라도 별로 스트레스를 안 받았는데…… 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게임을 하진 않는 것 같더라고.

 

다음이 스타워즈갤럭시인데 빡시다. 참고로 스타워즈갤럭시는 그 유명한 에버퀘스트를 만든 스튜디오에서 만든 게임이었어. 어쨌든 다음 게임 얘기는 나중에 할게.. 이제 일해야지. 마감날짜를 한참 넘겼는데 일은 안 하고 게임 하고 이런 글만 쓰고 있으니까 눈치 보인다.

 

 

 

 

 

 

 

 


댓글 6

  • 001. Lv.57 부운엽

    13.02.07 22:31

    하하하 게임은 취향 탓과 주변에서의 유혹(같이 할 사람). 그리고 길드의 즐거움(현모) 이정도?
    이 세가지가 다 섞이면 굉장한 개폐인 완성...ㅎㅎ

  • 002. Lv.1 권임

    13.04.11 00:09

    비밀댓글

    비밀 댓글입니다.

  • 003. Lv.15 Teee

    13.06.01 13:04

    굉장히 하드하게 게임하셧군요...

  • 004. Lv.58 광무암무

    13.06.01 20:05

    하하 부운엽님 말씀대로 저 세가지가 섞이면 초 폐인 완성이었고 저도 와우 6년동안 하드플레이어로 폐인대열에 합류 했었지요.. 군대갔다 오고 손 떼다가 MORPG에 빠져서 또 2년정도 게임에 빠지고 ㅋㅋ
    덕분에 게임의 매력에 빠져들고 직접 게임을 만들고픈 열망이 강해져서 게임회사에 취직했답니다. ㅋㅋ
    요샌 패키지게임에 빠졌답니다. 하핫;;

  • 005. Lv.15 Teee

    13.06.01 21:24

    덕분에 오늘 하루종일 울티마 시리즈에 관련해서 찾아보고, 덕분에 울티마 온라인과 다르단 것도 알게 되었고, 더구나 리니지2로 빠져 '바츠해방전쟁'시리즈까지 읽어보았네요.
    바츠해방전쟁은 게임 소설 시나리오로 써도 될 정도로, 임펙트있으면서 많은 의미를 담고 있네요.

  • 006. Lv.7 basfen

    15.11.13 21:08

    에이지오브코난...정말 재밌는게임이었죠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글목록
번호 제목 작성일
4 자유로운 이야기 | 전업 작가로 살아가기. *10 13-04-11
3 자유로운 이야기 | (리뷰)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3 13-03-13
» 자유로운 이야기 | 온라인 게임 이야기(1) *6 13-01-13
1 자유로운 이야기 | 간단한 작가 약력. *5 12-11-27

비밀번호 입력
@genre @title
> @subject @ti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