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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님의 서재입니다.

대통령 장태완

웹소설 > 작가연재 > 대체역사, 현대판타지

초대박작가
작품등록일 :
2019.03.22 23:00
최근연재일 :
2020.02.22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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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7,186

작성
19.03.27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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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EPISODE 1 : re-start!(2)

경고 : 본 작품에 등장하는 사건과 인물, 단체는 허구입니다. 현실의 인물과 대조하지 말 것을 당부합니다. HCN WARNING: The events, people, and groups in this novel are fictional at the creation of the author. It is advised not to contrast with real people.




DUMMY

“하나회에 소속된 놈들을 모조리 알고 있다고?”

“예 총장님. 그렇습니다.”

정승화 총장이 두 손으로 자신의 머리를 감싸 쥐었다.

“내가 어떻게 해주면 되겠나?”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첫 번째는 바로 사전에 하나회를 내란음모와 군 내 사조직 결성 및 국가 반란죄로 모조리 잡아들이는 겁니다.”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겠군.”

“그렇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휴전선 방어 부대의 지휘관 부재로 인해 북괴의 침공에 즉각적인 대응이 힘들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정승화 총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째 방법은 뭔가?”

“이놈들이 12월 12일쯤 군 인사가 끝나는 시점에 반란을 일으킬 거라는 정보입니다. 놈들이 반란을 일으켰을 때 동조해 주는 척하다가 핵심 수뇌부가 모였을 때 친위쿠데타를 일으키는 겁니다.”

정승화 총장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국민은 쿠데타 자체에 환멸을 느낄걸세. 오히려 우리가 더 힘들어질 수도 있어.”

“그건 정보를 공개하기 나름입니다. 하나회를 가장 확실하게 찍어낼 방법이기도 하지만 제약이 따를 수도 있습니다.”

“제약은 아무래도 동원 가능한 부대의 규모와 보안 문제겠지?”

“그렇습니다. 이미 전두한이는 보안사를 장악하고 있습니다. 보안사뿐만 아니라 곳곳에 하나회의 핵심 인원들이 포진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많지 않습니다.”

정승화 총장이 생각하기에도 이미 하나회가 장악한 곳이 많았다. 결국은 문제가 터지기 전 하나회 인원 중 회유 가능한 자는 회유하고, 부득이한 경우는 좌천 내지는 사전 구속을 해야만 했다.

“내가 장 장군에게 해줄 것은?”

“전두한이 장악하고 있는 보안사를 수경사로 통합해 주십시오. 그리고, 수경사를 수방사로 승격시켜 주십시오.”

장태완의 말에 정승화 총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되면 전두한을 보직 발령 대기 상태로 만들 수 있었다. 하지만!

“전두한이가 과연 가만히 있을까? 바로 일을 벌이지는 않을지 걱정이 되는군.”

“그 전에 하나 여쭤보겠습니다.”

장태완의 진지한 표정에 정승화 총장은 조용히 고개를 주억거렸다.

“총장님은 박정웅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어떻게 보면 민감할 수도 있는 질문이었다. 정승화 총장은 장태완의 질문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하지만 내색할 수는 없는 일.

“그게 왜 궁금한가?”

“때에 따라서는 총장님과 제가 반목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명확하고도 한 치의 거짓이 없는 역사에 대한 인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일제에 의해 여전히 오염되고 있는 우리의 역사와 관련된 일입니다.”

장태완의 확고한 말에 정승화 총장은 심각한 상황임을 직감했다.

“우선 내 생각을 말하자면 우리나라 국민의 보편적인 인식과 같네. 하지만 잘못된 것은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나?”

“그렇다면 이후의 일에 대해 총장님은 제게 계엄사령관으로서 현 대한민국을 올바로 잡을 기회를 만들어 주셔야 합니다.”

정승화 총장은 저돌적으로 밀어붙이는 장태완으로 인해 한숨이 절로 나왔다.

“자네는 어디까지 내다보고 있는 건가?”

“저는 앞으로의 100년을 내다보고 드리는 말씀입니다. 모든 욕은 제가 먹겠습니다. 제가 악역이 되겠습니다. 그래서 모든 오욕을 제가 지고 가겠습니다. 총장님은 꽃길만 걸으십시오.”

“허 이 사람이. 누굴 비겁자로 만들려는 건가? 자네가 그리해 버리면 역사에 난 비겁자로 기록되지 않겠나? 그런 짐은 나눠서 지는 게 합당하고도 합리적인 걸세.”

정승화 총장의 말에 장태완은 고개를 끄덕이며 정승화 총장을 쳐다보며 물었다.

“정말 괜찮으시겠습니까? 저는 이 나라에서 일제의 잔재들을 모두 치워버릴 수 있다면 오물을 뒤집어써도 괜찮습니다. 총장님께서는 그런 각오가 되어있으십니까? 세인들의 비난을 아무렇지 않게 넘기실 수 있으시겠습니까?”

장태완의 말에 정승화 총장은 잠시 머뭇거렸다. 눈앞의 오로지 직진밖에 모르던 청렴하고도 솔직한 장군이 역사를 말했다.

스스로 오물을 뒤집어쓰겠다고 말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상관인 자신은 꽃길만 걸으라고 했다. 왠지 모르게 가슴이 울컥하는 것을 느꼈다. 초급장교 때 느꼈던 그런 열정이 솟아오르는 것 같았다.

“장 장군.”

“예 총장님.”

“나도 이 대한민국의 사내일세. 나도 이 대한의 아들일세. 나도! 완전한 독립과 이 땅의 영광을 원하네. 나도!”

정승화 총장의 음성은 점점 커졌다. 울컥했던 마음이 눈물이 되어 바닥을 적셨다.

“알겠습니다. 총장님을 의심해서 드린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알고 있네. 우리 대한민국의 첫 단추가 잘 못 끼워졌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이 고통받았네. 독립운동가와 그 자손이 빨갱이로 몰려 죽었고 지금도 이 사회의 최빈층이 되어 끼니를 걱정한다는 것도.”

정승화 총장은 잠시 말을 멈추었다. 울분이 치솟은 이유일까? 아니면 살아남기 위해 반민족 행위자의 비위를 맞추며 살았던 지난날에 대한 회한이었을까? 정승화 총장의 눈에서 흐르는 눈물은 한숨에도 지워 지지가 않았다.

“자네가 하고 싶은 게 뭔가? 어떤 일을 하고 싶은 건가?”

“이 땅을 썩게 만들고 있는 반민족 행위자들과 그 자손들을 이 사회의 최빈층으로 만들어 영원히 고통받게 하고 싶습니다. 국가를 배신한 자들의 말로는 이렇다는 본보기를 만들고 싶습니다.”

정승화 총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장태완의 손을 잡았다.

“지금 믿을 수 있는 지휘관들은 누가 있나? 정병호 특전 사령관과 제9 공수 여단장입니다. 박회도와 최세청이는 이미 하나회 소속입니다. 다음 달 진압군이 반란군을 막을 방법은 오직 우리 수경사와 9공수 여단 병력 외에는 없습니다.”

“수경사 쪽은 괜찮은 건가?”

“아닙니다. 30 경비단, 33 경비단 단장 두 놈 다 하나회 측 인사입니다. 다만 30 경비단 단장 장재동이는 제가 하루 전에 회유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합니다.”

정승화 총장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아 그리고 정병주 사령관은 만나주십시오.”

“그래 정병주는 미리 만나서 언질을 줘야지.”

“박회도는 안 회유가 힘들지만 최세청이는 회유가 가능할 겁니다. 그래도 명색이 독립유공자의 자녀인데 선친에 대해 욕먹일 행동을 하지 마라고 해야겠지요.”

“그래. 그렇게 하도록 하지.”

“그리고 정호영이가 대구 50사단에 주둔하고 있으니 부산 53사단 병력이 정호영이를 체포하도록 해야 합니다.”

장태완의 말에 정승화 총장이 다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 삼총사 중에서 정호영이가 빠질 리가 없지.”

“김복덕이는 아마 중립을 지킬 겁니다.”

“김복덕이면?”

“예 나태우 9사단장과 육사 동기이자 나태우의 처남입니다.”

“그런 인사가 있었나?”

“하나회 소속이기는 하지만 행동을 같이하지는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쿠데타에 대해 반대하는 인물로 알고 있습니다.”

“우선 살생부를 만들어 주게나. 진압과정에서 사살해도 될 놈과 살려야 될 놈들을 구분해 보자고. 시간이 촉박하지만, 확실히 진압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좋지 않겠나?”

“동의합니다. 총장님.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아마도 하나회에서는 총장님과 저의 이 만남도 주시하고 있을 겁니다.”

“그래 그러지.”

“그리고 차후 글라이스틴 대사와 자연스럽게 만날 기회를 만들어 주십시오.”

“알겠네.”

정승화 총장을 방에 두고 장태완이 먼저 일어났다. 밖에는 비서관 황 소령이 주변을 경계하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 * * *


“뭐? 장태완이가 정승화 계엄사령관과 만나?”

“그렇습니다. 무슨 밀담을 나눴는지는 알 수 없었습니다. 다만 어제 장태완이 긴급히 서울대학교 병원으로 후송되었고, 오늘 국방부로 정 총장을 찾아갔었습니다.”

허심수 대령의 보고를 받고있는 전두한의 눈이 날카로웠다.

“무슨 밀담을 나누었을까?”

“의례적인 복귀신고였을 수도 있습니다. 어차피 대세는 우리 하나회에 기울지 않았습니까? 사령관님의 앞날에는 영광이 가득할 것입니다.”

허심수의 듣기 좋은 아부에도 전두한은 뭔가 찜찜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전두한은 정승화 총장이 하나회 소속의 지휘관들을 한직으로 내몰려고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전두한은 눈엣가시 같은 정승화 총장을 당장이라도 쓸어버리고 싶었지만 마땅한 명분도, 일을 벌였을 때 완벽히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었다.

“기다리는 자에게 반드시 기회는 온다. 우리 하나회가 대체 뭘 잘못했다고 이리들 박대하는지 모르겠어.”

“그렇습니다. 우리 하나회는 국가와 민족을 위해 살신성인의 자세로 일해왔습니다.”

허심수의 말에 전두한의 머리가 아래위로 끄덕여졌다. 전등 빛을 받아 유난히 반짝였다.

“사령관님. 정 총장의 뒤를 좀 밟아볼까요?”

“어차피 제 식구 감싸기나 할 인물이야 놔둬. 우리가 그동안 수집한 정보면 충분해. 따지고 보면 장태완이를 만난 것도 그냥 일상적인 부분 아닌가?”

“그렇기는 합니다만.”

“됐어. 쓸데없는데 신경 쓰지 말고 우리의 혁명에 걸림돌은 없는지 하나하나 되짚어 봐. 이제 채 한달도 남지 않았어.”

“알겠습니다. 그럼 이만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 조심하고, 어차피 내 손에 이 보안사가 있는 이상 그 누구도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릴 수는 없을 거야.”

전두한의 말에 허심수도 동의했다. 군 내부의 정보를 다루는 곳. 방첩 활동이 주 업무가 아니라 군 내 반란을 감지하기 위한 정보 수집이 요구되는 곳. 그것이 보안사의 실체였다.

전두한은 10·26 박정웅 저격 사건 조사단장을 맡으면서 군 권력으로 둘째가라면 서운할 정도의 권력이 집중되어 있었다.

-예 장재동입니다!

“어! 장 대령. 별일 없지?”

-충성. 그렇습니다. 사령관님!

“장태완이가 무슨 눈치라도 챈 것 같으면 바로 기별을 넣어줘!”

-그렇게 하도록 하겠습니다. 거사일 까지 한달도 남지 않았는데 만사 불여튼튼이지요!

“그래. 진용이랑 다투지 말고, 너와 진용이 둘이서 경비단만 잘 단속하고 있으면 무조건 우리가 성공하게 되어있어.”

-그렇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장태완이는 수경사에 온 지 며칠 되지도 않았습니다. 우리가 거사를 치르기 전에 여기를 장악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래. 여튼 진용이와 함께 잘 잡아놔라.”

-예 사령관님. 염려하지 마십시오. 여긴 아무리 수경사 사령관이라고 하더라도 허락 없이 함부로 들어오지 못하는 곳입니다. 가뜩이나 비정규 육사 출신인 장태완이가 설 자리는 이미 없습니다!

확답하는 장재동의 말에 전두한은 기꺼워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9공수가 걸리기는 하지만 어차피 거사에 방해가 되지는 못할 것이 분명했다.

“재동아.”

-예. 사령관님!

“혹시나 말이다. 내가 노파심에서 하는 말이니 기분 나쁘게 듣지는 마라. 너 장태완이와 같은 인동장씨라고 혈연에 이끌려 거사를 망치는 행동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하하하. 사령관님. 염려 붙들어 매십시오. 이 장재동이 의리 빼면 시체인 놈입니다. 사령관님께서도 잘 아시지 않습니까?

“그래. 네 놈은 의리 빼면 시체지. 그래. 혹시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한 말이니 기분 상했다면 용서해라.”

-아이고 사령관님 용서라니요. 절대 그럴 일 없습니다. 아무 염려 마십시오!

“그럼 이만 끊지.”

-예. 충성!

수화기를 내려놓은 전두한은 알 수 없는 불안감에 안절부절못하고 보안사 사령관실을 서성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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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PISODE 2 : 쿠데타를 막아라!(3) +27 19.03.29 14,264 269 13쪽
5 EPISODE 2 : 쿠데타를 막아라!(2) +9 19.03.28 13,935 268 12쪽
4 EPISODE 2 : 쿠데타를 막아라!(1) +11 19.03.28 14,315 265 13쪽
» EPISODE 1 : re-start!(2) +9 19.03.27 14,347 237 12쪽
2 EPISODE 1 : re-start!(1) +32 19.03.26 15,635 251 13쪽
1 INTRO : 장태환 +57 19.03.26 19,314 2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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