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글쓰는 건 행복해요

만천어검(萬天馭劍)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로맨스

완결

독초쥬스
작품등록일 :
2013.09.07 13:47
최근연재일 :
2014.02.09 12:00
연재수 :
31 회
조회수 :
968,324
추천수 :
42,057
글자수 :
147,264

작성
14.01.12 23:10
조회
10,803
추천
317
글자
10쪽

025

DUMMY

백리설은 맹주와의 만남을 위해 무림맹에 들어갔다. 연화는 무림맹에 들어가 천하의 중심지를 구경하고 싶다고 했다. 막상 헤어지려니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이미 그들은 친구가 된 상태였다.

손을 흔들며 저 멀리 사라지는 연화를 보며 연혁려가 환한 미소를 보여주었다.

“다음에 또 만나!”

다른 이들보다 유독 연화와 친해진 연혁려는 객잔 입구까지 친히 나가서 인사를 했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다. 그들의 일상은 비슷했다. 구경하고 먹고 훈련하고 잔다.

시간은 흐르고 흘러 대망의 룡전 전날이 밝았다.

가장 먼저 일어난 사람은 바로 혜미였다. 룡전의 참가한다는 소식을 들은 건 바로 어제였다. 갑작스러운 수연의 말에 당황하며 어쩔 줄 몰라 했다.

“제,제가 룡전에?”

이번 룡전은 역대 룡전과는 차원이 달랐다. 사파 또한 참여하는 룡전이다. 피 튀기는 싸움은 안 봐도 뻔했다.

수 년 만에 검을 쥔 혜미다. 아직 미숙하다. 천뢰제왕신공의 덕일까? 혜미는 짧은 시간에 3성에서 5성으로 발전했다. 섬전십삼검뢰는 어릴 적부터 익혀온 것이라 기본은 튼실했다. 심법이 갖추어지자 그녀는 날개를 단 듯이 날아올랐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수연은 혜미에게 한 자루의 검을 건네주었다. 인근 철방에서 살 수 있는 흔한 검이었다.

“이걸 들고 룡전에 참여 하거라.”

묵직한 느낌이 든다. 평상시에 들었던 연습용 검과는 무게 자체가 달랐다. 연습용 검이야 천류가 아는 곳에 특수 제작해 만든 엄청나게 무거운 검이었다.

그 검을 들다가 이 검을 드니 깃털을 드는 듯 했다.

‘만약 풍왕청검을 들면 어떻게 될까?’

혜미는 자신의 허리춤에 모습을 감추고 있는 풍왕청검을 보았다. 비단에 곱게 쌓여있는 풍왕청검. 이 세상에서 가장 가벼운 검으로도 평가받는 검이다. 만약 이 무거운 검이 아닌 풍왕청검이 자신의 손에 들려있으면……

‘검에 너무 의존하지 말자.’

검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혜미의 다짐이었다.




대나무로 사방이 막혀있는 정자. 숨을 죽이고 앉아있는 한 사내는 두 눈을 감고 있었다.

그의 앞에는 영롱한 빛을 발산하는 검 한 자루가 허공에 둥둥 떠 있었다. 검기 또는 검강 이라는 표현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 하지만 이 사내의 검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런 기운들이 아니었다.


두 눈을 감은 채 검을 잡은 사내가 검을 한번 휘둘렀다


깔끔한 일 검이었다. 흠잡을 곳이 없는 완벽한 일 검이다.

그 순간

푸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엄청난 바람이 허공을 맴돌았다. 그 바람은 다름 아닌 사내의 검에 의해 생겨난 바람이었다.

대나무들이 요동치며 초록색 나뭇잎들을 떨어트렸다.

솨악

검이 한번 움직이자 세상이 움직였다.

치리리리리리리리리리리릭!

귀를 때리는 소리와 함께 나뭇잎들이 가루로 변해버렸다.

“…….”

두 눈을 감고 있던 사내가 자리에서 조용히 일어나 허리춤에 있는 검 집에 검을 넣었다. 아무런 장식이 없는 검 집은 수수함 그 자체였다.

눈을 뜬 사내는 미남이었다. 외모는 20대 중반일까? 무공에 비해 무척이나 젊어보였다.

그런 그때. 허공에서 그림자 하나가 뚝 떨어졌다. 검은 복면을 쓴 사내였다.

“비급을 그분께 전해드리고 왔습니다.”

“잘 했다.”

“생각대로 남궁혜미……아니 혜미 그 아이가 풍천공의 맥을 이었습니다. 풍왕청검을 소지하고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가.”

“그리고 이번 룡전에 참여한다고 합니다. 지금 그 아이의 경지를 보아서는 룡의 칭호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의 말에 사내가 고개를 저었다.

“중요한 것은 룡의 칭호가 아니다. 수연 그 아이는 혜미의 혼을 깨워주려고 하는 거야. 수년 동안 잠들어 있던 무인의 혼이라는 것을 말이야.”

“……소인의 생각이 짧았습니다.”

“아니. 남궁가의 사정을 잘 모르니 그럴 수도 있지. 나는 말이야. 그 날 혜성 그 아이를 지켜주지 못한 것이 아직도 마음에 남아 있어. 그 아이라면 썩어빠진 남궁세가의 틀을 부숴버릴 수 있었을 텐데 말이야.”

“……영주시여.”

“혜미는 남궁의 성을 버렸지. 이제 그 아이는 남궁의 아이가 아니야. 나의 희망도 모두 사라졌군.”

“아직 아닙니다. 남궁가에는 검룡이 있지 않습니까? 그 아이라면 아직 희망이…….”

“희망 따윈 없다. 그 아이는 남궁가의 직계혈족. 수십 년이 지나도 그 아이는 남궁의 썩어빠진 틀을 부수지는 못해. 지금의 가주처럼 말이야.”

사내는 시무룩한 표정으로 자신의 앞에 서 있는 복면인을 보았다. 수십 년을 자신을 위해 살아왔다. 이 세상에 자신의 말을 들어줄 몇 안돼는 사람이기도 했다.

“다음 임무가 있을 때 까지 쉬어라. 쉬는 것도 임무중 하나다.”

사내의 말에 복면인이 가슴을 주먹으로 두드리며 말했다.

“황밀영주(皇謐影主)의 명을 받드나이다.”

황밀영주(皇謐影主)

사내의 직위이자 황실의 그림자의 수장. 바로 사내가 그 그림자였다.






해가 뜨지도 않은 새벽. 천류일행은 바쁘게 객잔을 나섰다. 무림맹 안으로 들어가야 했기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향해야 했다.

객잔을 나서자마자 수많은 인파가 천류 일행을 기다렸다. 모두 무림맹에서 열리는 룡전을 구경하기 위해서 각지에서 모인 사람들이었다.

무림맹 근처에도 안갔는데 이런 인파라니. 안은 안 봐도 뻔했다.

“사,사람이 많네요.”

혜미는 당황스러웠다. 설마 이렇게까지 사람이 몰릴 줄은 몰랐다. 이렇게까지 관심 받는 룡전에 자신이 참여하는 것이었다.

“그건 그렇고 려는 왜 참여 안하는 거야?”

“칫. 이런 어린애들 장난질에 참여할 마음은 없어.”

혀를 차며 대답한 연혁려였다. 연혁려에게 있어 룡전은 애들 장난취급인 듯 했다. 그녀는 이미 연혁세가의 비전검술인 무상멸천대검(無喪滅天大劍)을 익히고 있었다. 희대의 신공으로 천류의 어머니인 만천화조차도 칭찬을 아끼지 않은 검법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녀는 이천삼제오왕의 삼제와 오왕과 겨루어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다.

‘하지만 검천과 도천은 달라.’

그들은 정파의 기둥이다. 무력 또한 대단했다. 지금의 자신이 이천과 싸운다면 이길 확률은 삼할 정도 될 것이다.

‘무상멸천대검만 완벽하다면 밀리지 않을 텐데.’

그녀는 아직 무상멸천대검의 최후의 검을 펼치지 못한다. 만약 최후의 검을 펼칠 수 있다면 이천을 꺽을 자신이 있었다.

중원에 나와 검문을 세운 연혁려. 사람들은 그녀를 희대의 천재라고 칭한다. 하지만 그녀의 눈앞에는 괴물이 존재했다. 연혁려는 수연의 옷깃도 건드려 본적이 없었다. 하물며 천류는 어떠한가? 자신은 검으로 상대하는 천류는 손으로 자신을 절망하게끔 했다.

“그건 그렇고. 혜미의 기운이 조금 바뀐 것 같은데. 벌써 풍천공을 익힌 거야?”

확실히 혜미는 예전과 다른 기운을 내뿜고 있었다. 뭐랄까 좀 더 찌릿한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그게 스승님께서 천뢰제왕신공(天雷帝王神功)의 비급을 구해다 주셔서요. 그걸 익혔어요.”

그 말에 연혁려가 수연을 째려보았다.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게 맞아? 언니?”

“…….”

입을 꾹 다물었다.

“하아. 고숙부는 수연언니한테 약하다니까.”

그 말에 동감하는 천류였다.

“옛날부터 그랬지. 솔직히 수연 언니에게는 아버지와 같은 존재니까.”

“그렇다고 남궁가의 비급들을 이렇게 막 넘겨줘도 되는 거야? 남궁가에서 알면 버럭 화를 낼 거라고!”

그 말은 고숙부 라는 사람이 남궁가의 허락 없이 비급을 준 것이 된다.

“……뭐 화를 낸다고 해도 고숙부는 눈썹 하나 안 움직일 것 같지만.”

한숨을 쉰 연혁려가 혜미의 귀여운 볼을 꼬집었다.

“수연 언니가 구해준 비급이 어떤 건지 알지? 남궁가의 직계혈족만이 익힌다는 신공이야. 솔직히 그 비급을 너에게 준건 네가 익히고 있는 섬전십삼검뢰 때문인 것 같은데. 이건 잊지 말아줘. 너는 풍천공의 계승자. 풍천검자 송천학의 후계야.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알겠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해는 혜미였다.

“알겠어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천류는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누군가를 떠올렸다.

‘……뭐가 그렇게 급하셨습니까? 이런 모습은……보시고 떠나셨어야지요.’

이제는 자신의 곁에 없는 송천학. 그는 끝내 자신의 후계를 정하지 못했다. 그리고 홀연히 사라졌다.

송천학을 떠올리던 천류는 거대한 행렬이 움직이자 그 행렬에 이끌려 앞으로 나아갔다. 얼마 후에 거대한 무림맹의 성문이 보였다. 무림맹은 하나의 성이었다.

성문이 개방되고 그곳에서 신분을 확인하고 출입절차를 밟는다. 이미 무림맹 무인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성문 가까이 도착한 천류 일행은 품에서 신분패를 꺼내서 출입절차를 밟으려고 했다.

그때.

“길을 비켜라!”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거대한 행렬이 양옆으로 갈라졌다. 그리고 나타난 준수한 외모의 청년.

푸른색 영웅건을 이마에 하고 머리를 뒤로 넘긴 청년의 허리춤에는 한 자루의 검이 걸려 있었다.

“려소저. 저에게 연락을 했다면 마중을 나왔을 겁니다.”

“마중 나와서 뭐하게?”

“여전히 개성 있는 말투군요.”

“내 성격은 어디에 안가거든. 참고로 너랑 나랑은 동갑이야. 반말을 해도 되잖아?”

“하하하하하! 그렇구려. 그건 그렇고. 아버님께 남궁가의 일은 들었소. 공주님을 구해드렸다고 하지요?”

“당연한거야. 모르는 사이도 아닌데 뭘.”

청년은 웃으며 연혁려와 이야기를 했다. 그런 그의 두 눈에 천류와 수연. 그리고 혜미가 보였다.

“…….”

혜미를 본 순간 표정이 굳어진 청년이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연혁려는 “……아차.”하고는 허겁지겁 그의 옆에 섰다.

“오빠 알고 있지? 이 사람이 검룡으로 불리는 남궁도영.”

검룡(劍龍) 남궁도영

검천 남궁존의 아들이자 정천오룡의 일인이었다.

“처음 뵙겠습니다. 천류라고 합니다.”

“수연.”

“……혜미라고 해요.”

한참동안 혜미를 보던 남궁도영이 천류와 수연을 보며 포권을 취했다.

“처음뵙겠습니다. 남궁도영이라고 합니다.”

정파의 후지기수. 검룡과의 만남이었다.


작가의말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만천어검(萬天馭劍)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공지사항 16.03.14 3,425 0 -
31 030 +3 14.02.09 11,738 328 10쪽
30 029 +2 14.02.05 10,198 315 9쪽
29 028 +3 14.02.02 10,689 341 12쪽
28 027 +3 14.01.25 9,754 322 10쪽
27 026 +3 14.01.23 9,979 310 10쪽
» 025 +1 14.01.12 10,804 317 10쪽
25 024 +7 14.01.07 10,710 328 11쪽
24 023 +3 14.01.06 10,950 327 11쪽
23 022 +7 14.01.04 11,235 317 12쪽
22 021 +6 13.12.27 12,362 461 12쪽
21 020 +5 13.12.25 11,334 333 10쪽
20 019 +1 13.12.24 11,422 333 11쪽
19 018 +3 13.12.22 11,402 369 10쪽
18 017 +3 13.12.19 11,199 334 9쪽
17 016 +5 13.12.18 11,517 331 11쪽
16 015 +3 13.12.17 12,127 378 13쪽
15 014 +7 13.12.11 12,061 349 12쪽
14 013 +1 13.12.08 11,486 336 9쪽
13 012 +8 13.12.07 12,633 424 9쪽
12 011 +3 13.11.24 12,971 382 12쪽
11 010 +1 13.11.24 13,018 385 9쪽
10 009 +14 13.11.17 14,089 447 13쪽
9 008 +7 13.11.16 14,547 501 10쪽
8 007 +7 13.10.23 14,112 458 12쪽
7 006 +10 13.10.21 13,570 420 10쪽
6 005 ◈ +7 13.10.18 14,194 442 9쪽
5 004 ◈ +5 13.09.29 14,394 426 10쪽
4 003 ◈ +4 13.09.20 18,519 608 10쪽
3 002 ◈ +11 13.09.10 17,273 487 13쪽
2 001 ◈ +9 13.09.08 26,513 687 8쪽
1 서장(序章) ◈ +15 13.09.07 35,930 678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