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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자 모드로 즐거운 헌터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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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보일
작품등록일 :
2021.07.30 03:11
최근연재일 :
2021.08.04 19:45
연재수 :
7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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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글자수 :
32,026

작성
21.07.3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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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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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던전 폐쇄 알바 실패?

DUMMY

김씨 아저씨는 내게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한잔 건넸다. 근처 커피 프랜차이즈에 인원수대로 뽑아 온 듯 했다.

“오늘 인원수는 5명이야. 전부 F 급이고 직업은 기대해도 소용없어. 근접 전투 4명에 한명은 궁수. 색적 스킬은 거의 없는 셈이고. 이번 건에 한해서 3백 넣어 줄게. 던전 폐쇄 업무는 위험 수당비가 붙으니까.”

그렇게 김씨 아저씨는 웃으며 내 어깨를 두드렸다. 나는 고맙다고 말했다. 그렇다. 내가 오늘 여기 온 것은 던전 폐쇄 작업이었다. 평소에는 김씨 아저씨를 도와서 시체 수거를 도와 주지만 오늘은 달랐다.

던전 폐쇄 작업이란 던전을 유지 시켜 주는 보스룸의 마나석을 안전하게 파괴하는 작업을 말한다. 그러나 말은 쉽다. 사실 이 일은 쉽게 하려면 아주 쉽게, 어렵게 하려면 한 없이 어려운 작업이었다.


왜냐하면 던전 폐쇄 도중에 거의 드문 경우로 몹이 리스폰 된다던지 트랩이 발동 된다든지 하는 특수한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정령사를 불러서 그러한 기운이 느껴지지는 않는지 검사하고, 던전부의 허락 하에 절차를 거쳐 폐쇄를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 현장에서 그런 것이 절차대로 지켜질 리가 없었다. 그나마 사업주 입장에서 해주는 것은 트랩 감지나 쓸 수 있는 하급 마법사 한명이나 불러서 보스 룸에 스킬을 한번 돌리고 수고비나 주고 보내면 끝이었다. 사실 그렇게 해도 문제가 없는 경우가 더 많았다. 말 그대로 거의 드문 경우였으니까. 그리고 그런 경우를 피하기 위한 최소 데이터는 이곳에 존재 했던 보스의 종류였다.

보통 보스가 근접 전투를 선호하거나 했으면 확률은 더욱 줄어들었다. 그들은 자신의 육체만을 믿었으니까. 하지만 주술사나 마법사라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무엇이 있을지 몰랐다. 그리고 이번 경우는 보스가 붉은 늑대였다. 꽤나 안전하다는 소리였다. 그러니까 김씨 아저씨가 일을 물어왔을테고.


“알겠습니다. 그럼 장비 점검 하고 30분에 출발하겠습니다.”

나는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suv 차량 트렁크에서 내 도구를 내렸다. 일회용 방어마법이 걸려 있는 가죽 갑옷과 마나 응집이 잘 되는 검. 그리고 이동 속도 보정이 걸린 부츠. 바지와 상의는 돈이 없으니까 비싼 것은 무리고 그나마 가성비가 좋다는 샌드웜의 껍질을 덧대어 만든 것이었다. 또 하나는 리자드맨의 가죽으로 만든 원형 방패.

“역시 정 선생. 장비 하나 하나가 쓰잘데기가 없어.”

김씨 아저씨는 내 장비를 보고 그렇게 말했다. 좋은 말이지만 어찌보면 어떻게 그토록 가성비 좋은 장비만 맞췄는지 감탄하는 것이었다. 뭐 내가 굳이 이렇게 하고 싶어서 한 것은 아니었다. 실력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는 이 정도 장비가 베스트다. 더 이상 급격히 좋은 장비를 찬다고 해서 완전히 활용하는 것도 아니고.


나는 모든 장비를 하나 하나 점검하고 전투 중 끊어지지 않게 모든 끈을 꼼꼼히 매고 안으로 집어 넣었다. 난 이런 소소한 작업들이 좋았다.

“헌터님. 그렇게 장비 체크할 정도로 던전 안이 위험 합니까? 그냥 간단하게 던전만 따라 들어가면 된다고 들었는데요.”


가죽이 헤진 소파에 앉아 있던 어떤 헌터가 물었다. 장발의 남자였다. 몸이 호리 호리하고 뭔가 날렵하게 생긴 것이 아무래도 한 명 있다는 궁수 같았다. 그래. 궁수는 모든 상황에 의문이 있어야 좋은 궁수다.


“보통은 그렇습니다. 하지만 저는 안전 감독관이니까요. 규칙대로 해야죠.”

“그렇습니까. 혹시 등급이 어떻게 되십니까?”

그가 물었다. 나는 싱긋 웃으며 답했다.

“F급 입니다.”

“아. 그러시군요. 저희랑 같으시네요. 아! 미안합니다. 그런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괜찮습니다.”

나는 최대한 상냥하게 말했다. 그런 걸로 기분이 나빴다면 이 일을 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안전 감독관이면 최소 D급이니까 F급이라고 예상은 못했던 것 같다. 그런데 사무실 안쪽에 앉아 있던 김씨 아저씨는 그 말을 들은 듯 갑자기 말하기 시작했다.

“아니. 걱정 하지 마! F 급 이지만 그건 헌터 협회 규정대로니까. 실제 실력은 D급 이상이라고. 그리고 던전 폐쇄 업무는 그냥 아르바이트고. 본업은 헌터협회 교육관이야. 실력은 내가 보증 안해도 헌터 협회가 보증할거야. 반사 신경이나 대응 능력이 아주 뛰어나거든. 뭐 아무튼 믿고들 가게나. 산책이나 하고 오면 되니까.”

정수기에서 물을 받아 마시던 전사 계열 헌터 하나가 안듣는 척 하면서 그 말을 듣고 있었다. 아니, 그 말은 사무실에 모인 모든 헌터가 듣고 있었다.

김씨 아저씨는 나를 걱정해서 그런 말을 해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던전 안에 들어가서 혹시나 지휘권을 상실하게 된다면 그것만큼 낭패가 없으니까.


“자. 그러면 곧 출발하게나. 이 일 외에 별 일은 없으니까 내 차량으로 가지.”

김씨 아저씨는 그러면서 앞으로 나섰다. 그리고 차에 시동을 걸었다. 그 차는 한국 기업에서 헌터 수송차량으로 특수 개발한 차였다. 던전 안에는 들어갈 수 없지만 뒤에는 특수 컨테이너를 실어서 그 안에서 쉬거나 전투 준비를 하거나 인터넷이나 여러 가지 등이 가능했다. 그리고 차체가 높아서 오프로드에서 달려도 차량 하부 오염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 보였다. 2억을 넘을텐데 저런 곳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듯 했다. 사무실은 그렇게 허름하면서 쓰는 장비만 보면 대기업 못지 않았다.


차는 1시간 이상을 달려서 어느 산 중턱에 도착했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큰 차량이었다. 김씨 아저씨가 수속을 밟는 동안 나는 그동안 헌터들과 통성명을 했다.

나이는 20대 초반부터 30대 중반까지 다양 했고 아까 장발의 궁수빼고는 특별한게 보이지 않았다. 다들 조금 긴장했지만 티를 내지 않으려고 노력중이었다. 아마 다들 시체 회수는 해보았지만 던전 폐쇄는 처음 인 것 같았다. 하긴, 나도 그렇게 자주 하는 일은 아니었다. 던전은 상당한 가치를 지닌 자산이니 그렇게 쉽게 폐쇄 될 리가 없다. 내가 아는 던전 활용법만 해도 수십가지이다.


“자. 이제 여기서부터 정 선생이 인솔해서 들어가면 돼. 보고서에 적힌 대로 남아 있는 몹도 사체도 싹 다 처리해놨어. 그야말로 개미새끼 한 마리 없으니 가서 마나석만 파괴하면 돼. 저번에도 해봤으니 알겠지? 아무튼 정 선생만 믿을게. 던전 길이는 10km도 되지 않으니 두 시간이면 충분할거야. 나는 여기서 담배나 피고 전화나 좀 하면서 기다리고 있을테니까 걱정 하지 말고. 규정대로 3시간 이내에 나오지 않으면 자동적으로 구조대에 신고 되는건 알지?”

김씨 아저씨가 그렇게 물었다. 그건 잘 알고 있었다. 던전 앞 간이 컨테이너에서 공무원 두 명이 나와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팀원들의 신상 명세서와 각종 서류를 넘겨 주었다. 그렇게 수속이 끝났다. 그리고 우리는 철조망이 처져 있는 던전 입구에 당도했다. 밤의 공기는 차갑고 가라 앉아 있었다. 던전에서 나오는 마나의 영향인지 입구 근처는 날벌레 하나 없었다. 아마 그들에게는 부담이 되는 에너지일 테니. 산의 절벽 아래에 혼자서 밝게 빛나고 있는 던전의 입구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었다. 나는 팀원들에게 담배 필 시간을 줬다. 그리고는 다시 한번 장비를 점검했다. 시계를 확인하니 9시 정각 3분 전이었다. 나는 팀원들을 소리쳐 불러 모은 다음 빛나는 곳을 향해 먼저 들어갔다.

그것을 보고 있던 던전부 공무원은 서류에 [참조은 던전 건설팀, 9시 정각 입장]이라고 써 넣었다.


**


“당신 정말 F급 헌터 맞습니까? 어떻게 이런···.”

나는 입에 손가락을 갖다 댔다.

“조용하고 최대한 쉬세요.”

그러자 궁수는 고개를 끄덕였다. 모두는 지쳐 있었다. 우리는 보스룸에서 1km 떨어진 동굴 같은 곳에 있었다. 혹시나 싶어서 지도를 외워 뒀는데 그 덕분이었다.

“저 마법사는 누굴까요?”

“저도 모릅니다. 다만 그 회색늑대는 마법사가 조종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우선은 여러분들을 모두 입구로 다시 되돌려 보내는게 가장 중요합니다. 여러분 모두 최대한 안전하게 보내고 싶으니 최대한 제 말에 따라 주세요.”

그렇게 말했다. 모두는 거친 숨을 최대한 자제하며 동굴의 입구를 주시하고 있었다.

이변은 보스룸에 도달해서 마나석을 파괴할 때 일어났다. 검을 잡고 스킬을 쓰려던 찰나에 엄청난 압박감이 느껴졌다. 그 즉시 마나석에서 떨어져서 팀원들에게 뛰라고 소리 질렀다. 옳은 판단이었다. 그 즉시 회색 늑대가 나타났기 때문이었다. 잘못 본 것도 아니었다. 그리고 원래 있던 보스도 아니었다. 보스는 붉은 늑대였기 때문이다.

회색 늑대는 내게 갑자기 달려들었다. 뒤에 팀원들과의 거리는 겨우 100m였다. 그렇기 때문에 피하는 것은 위험했다. 나는 등에 걸린 원형 방패를 꺼내 앞에 세웠다. 리자드맨의 가죽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화염 공격에는 강했지만 아무래도 저 늑대는 물리 피해 계인 것 같았다. 그렇지만 방패를 믿어보기로 했다. 회색늑대는 곧장 내게로 달려왔다. 치타 따위를 훨씬 상회하는 속도였다. 나는 그 순간 방패를 쥔 채로 최대한 앞으로 점프했다. 예상대로 회색늑대는 속도를 늦추지 못하고 그대로 들이박았다. 그 덕에 내 몸 전체가 붕떠서 저 멀리 날아갔다. 나는 최대한 공중에서 균형을 잡은 뒤 안전하게 두 발로 착지했다. 그러나 방심 할 수 는 없었다. 회색 늑대가 바로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나는 다시 방패를 들었다. 그리고는 순간 앉듯이 자세를 낮췄다. 회색늑대는 내 방패로 돌격했고, 거기에는 내가 없었다. 회색 늑대가 내 위로 날아가고 있었다. 나는 그때를 놓치지 않고 검에 마나를 응집하는 스킬로 강화시킨 검으로 늑대의 뱃가죽에 갖다대었다. 살짝 가죽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 모든 것이 1초만에 이뤄졌다. 회색 늑대의 스피드가 상당했기 때문이었다.


다행히 상처를 입혀 어그로를 끈 탓인지 늑대는 나만을 바라보고 으르렁 거렸다.

“좋은 실력이군. 스킬 자체는 저급이지만.”

뒤에서 그런 소리가 들려왔다. 나는 순간 회색 늑대를 시야에 넣으려 노력하면서 몸을 약간 돌려 뒤를 바라봤다. 그곳에는 로브를 쓴 남성이 서 있었다. 체구는 작은 편. 아무래도 법사 계열. 회색 늑대를 보아 하니 테이머 계열 일지도 몰랐다. 그리고 그 전에 어쩌면 헌터일지도 몰랐다.

“나는 헌터 협회 소속 헌터 정재희라고 합니다! 적이 아닙니다! 헌터 입니까?”

나 조차도 앞뒤 논리가 맞지 않는 말이 튀어 나왔다.

“이봐. 방금 대응을 보니 회색 늑대로는 힘들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긴 하는데. 그렇다고 더 큰 놈을 소환하기에는 좀 아깝거든. 그냥 다 죽여버릴려고 했는데 이제 뭐 그것도 좀 힘들겠고.”

그렇다면 몬스터라는 소리였다. 마법사에다가 말을 할줄 아는 몬스터면 적어도 B급 이상이었다. 나 같은 놈이 감당할 수 없는 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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