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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더 님의 서재입니다.

좀비왜란

웹소설 > 자유연재 > 대체역사, 전쟁·밀리터리

네더
작품등록일 :
2021.07.29 04:09
최근연재일 :
2024.04.19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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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817

작성
21.07.30 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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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2화- 십만양병설

DUMMY

“십만 명을 군사 훈련을 시키면 농사는 누가 짓습니까···?”

“맞습니다. 농업의 근간이 바로서야 나라도 바로 서는 것이지 군사가 먼저는 아닙니다···”


이이의 말을 들은 신하들이 모두 떨떠름한 표정으로 선조에게 말했다.


선조도 이이의 말이면 웬만하면 다 듣는 편이었지만 이번에는 좀 선을 넘었다고 생각했는지 누구의 편도 들지 않고 가만히 있는 중이었다.


신하들도 이이의 말이지만 듣지 않는 선조의 모습을 보며 자신감을 얻었는지 목소리가 점점 커지기 시작했다.


이이는 신하들의 반응을 살피다가 다시 선조에게 말했다.



“일본의 움직임이 뭔가 이상합니다. 십만이라는 수는 상징적으로 말한 것이지 꼭 당장 십만 명을 군사훈련만 시켜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위기시 바로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을 확충하고 또 중앙에서 장수를 내려보내는 방식이 아니라 지역 안에서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면서 다른 곳과 연락할 수 있는 신호체계를 개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일본은 지금 전국통일로 인해 정신이 없지 않은가? 해안에서 노략질하는 왜구들은 예전부터 꾸준히 있었는데 전과 다를 게 도대체 무엇이란 말인가?”


가만히 있던 선조가 한 마디 했다.


“내부의 분열을 덮고 더 큰 전쟁을 통해 자신의 지위를 공고히 하려는 속셈입니다. 그렇다면 지금까지는 보지 못했던 대규모의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습니다. 또 그전에는 분열되어 있어서 감히 시도하지 못했던 대륙 진출을 이번에는 실현하려는 야욕을 가지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이가 이렇게 말하자 신하들이 ‘대륙ㅋㅋㅋ진출ㅋㅋㅋ’하면서 비웃는 소리가 들렸다.


이이는 그 소리를 들었지만 대꾸하지 않고 선조의 대답만을 기다렸다.


선조는 골치 아픈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른 신하들의 의견도 듣기 시작했다.


신하들과 이야기하는 선조를 보는 이이의 머릿속에는 ‘그러니까 사람도 아니고 귀신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니고 산 것도 아니고, 아무튼 그런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사람들을 데려다가 실험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요즘에 왜구들이 조선인들을 잡아다가 그런 것들도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하는 도자기공의 말이 떠올랐다.


‘좀비···’하고 이이가 중얼거렸다.


한 신하가 ‘방금 뭐라고 하셨습니까?’하고 이이에게 물었다.


“아무것도 아니네···”


다시 생각에 빠져있는 이이에게 선조가 말했다.


“왜구 때문에 백성들이 큰 피해를 보고 있는 건 사실이니 능력 있는 무관들을 피해지역으로 보내고 성을 보수하도록 하겠네. 다만 이조판서가 말한 것처럼 국가 전체를 전쟁에 대비하는 체제로 만드는 것은 조선통신사들을 일본에 보낸 다음 결정하도록 하겠네. 어차피 이번에 한번 보낼 때가 되었으니···”


이이는 더 말할 수 없어 그저 가만히 서 있다가 뒤에서 쑥덕쑥덕하는 신하들을 물끄러미 봤다.






오사카성.


창고에서 실험을 하던 사람들이 죄수들을 호송할 때 쓰는 바퀴가 달린 네모난 이동기계를 줄로 끌며 성 안쪽으로 들어왔다.


이동기계는 두꺼운 천막 같은 걸로 안이 가려져 있어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보이지 않았다.


지나가는 길에 방어용으로 물을 채워넣은 해자들이 보인다.


웅장한 오사카성의 위용을 보며 창고에 있던 사람들은 신기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다른 병사들의 안내를 받아 그들은 천수각에서 잘 보이는 곳에 있는 사방이 벽으로 막힌 공터 같은 곳에 도착했다.


그곳에는 죄수로 보이는 사람들 10명 정도가 손발이 묶인 채 꿇어 앉아 있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오사카성 천수각 5층에 올라 아래를 바라보고 있었다.


“저들이 그 실험에 성공했다는 자들인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아래를 보며 말했다.


“예. 얼마 전에는 조선인들을 납치해와서 실전 실험을 해보기도 했다고 합니다.”


옆에 있던 신하가 대답했다.


고개를 끄덕이며 신하의 설명을 듣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손을 들자 그의 명령을 기다리며 고개를 들고 있던 병사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부는 죄수들의 발을 묶은 줄을 풀기 시작했고, 일부는 네모난 이동기계의 천막을 벗겨내기 시작했다.


천막으로 가려졌던 안에는 철창 안에 갇힌 좀비 세 마리가 보였다.


조선인 여자들을 공격했던 좀비와 조선인 여자들이 변해버린 좀비, 그렇게 셋이었다.


병사들도 그런 모습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천막을 걷어내고 드러난 모습에 흠칫 하면서 놀랐다.


억 하고 순간 소리를 지르거나 놀라서 주저앉는 병사도 있었다.


병사들과 실험진들이 빠르게 문을 열고 그 공간을 벗어나 폐쇄시키는 동안 다리를 오랫동안 묶어놓고 있어 걷는 게 불편해진 죄수들이 절뚝대며 일어나기 시작했다.


병사들이 모두 문 뒤로 대피하자 창고 실험진들이 철창을 여는 장치와 연결된 줄을 문틈으로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좀비들이 들어있는 철창 문이 위로 올라가기 시작하고, 그 모습을 본 죄수들은 여기저기로 흩어져 도망치기 시작했다.


꽤 넓은 공터 같은 공간이었지만 사방이 막혀있었기 때문에 도망가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철창이 어느 정도 열리자 좀비들은 거기서 뛰쳐나와 사람들을 쫓기 시작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좀비의 기동력을 보며 ‘오’하고 감탄을 했다.


죄수들은 또 발은 풀렸지만 손은 여전히 묶여있었기 때문에 좀비들을 공격할 수 없는 상태였다.


좀비는 셋밖에 없었지만 죄수들은 공포에 질려 도망치지 못하고 그 자리에 주저앉아 버리는 사람도 보였다.


그렇게 사람들이 좀비들의 공격을 받으며 울부짓는 아비규환이 시작되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 옆에 있던 신하가 그 광경을 같이 보며 놀랐다.


“저게 바로 서양의 좀비라는 것입니까?”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부채를 펼쳐서 거기에 새겨진 문양들을 손으로 만져보다가 말했다.


“엄밀히 말하면 서양 껏도 아니지. 부두교는 흑인들이 만든 거니··· 아무튼 서양 나라들이 자기 나라에서 살고 있던 노예들을 끌고 와서 이런 것이 생긴 게 아닌가? 우리도 이제 일본제국의 노예들이 필요해···”


신하가 침을 꿀꺽 삼켰다.


“노예라면···?”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웃으며 말했다.


“대륙 땅을 차지하려면 조선인들이 우리의 노예가 되어줘야겠지. 저 좀비들처럼 말이야···”


좀비에 물린 사람들이 역시 좀비처럼 변해 다른 멀쩡한 사람들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자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만족하는 표정을 지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부채에 새겨진 문양들을 보며 신하가 말했다.


“그래서 호랑이와 두루미를 부채에 새기신 것입니까?”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부채를 보며 갸우뚱했다.


“그래서라니. 무슨 말인가?”


신하는 자신이 뭘 잘못했나 싶어 뜨끔했지만 계속 말했다.


“조선인들을 노예로 삼기 위해 조선인들을 상징하는 호랑이와 두루미를 새긴 것인지···”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껄껄 웃다가 말했다.


“일본은 너무 습하단 말이지.”


신하가 잘못 들었나 싶어 ‘예?’하고 되물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말했다.


“일본은 섬나라라 너무 습하고 어두워. 음기가 가득차 있지. 그래서 옛부터 귀신도 많고 그렇지 않은가. 난 그게 마음에 안 들어··· 아무래도 난 대륙에서 태어났어야 할 운명인데 말이야. 음기만 가득찬 것도 좋지 않고 양기만 가득찬 것도 좋지 않아. 그 두개가 조화를 이뤄야 하는데. 삼면이 바다로 뚫려있고 대륙과도 연결된 조선이 딱 그런 곳이지. 음양이 조화된 곳··· 나는 거기에서 태어났어야 할 몸인데. 아무래도 태어난 곳이 잘못되었어.”


신하는 뭐라고 대답해야할지 몰라 그냥 가만히 있었다.


“하지만 뭐 상관없지. 그곳을 내 나라로 만들면 되니까 말이야.”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뭐라고 말하건말건, 사람들의 살점이 뜯겨나가고 살이 까맣게 탄 것처럼 변해가는 모습을 보자 신하는 표정이 안 좋아졌다.


높은 곳에서 보고 있지만 그 끔찍한 소리와 모습들이 생생하게 전해지고 있었다.


좀비들의 모습은 짐승도 아니고 사람도 아닌 기괴한 모습이었기 때문이었다.


“저도 사람을 많이 죽여봤지만 저런 광경은 처음 봅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웃으며 대답했다.


“저건 사람이 아니라니까 그러네.”


한참 살육하는 광경이 계속 펼쳐지고, 계속 보던 신하는 비위가 상했는지 헛구역질을 하기도 했지만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한 장면도 놓치지 않으려 집중하며 보고 있는 중이었다.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데···”


한 죄수가 어찌저찌 손을 묶은 줄을 풀어내는 데 성공해 주위에 있는 나무에서 나뭇가지를 꺾어 좀비들을 공격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 죄수는 한 좀비의 가슴팍에 날카롭고 두꺼운 나뭇가지를 찔러넣는 데 성공했지만 그 좀비는 잠깐 주춤할 뿐 다시 움직였다.


팔이 풀린 죄수는 다시 더 두껍고 긴 나뭇가지를 구해 좀비들을 향해 휘둘렀다.


그냥 도망가는 것보다는 그래도 공격을 하는 것이 더 살아있을 확률을 높여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죄수를 제외한 모두가 좀비로 변해버렸기 때문에 얼마 안 가 그 죄수는 좀비들에 둘러싸여 공격을 당하고 말았다.


아래 있는 사람들이 모두 좀비의 공격을 받은 것 같자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손짓으로 신호를 했다.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손짓을 하자 옆에 있는 신하가 머리는 호랑이, 몸은 물고기인 상상 속의 동물인 샤치호코가 그려진 황금 깃발을 들었다.


그러자 곳곳에 숨어서 사다리에 올라탄 채 좀비들이 있는 곳을 조준하고 있던 병사들이 깃발을 보고 일제히 총을 쐈다.


총알 색이 보통 조총과는 달랐다.


수백 발의 총알이 좀비들이 있는 곳에 날아들었고, 좀비들은 모두 쓰러졌다.


좀비들이 모두 쓰러지자 이번에는 도요토미 히데요시 옆에 있던 신하가 국화가 그려진 흰 깃발을 들었다.


이번에는 사다리 위에 있던 궁수들이 나타났다.


아까 총알이 일제히 날아든 것처럼 좀비들이 있는 곳에 불화살들이 꽂히기 시작했다.


몇몇 좀비가 움직이는 모습이 보였지만 얼마 안가 화염에 휩싸여 쓰러지는 모습이 보였다.


활활 불타는 아래를 보며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흥미롭다는 듯 집중했다.


어느 정도 좀비들이 다 불에 탄 것 같자 병사들이 이번에는 물을 뿌려서 불을 껐다.


불이 꺼지자 아까 미쳐서 날뛰던 좀비들은 형체 없이 한 줌의 재로 변해 있었다.


신하가 입을 떡 벌리고 보다가 도요토미 히데요시에게 말했다.


“그런데 저 좀비들을 만들려면 사람들이 있어야 하는데, 그 많은 사람들을 어디서 다 구합니까? 조선인들이나 다른 나라 사람들을 납치해오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을 터인데···”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뭘 그런 걸 물어보냐는 듯 말했다.


“우리에게 적대적인 다이묘들이 있지 않은가? 그 사람들을 이용하면 돼···”


“그 사람들을··· 저렇게요?”


신하는 두려움에 자신도 모르게 고개를 숙였다.


그 모습을 보며 웃던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뒤로 돌아서며 말했다.


“드디어 호랑이들을 잡을 방법을 찾았다”고.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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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4화- 전쟁 준비 21.08.01 16 0 12쪽
3 3화- 조선통신사 21.07.31 27 3 11쪽
» 2화- 십만양병설 21.07.30 29 3 11쪽
1 1화- 인체 실험 +2 21.07.29 68 1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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