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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의 정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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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고리곰
작품등록일 :
2013.05.19 22:22
최근연재일 :
2015.04.18 04:52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20,195
추천수 :
298
글자수 :
33,610

작성
13.07.10 11:32
조회
1,130
추천
18
글자
6쪽

챕터 2. 사악한 자의 손길 - 4

DUMMY

차라리 프린이 기절한 것은 행운이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았다면, 보았다면 아마 프린은 미쳤을지도 몰랐을테니까.


"뭐야?"

"무슨 일이야?"


세실리아의 날카로운 비명소리를 들은 사람들이 무거운 엉덩이를 들고 하나 둘씩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인형의 밤을 무사히 보내고 밖으로 빠져나온 사람들.

그리고 그들의 눈에 들어온 것은 덜덜 떨면서 바닥에 주저앉아 소리지르고 있는 세실리아와 기절해 있는 프린, 그리고 목이 잘린 채 피 웅덩이를 만들고 있는 두 남자의 시체였다.


"얘야! 당장 집으로 들어가라!"

"이, 이게 무슨 일이야!"

"아……."


반응은 가지각색이었다.

호기심에 밖으로 나오려는 아이들을 기겁하면서 안으로 들여보내는 부모들, 끔찍한 장면에 화들짝 놀라며 무기가 될만한 것을 찾는 사람들, 그 자리에서 혼절해버리는 사람들까지.

그리고 그 소란들이 계속 이어지자 더더욱 많은 사람들이 집 밖으로 나오고 끔찍한 광경을 보는 악순환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작은 마을인지라 그 악순환은 길게 이어지지는 않았고, 부모나 형제가 못나오게 하는 경우 외에는 마을 사람들이 전부 밖으로 나오자 그 악순환은 곧 끝나게 되었다.


"세실리아 아가씨! 이게 무슨 일입니까!"

"어디 다치진 않으셨습니까?!"


사람들이 많아지자 시체에 겁을 먹고 있던 사람들에게 용기가 생겼는지 하나 둘씩 세실리아에게 다가가서 안부를 물어보았다.

배운 게 없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멍청하기 그지없는 행동이었다.

다 큰 사람들 마저도 기절하거나 겁을 먹는 상황이었는데 그것을 눈 앞에서 겪은 어린 여자아이가 정신이 있을 리가 없었다.

그것은 세실리아 역시 마찬가지였고, 아무리 악명 높은 리테일 가문의 여식이라고 할지라도 그녀는 아직 어린 나이였으며 사람이 죽는 것은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그런 여자아이가 사람이, 그것도 자신을 지키던 호위무사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끔찍하게 죽었으니 제정신일 리가 없었다.

그나마 미치거나 기절하지 않은 것을 용하게 여겨야 할 판이었다.


"아가씨! 대체 누가 이런 짓을 한겁니까?!"


세실리아에게 가까이 다가온 남자 중 한 명이 다급하게 그녀에게 물어보았다.

평소에는 후환이 두려워서라도 하지 못할 행동이었지만 지금은 긴급상황이었다. 뛰어난 실력을 가진 호위무사들을 저렇게 할 존재가 마을 안에 있을 거라는 생각이 그들의 이성을 일부 마비시킨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머릿속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귀족의 존재감 때문에 그녀의 몸을 흔든다던가 따귀를 때리거나 물을 뿌려서 제정신을 차리게 한다는 선택지는 아예 떠올리지도 못하고 있었다.


"아가씨! 제발 말씀해주십시오! 대체 누가 그런겁니까?!"


너무나도 다급한 남자의 목소리.

그 남자의 의지가 전해졌음일까?

세실리아는 약간의 정신이 돌아왔다.


"프, 프린……."

"네? 프린이요?"


그 말을 들은 남자는 황당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생각하는 그 프린이 맞나?'

"프린……프린이 그랬어……. 목이……그녀를 잡으라고 했는데……호위무사들이……."


횡설수설 말하는 세실리아.

남자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생각했다.


'아가씨가 아직 제정신이 아닌가보군.'


귀족에게 하기에는 불경한 생각이었지만 뭐 어떠랴.

말로 하는 것도 아니고 생각으로 하는 것인데.

남자는 평소와는 다르게 나이 또래의 어린아이 같은 행동을 보이는 세실리아를 보며 속으로 피식 웃고는 프린에게 다가갔다.


'아무리 거지라고 해도 상태는 봐 줘야지.'


마음 속에 있던 일말의 양심 때문에 프린을 살펴보려고 한 것이다.

남자는 프린이 죽었다면 묻어주고, 그냥 기절한 거라면 눈 앞에서 끔찍한 일을 본 것을 가엾게 여겨 집에 남은 음식들이라도 조금 나눠줄 생각을 했다.

이 남자는 야박한 이 마을 사람치고는 드물게 착한 사람이었던 것이다.


- 크르르릉.


하지만 세상에는 이런 말이 있다.

착한 사람은 금방 죽기 마련이라고.

그것은 그냥 떠도는 말만은 아닌 것이, 착한 사람은 오지랖이 넓기 때문에 좋지 않은 일에 걸려들 확률이 높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었다.

바로 지금 이 남자처럼.


투두두둑.

꿀럭…….


사람들은 세실리아가 본 게 무엇인지, 아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머릿속에서 상상하는 것조차, 떠올리는 것조차도 무의식중으로 거부하던 그 끔찍한 장면을!

아니, 차라리 아까 있었던 일을 보는 게 나았을지도 모른다.

그것은 기괴하고 끔찍했을지언정 적어도 지금보단 나았을테니까!

남자의 몸은 자그마치 5토막이 나 있었다.

방금 전까지 말을 하면서 걸어다니던 인간이 고깃조각이나 다름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이다.

토막난 몸은 바닥으로 무너져 호위무사들과 함께 피의 웅덩이를 만들고 있었고, 마치 사람과 비슷한 인형이 잘린 것처럼 너무나도 깨끗하게 잘린 고깃덩어리들의 단면에서는 피가 꿀럭거리며 새어나오고 있었다.

남자의 몸을 자른 것이 예리하다는 것을 증명하듯 잘린 단면을 보면 뼈까지 깨끗하게 잘려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마을사람들을 기절시키기에 충분한 모습이었다.


털썩.


밖으로 나와있던 마을사람들 수십명이 동시에 기절해버렸다.

흑마법사가 독을 사용한 것처럼, 죽음이 수십명의 영혼을 단번에 채간 것처럼 실 끊긴 인형마냥 바닥에 쓰러져버린 마을 사람들의 모습은 사람들로 하여금 공포심을 더더욱 부추겼다.

시체들 코앞에서 주저앉아 있는 세실리아처럼 오줌을 지리는 사람들이 속출했고, 공황 상태가 되어 주변을 둘러보며 무기가 될 것을 찾는 사람들이 생겼다.


작가의말

……

연참신공 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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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챕터 2. 사악한 자의 손길 - 7 +2 15.04.18 467 14 6쪽
10 챕터 2. 사악한 자의 손길 - 6 +1 14.06.05 728 13 6쪽
9 챕터 2. 사악한 자의 손길 - 5 14.06.03 1,882 68 6쪽
» 챕터 2. 사악한 자의 손길 - 4 +1 13.07.10 1,131 18 6쪽
7 챕터 2. 사악한 자의 손길 - 3 13.07.10 1,383 27 7쪽
6 챕터 2. 사악한 자의 손길 - 2 +2 13.06.23 2,109 34 6쪽
5 챕터 2. 사악한 자의 손길 - 1 +1 13.06.22 1,575 22 7쪽
4 챕터 1. 부활의 노래 - 3 +2 13.06.07 2,470 22 8쪽
3 챕터 1. 부활의 노래 - 2 +1 13.06.05 3,079 39 9쪽
2 챕터 1. 부활의 노래 - 1 13.05.29 2,702 20 8쪽
1 프롤로그 +1 13.05.19 2,670 2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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