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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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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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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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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14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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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42쪽

제 255화 살인인형의 추억

DUMMY

“내가 처음 눈을 떴을 때. 보았던 것은 너희처럼 어머니의 양수 속이 아닌 비닐로 된 막의 안. 그래.... 네가 흔히 말하는 ‘포장지’라는 것이었지. 그리고 나는 그 안에 있는 ‘제품’이란 것이었어. 본래라면 나도 흔하디흔한 인형.

하지만 2세계에 3세계의 주신인 시온이 잠시 방문한 사이에 남기게 된 ‘혼돈’이 현재 나란 존재에게 흡수되었지...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나야. 그리고..”


엘리스는 그렇게 말하더니 화가 나는 듯이 포크로 고깃덩어리를 내려찍더니 입으로 가져갔다.


“나는.... 처음부터 성욕처리용을 만들어진 너희 인간들이 만든 인형이었어.”


“...네?!”


엘리스의 말에 마리는 깜짝 놀라며 얼굴이 빨개진 체. 그녀에게 되물었고 이에 엘리스는 태연하게 머리를 긁적이더니 말을 이었다.


“섹스돌 몰라? 간단히 말하면 나는 본래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형이야.

물론... 여기에 ‘혼돈’이 깃들면서 나는 요괴화 된 거지만....”


그녀는 심드렁하게 그렇게 말하고는 오물거리더니 곧 다시 입을 열었다.


“나는 창고의 한 구석에 쌓여 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팔리게 됐지. 배송되는 동안 나는 생각했어. 나는 무엇인가? 나는 이제 어떻게 되는가? 라고, 흔히들 말하는 ‘자아찾기’라는 거지. 하지만 ‘요괴’란 것은 참 편한 종족들이야. 본능적으로 거기에 대한 대답을 나는 스스로 알 수 있었으니까.”


엘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입술에 묻은 소스를 혀로 핥더니 광기를 뛴 미소를 지었다.


“나는 사람을 죽이기 위해 태어난 ‘요괴’이며 내가 할 일은 나를 구입한 ‘주인’을 만나 찢어발기고 그 내장을 먹어치우고 또 다른 희생자를 찾는 것. 이게 나란 존재의 의미였어.”


“.......!!”


“아. 그런 표정 짓지 마. 마리. 나의 존재는 언제까지나 너희 인간들이 생각하는 망상과 상상, 그리고 전승 등을 통해 만들어진 ‘요괴’였고, 이건 언제까지나 너희 인간이 원한 결과로 탄생한 거였으니까. 아무튼 나는 배송되면서 ‘주인’이란 작자를 어떻게 죽일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보냈지. 그리고 마침내 나는 ‘주인’을 만났어.”


엘리스는 다소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턱을 괴더니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처음에는 본래대로 죽여 버리려고 했는데.... 너무 불쌍해 보이는 인간이어서 관뒀지. 후우.. 지금 생각해도 그 녀석보다 억울하고 불쌍해 보이는 면상을 지닌 인간은 없을 정도의 얼굴이었거든.”


엘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식탁에 손가락으로 8자를 그렸다.


“대충 이렇게 생겼달까? 그 녀석의 집은 더더욱 가관이었지. 남자 홀로 사는 주제에, 청소도 안 해, 빈 컵라면 용기가 구석진 곳에 쌓여 있어. 벽지는 수 십 년 동안 갈지도 않았는지. 갈색으로 벽색 된 체. 일부는 뜯겨나가고 있었고 창문들에는 금이 간 체. 테이프로 대충 때워둔 상태였지. 내가 그때만 생각하면 얼마나 기가 막힌지... 나참... 요괴인 내가 어이가 없어서. 그곳에 도착한 이후. 살인을 한 게 아니라. 청소를 해줬으면 말을 다했지. 나는 그런 더러운 것은 견딜 수 없었거든.”


“섹스돌.. 아니 ..인형이라고 생각한 당신이 갑자기 움직였는데. 놀라지 않던가요?”


“놀랬지. 아니. 솔직히는 기뻐하는 모습이었어. 정말이지 이상한 인간이었다니까.”


엘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어깨를 으쓱였지만 마리는 엘리스의 비꼼 어린 말투 밑에 깔아진 그리움의 감정을 느끼고는 놀란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엘리스는 그걸 눈치를 못 챈 듯이 눈을 감은 체. 말을 이었다.


“바보 같은 놈이었어... 진짜 그 바보는 내가 죽인다는 말에 꿈쩍도 안하고는 나와 대화하는 것을 즐겼다니까? 아니..... 정확히는 인간관계가 나를 제외해서는 모두 박살이 난 상태라 오랜만에 사람답게 대화하는 것이 더 좋았는지도 모르겠지.. 그 바보 자식.... 그딴 꼬라지가 된 이유가. 자기 친구의 연대보증을 서버렸다가 그렇게 된 거라 하더라..... 그런데도... 그 병신은... 나를 보고 웃고 있었어. 빚이 산더미인데도 절망하지 않은 체.... 정말.... 웃기지도 않는 ‘주인’이었지.”


엘리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이전에 자신이 있던 방안을 생각했다. 나락으로 치닫다 못해. 지면을 기는 듯한 삶을 살아가는 인간의 삶인데도... 엘리스는 그런 ‘주인’이 싫지 않았다.


“그 때문인지. 제대로 된 직장조차 가지지 못했어. 이전만 하더라도 꽤 번듯한 곳에 살았다고 하는 데... 내가 갔을 땐 후우... 아르바이트 자리를 정정하면서 겨우 살고 있었지. 그러면서도 사람이 쓸 때 없이 착한 쓰레기였지. 내가 당시에 먹지 않아도 되는 인형출신의 요괴가 아니었다면 그 자식은 내 먹을 것 챙겨주다가 굶어죽었을 걸? 그 녀석은... 그러고도 남아...”


그녀는 화풀이 하는 듯이 고기를 거칠게 썰었다.


“나는 그 집에서 ‘주인’놈과 같이 살았어. 그 녀석이 아르바이트를 나간 동안 나는 TV보며 기다리다가 돌아오면 대화를 나누는 정도뿐이었지만...

그 바보는 그런 생활만으로 만족하는 것 같더라...

정말... 이상해... 만약 이 세상에 지옥이 존재한다면 바로 그곳이 지옥일 텐데도 말이야....”


엘리스는 뒷말은 중얼거리더니 멍하니 마리를 보았다.


“마리... 너도 2세계 출신이라고 했지? 그럼 그곳의 상식 정도는 알고 있겠네?”


“네. 그런데....?”


“너희가 살던 곳도 부가 극심하게 불공평한 행성이었어?”


“....음.... 제가 알기로는 제가 있던 행성은 소수의 10%의 부가 나머지 90%의 부와 같은 걸로 알고 있어요.”


엘리스의 당혹스러운 질문에도 마리는 침착하며 그렇게 답하였고 이에 엘리스는 눈을 깜박이며 끄덕였다.


“그래? 내가 있었던 2세계에선 ‘1%의 인간들이 99%의 부를 독점하고 나머지 99%의 인간들이 남은 1%를 아등바등 나눠가지는 세상’이었어.”


“.....네?! 그렇게나 많이요!?”


말도 안 될 정도의 수치. 그럼에도 엘리스는 한 점의 거짓 없이 그 말을 내뱉고는 씁쓸하게 말을 이었다.


“그래. 처음에는 내가 있었던 행성도 네가 말하는 수준이었다고 하나봐.

하지만... 서서히 권력과 자본을 손을 잡기 시작해서 그들만의 게임을 시작했지. 본래라면 수정되어야만 하는 악법인데도, 정치 쪽의 웃기지도 않을 정도의 로비는 그러한 악법을 정당화 시켰지. 있는 자들을 지키고, 없는 자들을 쥐어짜.

국가의 세금을 채워나가는 악순환. 그 결과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부의 차이는 극심해진 행성이었어.

그 뿐만이 아니라 3개의 요인이 인간이란 종족을 ‘부’라는 자로 나눠버렸지...”


엘리스는 셋 손가락을 들어 올리더니 하나를 접어갔다.


“처음은 뇌와 연동되는 인공지능 칩 개발. 인간의 뇌의 성능보다 인공지능의 성능이 넘어서는 때가 나오자. 인간들은 생각했어. ‘그렇다면 인간의 뇌도 하나의 인공지능이라 생각하고 기계적으로 발전시킬 수는 없을까?’라고 말이야. 처음에는 의도는 참 좋아~. 기업에서는 ‘지식’이 담긴 칩을 개발하여. 인간들의 머리에 꽂아 연결하여 인간이란 종의 지능을 초월하는 신 인류가 태어났으니까. 이 때문에 인간의 지능=인공지능인 삶이 일상인 곳이었어. 그리고 이것이 부의 불균형을 합법적으로 만들게 되어버렸지.”


그녀는 잠시 동안 눈을 감으며 숨을 들이시더니 곧 눈을 떠 입을 열었다.


“기업이 이 칩의 성능을 차등으로 나누어. 더 위의 기능일수록 비싸게 만드는 파는 거야. 그것도... 일반인이 상상조차 못할 가격으로 말이지... 이 때문에 더 이상 공부가 아닌. 칩의 성능으로 성적이 결정되고, 사회적 지위가 결정되는 세상이 만들어졌어. 요컨대... 노력이 더 이상 쓸모없고, 가진 자들의 부의 계승이 너무나 쉬워졌다는 것이지... 이 때문에 국가에서 해결하고자 공적인 자금을 투여해서 양산형으로 만들었지만, 그래봤자. 양산형인 만큼 가진 자들의 칩의 성능을 따라가긴 힘들었어.”


엘리스는 두 번째 손가락을 내리더니 입을 열었다.


“두 번째. 유전정보의 개조야. 사람이 태어나거나, 아니면 태어난 후. 자신의 유전정보를 원하는 대로 뜯어고칠 수 있게 된 거야. 이 때문에 자연사란 것도 사라지는 것 같았지만.... 그렇게 좋게 흘려가지 않았지. 그것은 일반인이 이용하기에는 너무 비싸거든. 그 결과 서민들은 어쩔 수 없이 늙어서 죽어 가는데, 있는 자들은 늙지 않고, 영원불멸한 체. 부를 긁어모을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거야. 그 뿐만이 아니야. 그들의 자녀들은 모두 다 이러한 유전정보를 개조로 더 이상 ‘인간’이라고 부를 수 없을 만큼 초인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었지... 그 당시에 그들은 스스로 ‘호모 사피엔스 사이언티스’라고 하더군... 스스로도 인간이 아니란 것을 인정했다는 것이지...”


마지막 손가락이 내려가고 엘리스는 일그러진 미소를 띄웠다.


“마지막 세 번째. 노동자를 기계로 대체하는 세상의 등장이야. 처음에는 인간이 하기 어렵고, 힘든 일에만 기계로 때워 나갔지만 곧 앞에서 말한 세 가지 요인 때문에 출산율이 감소하고, 인간 노동자를 고용하는 것보다 기계로 대체해버리는 편이 기업들에게 돈이 되자. 서민들의 입지가 너무나 좁아져버린 거야. 인공지능도 여유롭게 만들 수 있게 된 세상이 된 이상. 더 이상 인간의 노동자는 쓸모없다는 것이지... 물론 이 때문에 소비자가 없어진 만큼. 기업들의 경기는 불경기를 향해 떨어져내렸지만... 그들은 해결책을 찾았어. 자신들의 돈을 벌어주는 ‘기계’에게 인격을 일부 줘서 소비자로서의 기능하게 하는 거였지. 이 때문에 서민들의 입지는 더더욱 좁아져가고, 사회적으로 직장을 잃은 서민들의 증오 범죄는 늘어났어. 하지만 기득권층은 이를 이용해 더더욱 일반적인 서민들을 옥죄는 법들을 만들어나갔지. 증오범죄를 막는다는 헛소리와 함께 말이야. 실질적인 원인은 자기 자신들에 있음을 아는데도.... 그들은 결코 고치지 않았어.”


그녀는 그것을 끝으로 길게 한숨을 쉬더니 잠시 동안의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내가 옆길로 너무 셌나? 미안해. 마리. 그 ‘주인’놈만 생각하면 조금 감정적이 되어버려서... 후우.. 아무튼. 이것을 들으면 나와 주인 놈이 어떤 세상에서 살았는지 이해가 되지? 마리?”


“...디스토피아적인 곳이었네요.”


“디스토피아라..... 그래. 그 말이 맞아. 극히 소수를 제외하곤 모두 나락으로 떨어진 세상이었지... 그런데 그곳에서도.. 나의 ‘주인’이란 놈은..... 착해빠진 머저리였어... 그런 곳에서 살아가려면 우리 4세계 괴물처럼 송곳니를 갈아야하는데도... 오히려 자신의 모든 것을 내주려고 했던 머저리... 난 정말... 그런 ‘주인’이 너무 싫었어....”


그 말을 끝으로 엘리스는 식사를 끝내고 입가심으로 주문했던 커피를 두 손에 쥐며 그 안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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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무슨 일이야? 엘리스? 지금은 바쁜데...”


자신을 구입했던 ‘주인’이란 존재가 자신의 말에 그렇게 대꾸하고는 다시 하던 일을 마저 하는 것이 보인다. 그녀의 ‘주인’이란 존재가 두 손에 힘들게 들고 있는 것은 층층이 쌓아올린 연탄 6개. 그것도 좁디좁은 가파른 길을 올라가는 중이었다. 앞을 보기 힘들 정도의 양. 이 때문에 땀을 뻘뻘 흘리며 올라가는 그 남자의 뒤를 엘리스는 종종걸음으로 뒤쫓았다.


“대체 왜 봉사활동이란 고생을 왜 하는 건데! 이 바보야! 네가 어떤 처지인지 알고는 이걸 하는 거야?”


“...나보다 힘든 이웃이 있는데. 그대로 두고 볼 순 없잖아.”


“이웃은 얼어 죽을... 네 돼지우리랑 여기가 2시간은 걸린다는 것은 알고 그 말을 내뱉는 거야? 나참. 어이가 없어서. 게다가....”


엘리스는 힐끔. 그의 손에 있는 연탄더미를 보더니 입을 열었다.


“..이 화상아! 그 연탄을 왜 네가 돈을 주고 사는 건데! 봉사활동이라며!! 공공단체에서 지원받고 하는 거 아니야? 지금 우리 가게부가 얼마나 무너져 내렸는지 알고 있어!?”


“국가에서 복지에 대한 지원을.. 끊어버렸으니까.. 어쩔 수 없지. 그들은 복지는 낭비라고 생각하니까... 하물며 돈이 없어서 노인이 되어버릴 수밖에 없는 우리 같은 서민들은... 더더욱.”


노화조차 돈으로 극복이 가능한 세상. 하지만 전체의 부에서 1%를 99%가 나눠먹는 곳에 속하는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 혜택을 받지 못한다. 그리고 그것을 돈이 있는 자들을 그들이 게으르다고 치부하며 정확한 문제를 찾지 않으며 해결책을 내놓지 않고, 오히려 늙어서 죽도록 방치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최소한의 복지에 해당하는 것도 끊어버리다니... 그 사실에 엘리스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런 인간들이 어떻게 되든 간에 우리는 상관없잖아! 우리도 제대로 먹고 살지 못하는 상황인데 도와? 너어! 진짜 대가리 속에 꽃밭 밖에 없냐고!!! 최소한의 현실감각은 있어야 할 거 아니야!!! 그런데 이런 달동네까지 와서는!!”


그렇게 화를 내며 엘리스는 손가락으로 올라가는 ‘주인’의 배를 꾸욱! 꾸욱! 누르며 말을 이었다.


“이 한 겨울에 땀 뻘뻘 흘리면서 올라가? 네가 육체적으로 건강하면 몰라도 먹는 것이라곤 패스트푸드밖에 없는 네가!?”


“운동되고 좋지 뭐. 애초에 채소류는 비싼 세상이니까..”


그 말에 엘리스는 하늘을 보았다. 언제나 우중충한 검은 구름만이 보이는 하늘. 제대로 된 태양빛을 볼 수 있는 것은 1년에 2번은 될까? 그나마도 도시의 스모그에 거의 막혔었다. 그들이 있는 곳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이 있는 행성을 어디를 가도 전부 이곳과 같았다. 이런 만큼 제대로 된 식물을 찾는 것은 인공적인 식물 공장에서나 가능하였고 서민에 속하는 그들이 구할 수 있는 신선한 채소라고는 이끼류가 전부. 그나마도 그들이 사는 동네는 저소득자만 모여 있다 보니 그러한 이끼류를 파는 가게는 거의 없었고 저소득자들은 싸게 만들어진 패스트푸드로만 식사를 때우게 된다. 그 결과 그녀의 ‘주인’의 몸매는 8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상태. 그 모습에 엘리스는 이죽였지만 그녀의 ‘주인’은 익숙한 듯이 받아넘겼다. 그 말에 엘리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넌 진짜 내가 언젠가 죽여 버릴 거야. 네 내장을 내 손으로 뽑아내서 말이지..”


그 말에 주인은 좁은 골목에서 힘겹게 몸을 돌리며 엘리스를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사람을 헤쳐선 안 돼. 엘리스.”


“.....난 너희 인간들을 죽이도록 각인되어있는 요괴거든?”


“그래도 안 돼. 엘리스.”


협박어린 엘리스의 말에도 그녀의 ‘주인’은 나릇하게 그렇게 말하고는 몸을 돌렸고 그 뒷모습에 엘리스는 흥! 하는 콧소리와 함께 고개를 돌리더니 곧 그가 움직이자 따라갔다.


“나와 함께 있는 것이 불만이야? 엘리스?”


“그래. 본능 같아선 사람을 죽이고 싶어서 안달 났는데. 그걸 못해서 내가 얼마나 답답한지 네가 알아?”


그의 물음에 엘리스는 잠시 턱을 짚으며 고민하는가 싶더니 바로 대답하였고 이에 ‘주인’은 이상한 듯이 고개를 갸우뚱하였다.


“그럼 나를 떠나면 되지 않아? 네가 떠나겠다고 마음을 먹겠다면 난 널 막을 수 없는데?”


“...흥! 네가 그 말을 안 해도 나도 알아! 다만 네가 날 사버린 이상. 그 금액에 해당하는 일 정도는 해주고 갈 생각이야!”


“....그렇다면 다행이야. 괜히 걱정했네.”


...? ‘주인’의 말에 엘리스는 무언가 잘못 들은 듯이 귀를 파는 시늉을 하더니 되물었다.


“.....뭐가 다행인데?”


“나 같은 바보에게서 네가 떠난다는 점이.”


“이게 진짜!!! 내가 물로 보여!?”


그렇게 화를 내는 엘리스였지만 그의 말이 진심이 담겨있음을 깨닫고는 입술을 깨물더니 곧 코웃음을 치고는 그의 앞질러갔다.


“....내놔.”


“....? 뭐를?”


“네 손에 있는 것들 말이야!”


그 말과 함께 엘리스는 빼앗는 듯이 그가 들고 있던 연탄들을 가볍게 들어 올렸고 이에 연탄에 가려져 땀을 흘리고 있는 ‘주인’의 얼굴을 보자 그녀는 한숨을 쉬었다.


“아이고! 화상아. 네가 힘들어 할 줄 알았다. 이제 내가 들어서 옮겨줄 테니. 안내나 해. 바보야.”


“자...잠깐! 그럼 네가 힘들...”


그렇게 당황해하는 그였지만, 곧 가볍게 이동하는 엘리스의 모습에 놀란 표정을 지었고 이에 엘리스는 뽐내는 듯이 한 손으로 가볍게 들며 입을 열었다.


“겉모습에 속지 마. 나는 ‘요괴’에 속하는 존재. 인간인 너의 근력의 5배는 가볍게 넘어간다고? 이런 나에게 이 정도쯤은 가벼워.”


“..그럼 부탁할게.”


그 말에 엘리스는 그녀답지 않게 방긋 웃더니 끄덕였고 그것을 끝으로 한동안 둘은 말없이 목적지를 향해 올라갔다.


“음?”


목적지인 곳에서 5명 정도의 십대들이 나오자. 엘리스는 고개를 갸우뚱했다. 자신이 들은 정보에 따르면 이곳은 90대에 임박하는 할아버지와 같이 사는 십대 손녀뿐인 것으로 아는데? 그곳에서 나오고 있던 십대들도 엘리스와 ‘주인’을 보며 놀란 눈으로 서로 수군거리는 것이 보인다.


‘.....피 냄새?’


그들에게서 피 냄새가 흘려 나왔다. 그것도 갓 도축한 듯한 싱싱한 피 냄새.... 개보다도 후각이 좋은 ‘요괴’인 엘리스인 이상 놓칠 수 없는 냄새였다. 아니 애초에 인간을 죽이도록 만들어진 그녀인 만큼 결코 놓칠 수 없는 냄새였다. 게다가.. 그것에 섞여있는 또 다른 냄새는..


“왜 이딴 짓을 벌였지? 이 쓰레기들아?”


그녀의 추궁에 그녀의 ‘주인’은 아직 상황을 눈치 채지 못한 듯이 엘리스에게 물었지만 동요한 듯한 십대들의 수군거리는 소리가 점점 커져가더니 곧 그들 중 리더로 보이는 떡대 좋은 이가 엘리스의 앞에 나서서 외쳤다.


“너 뭐야? 여기 집주인에게 볼 일이 있다면 오늘 없으니까. 꺼져.”


“오늘이 아니라 영원히 없겠지. 안 그래?”


엘리스의 물음에 한 순간에 십대들이 얼어붙는다. 그런 그들을 엘리스는 하나하나 살펴보더니 그녀는 입을 열었다.


“게다가 피 냄새에 섞여있는 이 악취는 뭐야? 아무리 생각해도 이 겨울에 밤꽃냄새가 날리는 없을 텐데...”


“이런 씨발! 저 꼰대 년과 옆에 돼지를 잡아!”


자신들의 범죄를 은닉하기 위한 발악인건가? 이에 엘리스는 그러한 그들의 모습을 비웃으면 먼저 달려드는 이의 얼굴을 보았다.


‘공포, 분노인가? 나원 참... 죄책감이라곤 쥐꼬리도 없는 놈들 같으니... 그저 범죄를 들키는 것만을 두려워하고 있어. 이 벌레들은... 그렇다면...’


엘리스의 입에 광기어린 미소가 볼에 걸린다.


“이쪽도 내 방식대로 하는데. 주저할 필요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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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인 관심을 얻기 힘들 정도로 구석진 달동네 길목. 본래는 황량해야만 하는 곳이지만 현재 그곳에는 붉은 피들이 벽면에 여기저기 뿌려져 있었고 엘리스는 자신이 다리를 전부 잘라버린 그들을 보며 쭈그려 앉아 내려다보며 희열의 미소를 띄고 있었다.


“자... 어떻게 죽고 싶어?”


“...괴....괴물...!!”


기어서라도 도망가려는 이를 보며 엘리스는 싱긋! 웃더니 그들이 지니고 있었지만 지면에 떨어진 단검을 줍더니 그 십대를 향해 던졌다. 이에 앞으로 내뻗던 팔이 칼에 박혀 지면에 고정되더니 고통어린 비명소리가 울려 퍼진다.


“좋아! 좋아! 좀 더 돼지처럼 비명질러 봐! 그것이 너희들이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세상에 대한 봉사활동이니까.”


“엘리스! 그만!”


“.....주인.. 칫!”


엘리스는 등 뒤에서 들리는 그의 목소리에 입술을 깨물더니 몸을 돌리자. 자신의 예상대로 그녀를 쫓아오느라 숨이 찬 듯이 거친 숨을 내뱉고 있는 ‘주인’을 보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주인’에게 방해받기 싫어서 일부로 인적 드문 곳까지 유인해서 처리하려는데. 벌써 도착해버리다니... 이에 엘리스는 글렀다고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주인. 그 안에 피해자들을 보고 왔을 거 아니야? 그런데도 이런 쓰레기들을 죽이는 것을 막을 셈이야?”


“....사람을 죽여선 안 돼.... 엘리스...”


엘리스의 말에 ‘주인’은 고개를 좌우로 내저으며 그렇게 말하였고 이에 엘리스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렇다면 내가 인정할 만한 근거를 대봐!”


“........”


‘주인’은 말을 하지 못한다. 엘리스는 그 모습에 속으로 ‘빌어먹을’이라고 중얼거렸다. 애초에 대답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층민에 속하는 자신의 주인은... 의무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한 인간.... 카운터에서도 잔돈 계산조차 제대로 못할 정도로 교육을 국가에서 받을 수 없는 하층민이었기에... 애초에 그들이 살고 있는 국가는 그 만큼 막장 상태였다.


“...그래도 안 돼...”


그 말에 엘리스는 인상을 찌푸리면서도 앞의 십대들의 다리를 절단 낼 때 사용했던 식칼을 조용히 내리더니 그를 보았다.


“.......그래서 어떻게 할 건데? 이 자식들을 경찰에 넘기려고? 애내들 입장에선 청소년 보호법 때문에 끽해야 3년 정도면 다시 거리를 나올 텐데? 반성조차 없는 이런 놈들이 다시 사회에 나와 봤자. 할 일은 뻔해. 차라니 내가 이 자식들을 미리 제거해버리는 것이 사회적으로도 옳아. 그런데도....”


“....그것이 법이니까. 악법일지어도 법을 지켜야 질서는 유지돼.... 엘리스... 사적인 폭력은 처음에는 해결될지 몰라도, 사회적으로 볼 때. 질서를 망가트릴 거야... 엘리스. 너도 알 거 아니야? 법 밖의 사적인 폭력이 어떤 혼란을 초래하는 지를... 무엇보다... 그들을 이곳에서 죽여 버리면 너도 그들과 똑같아져버려. 그러니 죽이면 안 돼....”


“........”


그답지 않는 논리적인 말이었다. 아마도 그로서도 힘든 삶을 살아가면서도 몇 번씩이나 자신에게 던져온 물음이기 때문이겠지. 이에 엘리스는 인상을 찌푸리더니 곧 흥! 하는 소리와 함께 손에 있던 식칼을 버렸다.


“....나는 지문과 DNA 같은 것은 없으니. 이 식칼로는 이놈들이 나에 대한 것을 말해도 경찰은 헛소리로 취급하겠지....”


엘리스는 그 말과 함께 ‘주인’에게 다가가더니 그의 팔을 두 손으로 잡으며 말했다.


“아마도 나를 쫓아오면서 경찰에 신고를 했겠지?”


“응. 다만 장소가 장소이다 보니까. 다소 늦을 지도...”


“빌어먹을 놈들.... 하긴 공무원인 그들에겐 여긴 사회 쓰레기인 하층민들의 지역이니까... 무슨 일이 생겨도 상관없는 거겠지..”


“뭐. 그런 나태가 우리에겐 잘 된 거니까. 가자... 엘리스.”


“....알겠어. 주인.”


그 말을 끝으로 엘리스는 주인의 팔을 잡고 있던 팔에 자신의 머리를 기대었다.


--------------------------몇 달 뒤----------------------


“다녀왔어. 딱히 너를 위해서는 아니지만, 신선한 채소를 구했으니 같이 먹자. ..음?”


또 피 냄새다. 다만 이번 그 양은 밋밋했고 안에서 무언가 부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에 엘리스는 손에 들고 있던 비닐봉지를 지면에 내팽개치고는 집 안 내부로 황급히 들어섰다.


“.....넌 뭐야?”


문을 걷어차며 들어온 엘리스를 보며 안에 낯선 이가 물었다. 그것은 엘리스의 기억에도 없는 두 명의 남자였다.


“....그건 내가 묻고 싶은 말인데?”


“아아. 우린 이런 사람입니다.”


엘리스의 물음에 한 남자가 다가와 그녀를 향해 명함을 내밀었고 그걸 힐끔 본 엘리스는 입을 열었다.


“사채업자?”


“노노. 저희는 제 3금융업으로 신용이 부족하신 분들에게 돈을 빌려주는 일들을 하는 사람이랍니다. 대부업이라고도 하지요.”


“개소리가 하늘을 찌르는군. 그래. 여긴 왜 왔어?”


“아.. 그게 말이죠... 이 보증인의 대금추신 하러 왔답니다. 하지만 돈이 없다고 해서 말이죠.. 이것 참. 저희도 말로 하려고 했지만....”


이에 그 남자는 다른 동료를 향해 시선을 돌렸고 이에 따라 엘리스의 시선도 따라갔다. 그러자 보인 것은 그 남자의 동료에게 깔려 피떡이 되어있는 그녀의 ‘주인’의 모습. 이에 엘리스는 오른손을 등 뒤로 가져가. 차가운 감각의 금속의 물체를 쥐었지만 곧 손을 놓고는 앞의 남자에게 물었다.


“.....내놔봐.”


“보시든 지요.”


이에 엘리스는 그 남자의 손에 있는 종이를 낚아채는 듯이 빼앗아 내용을 보더니 비틀린 미소를 지었다.


“......1주일마다 이자가 복리로 붙어? 너희 ‘꺾기’를 사용한 거야? 이게 이 나라에선 법적으로 불법이란 것은 알고 있지?”


사채업자가 자신의 돈을 갚지 못하면 자신에게 다시 돈을 빌려 막으라고 한다. 그것이 꺾기라는 수법으로 ‘이자가 원금이 되어’ 이자를 불어나가기 때문에 한 번 걸리면 헤어 나올 수 없을 정도의 빚에 빠져들게 된다. 그야말로 나락의 상징. 엘리스의 말에 그 남자는 방긋 웃는다.


“어허. 불법이라니요. 누가 보면 저희가 범죄라도 지은 줄 알겠어요. 저희는 그저 신용이 불량한 손님이 원하는 대로 돈을 빌려주고, 그저 받아갈 뿐인데요. 먼저 돈을 안내겠다고 배를 째는 쪽이 잘못이지요.”


“......”


“뭐. 오늘은 더 이상 돈을 받을 수 없는 것 같으니. 다음에 오도록 하죠. 자. 뭐해. 상어. 가자.”


“하지만.... 알겠습니다. 형님.”


그 말과 함께 ‘주인’을 깔아뭉개고 있던 남자도 일어서더니 먼저 밖으로 나갔고 이에 남자는 엘리스에게 싱긋 웃으며 지나가는 듯이 말했다.


“혹시라도 말이죠. 아가씨가 이 채무자와 무슨 관계인지는 몰라도. 대신 갚아줄 생각이 있다면 언제라도 그 명함에 있는 전화번호로 연락 주세요. 후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


그 말을 끝으로 문이 닫히고 닫혀진 문으로 작은 속삭임이 들려왔다.


‘형님. 저 여자를 대모에게 팔아넘기는 것이 낫지 않을까요?’


‘안 돼. 저 얼굴 안 보여? 보나마나 유전자 개조를 한 어느 귀한 집의 자녀겠지. 상류층의 자녀에게 손을 댔다간 우리는 살아남을 수 없어. 하지만... 직접 우리를 찾아온다면 말이 달라지지.. 그러니 다음에 오자고. 상어.’


‘넵! 형님!’


으드드득!


자기에게 들리지 않을 거라 생각하고 문 밖에서 하는 소리인 것 같았지만 그것은 엘리스에게 또렷하게 들려왔고 이에 엘리스는 조용히 입술을 깨문 체. 화를 삭이더니 곧 ‘주인’에게 다가갔다.


“....주인?”


“......”


대답이 없었다.


“야...! 야!!! 주인! 말 좀 해봐! 이 머저리야!”


흔들어보지만 반응이 없다. 이에 엘리스는 급한 표정을 짓더니 손을 지면에 더듬었다.


“전화... 전화.. 119에.......”


그렇게 구식 휴대폰을 쥔 엘리스라지만 그녀는 곧 전화하지 못한 체. 멈추었다... 아니 정확히는 전화할 수가 없었다. 애초에 그녀가 있는 나라의 의료체계는 국민의료보험이 없으며 간단한 질병이라도 차 한 대 값이 나갈 정도의 돈이 빠져나갈 정도였고 구급차를 부르면 그 비용을 보험을 들 수 없는 서민들은 고스란히 그 돈을 부담해야만 했다. 이에 엘리스의 손이 떨려왔다.


“이런 씨발.....”


욕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앞의 ‘주인’은 죽어가고 있는데. 돈이 없어서 구급차조차 부를 수가 없다니.... 이렇게나 착한 바보인데... 이렇게나.... 병신 같은 선인인데...


또오륵!


“멋대로 죽지 말란 말이야! ‘주인’ 새끼야!!!!!”


턱!


그런 엘리스의 머리 위로 ‘주인’의 손이 올라갔고 이에 엘리스는 움찔거렸다.


“...난 괜찮아.”


“주인? 주인? 살아있었어?”


이에 그녀는 급히 눈물을 닦더니 아무렇지도 않은 척 하였고 그런 엘리스를 ‘주인’은 쓰다듬었다.


“적어도 숨은 확인 했어야지... 멋대로 죽은 사람으로 만들지 마..”


“난 인형이라서 숨을 쉬지 않으니까. 그런 것은 모른다고! 바보야!!!!”


“......그래도 날 위해 울어줬네. 평소에는 내가 죽지 못해서 안달 나더니...”


“...아...아니야. 이건.... 눈에 먼지가 들어가서!!!”


“..그래.”


“뭐어어어어 뭔데! 그 표정!! 야!! ‘주인’!!!!”


---------------------------------------------------------


아르바이트조차 그만두고 3일 동안 ‘주인’의 곁에 있는 엘리스였지만 그녀의 ‘주인’은 걸어 다니지 못한 체. 보일러조차 켜지 못한 차가운 지면에 누워있기만 했다. 그의 말로는 걸어 다닐 때마다. 허리가 미친 듯이 아프다고 하였고 이에 엘리스는 누워만 있는 그의 곁에서 이제 얼마 남지 않는 재료로 만든 죽을 먹이며 말을 이었다.


“아직도 일어날 수 없어?”


“....응. 아무래도.. 아직은 일어서려고만 하면 허리가 아파 와서..”


“병원에 검진이라도 받아보는 건...”


“....엘리스. 알잖아....”


“........”


엘리스는 그의 말에 눈을 감았다. 그녀로서는 ‘주인’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저 곁에서 최대한 돌봐줄 뿐. 이에 엘리스는 속이 타는 것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디 가게?”


“....응. 이제 슬슬 죽을 만들 재료가 필요하니까. 시장에 좀 다녀오려고.”


“....오래 걸려?”


“...좀 멀리. 아마.. 몇 시간은 걸릴 것 같아.”


“.....알겠어. 저쪽 서랍 밑에 진통제가 있는데. 그것 좀 가져다주겠어? 종이와 펜도...”


엘리스의 말에 ‘주인’은 곰곰이 그녀를 보더니 요청했고 이에 엘리스는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물었다.


“진통제를 쓸 정도로 아파?”


“허리가 조금 쑤셔 와서.. 부탁해..”


“....알겠어. 자. 받아. 또 필요한 것은?”


“없어. 다만 엘리스도 간호해주느라 피곤했을 텐데. 뭐라도 맛있는 것을 먹고 와.”


“....흥! 나 혼자 먹고 온다?”


다소 심술어린 엘리스의 말투. 이에 ‘주인’은 풋! 하고 웃었다.


“...그러든지. 다만....”


“...다만?”


“...아니야.”


“.....? 싱겁게. 아무튼 그 종이와 펜은 어디다 쓰려고?”


“편지.”


“....? 누구에게?”


“아아. 나의 최고의 친구에게 보내려고.”


“.......나보다 더?”


“...글쎄?”


뒷말을 흐리는 그의 모습에 엘리스는 볼을 불리더니. 곧 흥하는 소리와 바깥을 향했다.


“....이따 봐. 주인.”


“응.”


그것을 끝으로 엘리스는 바깥으로 나오더니 그녀는 품속에 있던 구형 휴대폰에서 나타나 있는 하나의 점을 보고는 비릿한 미소를 지었다.


“잡동사니를 모와 추적기를 만들어놓길 잘했어... 지금... 죽이러 간다. 빌어먹을 새끼들아...”


----------------------------------------------------------


철문으로 된 문이 찌그러지더니 곧 쾅! 하는 소리와 함께 튕겨나가 지면을 굴렀고 그곳에서 엘리스가 빠져나온다. 이에 당구를 치던 이들의 시선은 그녀에게로 집중되었고 그들 중 하나는 엘리스를 알아본 듯이 입을 열었다.


“너...너는 그때.... 여긴 무슨 일이야?”


“...그 바보 대신 갚아주러 왔어. 청소도 할 겸.”


그 말에 그 남자는 화색의 미소를 지었고 이에 엘리스도 화색어린 미소로 맞받아쳤다.


“훌륭합니다. 당신은 대모께서도 좋아할 겁니다. 금방 빚을 갚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도록 하죠... 그런데 손에 쥐고 있는 것은 무엇.. 아니 애초에 여기까지 어떻게 들어온 거죠? 경비가 있을... 엌!?”


남자의 말에 엘리스는 대답을 하지 않은 체. 볼링 하는 듯이 손에 쥐고 있던 것을 그들이 있는 곳을 향해 굴렸고 이에 그것을 확인한 사람들은 기겁하며 좌우로 갈라져 피했다. 그들의 시야에 보인 것은 입구를 지키고 있을 터인 경비의 목. 갑자기 나타난 목에 아무리 음지에서 일하는 이들이라지만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게 무슨.....”


서걱!


“아아아아아앜!!!”


미처 반응하기 전에 남자의 몸이 공중에 뜨더니 잘려나간 다리가 지면을 구른다. 이에 뒤늦게 고통을 느낀 그는 비명을 질렀고 그 모습을 보며 엘리스의 볼이 희열로 빨개져간다.


“아까 말했을 텐데? 청소라고....”


“이런 미!!!!”


그의 주위에서 급하게 막으러 오는 이들의 모습이 보인다. 제일 앞에 있는 것은 이전에 ‘상어’라고 불렀던 사내. 자동차 바퀴를 연상시키는 거대한 주먹이 엘리스를 향해 휘둘러진다. 그런 그를 보며 엘리스의 눈이 그 남자에게 고정된다.


“‘주인’을 그렇게 한 것은 너였지... 아마....”


작은 몸체로 오히려 파고들어간다. 그와 함께 엘리스는 오른손을 ‘상어’의 가슴팍에 박아 넣었다.


콰직!


갈비뼈를 부수고 엘리스는 자신이 원하는 것을 손에 쥔 후. 움켜쥔 손을 뒤로 빼내었고 그러자 엘리스의 손에는 아직 자신의 죽음을 인식 못한 듯이 꿈틀거리는 심장이 쥐어져 있었다. 그 모습에 달려들려는 이들의 모습이 한 순간에 굳었고 그런 이들을 보며 엘리스는 광기어린 미소를 짓더니 쥐고 있던 심장을 쓰러지고 있는 ‘상어’의 입 속에 강제로 처박았다. 그것도 자신의 얼굴에 피가 튀는데도 신경 쓰지 않는 그 모습은. 너무나 광기어려 있어서. 인간으로 하여금 원초적인 공포를 일으킬 정도였다.


“흐흐흐흐흥! 하하하하하하하핫!!! 그래... 이 느낌야! 난 이런 느낌을 원했어...!!”


쓰러져가는 상어의 머리를 한 손으로 잡고 달랑거리며 엘리스는 즐거운 듯이 다른 이들에게 던지며 웃어 재꼈다.


“‘주인’. 나보고 살인을 하지 말라고? 그래! 그렇다면 이건 살인이 아니야! 이건 ‘청소’야. 인간 쓰레기를 처리하는 청소. 이거라면..... ‘주인’도 뭐라 할 수 없겠지. 우흐흐흐흣!! 아하하하하하핫!!!!!!”


“미친 년이!!!”


“맞아. 난 미쳤어. 너희와 같은 쓰레기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나는 너희와 조금 달라... 나는.... 악을 먹는 악이거든...”


촤악!


또 다른 이의 사지가 좌우로 나뉘어 뿌려지고 공포가 확산된다. 엘리스는 하나 둘 사냥해가며 콧노래를 불러나갔다.


“나는 너희가 생각하기에 ‘악’. 하지만.... 사회가 나 같은 ‘악’정도는 우습게 보일 정도로 썩어있다면.... 나란 ‘악’은 너희 같은 쓰레기를 잡아먹어서 그나마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데 기여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으흐흐흐흐. 그러니 말이야....”


한 사람의 머리를 잡고 벽에 처박는다. 한 번으로는 터지지 않자. 엘리스는 연속으로 벽에 박았고 이에 얼마 지나지 않아. 절반만 남은 머리가 되었고 이에 또 다른 사냥감을 향해 엘리스는 달려 나가며 외쳤다.


“너희가 시작한 거야!!!! 너희가 먼저 송곳니를 드러내지 않았으면!!! 나도 조용히 내 본능을 억누르면서 살았을 거라고! 이 빌어먹을 자식들아!!!!!!!”


그렇게 사냥을 시작한지. 1시간 후. 엘리스는 누군가의 내장으로 보이는 것을 생으로 씹으며 다리가 잘려서 도망가지 못한 그 남자의 앞에 섰다.


“히익! 자... 잠깐만. 돈이라면 얼마든지 줄 테니...”


“...어디 있어?”


“무...뭘 찾는데!”


“채권. 내 ‘주인’놈의 것을 내놔.”


이에 그 남자는 조용히 구석의 금고를 가리켰고 이에 엘리스는 그 남자가 불러준 비밀번호대로 그곳을 열어 확인하더니 곧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자. 그것을 그 남자 앞에서 내밀며 입을 열었다.


“이것의 대가를 치르고 싶은데.... 네 목숨 값이면 어때?”


“가...가져가. 가져가라고!”


그 반응에 엘리스는 가학적인 미소로 끄덕이더니 곧 그것을 찢어버리고는 콧노래를 부르며 그곳을 빠져나갔고 이에 그 남자는 한숨을 내쉬었다. 그러나 그것은 잠시뿐. 엘리스는 석유가 담긴 통을 가져오더니 여기저기에 뿌리기 시작했고 이에 그 남자의 표정이 창백해졌다.


“자..잠깐 이건 약속과 다르잖아!”


“..엥? 무슨 소리야?”


“?”


“내가 말한 네 목숨 값은 고통스럽게 죽을 방법이란 건데? 네가 산다는 선택지는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어.”


“이... 빌어먹을 년이! 날 속였어!?”


“너도 대부업을 하면서 그랬잖아? 처음에는 바로 갚으면 문제가 없는 척. 하지만 꺾기 등의 수법으로 이자를 늘리면서 나락으로 밀어 넣었겠지... 이제 네 차례인 것뿐이야...”


엘리스는 그 말의 끝으로 그 남자에게도 뿌리고는 품속에서 라이터를 꺼내 불을 켰다.


“그럼 바이.”


화르르르르륵!


“으아아아아아아앗!!!”


산 채로 태워지는 비명소리가 사방을 메우고 엘리스는 그 모습을 뒤로하고 그곳을 빠져나가며 개운한 미소를 지었다.


“...이걸로... 된 거야... 모두..”


-----------------------------------------------------


“주인~ 나 왔어.”


엘리스는 그 말과 함께 집 안으로 들어서더니 손에 있던 봉지를 들어올렸다.


“짜잔~! 아르바이트에서 남은 금액으로 치킨을 사왔어~! 치킨 먹자~! 아! 물론! 맛있는 다리부분은 모두 내 거다?! 응?! 주인?!”


“......”


이불을 덮은 체. 눈을 감은 모습. 이에 엘리스는 김이 빠지는 듯이 혀를 내밀었다.


“지금 내가 왔는데. 자고 있는 거야? 주인? 야야. 대답 좀 해봐. 맛있는 치킨이라고!!!”


코앞으로 봉지를 가져가 치킨 냄새를 맡게 하는 엘리스였지만 곧 반응 없는 ‘주인’의 모습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음? 주인. 무섭게 침묵하지 말고.. 뭐라고 말 좀.....”


차갑다. 처음에는 깨우려고 뻗은 손이었지만 냉기만이 감도는 몸에 엘리스는 경악하면서 눈을 크게 떴다.


“야! 야! 이게 무슨! 주인! 장난치는 거지!? 응?! 장난치는 거지? 장난이라도 너무 하다... 음? 편지?”


‘주인’의 배위에 있는 편지를 보자. 엘리스는 잠깐 망설이더니 그것을 집어 들었고 편지를 펼쳤다.


[엘리스에게... 네가 이 편지를 읽게 되면 난 아마 더 이상 이 세상의 사람이 아닐 거야. 이 때문에게 너에게 먼저 사과하도록 할게.. 내가 너에게 진통제라고 말한 것은... 사실은 내가 널 만나기 전에 자살하려고 구해났던... 독약이야... 너는 날 만나고 나서 항상 나에게 물었었지? 왜 나 같은 남자가 너를 샀냐고? 그건.... 지금 이렇게 밝히게 돼서 미안하지만. 내가 죽기 전의 마지막 욕심이었어.... 이런 이유 따위로 널 구매해서 미안해. 엘리스. 하지만.... 난... 너와 함께 있었던 시간이 너무나 즐거웠어. 언제나 날 죽이겠다고 말하면서도 너는 정이 많은 녀석이었으니까... 하하.. 아마 이 편지를 읽을 때면. 네 손으로 죽이지 못해서 분하다고 중얼거리겠지... 그래도... 그 동안 이런 못난 나와 함께 있어줘서 고마워... 하지만 오늘로 이런 구속도 끝이야. 현재 부러진 뼈라도 내 몸속에서 찌르는지 매시간 마다 아파와. 그것도 통증은 점점 강해져가지... 아마 이대로라면 너에게 더 이상 숨길 수 없어서. 난 이 선택을 하게 되었어. 병원에 가고 싶어도.... 나는 그러한 돈이 없고 너에게도 그러한 천문학적인 빚을 남기고 싶지 않으니까. 하지만 엘리스. 지금의 너라면 내가 없어도 다른 좋은 사람을 찾아서 행복하게 살 수 있겠지.. 부디 좋은 사람을 찾기 바래. 엘리스. 그리고..... 항상 고마워. 가장 친한 나의 친구야...]


“.......이....머저리가..... 농담이지? 응? 장난이지...?!”


엘리스는 그렇게 중얼거리면서 ‘주인’의 몸을 흔들었지만 반응은 없었고 몇 번 흔들어본 엘리스의 눈망울에는 눈물이 차오르더니 그녀는 외쳤다.


“거짓말... 거짓말이라고 해봐! 제발!!! 이....머저리야.... 바보 같은....”


주인의 몸에 엎드리며 엘리스는 눈물을 터트렸다.


“......이 멍청이 같은... ‘주인’아... 나 같은 살인 괴물에게... 그런 존재가... 있을 리가 없잖아....”


엘리스가 울게 된지. 얼마나 됐을까? 몇 시간이 지났을 무렵... 엘리스는 붉어진 눈으로 일어나더니 주방에서 식칼을 쥐었다.


“아니야....‘주인’이 잘못된 것은 아니야... 잘못된 것은 반대로 망가져버린 사회.... 왜 ‘주인’이 죽어야해! 어째서 이렇게 착해빠진 병신이 죽어야하냐고!! 잘못된 것은 세상이야.. 그렇다면....흐흐흐흣!! 하하하하하핫!!!!!”


광기가 뼛속까지 새겨지고 엘리스란 존재는 웃어 재꼈다.


“이딴 사회는... 내가 물어뜯어주겠어. 이것이 악법도 법이라고? 웃기지마! 악법은 법이 아니야! 그런 것을 지켜야만 한다면.... 일그러진 사회의 규칙이 ‘주인’을 죽인 거라면!! 얼마든지 물어 뜯어주겠어! 괴물이 되어야 한다면 기꺼이 ‘괴물’이 되어주마! 잘 들어라 빌어먹을 자식들아!! 너희는 오늘 ‘피해자’를 만들었고 ‘괴물’ 또한 만들었다! 이제 그 괴물이 너희들의 목을 하나씩 뜯어버릴 터이니.... 잘못된 게 세상이라면!!! 내가 전부 불태워버리겠어!!!!”


....이 날을 끝으로 엘리스는 무차별적인 살인을 저지르다가 약 325명의 희생자를 낸 후. 덜미가 잡혀 무장경찰에게 살해당하게 되었고 자신이 죽는 그 순간까지 광기어린 미소를 잃지 않았다고 한다.


작가의말

‘주인’과 같이 살면서 츤츤되는게 인상적인 이번편의 엘리스입니다. 입으로는 살의가 넘치는 친구지만 속으로는 정이 많은 친구죠. 가끔식 팔다리를 토막내는 것을 즐긴다는 것만 제외하면 말이죠. 그녀가 살아온 2세계 행성은 디스토피아적인 인간의 사회이며 이번편에 소개된 거 외에도 여러가지 스토리를 쓰고자 하였지만. 다음 주가 시험기간에 의한 휴재이다보니 어쩔 수 없이 넘어가게 되었습니다. 물론 레퀴엠의 스토리가 옆으로 비껴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기도 하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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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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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제 287화 인간이란 종은 완전히 썩지 않는다. +1 21.12.23 31 3 22쪽
287 제 286화 인간을 실험하는 호문클로스. +1 21.12.23 31 3 21쪽
286 제 285화 인간이 과학의 신을 만든 이유. +1 21.12.23 32 3 26쪽
285 제 284화 오메가와 주신. 그리고 인간. +2 21.12.22 35 3 21쪽
284 제 283화 친구를 죽이고, 앞으로.. +1 21.12.20 40 3 23쪽
283 제 282화 노년의 군인은 쓰러지지 않는다. +1 21.12.20 32 3 28쪽
282 제 281화 인공지능과 인간. +2 21.12.20 32 2 24쪽
281 제 280화 혼란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전황 +1 21.12.20 28 3 24쪽
280 제 279화 차바르의 전투. 그리고 통수 대결. +1 21.12.20 32 3 27쪽
279 제 278화 인간이란 종의 자식들. +1 21.12.20 35 3 19쪽
278 제 277화 사냥하는 자와 사냥당하는 자 +1 21.12.20 31 3 15쪽
277 제 276화 사냥 준비 +1 21.12.20 32 3 20쪽
276 제 275화 행성 파괴자의 흔적 +1 21.12.20 36 3 17쪽
275 제 274화 그녀의 꿈 속으로 +1 21.12.14 46 3 12쪽
274 제 273화 군인의 후회. +1 21.12.14 40 3 28쪽
273 제 272화 게임으로 괴물조차 이기는 필멸자. +2 21.12.08 44 4 24쪽
272 제 271화 괴물과 필멸자의 차이. +2 21.12.07 46 3 22쪽
271 제 270화 늪지대에 나타난 우주전함 +1 21.12.06 43 3 28쪽
270 제 269화 은혜를 원수로 갚다. +2 21.12.06 43 3 19쪽
269 제 268화 괴물왕의 함정. +2 21.12.01 40 3 22쪽
268 제 267화 세계수를 향하여. +1 21.12.01 36 3 17쪽
267 제 266화 연극의 무대 뒤 +2 21.12.01 40 3 24쪽
266 제 265화 이룰 수 없는 꿈. +2 21.11.29 33 3 21쪽
265 제 264화 세계 평화를 지키는 괴물들? +1 21.11.29 34 3 21쪽
264 제 263화 괴물들의 왕조차 겁에 질리게 하는... +2 21.11.27 41 3 19쪽
263 제 262화 잊혀지지 않는 괴물의 사랑. +2 21.11.22 35 3 17쪽
262 제 261화 여장을 한 괴물들의 왕의 피해보상 +2 21.11.20 32 3 34쪽
261 제 260화 고통받는 중원의 검사 +2 21.11.18 34 3 2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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