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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고양이의서재

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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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먹는냥
작품등록일 :
2020.11.27 23:12
최근연재일 :
2024.05.21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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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11.10 0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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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25쪽

제 253화 에덴에서 온 괴물.

DUMMY

치이이이익!


레퀴엠에 의해 박살나버려 현재 텅 비어버린 ‘마물의 둥지’의 상층부.

현재 그곳에서는 뼈대가 남은 철골 위에 용접하는 소리가 요란하게 울리고 있었다.

잠시 뒤. 그녀의 용접이 끝났는지. 그곳에서 고열의 플라즈마에 의한 빛이 사그라들었고 이에 레퀴엠은 자신이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고는 땀이 흘려 나온 금색의 머리카락을 털어냈다.


“후우......”


그리고 그 이후. ‘빛’의 속성을 손가락에 집중하여 플라즈마 불꽃을 만들어냈던 검지 손가락을 손수건으로 닦아내더니 곧 철골에 등을 기댄 체. 하늘을 보았다.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하고는 정반대 될 정도로 푸른 하늘과 네메시스의 결계 내에 순환하는 바람이 그녀의 머리카락을 바람에 흩날렸다.


“또 부숴버렸어..”


한탄하는 목소리로 레퀴엠은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마스크를 보았다. 용접하는 도중 나오는 빛은 시각의 성능이 평균적으로 5.0은 기본적으로 넘어가는 4세계 괴물에게도 치명적이라.

아무리 레퀴엠이라도 성을 수리 할 때는 항상 쓰고 있는 것이었다.


“현재 성의 수리율은 50%정도... 앞으로 3시간이면 수리완료 일 것 같네...”


무시무시할 정도의 레퀴엠의 수리 속도였다. 그녀가 달기의 도발 때문에 오늘 아침에 성을 부순 후. 현재 점심시간에 가까운 시간대라고 생각하면 거의 네메시스가 집을 만드는 것과 동일한 속도. 아니. 레퀴엠은 그녀가 살아오면서 스스로가 성을 부수고, 스스로 재건하면서 기간이 거의 ‘매일’에 가깝기 때문에 성을 고치는 속도만 따지면 네메시스보다도 빠르겠지.

이 속도라면 저녁까지는 문제없이 성을 수리하고 다음 날을 준비할 수 있겠지. 하지만 레퀴엠의 얼굴은 밝지 않았다. 그것은 그녀답지 않게 곤란한 모습이었다.


“.....자재가 없어.”


그렇다. 네메시스가 1세계로 간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 동안 성에 쌓아뒀던 자재들을 모두 성의 수리에 써먹었고, 또한 부숴나갔기 때문에. 현재 성에는 이 이상 수리할 만한 자재가 존재하지 않았다. 이에 레퀴엠은 팔짱을 끼는 동시에 턱을 괸다.


“퍼런 도마뱀의 ‘말리고스 주택공사’에서 받아내야 할까....? 아니. 그건 힘들겠어.”


평소에는 그곳에서 성을 수리하는 자재를 받는 레퀴엠이라지만, 그것은 언제까지나 말리고스가 허락을 하기 때문이지. 무턱대고 받아올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말리고스가 1세계에 네메시스와 같이 있는 이상은 힘들겠지... 그렇다면...? 레퀴엠은 머리를 굴려 다른 조달처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


잠시 동안의 침묵. 레퀴엠은 다른 방안에 대해 생각해보았지만, 전부 힘든 것을 깨닫고는 고개를 좌우로 내저었다. 확실히 다른 ‘666의 괴물’들 중 자재를 뜯어낼 만한 후보가 몇 명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레퀴엠이 딱히 그들과 친한 것은 아니었다. 아니 애초에 같은 ‘666의 괴물’내에서 레퀴엠하고 친분이 있는 존재들은 극히 적었다. 끽해야 20명 내외랄까? 그 외는 전부 불편하거나 거의 적대에 가까운 관계. 애초에 레퀴엠은 외부의 다른 존재들을 배척하고 보는 성격이다 보니 완벽에 가까운 그녀지만 인간관계 부분에선 꽝에 가까웠다.


“....어쩌지.”


그런 그녀가 이제 와서 부탁하는 것은 염치가 없는 일이겠지. 아니. 애초에 그녀의 자존심 때문이라도 그 일은 힘들었다.


“.........”


레퀴엠은 망가진 성과 성의 입구를 번갈아가면서 시선을 왔다 갔다 하더니 곧 어쩔 수 없는 듯이 쓴웃음을 지었다.


“어쩔 수 없어. 이 일은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네메시스님을 위해서기도 하니까. 가는 수밖에 없어.”


레퀴엠은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듯이 그렇게 중얼거리더니 사용하고 있던 마스크를 지면에 내려놓고는 그대로 성의 철골에서 지상을 향해 뛰어내렸고 그녀는 공중에서 몸을 숙여 한 바퀴 돌더니 익숙한 움직임으로 손쉽게 착지하였다. 대략 5층 정도의 높이. 하지만 레퀴엠은 몸에 별다른 충격이 없는 듯이 착지 때 굽혔던 무릎을 피고는, 네메시스의 성을 수리하면서 웨딩드레스에게 묻은 먼지들을 털어 정리하고는 평소의 우아한 움직임으로 어딘가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그렇게 ‘666의 괴물’들 중에서 가장 우아하면서도 고귀하지만, 반대로 가장 인간관계를 잘 맺지 못하는 괴물인 14위 ‘네메시스 팬클럽 회장(아무도 불려주지 않는 그녀가 지은 이명이지만.) 레퀴엠’의 오랜만의 외출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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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끔! 흘깃!


레퀴엠이 성을 걸어 나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주위의 엑스트라 서열 괴물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그녀를 신기한 눈으로 보더니 수근 되기 시작하였다. 그런 것도 무리가 아닌 것이 다른 엑스트라 서열의 괴물들은 평상복이나 아니면 종족에 따른 외피를 두르고 있었지만 레퀴엠은 결혼식장도 아닌데도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으로 걷고 있는 모습은 극히 이질적이었다. 게다가 레퀴엠의 발걸음마다 흘려 나오는 기품 있는 동작과 그녀의 미모는 주위에 있는 이들의 시야를 잡아끌었다. 하지만 시선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녀의 표정은 불편한 기색이 생기기 시작하였다.


‘......구역질 나. 당장이라도 이곳에서 빠져나가고 싶어.’


현기증이라도 나는 듯이 머리에 열이 생기는 기분이었다. 그것은 자신을 바라보는 이들이 많을수록 심해져갔고 레퀴엠은 두통이 생긴 듯이 잠시 이마를 짚더니 발걸음의 속도를 올렸다.


[너..... 때문이야....! 네가 그렇게 예언하지 않았어도...!!]

[마녀야! 너는 성녀가 아니야! 악마가 우리에게 보낸 마녀가 틀림없어! 이 탕녀야!!!]


두통과 함께 먼 과거에 묻어났던 기억들이 레퀴엠의 머릿속을 휘젓는다. 그것은 레퀴엠이 잊기 위해 어떻게든 노력한 기억들이지만, 가끔씩 악몽처럼 그녀를 갑작스럽게 찾아와, 그녀를 괴롭혔다. 대체 얼마의 시간이 지나야. 이때의 기억을 잊을 수 있는 것일까? 이에 레퀴엠은 눈을 질끈! 감고는 달렸다.


“.......”


얼마나 달렸을까? 그나마 인기척이 적어진 골목으로 들어서자. 두통이 잦아드는 느낌이었다. 시선들이 사라지자. 레퀴엠은 진정하려는 듯이 벽에 등을 기대어 눈을 감았다.


“...?”


그렇게 잠시 동안이나마 안식을 가진 레퀴엠이였지만 곧 자신의 감각에 무언가 걸려들자. 그녀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골목의 안쪽을 향해 시선을 돌렸다.

그녀의 피부에 따갑다고 느껴질 정도의 온화라고 하나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는 존재의 기척이 느껴지고 있었다.


“결계? 이런 골목 따위에?”


혀로 자신의 육체를 핥는 듯한 불쾌한 기척이 서서히 커져간다. 이에 레퀴엠은 팔짱을 긴 체. 골목의 어둠 속을 지켜보았고 곧 그곳에서 누군가가 도망치는 듯이 빠져나왔다.


“살...려줘!!!!”


이전에도 본 적이 있던 남자였다. 이에 레퀴엠이 기억을 더듬으니, 지난 크리스마스 때 자신에게 작업을 걸었던 인간이었던 것을 기억했고 도망치고 있던 그도 레퀴엠을 보고 알아보았는지. 놀란 표정을 지었다.


“넌 크리스마스 때 그 년이잖아! 아...아니지! 나... 나 좀 도와줘!!!!”


[이런 이런. 어딜 도망가려고 그래? 친구?]


“히익!!! 살...살...”


콰직!


어둠 속에서 피부조직은 하나도 없는 검붉은 근육으로 되어있는 팔이 뻗어 나와. 그 남자의 머리를 잡아챘다. 그와 동시에 불쾌한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남자는 어둠 속으로 끌려갔고 곧 그 존재는 어둠 속에서 빠져나왔다. 전신이 불쾌하기 짝이 없는 검붉은 근육으로 둘러진 ‘괴물’이 그곳에 있었다. 어느 종족이라고 딱 잘라 표현할 수 없는 기괴하기 없는 형태. ‘그것’의 크기는 대략 3m정도라. 레퀴엠은 내려다보고 있었고 머리에는 얼굴이라고는 하나도 없이, 오직 이빨들만이 고리모양으로 머리의 중앙을 채웠을 뿐이었다. 그리고...


촤악!


그 기괴한 입이 벌려져. 그 사이로 거대한 눈알 하나가 튀어나와 레퀴엠을 노려본다. 마치 비웃는 듯이, 혹은 순수하게 증오하는 듯이 악의가 주위에 흘려 나온다.

그 존재는 자신이 잡았던 남자의 머리를 조물락 거리면서 조용히 레퀴엠을 바라보았고 그것의 모습에 그녀는 표정을 찡그렸다.


“4세계의 법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에덴의 쓰레기가 이곳에 돌아다니다니 놀랍군요. 서열 9위. 증오.”


‘증오’라 이름 붙여진 앞의 괴물은 ‘4세계 괴물이 4세계 괴물을 만들었다’는 탄생부터 기괴한 개념의 존재로서 정상적인 ‘4세계 괴물’의 카테고리에 넣기에는 많이 벗어나 있는 존재였다. 아니. 애초에 한 점의 선의도 없이, 오직 상대방을 절망시키고, 죽일 궁리만 하도록 만들어진 이 존재를 ‘4세계 괴물’이라 칭할 수 있을까? 앞의 존재는 그저 마물과 다름없었다. 그런데도 이 존재가 ‘비스트’나 마물로서 분류되지 않는 이유는 자신보다 강자의 말에 절대복종한다는 것이고, 협상의 여지가 남아있기 때문이겠지.. 그것은 ‘666의 괴물’들 중에서도 최악의 분류였다.


[카아아앗! ‘에덴’에서 ‘네메시스의 결계’로 오지 말란 법은 없지. 안 그래? 서열 14위 네메시스 팬클럽회장 레퀴엠~.]


조롱조인 말투로 레퀴엠의 이명을 부른다. 이에 레퀴엠은 거슬린 듯이 눈썹을 꿈틀거리더니 증오의 손에 있는 남자를 흘깃 보더니 입을 열었다.


“이곳의 내부에서는 에덴과 달리 폭력은 금지라는 것을 알고 있을 텐데요? 당장 그 쓰레기를 내려 두시죠. 쓰레기.”


증오와 현재는 피해자가 되어버린 남자를 사이좋게 쓰레기로 칭하며 레퀴엠은 경고했다. 이에 증오란 이름의 괴물은 별로 상관없는 듯이 그 남자를 지면에 대충 던져두고는 입을 열었다.


[같은 동료끼리 그렇게 화를 내지 말라고? 레퀴엠. 난 그저 날 보아버린 저 녀석의 기억을 지웠을 뿐이야.]


‘동료’란 말에 레퀴엠의 눈썹이 기분 나쁜 듯이 꿈틀거린다. 아무리 같은 ‘666의 괴물’에 속해하는 존재들이라도 그 수준에는 차이가 있는 법. 앞의 존재는 힘은 최상위에 속해있는 존재일지는 몰라도, 그 질은 바닥을 기는 존재였다. 웬만하면 얼굴을 안 보고 사는 것이 최선인 존재. 그래도 거짓말은 아닌 듯이, 앞의 남자는 멍한 눈동자로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 보였다. 아마도 저 상태면 5분 뒤면 자신이 뭘 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고, 제 갈 길로 돌아가겠지.


“흥! 남을 살육하는 것만을 원하는 살인귀 따위가... 이곳에 온 이유가 먼저 밝히시죠. 버러지.”


레퀴엠은 자신의 머리카락을 뒤로 넘기고는 혐오하는 듯한 표정으로 증오에게 말하였고 이에 그 존재는 머리를 긁적이는 듯이. 5cm 칼날과도 같은 자신의 손톱으로 긁적이더니 대답했다.


[그렇게 경계하지 말라고? 난 오늘은 그저 분노의 야누스를 만나러 온 것뿐이니까 말이야~.]


“...야누스?”


이에 레퀴엠은 이 지역에 있는 존재들을 기억 속에서 더듬었다. 네메시스와 레퀴엠 바로 자신, 그리고 성의 식객인 벨제부브와 업무상 가까이 있는 야누스의 자택. 이렇게 4명의 존재가 이 근처에 거주하고 있다. 이들 중 네메시스와 벨제부브는 현재 사라졌으니, ‘증오’가 에덴에서 여기까지 오려면 자신 아니면 야누스 때문이겠지. 의외로 타당한 말에 레퀴엠은 살기를 낮추었다.


“버러지답지 않게 딱히 문제가 될 것이 없군요. 하지만... 네가 이곳까지 오면서...”


[난 이곳에 들어와서 죽인 놈은 하나도 없다고? 그저 날 보았다는 기억만을 지웠을 뿐. 이거라면 문제없을 텐데? 잘나신 전직 성녀님?]


“윽!”


‘성녀’란 말에 발끈해버릴 법한 레퀴엠이였지만 참아낸다. 아니. 애초에 여기서 저 도발에 걸려들어서 날뛰어봤자. 손해 보는 것은 레퀴엠 바로 자신. ‘증오’가 먼저 사건을 터트려주지 않는 이상은 건드릴 명분은 없었다.


“....미안하군요. 이번만은 제가 당신을 잘못 판단했군요.”


이에 레퀴엠은 얼굴을 붉히면서도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고 그런 그녀의 모습에 증오는 코웃음 치더니 레퀴엠에게 다가왔다.


[언제나 판단을 잘못하겠지. 안 그래? 흐흐.]


그 말과 함께 그는 경계하는 레퀴엠을 스쳐지나갔지만 곧 무언가 기억난 듯이 갑자기 멈추어서더니 뒤돌아 레퀴엠을 보았다.


[이봐. 레퀴엠. 혹시나 하지만 이것을 알고 있어?]


“?”


[현재 7대악 모두가 어디론가 사라졌어. 현재 내가 찾아가는 야누스만을 빼고 말이지... 혹시 짚이는 것이 있어? 응?]


“....”


그거야 줄줄이 네메시스를 쫓아 1세계에 가있는 상태이니까. 레퀴엠이 어느 정도 알고 있는 듯한 표정을 짓자. 증오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을 이었다.


[근데 말이지.. 더 재미있는 것이 무엇인지 알아?]


“.....?”


[최근에 분노의 야누스의 힘이 많이 깎여나갔어. 대체 어디다가 그 많은 힘들을 모두 쓰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야....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지.]


증오는 그 말과 함께 레퀴엠을 향해 성큼성큼 걸어와 하나뿐인 눈동자로 레퀴엠과 시선을 마주치더니 말을 이었다.


[분노의 야누스가 이 이상 힘을 써버린다면..... 현재의 4세계에서 감히 누가 나를 막을 수 있지? 응? 난 내 미만 서열의 모든 666의 괴물들과 맞서도 이길 자신이 있는데 말이지?]


순수한 악의로 가득 찬 협박이었다. 과연... 그것을 확인하러 야누스에게 찾아가고 있는 거였나? 이에 레퀴엠은 오히려 그것을 향해 다가가. 그 눈의 바로 앞에 얼굴을 가져가 입을 열었다.


“설사 야누스가 없다고 하더라도, 너 같은 버러지는 결코 4세계에서 날뛸 수가 없어. 자기 잘난 맛에 살아가는 쓰레기야.”


[그건 보면 알겠지... 레퀴엠... 크큭.]


불쾌한 웃음소리와 함께 증오의 모습이 희미해지더니 골목을 채우던 결계가 옅어져간다. 이에 레퀴엠은 불쾌한 모습으로 그것이 사라진 곳을 보더니 입을 열었다.


“....저 쓰레기 자식. 대체 무슨 생각이지? 게다가...”


흘깃! 레퀴엠은 야누스가 거주하는 자택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더니 말을 이어나갔다.


“야누스가.... 약해져간다고...?”


당시 네메시스와 야누스의 전투를 직접 봐온 레퀴엠이기에 그녀는 그 사실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야누스가 당시에 사용한 힘은... 거의 끝도 모를 정도의 엄청난 힘. 솔직히 말해서 4세계 전체와 맞서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의 힘이었다. 그런 그의 힘이 증오가 비웃을 정도로 깎여나가고 있다니... 의외의 사실이었다.


‘무대 뒤편에서 무언가를 준비하나 보군요. 분노의 야누스... 대체 무슨 생각인지... 알 수 없는 사내 같으니.’


“...일단 지켜보도록 하지요. 경우에 따라선 제가 직접 나서야겠지만 말이죠.”


그 말을 끝으로 레퀴엠은 몸을 돌려. 자신이 가고 있던 행선지를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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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불안을 안고 골목을 벗어나니 아까와 같은 시선들이 레퀴엠에게로 집중된다. 하지만 아까와 같은 악몽이 찾아오지 않자.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는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아마도 여기서 조금만 더 가면 되는 걸로...’


“음?”


저 앞에서 백색의 머리카락이 눈에 띄는 소녀와 그녀와 대화하는 일반적인 고등학생 인간 정도의 여성이 보이자. 레퀴엠은 어디선가 본 듯한 가시감에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곧 백색의 머리카락의 소녀의 이름을 기억해내고는 그 이름을 입에 담았다.


“404위 설원의... 아쿠아마린이었죠? 아마.”


그녀의 흘려가는 말을 들은 듯이. 아쿠아마린의 끝이 뾰족한 귀가 움찔거리더니 바로 고개를 돌리고는 그녀도 레퀴엠을 발견하고는 입을 열었다.


“앗?! 레퀴엠님? 마리씨도 인사드려요. 서열 14위 레퀴엠님이에요.”


“안녕하세요!”


‘흐음.... 평범해 보이는 엑스트라 서열의 괴물일까요? ’666의 괴물‘이 아닌 이상은 신경 쓸 필요는 없죠.’


인사하는 마리를 보는 듯, 마는 듯이 레퀴엠은 조용히 고개를 돌려 아쿠아마린을 향했고, 곧 기억을 더듬어 아쿠아마린에 대한 정보를 생각했다.


“저도 만나서 반가워요. 아쿠아마린. 우리는 구면이죠?”


“네! 그때 저와 같이 크리스마스에 산타걸 복장으로 봉사를... 읍!”


자신의 흑역사를 아쿠아마린이 입에서 내뱉기 시작하자마자. 레퀴엠은 황급히 다가가 아쿠아마린의 입을 손으로 막아냈지만. 곁에 있는 마리는 전부 들어버린 관계로 레퀴엠을 보며 창백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산타걸?.... 봉사?....”


“그 사실들을 기억에서 지우세요... 엑스트라.”


“....네.”


의외로 쉽게 수긍하는 모습에 레퀴엠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의 한숨을 내뱉고는 아쿠아마린을 노려보았다.


“저에겐 그 복장은 기억 속에서 잊고 싶은 복장이니. 잊어줘요. 아쿠아마린...”


“산타걸 복장이 어울리시던데요... 레퀴엠님.”


“....제발.”


“네!”


때 묻지 않아 순수한 소녀의 표정으로 아쿠아마린이 긍정하자. 레퀴엠은 이마를 짚었다. 이런 계열은 자신이 대화하기에는 피곤하게 만드는 타입이었다.


“아무튼... 아쿠아마린은 현재 그 자리를 지키게 된지. 한 달이 넘어간 시점이죠?”


“으음.. 확실히 요즘도 ‘도전’이 있긴 하지만 40일은 넘어섰어요. 그런데.. 무슨 일이죠?”


“방랑자 하은이 말해주지 않았나요? 그 기간이 지나면 서열 10위 카르마에게 찾아가서 문스톤으로 만들어진 무기나 장식구 등을 ‘666의 괴물’의 상징으로서 소유할 수 있게 되요. 카르마가 네메시스에게 받은 것들 중 원하는 디자인이 있으면 그녀에게 바로 받으시면 되요. 네메시스님에게 원하는 디자인을 따로 부탁하는 방법도 있지만... 현재 네메시스님이 부재중이다 보니. 원하는 디자인이 있더라도 임시적으로는 카르마에게 받는 것이 좋을 거에요. 아쿠아마린.”


“혹시 그건... 네메시스님이 들고 있던 검과...”


“같은 재질이에요. 대부분의 ‘666의 괴물’들은 자기만의 무기를 지니고 있다 보니 장신구를 받는 경우가 많긴 하지만... 본인이 원한다면 무기제련도 가능해요.”


“네메시스님의.. 네메시스님의....!!!!!!!”


그 순간 레퀴엠의 착각이었을까? 왠지 아쿠아마린에게서 악성 스토커 ‘달기’와 동일한 기척을 느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한 걸음 뒤로 물러섰고 자신의 생각대로 아쿠아마린은 볼을 붉힌 체. 중얼중얼 거리는 것이 보이자. 위험한 예감을 느꼈다.


‘설마 애도 달기와 같은... 설마... 그런 변태가 쉽게 볼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저기.”


“앗!? 네!?”


마치 레퀴엠의 존재를 잊어버린 듯한 아쿠아마린의 모습이었다. 이에 레퀴엠은 불길함이 스믈스믈 기어오는 것을 느끼며 말을 이었다.


“......아무튼. 그렇게 얻게 된 문스톤으로 만들어진 것들은. ‘666의 괴물’에서 은퇴한 다음에도 지니는 것이 허가가 되니. 최대한 빨리 얻으시는 것이 좋을 거에요. 그것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4세계에선 꽤 대접을 받을 수 있거든요.”


“알겠어요! 레퀴엠님!”


‘...정신 상태가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뭐. 넘어가도록 하죠.’


레퀴엠은 그렇게 속으로 작게 한숨 쉬고는 왜 정상적인 놈들도 ‘666의 괴물’만 되면 저렇게 이상하게 되는지, 한탄어린 잡념을 하고는 그녀는 입을 열었다.


“그런데... 아쿠아마린. 당신이 이곳에는 무슨 일이죠? 하은의 영역은 이곳에서 꽤 먼 편일 텐데요?”


“그건... 저 때문이에요.”


이에 레퀴엠은 목소리가 들렸던 곳을 향해 시선을 돌렸고 그곳에는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질문하는 습관이 남아있는 듯이 손을 든 마리의 모습이 보였다.


“제가 ‘에덴’에 잠시 들려야 해서, 그곳에 가려는 서류를 만들려면 분노의 야누스님에게 방문해야한다고 들었거든요. 저희가 있던 지역의 시청에서는 이 서류를 작성할 수 없다고 하셔서...”


“당신. 자살하려 가시는 건가요? 아니면 스스로의 전생의 죄를 용서하지 못해, 그곳에서 스스로에게 형벌을 내리려는 건가요? 어느 쪽이든. 제정신으로는 보이지 않군요. 엑스트라.”


마리의 말에 레퀴엠은 즉답으로 입을 열었다. 에덴에 간다면 크게 3분류로 나눌 수 있었다. 결계의 법과 스스로의 폭력성을 억누르지 못해서, 재판에 의해 추방형이 내려진 경우. 아니면 레퀴엠이 앞서 말했던 두 가지의 경우 수였고, 그 외는 거의 없었다. 애초에 그곳은 네메시스의 결계 밖보다 상황이 개판이라고 레퀴엠이 개인적으로 생각할 정도의 최악인 곳이었다. 그런 곳에 ‘666의 괴물’도 아닌 이런 엑스트라가 간다고? 아무리 곱게 봐도 자살 행위였다.


“사정이 있어요. 레퀴엠님. 그리고 저와 하은님. 그리고 달기님도 같이 가서 마리씨를 지켜줄 것이고요.”


“......”


확실히 3명의 ‘666의 괴물’들이 호의한다면 괜찮겠지만... 의외의 이름이 들어가자 레퀴엠은 되물었다.


“달기? 용케 그런 변태를 설득했군요. 웬만하면 그녀는 움직이지 않을 텐데...”


“....하은님이 설득해주었으니까요.”


“흐음... 과연. 그 남자였나요. 그렇다면 이해할 수 있겠지만..”


레퀴엠의 눈동자가 아쿠아마린에게서 떨어져 마리에게 집중된다.


“그곳에서 무엇을 보겠다고 가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곳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막장인 곳이라고요?”


“...알고 있어요. 하지만 전 그곳에서 직접 제 눈으로 확인해야만 하는 것이 있어요. 레퀴엠님.”


마리는 그렇게 말하고는 엘리스에 대해 생각하고는 고개를 저었다. 만나는 ‘666의 괴물’들마다 그곳에 대해 경고했지만, 아무리 그렇다고 하들, 그녀는 현재 4세계의 법의 형벌(고문)이 옳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엘리스의 말을 확인하기 위해서라도 자신은 에덴에서 두 눈으로 스스로의 판단을 해야만 했다. 그 의지를 본 레퀴엠은 흥미로운 듯이 그녀를 살피더니 입을 열었다.


“....꽤 좋은 표정이군요. 엑스트라 치고는 나쁘지 않는 눈빛이에요. 그렇다면. 이것도 인연이니 같이 식사나 할래요?”


““네!?””


레퀴엠은 그 말과 함께 마리와 아쿠아마린의 손을 잡고는 억지로 잡아끌었고 이에 그녀들은 어리둥절하며 그녀를 따라갔다. 레퀴엠은 그녀들을 끌며 조용히 생각했다.


‘지금 아쿠아마린과 이 엑스트라를 가게두면. 앞서 야누스에게 찾아간 ’증오‘랑 만나고 말테니. 조금 시간을 때우도록 하죠.. 그 버러지는 만나봐야 좋을 것이 없는 존재니까요...’


언제 터질지 모르는 폭탄과도 같은 ‘증오’를 아쿠아마린과 만나게 두게 하느리. 차라니 먼저 증오를 가게한 후. 시간을 끌었다가. 그녀를 보내는 것이 옳았다. 그럴 만큼 ‘증오’란 존재 광기어린 존재이자, 당장이라도 누군가의 목을 뜯어도 이상하지 않는 괴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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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열 9위 증오 : 전 666의 괴물인 광기의 삼서에 의해 탄생한 4세계 괴물. 이 존재는 ‘백색의 공포 모비딕’의 시체에서 DNA를 채집하여 그에게 먹힌 괴물들을 재조립하여 만든 존재로, 이 때문인지 4세계에서 흔히 볼 수 없다는 다중능력자. ‘천 년 전 전쟁’에서 밝혀진 능력만 하더라도 10개가 넘어가고, 오랜 시간이 지난 지금은 몇 개나 되는 능력이 발현됐는지는 본인만이 알고 있다. ‘천 년 전 전쟁’에서 2세계 군 지휘체계를 박살내버린 일등공신. 그의 능력들 중 하나인 ‘복수’와 ‘인과의 역전’은 각각의 능력이 시너지를 내기 때문에. 만약에 군대 소속의 병사가 그를 향해 사격을 하면. ‘인과의 역전’을 사용해 명령체계를 역으로 거슬러가. 최종 사령관에 이르기까지. 군 간부의 대부분을 ‘복수’능력으로서 손쉽게 말살시키는 희대의 괴물.

이 때문에 순수한 화력으로는 4세계 괴물과도 맞설 수 있는 2세계 쪽의 연합군이지만 명령체계는 교전이 벌어질 때마다. 박살이 났으며 군인들은 각자 소대단위 혹은 자신들의 판단으로만 싸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냈다. 게다가 능력 중에 ‘부패’도 있었기 때문에, 단독으로 군인들의 보급을 끊어내며, ‘발화’능력으로 주위의 모든 화약들을 자연발화 시켰기 때문에, 사실상 ‘현대전’으로는 상대가 도저히 불가능할 정도의 최악의 괴물들 중 하나. 이러한 점 때문에. 인명사고를 자주 치는 괴물이지만 네메시스가 함부로 내칠 수도 없는 존재이다. 평소에는 살육이 허가되는 ‘에덴’에서 거주하며, 개판이라고 악명 높은 ‘에덴’에서도 절대적인 공포로서 군림한다.


작가의말

레퀴엠의 산타걸 복장은 상당히 좋은데 말이죠.... 미니스커트라...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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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의 괴물이라 내가 너무 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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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제 287화 인간이란 종은 완전히 썩지 않는다. +1 21.12.23 31 3 22쪽
287 제 286화 인간을 실험하는 호문클로스. +1 21.12.23 31 3 21쪽
286 제 285화 인간이 과학의 신을 만든 이유. +1 21.12.23 32 3 26쪽
285 제 284화 오메가와 주신. 그리고 인간. +2 21.12.22 35 3 21쪽
284 제 283화 친구를 죽이고, 앞으로.. +1 21.12.20 40 3 23쪽
283 제 282화 노년의 군인은 쓰러지지 않는다. +1 21.12.20 32 3 28쪽
282 제 281화 인공지능과 인간. +2 21.12.20 32 2 24쪽
281 제 280화 혼란 속으로 빠져들어가는 전황 +1 21.12.20 28 3 24쪽
280 제 279화 차바르의 전투. 그리고 통수 대결. +1 21.12.20 32 3 27쪽
279 제 278화 인간이란 종의 자식들. +1 21.12.20 35 3 19쪽
278 제 277화 사냥하는 자와 사냥당하는 자 +1 21.12.20 31 3 15쪽
277 제 276화 사냥 준비 +1 21.12.20 32 3 20쪽
276 제 275화 행성 파괴자의 흔적 +1 21.12.20 36 3 17쪽
275 제 274화 그녀의 꿈 속으로 +1 21.12.14 46 3 12쪽
274 제 273화 군인의 후회. +1 21.12.14 40 3 28쪽
273 제 272화 게임으로 괴물조차 이기는 필멸자. +2 21.12.08 45 4 24쪽
272 제 271화 괴물과 필멸자의 차이. +2 21.12.07 46 3 22쪽
271 제 270화 늪지대에 나타난 우주전함 +1 21.12.06 43 3 28쪽
270 제 269화 은혜를 원수로 갚다. +2 21.12.06 43 3 19쪽
269 제 268화 괴물왕의 함정. +2 21.12.01 40 3 22쪽
268 제 267화 세계수를 향하여. +1 21.12.01 37 3 17쪽
267 제 266화 연극의 무대 뒤 +2 21.12.01 40 3 24쪽
266 제 265화 이룰 수 없는 꿈. +2 21.11.29 33 3 21쪽
265 제 264화 세계 평화를 지키는 괴물들? +1 21.11.29 34 3 21쪽
264 제 263화 괴물들의 왕조차 겁에 질리게 하는... +2 21.11.27 41 3 19쪽
263 제 262화 잊혀지지 않는 괴물의 사랑. +2 21.11.22 35 3 17쪽
262 제 261화 여장을 한 괴물들의 왕의 피해보상 +2 21.11.20 32 3 34쪽
261 제 260화 고통받는 중원의 검사 +2 21.11.18 34 3 22쪽
260 제 259화 성녀. 미치광이 과학자를 만나다3 +1 21.11.17 35 3 32쪽
259 제 258화 성녀, 미치광이 과학자를 만나다2 +1 21.11.17 34 3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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