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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둥이의 서재입니다.

류은우 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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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둥이
작품등록일 :
2022.11.07 13:28
최근연재일 :
2023.03.27 20:51
연재수 :
80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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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5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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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6,230

작성
23.02.10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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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8쪽

남북 정상회담

DUMMY

청와대 상춘재


민재영 대통령과 저녁을 먹고 상춘재에서 차를 마시고 있다.

배석자는 이종수 비서실장, 송의현 안보실장, 서정식 국정원장, 김규현 통일부 장관.


은우는 오르디스와 동행.


국정원장과 통일부 장관이 배석한 것을 보고 북한이 관련된 문제라는 것은 직감했다.


가을로 접어들어 문을 열어 놓은 상춘재로 선선한 바람이 들어오고, 청와대 경내에는 조명이 들어와서 분위기가 아늑하고 좋다.

하지만 민 대통령을 제외한 나머지 사람들은 긴장한 듯 말이 없다.


의자에 앉아 밖을 바라보던 대통령은 지쳐 보였다.

식사중에는 간간히 대한민국의 현재 상황을 짤막하게 얘기 했을 뿐이다.


"류회장님. 나는 권력을 잘 압니다. 이 시기가 아니면 내 임기 동안에는 기회가 오지 않을 겁니다."


그는 3대 전의 대통령 재임시에 청와대의 민정수석을 지냈다.

인권변호사 출신으로 인간적 흠결이 거의 없는 인물.

하지만 대통령이라는 자리는 그러한 소양만으로는 수행할 수 없다.


누구보다 가열찬 권력의지와 때로는 맹렬한 전투의지, 그리고 바위처럼 단단한 심력을 갖추어야 한다.


현재 여당은 여소야대의 국회를 상대 하고 있다.

힘든 나날이 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계속 하시라고 그와 눈을 맞추었다.


"나는 현재의 대한민국을 이대로 둘 수는 없어요. 이제 겨우 보릿고개를 벗어나서 굶주려 죽는 국민이 없다지만, 지금 세계 열강들에게 쥐어 짜이는 이 비참한 현실은 반드시 극복해야 합니다."


민 대통령은 할 말이 많은 것 같았다.

하기는 주변의 4개 나라가 그대로 세계 4대 강국이다.

그들 국가 중에 진정으로 대한민국의 통일을 지지해 줄 국가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참 소가 웃을 일이지.


"국정원에서 파악하기로..."


이제 본론이 나온다.

대통령은 열심히 설명했다.

자신의 나이와 대통령이라는 지위, 이러한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진지하게 은우를 설득하고, 간절하게 부탁했다.


듣기에도 민망했는지 비서실장과 안보실장은 슬며시 고개를 돌린다.

하지만 국정원장은 눈을 크게 뜨고 집중한다.

바로 자신의 일이니까, 개인적 감정 따위는 끼어들 틈이 없다.


약 이십여분이 지나고, 대통령은 말을 맺었다.

은우는 고개를 들고 대통령을 다시 보았다.


그는 이제 지쳐 보이지 않는다.

그는 목표에 집중하고 있고, 눈은 빛나고 있었다.



은우가 뒷 쪽에 앉아 있는 오르디스를 쳐다보자, 은우의 의도를 짐작한 오르디스가 들고온 백에서 팔뚝 굵기의 투박하고 까만 군용 무전기 같은 것을 꺼내었다.


생김새가 특이해서 청와대에 들어 올 때 보안검색을 두 번이나 받았다.



말없이 기계의 전원을 넣자 비익 하는 소리와 함께 전원이 들어오고, 뚜껑을 열자 폰의 번호판은 없고 빨간색의 엄지손톱 만한 버튼만 있다.


"위성 전화기 입니다. 잠시 통화를 해야 하는데, 청와대의 전파 방해를 풀어 주시겠습니까?"


은우가 비서실장을 돌아보며 말했다.

대통령과 잠시 눈을 맞춘 이종수 실장이 구석에 있는 구식 전화기를 들어 누군가와 통화를 하더니 금방 끊고 은우를 보며 고개를 끄덕인다.


"되었습니다. 최근 기술이 개발되어 큰 영향을 받진 않지만."



대통령을 포함해 모두 조용히 은우를 보고있다.

은우가 빨간색 버튼을 꾹 누르고 잠시 기다리고 있자 잡음이 섞인 소리가 울린다.


"넵, 류회장 동지. 용무가 있으십니까?"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소리가 커서 방안에 있는 사람들이 들을 수 있다.

모두 입을 벌리고 눈을 크게 뜰때, 은우는 입을 열었다.


이건 지난번 북.러 정상회담이 끝나고 은우가 낀 비공식 회담에서 북한의 김종은 위원장이 건네준 위성 전화기이다.

그때 김위원장과 러시아의 포틴 대통령은 각자 몰래 비상 위성전화기를 은우에게 주었다.


그동안 짧게 안부 전화를 한 것 외에는 별로 쓸일이 없었다.


"위원장님을 바꿔 주시오."


대통령과 일행은 이제 숨도 쉬지 못하고 은우를 지켜 보고만 있다.


"여어, 류회장 동무. 오랜만이오. 거 지난번 재단 행사는 잘 봤시오. 아주 화려 합데다. 오바마도 왔더구만."


"건강 하시지요? 나하고 약속한 대로 담배는 끊었나요?"


"하하, 그거이 쫌 힘들어서 말이디. 여기도 말 안듣는 간나새끼가 많아."


"잠시 통화가 가능합니까"


"암요, 우리 류회장 이라믄 자다가도 일어 나야지. 무슨일이오?"


"내가 지금 대한민국 청와대에 와 있습니다."


"으잉? 그기 무슨말이오? 류동무가 왜 거길가? 아하, 그자들이 류동무와 내가 친한걸 알아 챘구만. 기래서.."


"이제부터 잠깐 내말을 들으세요. 그리고 위원장님의 생각을 말해주면 됩니다."


은우는 서둘러 그의 말을 자르고 자신의 용건을 시작했다.

계속 듣고만 있으면, 남조선 그 쌍놈들이 어쩌구... 나올 수 있다.


오분여 은우가 말을 하고, 잠시 침묵.


"내 금방 연락 하갔소. 잠시만 기다리기요."


전화가 끊기고, 은우가 돌아보자 은우와 눈을 맞추면서도 모두 입을 다물고 있다.

추가로 설명이 필요한 상황.


"이건 지난번에 북.러 정상회담때 제가 참석해서...."


은우의 설명이 또 한 참을 이어지고, 대통령을 포함하여 모두의 얼굴에는 탄성이 나왔다.


"어떻게 이런 일이.. 그러면 지난 정권 때 북한이 핵실험을 하려다가 갑자기 중지한 것이 모두 류회장님이 손을 써 그렇게 된 거로군요."


대통령은 이제 체면도 내려 놓고 연신 감탄했다.

북과 러시아의 정상회담을 만들어낸 인물이 눈앞의 이 젊은이라니.


지난번엔 이들이 야당 이었으니 이런 최고급 정보를 알 수 있었을리 없다.

아니, 그 당시 청와대의 최고위층 누구도 몰랐다.


세상에, 북한의 김종은 위원장과의 직통 전화기를 갖고 있는 인물이 있다니.

눈앞에서 보면서도 믿을 수 없다.


삼십여분이 지났을까 은우의 위성전화기가 부르륵 거린다.

하여간 이 북한제 고물 전화기는.


은우가 입맛을 다시고 전화기를 켜자 위원장의 큰 목소리가 방안에 울렸다.


"방금 몇 명 불러다가 물어 보았디. 내가 류회장을 믿으니 길게 말할거 없고, 일단 고위급으로 사전 회담을 하고 의제를 정해야지. 머, 장소나 이런 것 들도 말이야. 근데, 류회장.. 저기.."


위원장이 말하기를 망설이는데, 은우는 듣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올해도 흉년이 들어서 식량이 넉넉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건 내가 우크라이나산 옥수수든 태국산 쌀이든 준비 하지요. 연료는 포틴 대통령과 협의해서 가격이 싼 러시아산 원유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하하하, 이거 류회장과 통화만 하믄 골치 아픈거를 해결책을 내주니, 속이 다 시원 하구만. 내레 남쪽과 사업을 하려고 해도 군부의 늙은이들이 뒤에서 반대를 하니 그자들을 달랠려면 뭔가를 쥐어줘야 해서. 식량과 기름만 넉넉히 지원해 주면 이번 겨울 우리 인민이 굶지 않고 넘길수 있갔지. 정말 고맙소, 류회장."


"나야 북한의 지하자원을 댓가로 받으니 공짜는 아닙니다. 나는 위원장님을 포틴 대통령과 연결시켜 주는 역할만 할 뿐 이지요. 이제는 한국 정부도 포함 되겠지만."


"나야말로 류회장만 믿고 가갔소. 류회장이 언제 우리 공화국에 해가 될 일을 한적이 있나."


옛날 같으면 국가보안법으로 끌려갈 얘기를 태연히 내뱉는 김종은 위원장.

하지만 지금은 팔십년대가 아니고, 은우를 그런식으로 할 수 있는 사람이나 국가도 없다.


전화기를 끈 은우가 대통령에게 짤막하게 말했다.


"들으신대로 곧 저쪽에서 공식적인 채널로 연락이 올 겁니다. 그쪽과 말을 맞춰서 진행하면 되고..."


오르디스에게 또 다른 전화기를 받아든 은우.

이번 거는 북한제 보다는 세련되어서 크기도 훨씬 작고, 색상도 광택이 나는 회색이다.


안보실장과 국정원장은 은우의 말을 받아 적느라 정신이 없다.

보안을 위해 비서관 한 명도 없는 것이다.


"예, 크렘린 대통령궁 비서실 입니다. 류회장님."


북한처럼 러시아도 은우가 가지고 있는 위성 전화기의 일련번호를 관리하고 있다.

그쪽에서는 신호를 받자마자 누구의 전화인지 바로 파악이 되는 것이다.


"대통령님과 통화할 수 있습니까?"


"잠시만 기다리십시오. 지금 외빈을 접견하고 계시지만, 류회장님 이시라면."


전화기를 끄지 않은 채 시간이 흐른다.


은우의 통화는 당연히 러시아어 이다.

대통령 이하 모두 그정도는 짐작을 하고 있어서 조용히 기다린다.


"아까, 김위원장과 크게 협의한 일 때문에 포틴 대통령과 조율해야 할 사항이 있습니다."


대통령이 크게 고개를 끄덕였고, 나머지는 할 말이 없는듯 입을 다물고 있다.


여기 모인 청와대의 요인들은,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치뤄진 지난 5월의 대선에서 승리하여 집권하자 마자 험난한 국제관계의 상황에 내동댕이 쳐지다시피 하였는데, 지금 이자리에서 그것이 한 방에 정리될 것 같다.


만일 성공 한다면 국가적으로 엄청난 성과가 될 것이다.

얼마 전에 미국은 민주당의 오바마 대통령이 8년의 재선 임기를 끝내고 치뤄진 대선에서 뜻밖에도 공화당의 맥 도람프가 당선되었다.


그는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으로 종 잡을 수 없는 성격에 젊었을 때부터 엄청난 여성편력이 소문이 났다.



"하하, 류회장 이거 정말 오랜만이야. 지난번 재단 창립식은 나도 뉴스에서 봤어요. 나도 가고 싶었는데, 그 양키놈들이 날 싫어해서 말이야. 하하. 그래 어쩐 일이오?"


이쪽도 성격이 제멋대로이다.

그런 주제에 남 탓 하기는.


"방금 북한의 김위원장하고 연락을 했는데..."


은우의 말이 끝나자 마자 포틴 대통령이 달려 들듯이 말을 받는다.


"그래서 결론이 뭐요? 내가 뭘 해주면 되겠소?"


"일단, 중국의 방해를 눌러야 합니다. 그 이후엔 내가 대통령님에게 줄 선물을 챙겨서 모스크바로 가지요."


"알겠어요. 정리되는 대로 모스크바로 오시오. 그 중국놈들은 신경쓰지 말고. 내가 외무부에 지시해서 중국과 북한쪽에 류회장이 말한대로 조치를 하도록 하지. 얼른 오시오. 체르냐와 안나도 류회장이 보고 싶다고 자주 말하고 있으니."


체르냐는 현 포틴 대통령의 두 번째 부인이고, 안나는 그의 외동딸 이다.

지난번 삼자회담이 끝나고 늦은 저녁을 먹을 때 포틴이 불러서 소개 시켰다.



이제 좀 복잡한 거래를 정리해야 한다.

MH 와 북한, 러시아의 거래상황을 점검하고 줄 것과 받을 것을 확인 해야지.

내 사전에 공짜로 주는건 없어.


근데 이번에는 한국이 껴 있어서 더 복잡하고 덩치가 커지겠네.


대통령과 그의 참모들에게 상세한 설명을 해주고, 설명이 끝나자 받아쓰기 바빴던 사람들이 모두 일어 섰고, 대통령이 다가와 은우의 손을 잡는다.


"정말 대단 하십니다. 류회장님. 우리나라에 류회장님 같은 인물이 나온게 우리의 국운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통령의 생각이 참모들의 생각인듯 모두 고개를 끄덕인다.


"별 말씀을. 그리고 저는 이제 대한민국의 시민도 아닙니다."


대통령과 참모들의 얼굴이 급하게 흐려진다.

이사람들도 내가 국적을 바꾼 경위에 대해 자세하게 알아 보았겠지.

국정원장 까지 있는데 모르고 있을 리가 없다.


"정말 대통령으로서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국가를 대신해서 사죄 드리겠습니다."


대통령은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이 대통령은 인사를 참 잘한다.


"지나간 일 입니다. 이제 저는 잊었습니다."


은우의 표정을 보고는 대통령이 말을 하려다 삼킨다.

아마 다시 대한민국의 국적을 회복하고, 어쩌고...

이제 와서 그건 싫다.


정리하고 나오는데 상춘재를 한 참 지날때 까지 배웅을 나온다.

처음과 달리 대통령의 표정이 굉장히 밝다.


모스크바로 가야 겠군.

어쩌면 평양에 가야 할지도 모르겠네.

그곳에 간다고 하면 오르디스가 펄펄 뛰며 반대할 텐데.




돌아오는 차안.

다크 네이비 컬러의 육중한 차체.

롤스 로이스 팬텀의 최신 모델 이다.

대한민국 재벌이라면 청와대에 불려 갈때 국산차를 탄다고 하지만 오르디스 에게는 어림도 없는 얘기다.


음악도 켜지 않고 조용한 가운데 창밖으로 늦은 밤 서울의 야경이 흘러간다.


"내가 공연히 나선다고 생각해, 오르디?"


은우의 말에 옆자리에 조용히 앉아 있던 오르디스가 돌아본다.

왜 그런걸 묻느냐는 표정.


"그래, 난 그를 도와주고 싶었어. 내가 한국 출신이라느니, 어쩌니 하는 자잘한 이유보다도, 그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사람이야."


이번에도 오르디스는 별 다른 대꾸가 없다.

은우도 특별한 대답을 기다린건 아닌듯 혼잣말처럼 이어간다.


"대부분 그렇듯이, 일회용 행사로 끝나기가 쉽겠지. 하지만 그는 절실해 보였고, 그 목표에는 사심이 보이지 않았어. 그래서 도와주고 싶어."


남과 북이 원한다고 통일이 되겠는가.

하지만 저렇게 진지하고 몰입하는 사람이라면 도와주고 싶다.


오르디스가 차분히 손을 잡아온다.


"모든게 로드의 뜻대로 될 거에요. 하지만 도람프가 가만 있지는 않을 것 같군요"


"역시 그렇겠지?"


"그는 대통령에 취임한 후 제일 먼저 한 일이 로드와의 면담 이었어요."


하지만 은우는 응하지 않았다.

전의 연락관들은 모조리 바뀌었고, 새로 나타나는 인간들은 죄다 싸가지가 없다.


은우가 도람프의 면담에 응하지 않자, 사전에 연락도 없이 회사로 사람이 찾아 와서는 겁주는 소리를 하고 갔다.





남과 북, 그리고 모스크바 까지 나서서 열심히 일을 만들어 가는데, 이번에는 미국이 말썽이다.

아니 미국이 아니라 도람프 대통령이다.



백악관


"이봐, 존. South Korea 의 청와대 인간들이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거 같아?"


존 커슨 CIA 국장이 짧게 대답한다.


"그들이 지금 원하는 건 한 가지 밖에 없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이죠. 미스터 프레지던트."


도람프가 주위를 돌아보자 모두들 동의한다는 표정.


오벌 오피스엔 도람프 외에 CIA 국장과 류크 서덜랜드 국무장관, 지미 케이시 비서실장이 모여서 회의를 하고 있다.


도람프가 한 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이 인간들은 왜 그놈의 남북대화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어. 그게 잘되면 지지율이 올라가니까 그런건가?"


"그렇기도 하지만 남북화해와 더 나아가서 남북통일은 남한, 특히 진보세력에게는 오래된 소망입니다."


"그게 무슨 돈이 된다고 그짓들인지. 그런데 이자들이 우리에게는 사전에 허락도 받지 않고 저럴 수도 있나?"


"그럴 수는 없습니다. 아마 한국의 미스터 민은 일을 진행 시켜서 되돌릴 수 없게 한 다음 우리에게 알릴 계획으로 보입니다."


"미친 놈들."


코웃음을 친 도람프가 류크 서덜랜드 국무장관에게 말했다.


"류크, 당신이 그쪽에 경고를 하라구. 우리 허락없이 가능하겠냐구 말이지."


"알겠습니다. 적절한 조치를 하겠습니다."


이제야 만족한듯 목을 풀며 일어선 도람프는 중얼 거린다.


"주말엔 라운딩 좀 하고 와야겠어."


자신의 플로리다 별장으로 가겠지.

그곳엔 금발의 여자들이 대기하고 있을 것이다.



며칠 후


청와대의 비서실장 집무실.


어제 느닷없이 방문하겠다고 억지를 쓰더니 기어이 오늘 면담 일정을 잡은 주한 미국 대사 넬리 프롬슨이 비서실장 이종수와 마주보고 앉아 있다.


"대사, 그런 말씀은 좀 과하신듯 합니다만."


굳어진 얼굴을 풀 생각도 하지 않고 이종수가 입을 연다.


"우리 합중국의 입장에서는 과하지 않다고 생각해요, 실장. 지금 이 예민한 시기에 구태여 North Korea 의 킴과 만나서 무얼 하겠다는 건가요? 한국정부는 유엔의 제재를 무력화 시키겠다는 건가요?"


이종수는 이제 한 숨을 내쉬었다.


"그것을 우리는 북쪽의 킴에게 잘 설명할 겁니다. 그래야 그들을 국제사회로 끌어낼 수 있어요."


"아무튼 미합중국은 동의하지 않습니다. 미스터 민에게도 분명히 전해 주세요."


일방적으로 말을 끝내고 넬리 프롬슨이 일어섰다.

하지만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

이종수가 일어서는 그녀를 만류하며 말했다.


"잠깐 앉으세요. 자, 솔직히 말해 주시지요, 대사.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에 바라는게 무언가요? 아니면 귀국 대통령의 구상이 따로 있다면 알려 주시오. 대한민국은 미국의 영원한 동맹 아닙니까."


구질구질하다.

치미는 화를 누르고 이종수는 그녀를 바라 보았다.


"얼마 전에 미국 시민인 은우 류 회장을 불러서 만났지요?"


역시 그것이 문제가 되었다.


"우리의 대통령과 류회장이 만났지만 귀국의 이해를 침해하는 계획을 만든 적은 없습니디만."


"그것이 우리 도람프 대통령의 심기를 상하게 했어요. 미스터 리."


이 여자는 이런 공식 석상에서도 호칭을 지 마음대로 한다.

무례하다.


계속하라는 표정으로 바라보자 상체를 앞으로 기울이며 낮게 얘기한다.

이게 본론이다.



"으음."


민 대통령은 입을 다물고 눈을 내리 깔았다.

극히 불쾌할 때 나오는 행동이다.


"이자들이 우리를 몰아 붙이는군."


"그들의 의도대로 류회장을 압박할 수는 없습니다."


말도 안된다.


지금 명색이 기업가 출신이라는 도람프는 은우의 기술에 욕심을 부리고 있었다.

그래서 한국정부로 하여금 그를 압박하여 자신 개인에게 무언가 선물을 주게 하라는 것.


얼토당토 않은 제안이고, 국가간의 협상에서 듣기도 치욕스러운 말이지만 지금은 뾰족한 대응 수단이 없다.

도대체 류회장이 뭐가 아쉬워서 한국을 위해 도람프에게 굽히고 들어 가겠는가.

더구나 하나 하나가 미래를 바꿀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 기술까지 주면서 말이다.


말이 좋아 미국 정부가 추천하는 기업이지, 그 뒤에는 도람프 자신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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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대륙의 북방으로. +2 23.03.07 410 10 18쪽
70 루미나스, 지구차원으로 오다 23.03.03 417 12 19쪽
69 드디어 나타난 마법사 23.03.01 437 12 16쪽
68 MH-Medical Center, 그들의 습격 23.02.28 427 12 17쪽
67 상온 핵융합 발전 (Cold Fusion Power Generation) 23.02.24 458 13 15쪽
66 루미나스 행성 23.02.23 420 17 13쪽
65 건국 23.02.21 424 16 15쪽
64 프리메이슨, 그들과의 만남 23.02.21 435 16 14쪽
63 프리메이슨 (Freemason) 23.02.19 423 13 15쪽
62 청소 작업 23.02.18 433 14 17쪽
61 EW 러쉬 (Rush) 23.02.16 444 13 14쪽
60 남북 정상회담, 판문점 23.02.15 444 13 15쪽
59 남북 정상회담, 일본 23.02.14 458 16 18쪽
58 코운트 왕국 23.02.13 452 15 14쪽
57 미국 대통령의 욕심 23.02.12 457 14 13쪽
» 남북 정상회담 23.02.10 485 14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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