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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베어의 서재

회귀랭커의 힐링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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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베어
작품등록일 :
2024.08.13 15:04
최근연재일 :
2024.08.26 09:01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2,700
추천수 :
83
글자수 :
83,914

작성
24.08.19 08:00
조회
187
추천
7
글자
12쪽

7화

DUMMY

아르세티아에서 집을 사기 위해서는, 일단 원 소유주인 npc와 만나 거래를 해야 한다.

이 경우 소유주는 보통 왕국의 귀족들.

하지만 귀족들은 대부분 도시에 있다.

시골 마을에서 쉽게 만나지 못하는 귀한 몸!


설령 도시에서 만난다고 해도, 귀족 본인도 자기 땅의 건물에 대한 걸 잘 알지는 못한다.

건물 수십 채가 있는 건물주가, 자기가 가진 건물 숫자를 알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

그 대신 집의 매매를 맡는 건 각 마을의 촌장 npc들이었다.


“흠흠. 집을 산다고?”


베니 마을의 촌장, 던바튼은 갈매기 콧수염을 가진 중년 남자였다.


“네. 오래 생활할 것 같아서 한 채 사 두려고 합니다.”

“흠......알겠네, 따라오게.”


던바튼 촌장은 아론을 주거 구역으로 데려갔다.


“자, 여기 있네! 어떤가?”


[통나무집]

[등급 : C]

[HP : 50,000]

[크기 : 18m2]

[방어력 : 10]

[통풍 : 35]

[보온 : 50]

[스태미나 회복 속도 : +5%]

[시설 : 없음]

[상태 : 불청결]

[설명 :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통나무집. 곳곳이 낡고 곰팡이가 슬어 있다. 불에 약하다.]

[판매가 : 1천 골드]


“그래도 이건 나은 편이야, 더 값싼 곳은 다리 밑 움막 정도밖에 없네.”

“좀 좋은 집은 없나요?”


벽에선 바람이 들어오고, 바닥은 바퀴벌레 몇 마리가 돌아다니는 집.

저기선 도저히 못 살겠다.


“좋은 집...?”

“네, 기왕이면 가장 좋은 집을 보여 주십시오.”

“흐음.........자네 혹시 돈은 있나?”

“돈은 있습니다.”

“호오, 그래?”


던바튼 촌장의 얼굴에 웃음이 피어났다.


“진작 말하지 그랬나! 이 쪽으로 오게.”


아론을 안내하는 던바튼.

잠시 후.


“자, 이 집은 어떤가.”

“오.......?”

“포코.”


아론은 눈앞에 있는 저택을 보며 놀랐다.

언덕 위에 있고, 옆에는 개울이 흐르는 3층 벽돌 저택이었다.


[피쿨뱅의 저택]

[등급 : A]

[HP : 1,500,000]

[크기 : 350m2]

[방어력 : 500]

[통풍 : 10~400]

[보온 : 50]

[스태미나 회복 속도 : +30%]

[추가 버프 : 최대 체력 +20%, 최대 공격력 +10%,

[시설]

[주방]

[창고]

[텃밭]

[천문대]

[침실x3]

[우물]

[공방]

[상태 : 청결]

[설명 : 3층 석조 저택,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으며, 햇볕이 잘 들고 보온과 통풍이 잘 된다.]

[판매가 : 4만 골드]


“자, 어떤가?”

“이건...괜찮군요.”


솔직히 많이 괜찮았다.

초보자 마을에 이 정도의 시설을 갖춘 집이 있다니.


“예전에 마을에 살던 연금술사가 쓰던 집이라네. 수도에서 일하다 은퇴한 연금술사인데, 그가 죽고 나서는 우리 마을에서 관리하고 있다네.”

“그런가요?”

“걱정 말게. 허가는 받았으니.”

“몬스터나 야생동물이 먹지 않습니까?”

“듣기론 그런 놈들을 쫓아내는 설비가 되어 있다고 하더군.”


마을 외곽이라 걱정했는데 그런 것도 없는 모양.


“우리 마을에서 가장 좋은 집이라고 할 수 있지.”

“그렇군요.”

“단점이라면 가격이 좀 비싸. 물론 예상했겠지만...”


뭔지 알겠다.

이건 흔히 말하는 미끼 상품.

가격에 놀라 물러선 사람들에게 적당한 걸 사게 하는 거다.


“4만 골드군요.”

“그래. 뭣하면 좀 더 낮으면서 가성비좋은 집을 소개해...”

“사겠습니다.”

“응?”

터엉, 바닥 위에 가죽 자루가 놓였다.

금화 몇 개가 떨어지는 안 쪽.

자루에선 황금 빛이 은은히 흘러나오고 있었다.


“무, 무슨...!!!”

“그럼 거래 처리 잘 부탁드립니다.”


경악한 촌장의 옆.

아론은 씩 웃었다.



***




[저택을 구매했습니다.]

[새로운 업적 “마이 하우스”를 달성했습니다.]

[새로운 칭호 “집주인”을 획득했습니다.]


“휴우...”


아론은 저택을 한 바퀴 산책했다.

발코니까지 있는 3층의 석조 저택.

주변은 탁 트여서, 마을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오, 경치 좋은데?”


21세기 서울의 빌딩 숲에서는 볼 수 없는.

탁 트인 경치와 아래로 펼쳐지는 베니 마을의 모습.

건물 사이나 필드에서 플레이어들이 모여 돌아다니는 게 보였다.


“다른 것도 한 번 볼까?”


연금술사가 살았던 곳이라 그런지 여러 시설들이 많았다.

아론은 일단 집 주변을 둘러보았다.


[텃밭]

[등급 : A]

[재배 중인 작물 : 없음]


“여기서 A급 흙을 보다니.”


텃밭에 가지런히 깔린 검은 색의 흙.

저게 사실상 전부 비료다.

양분이 가득 들어 농사를 지으면 무조건 잘 자라는 것.

우크라이나가 동유럽 최대의 곡창지대인 것도.

미국 땅이 농사의 치트키라 불리는 이유도 저런 흑토 덕분이다.


“이 정도 땅이면 농사 스킬은 남부럽지 않게 키울 수 있겠는걸?”


농사 스킬은 힘과 체력을 늘려주고, 자연 친화력까지 올려 주는 알짜 스킬이다.

좋은 농작물을 가져다팔며 수익을 내는 것은 덤.

그리고 이 흑토는 농사 스킬을 키우기 가장 좋은 환경이었다.


“포코...!”


흙을 앞발로 건드리던 진이 검은 무언가를 뽑아들었다.


“엇, 저건...!”


검은색의 두더지.

밭을 망치는 해로운 동물이었다.


“이 녀석...!”


그래도 처음 집을 산 날인데 바로 죽이기는 그렇지.

한 번만 봐준다.

두더지를 밖으로 던져버린 아론은 진을 쓰다듬었다.


“잘 했어.”

“포코...!”


놀랍게도 진은 손길을 거부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벌써부터 친화력 효과가 생겼나?


[친밀도가 1 상승했습니다.]


‘이거 괜찮은데?’


아론은 씩 웃다가 정신을 차렸다.

벌써부터 만족하면 안 되지.

지금까지 본 건 기껏해야 텃밭과 바깥의 경치 뿐.

선물로 치면 아직 포장지만 뜯은 정도다.


“어디 집 안쪽도 한 번 볼까?”


아론은 천천히 문을 연 뒤, 집 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주방]

[요리를 할 수 있습니다.]

[설비 : 대형 화덕, 초고열 오븐, 연금술 냉동고]


[창고]

[물건의 저장 및 도구, 연장을 이용해 목공, 예술 작업 등을 할 수 있습니다.]


말끔하게 청소된 주방과 창고.

주방에는 전문 조리도구가 그대로 남아 있었고, 창고에도 목공 도구와 그림, 조각 도구들이 정리되어 있었다.


“오오.......”


이 정도라면 바로 생활 스킬 수련을 시작할 수 있었다.


“포코?”


창고에 따라 들어오던 진이 무언가를 앞발로 주웠다.


“이건...”


바닥에 작은 동물 목제 조각상 몇 개가 놓여 있었다.


“예전 연금술사가 만든 건가.”

[목제 곰 조각상(노말)을 획득했습니다.]


아론은 잠시 고민하다 조각상들을 선반 위에 가지런히 정리해 뒀다.


“언젠가 이것보다 더 잘 만든 조각품을 올려놔야겠구만.”


아마 스킬 레벨을 꽤나 많이 올려야 할 것 같았다.

얼핏 보면 서툴러 보이지만 장인의 솜씨가 깃들어 있었으니까.


“자, 그럼 이제...”


아론은 심호흡을 한 채 마지막 방의 문을 열었다.


[공방]

[등급 : C]

[설비 : 연금술 솥, 대형 절구와 절굿공이, 증류기, 추출기, 저울, 용해로, 주형틀, 램프]

[설명 : 연금술을 연구하고 실험하는 연금술 공방, 연금술 외에도 다양한 마법 연구와 실험에 이용할 수 있다.]


메시지 창의 뒤.

복잡한 실험 도구와 냄비, 서랍과 약재칸 등이 보였다.


“흐음...”


아론은 매의 눈을 한 채 공방 곳곳을 살폈다.


“저주받은 물건이나 연금술 실험 실패 부작용, 숨겨진 독약 같은 건...없군.”


회귀 전의 경험 덕분에 연금술사를 쉽게 믿으면 안 된다는 걸 배웠다.

플레이어 연금술사는 의외로 PVP에서도 까다로운 상대였고.

NPC 연금술사들은 소환, 저주술 둥을 쓰며 마지막까지 공략 시간을 늘리는 몬스터였으니까.


그런 놈들과 싸우다 보니 자연스레 연금술 시설을 보는 안목도 길러지게 되었다.


“반면 합성이나 추출, 연성 작업은 다 할 수 있겠고...”


한 차례 공방을 확인한 아론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매물을 샀군.”


도시에서나 볼 법한 다양한 설비들이 있었다.

마치 대학 연구실 같은 모습.

회귀 전 봤던 왕실 연금술 길드나 네임드 연금술사의 공방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초보자 수준에 이 정도면 굉장히 높은 편.


일단 연금술사가 상당한 실력자라는 건 알 수 있었다.


“누군진 모르겠지만 잘 쓰겠습니다.”


아론은 다락방에 올라가 집의 전경을 다시 내려다보았다.

4만 골드.

현실로 치면 대략 4천만 원.

그러나 이 정도라면 전혀 아깝지 않았다.


‘스킬들은 되도록 저레벨부터 키워 주는 게 좋거든.’


생활 스킬을 성장시키면 추가 스테이터스를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스킬들은 대개 꾸준히 시간을 들여서 육성해야 한다.


하지만 고레벨이 되면 그것이 불가능하다.

긴 시간을 들여야 하는 퀘스트, 시간 제한이 있는 공성전, 약한 스킬을 연마하면 자동으로 숙련도가 떨어지는 스킬 등이 있기 때문.


결국 초반에 생활 스킬을 육성한 유저는 동레벨 유저보다 강해진다.

다양한 생활 스킬로 여러 상황에 대처하는 임기응변은 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집을 사 스킬을 연마하는 건 필요한 일이었다.


‘로그아웃 시 스태미나 회복 속도도 늘려주지, 게임 접속할 때 추가 버프도 주고, 생활 스킬까지...’


다만 문제가 한 가지 있었다.

이득 보기 전 게임의 시스템이 뒤바뀌거나, 게임이 서버 종료를 하는 것.

세계가 바뀌거나 세계가 멸망하거나.

그렇게 되면 집은 아무 쓸모가 없어진다.


하지만 아론은 걱정하지 않았다.


‘미래에 계속 성장한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회귀 전 아르세티아는 10년 내내 순위 1위를 지켰다.

아니, 오히려 유저 수는 계속해서 늘었다.

게임이 계속 성장한다는 건 보장된 사실.

그렇다면 망설일 이유가 없지.


“하나, 둘, 셋, 넷...”


아론은 텃밭에 나간 뒤 마을에서 구해온 씨감자 조각을 심었다.

이미 준비가 다 된 밭이었기에, 감자를 묻고 물만 주면 준비 완료였다.


“좋아, 다 됐다.”


절반의 밭엔 감자를 심은 뒤, 나머지 절반에는 상추를 심는다.


“삼겹살 파티는 포기 못 하지.”


다른 건 몰라도 삼겹살에 가장 필요한 상추는 반드시 심어야 했다.


“돼지고기야 마을에서 구할 수 있으니...”


아르세티아에서 하는 첫 삼겹살 상추쌈을 생각하자 절로 입에 침이 고였다.


[텃밭에 감자를 심었습니다.]

[농사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밭 갈기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뿌리채소 재배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수확 기간 : 144시간]

[텃밭에 상추를 심었습니다.]

[농사 스킬의 숙련도가 상승했습니다.]

[잎채소 재배 스킬을 습득했습니다.]


채소를 다 심자 수확 기간이 나타났다.

내용을 확인한 아론은 심호흡을 했다.


“그럼 이제...이걸 작업할 시간이군.”


내키지 않는 기색의 아론이 공방에 들어가 인벤토리를 열었다.

우르르.


[고블린 가죽 묶음(노말)]

[고블린 가죽 묶음]

[녹슨 숏 소드(노말)]

[녹슨 글레이브(노말)]

[고블린 살점(노말)]

[고블린의 거시기(노말)]

[고블린 킹의 심장(매직)]


수없이 쏟아지는 고블린 아이템들.

키아 구릉지를 싹쓸이하며 인벤토리를 채운 전리품들이다.


“후우.....”


아론은 주방에서 식초와 물을 가져온 뒤, 연금술 도구 앞에 섰다.


[식초+물+기본 촉매를 합성하시겠습니까?]

“합성한다.”

[식초+물+기본 촉매를 조합했습니다.]

[합성 진행중...]

[성공! 산성 용액을 획득했습니다.]

[연금술 스킬이 생성되었습니다.]

[마력이 +1 상승했습니다.]

[지혜가 +1 상승했습니다.]


지혜.

마법서를 해석하거나, 마법사 장비 착용 등에 필요한 스테이터스다.

테이머 장비에 지혜가 필요한 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공짜 스테이터스라면 좋은 거겠지.


“포...포퀘에엑!”


들어오다가 시큼한 냄새를 맡은 진이 헛구역질을 하며 뒷걸음질쳤다.


“끼이잉...”

“하하, 이 녀석. 그러니까 함부로 따라 들어오면 안 되지.”


아론은 옷으로 마스크를 만들어 낀 뒤 산성 용액 통 앞에 앉았다.


“자, 그럼 시작해 볼까.”


눈앞에 있는 수백 자루의 녹슨 고블린 무기들.

이걸 전부 닦는 것부터 시작이다.


“후우...”


노가다.

회귀 전에서부터 수없이 해 왔던 일이다.

...그런데 왜 갑자기 눈에 땀이 고이지?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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