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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베어의 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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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베어
작품등록일 :
2024.08.13 15:04
최근연재일 :
2024.08.26 09:01
연재수 :
14 회
조회수 :
2,699
추천수 :
83
글자수 :
83,914

작성
24.08.18 08:00
조회
211
추천
5
글자
12쪽

6화

DUMMY





“으윽...”


정신이 점차 돌아온다.

아론은 부드러운 무언가에 머리가 얹혀 있는 걸 느꼈다.


“아이고, 머리야.”


지끈거리는 이마에 손을 댄 순간.

다른 손의 감촉이 이마에 느껴졌다.


“괜찮으세요?”

“으응?”


눈을 뜨자 밤색머리 미소녀의 얼굴이 보였다.

아론은 잠시 그걸 보다 앗 소릴 냈다.


“정령사분?”

“민아라고 불러주세요.”

“아, 네. 민아 님.”


아까 구해 줬던 정령사였다.

급히 일어선 아론은 옷과 주머니를 살피고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도둑맞지는 않았군.’


험한 세상인 만큼 조심해야 하는 법.

애초에 훔쳐갈 것도 별로 없었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었다.


“저기...”

“네?”

“구해 주셔서 고마워요. 아까 고블린 공격을 대신 막아주신 덕분에 살았어요.”

“아뇨, 유저들끼리 서로 돕고 살아야죠.”


손사래를 치는 아론.

그 때 민아가 은화를 내밀었다.


[10실버를 획득했습니다.]


“이건?”

“작지만 사례예요. 구해 주셔서.”

“흠...”


아론은 잠시 고민하다가 10실버를 돌려주었다.


“이건 괜찮습니다.”

“네? 하지만 제가 고마워서...”

“대신 뭘 좀 물어보고 싶은데...”

“그래도...”


아론은 재차 거절하며 말을 이었다.


“중요한 내용일 수도 있어서, 이걸 받으면 제가 말을 꺼낼 수가 없게 됩니다.”

“앗...네네. 그럼 대신 아는 대로 잘 답해드릴게요.”

“혹시 정령이 처음 계약할 때부터 지시를 잘 따릅니까?”

“어...네?”

“그게, 이 녀석이 지시를 잘 안 따라서요.”

“포코.”


옆에서 불쑥 고개를 내미는 진.

그 순간이었다.


“어......? 아! 아앗!”


손을 입에 가져다대고 놀라는 민아.


“왜 그러시죠?”

“그...포코이 사랑꾼님! 맞으시죠?”

“포코이 사냥꾼?”

“아뇨! 포코이 사, 랑, 꾼. 이요.”


포코이 사랑꾼이라니.

어째서 그런 별명이?

순간 짚이는 구석이 있었다.


“...설마.”

“네네. 매일 사냥터에서 포코이한테 가서 껴안을 정도로 포코이를 사랑하신다고. 쇼츠에서도 봤고, 마을 npc분들도 사랑꾼님이란 사람 있다고 그러시더라고요.”

“흠. 흠...”


테이머로 전직하기 위한 공략이란 걸 말할 수도 없고.

아론은 괜히 부끄러운 마음에 헛기침을 했다.


“너무 부끄러워하지 마세요. 전 그거 엄청 좋은 별명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어째서?”

“그야 포코이는 귀엽잖아요...사랑꾼님이 포코이 지키려고 밀렵꾼들이랑 싸우는 것도 멋있는 일이고요.”

“포코!”

“우와, 귀여워라...”


진을 쓰다듬으려는 민아.

그 순간 진이 흠칫 놀라 거리를 벌렸다.


“아직 사람을 꺼리나 봐요.”

“사실 물어보고 싶은 것도 저 녀석 때문입니다.”

“그것?”

“일단 같이 다니고 있긴 한데, 저 녀석이 지시를 가끔만 들어서...비슷하게 정령과 교감하는 정령사 분이라면 뭔가 알고 있을까 하고요.”

“그런 거였구나...”


비슷한 직종인 정령사라면 뭔가 알고 있지 않을까 하는 것.


“죄송해요. 저도 포코이가 어째서 그러는 지는 잘 몰라서...”

“역시...괜찮습니다.”


결국 레벨 업밖에 답이 없나?


“음...혹시 포코이 대우는 잘 해주고 계세요?”

“대우?”

“저는 정령사라서, 정령들을 소환하지만, 사냥이 끝나면 같이 산책도 다니고...마나가 많다는 지역은 같이 가 주고 있거든요.”

“흠...”


확실히 대우 문제는 생각지 못 했다.


“일단 잘 대해 주면 마음을 열지도 몰라요.”

“감사합니다.”

“아뇨아뇨. 별 것도 아닌걸요! 귀여운 포코이도 봤고.”

“그럼 실례하는 셈 치고 하나만 더 여쭙겠습니다.”


아론은 스테이터스 창을 보며 말했다.


“정령사로 육성하시면서 정령을 강하게 하려면 무슨 스테이터스를 찍어야 하죠?”

“스테이터스요?”

“네.”


비슷한 소환 계열 클래스인 정령사이니, 테이머의 예시에도 참고할 만 하리라.


“음, 저는 정령사로 전직하니 정령 친화력이란 스테이터스가 생겨서 그걸 찍고 있어요.”

“정령 친화력이요.”

“네. 그걸 찍으면 정령들이랑 교감이 잘 되어서 정령이 쓸 수 있는 힘이 더욱 강해진대요.”

“...! 감사합니다.”


아론은 고개를 숙이며 스테이터스 창을 보았다.


[친화력 : 20]


‘정령 친화력이나 친화력이나 그게 그거지.’


역시 친화력 스테이터스로 테이밍 몬스터를 강하게 할 수 있는 게 확실했다.

내친김에 아론은 새로 얻은 스테이터스를 친화력에 전부 투자했다.


[친화력 : 25]


이대로 친화력을 계속 찍어 강해진다면 나중에는 세린이라던 테이머 유저도 능가하게 될 것이다.

어쨌거나 지금은 10년 전이었으니까.


“감사합니다, 그럼 이만...”


아론은 가볍게 인사하며 몸을 일으켰다.

그 때였다.


“어어? 그냥 가시게요?”

“...?”


갑자기 불러세우는 민아.

잠깐만. 설마 치료비를 받아내려는 건가?

흠칫하는 아론을 향해 민아가 손을 내밀었다.


“저희 이렇게 만난 것도 인연인데, 소환 계열 클래스끼리 같이 사냥하시는 건 어떠세요?”



***




파티 사냥은 순조롭게 이어졌다.

진이 고블린들을 몰아오면 정령들이 화력을 쏟아부어 공격.

가끔 민아를 노리는 고블린은 아론이 정리했다.


“오늘 즐거웠어요. 덕분에 편하게 사냥했던 것 같아요.”

[민아 님이 친구 추가를 요청했습니다.]

“다음에 또 같이 해요!”

“음...”


아론은 잠깐 고민하다가 수락을 눌렀다.



“네, 그러죠.”

[친구 추가를 수락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민아 님이 로그아웃했습니다.]


민아가 사라진 뒤.


“으라차차...”


아론은 기지개를 켰다.


“그럭저럭 몸풀이는 됐나.”


전생에 비하면 이 정도는 준비운동 수준.

이제 제대로 사냥할 시간이었다.


“진.”

“포코?”

“잘 따라와라.”


말을 마친 아론이 고블린들을 향해 달렸다.

수 시간 후.

키아 구릉지 입구에 유저 네 명이 들어서고 있었다.


“여기야?”

“그래, 조금만 더 가면 개꿀 사냥터라니까?”


전사의 물음에 도적이 씩 웃었다.


“내가 발로 뛰며 정보야.”


보통 아르세티아의 사냥은 인스턴스 던전에서 이루어진다.

퀘스트 보상, 클리어 보상을 합치면 필드 사냥보다 훨씬 효율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적은 보았다.

언덕을 넘어서자 보이던 수백 수천 마리의 고블린 부락!

인스턴스 던전을 두 번, 세 번 돌아야 겨우 균형이 맞을 엄청난 숫자의 고블린을 말이다.


“자, 이 언덕만 넘어가면 바로...! 짠!”


손짓하며 동료들을 보는 도적.

그런데 동료들의 표정이 이상했다.


“...어, 음.”

“여기라고?”


뭐지?

도적도 고개를 돌렸다.

그 순간 도적은 저도 모르게 소릴 질렀다.


“아니, 왜 없어!”


세 개의 높은 언덕에 있는 고블린 요새.

그 아래 넓은 평원에 점점이 흩어진 수많은 고블린들.

모든 게 사라져 있었다.

요새는 폐허만 남아 있을 뿐.


“너...우릴 속인 거니?”

“아니, 진짜 그게 아니라...”

“실망이다.”

“진짜 아니야, 믿어줘, 믿어 달라고!!!”


동료들을 향해 슬피 울부짖는 도적이었다.

같은 시간 여관 길드 소속 여관방.

아론은 스테이터스 창을 열었다.


[아론]

[레벨 : 7]

[성향 : 중립]

[칭호 : 히든 유저(모든 스테이터스+2 상승)]

[직업 : 테이머(히든 클래스)]

[명성 : 0]

[HP : 140]

[MP : 70]

[힘 : 6+2]

[체력 : 6+2]

[민첩 : 6+2]

[마력 : 6+2]

[지혜 : 6+2]

[행운 : 6+2]

[친화력 : 35+2]


“일단 친화력에 올인해 주고.”


친화력에 스테이터스를 전부 투자한 아론은 주변을 창 밖을 보았다.

애완동물들이 자는 마굿간.

그 곳 한 구석에 목줄이 묶인 진이 웅크리고 있었다.

낮에 만난 민아의 조언이 갑자기 떠올랐다.


‘대우를 바꿔 보라고 했었지.’


어릴 때 봤던 푸키몬 애니메이션이 떠올랐다.

주인공 측 푸키몬들은 바닥에서 밥그릇에 담긴 사료를 먹지만.

악당 측 푸키몬은 같은 식탁에서 같은 음식을 먹는 모습.


테이밍 몬스터를 도구가 아니라 동료처럼 대하라는 뜻이리라.


‘뭐, 해 볼 만한 가치는 있긴 하겠군.’


일단 마굿간에 덩그러니 두는 것부터 고치기로 결심.

문제는 여관방 안에 테이밍 몬스터를 데려올 수 없다는 것이다.


“좋아, 결정이다.”


아론은 눈을 감고 로그아웃했다.

다음 날 아침.

아르세티아에 접속한 아론은 마켓에 들어가 골드 구매 게시글을 올렸다.


[골드 구매합니다, 대량 필요합니다.]

[접수했습니다. 지금 가겠습니다.]


잠시 후 마을 입구에 한 유저가 나타났다.


“오, 또 뵙네요?”

“...! 당신...”


마켓 소속 유저, 폴짝메뚜기는 아론을 보고 유령이라도 본 듯이 눈을 크게 떴다.

갑자기 왜 저래?

아 참, 그러고보니 궁금한 게 있었다.

아론은 질문을 던졌다.


“지난번에 가르쳐드린 팁은 잘 쓰고 계세요?”

“...예.”


폴짝메뚜기는 잠시 뭔가를 생각하다가 살짝 고개를 숙였다.


“그 때 조언 감사합니다. 덕분에 PVP랭킹이 많이 올랐습니다.”

“아뇨, 뭘요.”


어차피 저 사람은 오를 사람인데.

자신이 한 건 나중에 밝혀질 연계를 미리 알려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다 메뚜기님이 잘해서 오른 걸 텐데요.”

“...”


묘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폴짝메뚜기가 말했다.


“골드는 얼마나 필요하신지?”

“음...”


아론은 아주 잠깐 고민하다가 귓속말 기능을 열었다.


아론 : 한...5만 골드 정도요.

폴짝메뚜기 : 5, 5만 골드요?


폴짝메뚜기가 흠칫하며 이 쪽을 보았다.

하긴 그렇겠지.

5만 골드라면 5천만 원에 달하는 거금이다.

그 정도나 되는 거금을 갑자기 게임에 투자한다면 놀랄 수밖에.


“이 정도 금액을 한 번에 결제하시다니...혹시 어디다 쓰시려는 건지 여쭤봐도 됩니까?”


원래 마켓 유저들은 골드를 사는 이유를 어지간하면 묻지 않는다.

하지만 방금 금액은 상상 이상으로 컸기에 말이 나온 것이다.


“혹시 돈 복사 제안이나 특별한 봉인 아이템 같은 것 때문이라면...”

“아, 그런 사기는 아니고요.”


아론은 손사래를 쳤다.

잡템을 봉인 처리한 뒤 고등급 아이템인 것처럼 속여 파는 행위.

전생에서도 흔한 사기라 잘 알고 있었다.


“사기가 아니라면...그럼 혹시 레전더리 급 아이템이라도 사시려는 겁니까?”


레전더리 급 아이템은 현재 아르세티아에서 알려진 가장 높은 등급.

랭커 급이 쓰는 아이템은 아파트 한 채 가격이지만, 초보자 레벨의 레전더리 아이템은 이 정도 금액으로도 살 수 있다.


“음...그것도 아닙니다.”

“그것도 아니라고요? 그럼 대체 뭣 때문에 이 정도 골드를 한꺼번에...”


의문에 가득 찬 폴짝메뚜기의 가면 속 눈동자.

가면에 가려진 다른 얼굴 부위의 표정도 대략 예상이 되었다.

대답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집을 살 겁니다.”

“...집이요? 여기에?”


폴짝메뚜기의 눈동자가 한층 더 크게 흔들렸다.


“하지만 어째서 초보자 마을에...”

“어차피 사냥이야 인스턴스 던전 가면 되니까, 기왕 스태미나 버프 받고, 스태미나도 빨리 회복하려면 지금부터 집을 쓰려고요.”

“...듣고 보니 틀린 말은 아니군요.”


[거래를 완료했습니다.]

[5만 골드를 획득했습니다.]

[업적 “대부호”를 달성했습니다.]

[새로운 칭호 “대부호”를 획득했습니다.]


골드를 받으면서 덤으로 새로운 업적도 획득.


“그럼 가 보겠습니다.”

“네, 수고하세요.”


파앗. 폴짝메뚜기가 사라진 뒤.

아론은 기지개를 켰다.


“5만 골드면...레벨 300대까지도 적잖은 돈이지?”


개인 레벨에서는 모으기 힘든 거금.

인벤토리에 찬 50,000g(gold)라는 표시를 보자 갑자기 마음에 여유가 생겼다.


“그럼 이제 홈쇼핑 한 번 해 볼까?”


말 그대로 [홈] 쇼핑.

아론은 촌장의 집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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