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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카마엘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는 아포칼립스를 기다려왔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무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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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8.24 14:30
최근연재일 :
2023.08.29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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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4,9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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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8.24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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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세 가지 의제 - 1

DUMMY

아포칼립스가 열린 후, 12일째.

마월탑의 13층 대회의실.


“아, 저, 저.”


지긋이 나이든 남자는 몇 번째 자기소개를 하지 못하고 혀를 씹고 있었다.

물론 저 남자의 불안함이 뭔지는 알기 때문에 굳이 채근하지는 않았다.

회의실의 대표자리에 앉은 우강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상대를 안심시켰다.


“최현종 교수님.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말씀하신 연구 자료를 공유해주시면 약속대로 교수님과 교수님의 가족은 이 건물에서 가장 안전한 곳에서 지낼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우강의 약속에 최현종은 식은땀을 닦을 수 있었다.


“배, 배려에 감사드립니다. 그러면 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저는 서울대 물리학부 교수 최현종이라고 합니다.”


최현종은 우강은 물론, 좌우로 앉은 사람들을 향해서도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 제공해주셨던 소체와 사례 등을 종합해 상당한 연구 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이 연구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표를 제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우선 현재 사람들이 상태창을 외칠 때 나오는 완력에 대해서입니다. 성인 남성의 평균 완력은 15에서 20 사이입니다. 그 수치는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만들어졌는지 연구를 통해 알아냈습니다.”

“뭐죠?”


우강의 좌측, 3열에 앉아있던 전경희가 물었다.


“바로 뉴턴입니다.”

“뉴턴? 위인 말인가요?”

“아닙니다! 국제 단위계에 제시된 유도된 힘의 단위인 뉴턴을 말씀드리는 겁니다. 1 뉴턴은 1 kg의 질량을 초당 1m의 가속도로 주는 힘을 가리킵니다. 즉, 완력이 20이라는 건 20 kg의 질량을 초당 1m의 가속도로 줄 수 있다는 걸 가리킵니다.”


최현종 교수의 발표에 전경희의 반대편에 앉아있던 노년의 남자가 입을 열었다.


“이상하군. 나는 상태창의 수치에서 완력이 70 인데, 작정한다면 200kg도 밀수 있는 걸.”

“그것에 대해서도 연구결과를 낼 수 있었습니다. 사람이 일정시간 같은 힘을 줄 수는 없습니다. 방향과 속도, 그리고 방식에 따라서 힘의 수치는 변화합니다. 그 수치를 보조하는 것이 바로 체력입니다.”

“체력이 높으면 완력의 한계를 높일 수 있단건가?”

“바로 그겁니다. 여기에 남은 스탯인 속도도 변화성을 제시하게 됩니다. 즉, 완력의 수치로 봤을 때 10 의 완력은 10 Kg을 1m간 밀수 있는 힘을 가리킵니다. 여기에 체력과 속도가 더해지며 그 사람은 자신의 상태보다 더욱 높은 수치의 힘을 내거나, 혹은 더 오래 힘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겁니다.”


현재의 아포칼립스가 벌어진 세계에, 처음으로 과학적으로 접근한 사례가 만들어졌다.

그 성과에 우강은 충분히 만족할 수 있었다.


“감사합니다, 최현종 교수님. 우호법. 교수님과 그 가족분을 21층 VIP실로 안내해드리도록.”

“알겠습니다, 교주님.”


최현종 교수가 물러난 후, 우강은 본 회의의 시작을 알렸다.


“여기에 모여주신 분들에게 우선 감사인사 드립니다. 천년마교의 맥이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은 여러분들의 관심과 응원이 이어졌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인사드리겠습니다. 저는 현 마교의 98대 교주 전우강이라 합니다.”


마교의 인사법을 차용할 수도 있겠지만, 개중에는 마교에서 벗어나 생활하던 사람도 있었다.

그들의 틀을 배려하는 차원에서 우강은 현대적인 인사법으로 자신을 소개했다.


“회의 전, 잠시 소개하는 자리를 가지겠습니다.”


우강은 자리에서 일어난 후, 빈 옆 자리를 응시했다.

바로 부교주인 이진철의 자리였다.


“현재 부교주인 이진철님은 자리에 있지 않아, 이름만 소개해드리겠습니다.”


빈자리를 대신 소개하며 우강은 그의 안전을 걱정했다.


‘부교주, 대체 어디에 있길래 아직도 나타나지 않는 겁니까.’


우강은 다시 옆 자리로 시선을 돌리며 소개를 이어나갔다.


“다음은 마교의 서열 3위이자 성강제철의 상무직을 겸임하고 계시는 이장제님입니다.”

“마교의 서열 4위이자 오랫동안 마교의 외부사업를 맡아주셨던 국회의원 유명우님입니다.”

“마교의 서열 5위이자 마월탑의 경비를 책임지시는 수라대의 수라일검 한지강님입니다.”

“마교의 서열 6위이자 S 정보통신사에서 부장직을 겸임하고 있는 전경희님입니다.”


그렇게 마교 16위까지의 소개를 모두 끝냈다.

그중에는 부교주의 자리처럼 빈자리도 있었지만, 그래도 총 12명이 이 자리에 모일 수 있었다.

인사를 모두 끝낸 후, 우강은 자리에 앉으며 회의할 의제를 올렸다.


“첫 번째 의제입니다. 현재...”

“그 전에 잠시 질문 좀 드려도 괜찮을까요.”


서열 11위이자 그동안 외부인사였던 이호영이 손을 들었다.


“뭡니까.”


우강은 말이 끊어진 것에 대해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았다.


“우선 말입니다. 그동안 마교를 지탱해주시고 저희를 초청해주신 건 감사한데 말이죠.”


이호영도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고 그대로 드러냈다.

거리낄 것이 없다는 표정에, 회의실 책상에 발을 올리는 무례까지 보이며 말했다.


“사실 지금 세상이 이렇게 된 마당에, 강자존의 섭리를 주장한다면서 아직도 옛날에 정한 서열을 그대로 적용하는 건 좀 아니지 않습니까? 네?”

“이봐요! 이호영씨! 지금 당신 무슨 무례를...!”

“전경희씨라고 했나? 이봐, 당신. 지금 레벨이 몇이지?”


이호영은 마치 세상을 손에 쥔 패자의 표정으로 자신의 레벨을 말했다.


“현재 내 레벨은 26. 총합은 900을 넘는다. 나는 이 아포칼립스의 세계에 누구보다 빠르게 적응했고 또 달성했지! 나는 교주의 부름을 받고 온 게 아니다. 이 마교의 섭리를 세우기 위해 왔다. 말해봐라! 교주! 강자존이라면 응당 내가 교주위에 올라야 할 것이 아니냔 말이다!”


3초 후, 7층의 회의실 외벽 유리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깨졌고, 그 곳을 통해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반죽 한 덩어리가 떨어졌다.

깨진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 넘기며, 우강이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다음 용건 있으신 분 계십니까.”


사람들은 입을 열지 않았고, 우강은 다시 제 자리로 돌아오며 말했다.


“첫번째 의제는 대통령의 실종에 대해서입니다.”


*****


“교주께선 대통령의 실종에 왜 관심을 두시는 겁니까?”


회의를 시작하며 마교 서열 4위 유명우가 먼저 의문을 제시했다.


“대통령은 이제 직함이라조차 할 수 없습니다. 사실 나도 말이 국회의원이지, 지금은 차라리 적으로부터 안전한 아파트의 동대표가 대통령보다 더 위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이제와 실종되서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조차 불분명한 대통령을 찾는 의도는 뭡니까?”

“그것에 대해서 우선 제가 대신 말씀드려도 괜찮을까요.”


손을 든 건, 현재 모든 정보처리를 통괄하는 전경희였다.


“저도 처음엔 대통령이 실종되서 관심을 두려고 하지 않았어요. 대부분의 첩보도 실종된 게 전부라고 했어요. 그래서 대통령이 죽은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대통령을 찾는 첩보원들이 하나씩 연락이 끊기고 있더군요.”

“그렇다면 살아있단 건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확답드릴 수 있습니다. 대통령을 비호하는 세력은 분명 존재합니다. 현재 그들의 목적은 알 수 없지만요.”


전경희의 말을 우강이 이어 받았다.


“가능하다면 그 세력을 포섭하고 싶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네? 이유가 뭡니까?”

“조금 이야기를 돌려 말하죠.”


우강은 자리에서 일어나 깨진 창문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며 말했다.


“현재 아포칼립스의 시대가 열렸다고 해서 레벨이 전부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레벨은 강해지는 수단일 뿐입니다. 이미 아시겠지만 그 사람의 자질과 경험이 레벨보다 우선입니다.”

“그야 그렇죠. 모두 갑자기 동등해지는 건 아니니까요.”

“그렇다면 이 한국이란 나라에서 가장 전투력이 높은 집단이 어디겠습니까?”

“군대...?”

“맞아요. 군대. 특전사같은 부대에 소속된 사람이라면 총합이 높을 겁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으로 개인의 기량만을 따지자면 이 나라의 탑은 바로.”


우강은 바람을 등진채로 말했다.


“대통령 경호실입니다.”

“과연...! 그들을 포섭하려는 겁니까?”

“그들이 저희 교리를 수용한다면 말이죠.”


여기까지 한 말에 모든 서열위가 납득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우강의 노림수는 그것이 끝이 아니었다.

아니, 대통령 경호실 정도야 어찌되든 상관없다.

우강의 목적은 대통령 본인이었다.

아무리 세상이 무너진다한들 권력에 대한 표본과 욕심은 존재할 터.

그리고 아직도 많은 사람들은 이 나라의 대표를 대통령이라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인식이 사라지기 전에 대통령을 포섭한다.

그리고 마교를 국가적으로 인정하게 만드는 것이 우강의 목적이었다.


‘조조도 자신의 명분을 세우기 위해 이미 힘이 없어진 천자를 품에 안았다. 시대가 달라진다한들, 권력의 명분에 변함은 없다. 그렇다면 나는 대통령을 품에 안고서 이 나라를 손에 쥔다.’


그것이 바로 우강의 첫 번째 목적이었다.


“다들 이제 아시겠습니까. 그렇다면 첫 번째 포고를 내리겠습니다. 암월단 단장 전경희씨. 지금보다 더욱 대통령의 수색에 힘을 쏟아주십시오. 다른 서열위 분들도 무엇보다도 대통령의 수색에 힘을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아시겠습니까.”

“존명!”


모든 서열위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며 예를 취했다.

그렇게 한 건을 결정지은 후, 우강은 바로 다음 의제를 꺼냈다.


“그럼 이어서, 두 번째 의제를 말씀드리겠습니다. 바로 던전의 공략에 대해서입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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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교는 아포칼립스를 기다려왔다.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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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구로디지털단지의 괴물 - 2 23.08.29 16 0 13쪽
8 구로디지털단지의 괴물 - 1 23.08.28 27 0 12쪽
7 네 가지 안건. 23.08.27 27 0 14쪽
6 세 가지 의제 - 4 23.08.26 39 0 14쪽
5 세 가지 의제 - 3 23.08.25 49 1 10쪽
4 세 가지 의제 - 2 +2 23.08.25 66 2 11쪽
» 세 가지 의제 - 1 23.08.24 70 2 10쪽
2 마교는 아포칼립스를 기다려왔다 - 2 23.08.24 76 2 8쪽
1 마교는 아포칼립스를 기다려왔다 - 1 +1 23.08.24 110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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