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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카마엘 님의 서재입니다.

마교는 아포칼립스를 기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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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등록일 :
2023.08.24 14:30
최근연재일 :
2023.08.29 14:14
연재수 :
9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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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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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글자수 :
44,963

작성
23.08.2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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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쪽

마교는 아포칼립스를 기다려왔다 - 1

DUMMY

마교의 천단.

모든 마교의 뜻을 행하고 결정한 후 그것을 포고하는 자리다.

이 자리를 지키는 자는 마교의 98대 교주였다.

겉으로 볼 때는 상당히 젊어 보이는 외모였다.

내공으로 인해 반로환동이라도 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았다.

실제로 현재 마교 교주의 나이는 아직 36살밖에 되지 않았다.


그런 마교의 천단을 향해 포권을 올리는 남자가 한 명 있었다.

교주를 향해 직언할 수 있는 유일한 사내, 마교의 부교주 귀무한영(鬼武限影)이었다.


“교주,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하셨습니까.”


부교주가 포권을 하며 되물었다.


“더는 지체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부교주, 아직은 때가 되지 않았소.”

“때라...”


부교주는 더는 참을 수 없는지, 포권을 풀고 고개를 치켜들었다.


“대체 언제까지 그 때라는 것을 기다릴 겁니까! 교주! 아십니까! 지금은 2023년입니다! 대체 언제 마교가 득세할 날이 온 답니까!”

“허나 부교주.”

“그 놈의 부교주 소리 좀 그만하십시오! 제 명함에 제가 부교주라고 찍고 다니는 줄 아십니까! 한영상사 대표 이진철이다 이겁니다!”


정장을 차려입은 수려한 중년의 얼굴을 한 40대 남자.

이진철의 항의가 조금 더 이어졌다.


“여기가 본교라면 차라리 말을 안 하겠습니다. 한국지부일 뿐이지 않습니까! 심지어 그 지부란 것도 고려시대에 전해진 분교일 뿐입니다. 그것을 지금까지 이어왔을 뿐이지 않습니까! 게다가 본교란 작자들도 진즉에 문화대혁명 때 사라졌는데! 교단의 명맥도 그때 넘어왔을 뿐이지 않습니까!”


이렇게 부교주가 날뛸 때, 부교주라고 부르거나 마교의 색이 묻어나오는 단어를 쓰면 더욱 화를 내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었다.

즉,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이다.


“이봐요, 이 대표님. 그래도 선대 교주... 아니, 선대 회장님의 유언이 있지 않습니까.”

“대체 그 유언이란 게 말이 안 되지 않습니까! 네 대에 반드시 강자지존의 규율이 설 시대가 올 것이라니! 지금 시대에 강자지존 외치다가 잡혀 들어가요! 경찰한테 잡힌다고!”


오늘의 항의는 조금 더 길게 이어질 모양이다.

아직 이진철은 화내는 루틴인 안경을 벗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아니, 우리가 사업이 안 되는 것도 아니지 않습니까. 시대 잘 만나서 투자 성공하고, 운송으로 기반닦고, 마라로 대박쳤어요. 그러면 좀 생각을 바꿔봐야지. 언제까지 1인 경영만 고집할 겁니까. 네? 이제 우리도 주식공모하고, 상장하고, 외부의 전문 CEO도 들여오고, 주식회사로 거듭나보자 이겁니다. 제 말이 틀렸습니까?”

“이 대표, 아무리 그래도 마교에 다른 교단의 사람은... 미안합니다, 본 회사에 다른 경영자를 영입하여 운영하는 건 교리에 맞지 않는 이야기입니다.”

“그 교리란 걸 버리란 겁니다!”


그건 직언일 뿐이지, 충언이라 볼 수는 없었다.

교주의 오른 쪽에서 인영이 흔들린 것도 그 순간이었다.


“부교주. 더 이상 실언한다면 내가 참지 않겠소.”


키가 2m는 됨직한데, 대체 그 몸을 어떻게 그림자에 숨기고 있었을까.

그 은신실력만 봐도 상당한 고수임을 알 수 있었다.

그가 바로 교주의 우호법이자 최측근인 양승찬이었다.


그리고 우호법의 경고는 이진철의 화를 돋우기에 충분했다.


“하. 우호법 양승찬. 자네가 날 상대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이진철은 안경을 벗고, 오른 손을 가만히 지켜들었다.

얼마 있지않아, 치켜든 오른 손에 자색의 기운이 깃들었다.

저것이 바로 이진철을 부교주로 서게 만든 귀무였다.


우호법 양승찬도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진각을 내딛었다.

쿠웅!

호법에게만 전승되어 내려온 광천연환(洸踐聯幻)의 자세였다.


“전부터 자네는 맘에 안 들었어. 우직하기만 해서 아직도 시대의 흐름을 잡지 못한다는 게 말야. 이미 좌호법은 교단을 탈퇴하고서 UFC에서 잘나가고 있는데, 언제까지 자네는 이 교단에 목을 맬 생각이지?”

“피차 마찬가지요. 마교의 율을 잊고 오직 속세에만 매달리는 부교주를 이해할 수 없었고, 이해하고 싶지도 않았소.”

“강자지존이란 게 그렇게나 중요한 교리던가? 그렇다면 내가 널 눕히면 넌 내 명령을 들어야 한다는 거군.”

“호법이란, 교리를 지키는 존재임을 상기시켜주겠소.”


그때였다.


“그만.”


천단의 자리에서 낮은 한숨과 함께 조용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조금 전까지 내뱉던 유약한 목소리가 아니다.

마치 피가 묻어 나온 듯한 음색.


“교단 내의 싸움은 절대 금기임을 다시 한 번 말씀드려야 하겠소.”


형형색색의 기운이 교주의 등 언저리에서 뿜어져 나왔다.

저것이 바로 어린 나이임에도 현재의 마교 교주가 되게 만든 천변만화의 풍화빙제의 색.

그 두려움과 그 위력을 가장 잘 아는게 이진철과 양승찬이었다.


“... 오늘은 이만 물러나겠습니다. 하지만 저희 한영상사는 더 이상 기다릴 처지가 아닙니다. 쿠팡에서 온 협력제안을 받아들일 겁니다.”

“다음에... 다시 이야기합시다.”


*****


현 마교의 98대 교주 전우강은 천단에서 내려오지 못한 채, 다시 깊은 상념에 빠졌다.

과연 강자지존의 세상은 언제 온다는 건가.

부교주 이진철의 말대로 이제는 세상에 순응하며 살아야 하지 않을까.


이런 고민을 한 게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니다.

벌써 3년이나 흘렀다.

그것을 아직도 결정내리지 못하고 망설이는 건 바로 5년 전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유언 때문이었다.


- 기억하거라, 우강아... 반드시 네 대에 강자지존의 시대가 도래할 것이니, 그것이 마교가 마지막 불꽃을 태울 시대가 될 것이다... 그때에 너는 반드시 시대의 패자가 되어... 세상을 다스리거라.


할아버지. 아니, 전 교주님.

과연 그런 시대가 오기는 할까요.

세상은 너무나도 평화로워졌고, 강자의 본은 더이상 율법이 아닌, 오락의 일종이 되어버렸습니다.

세상이 대체 어떻게 변한다는 말입니까.

무엇이 바뀐단 말입니까.


보통 사람이라면 이미 진즉에 마교를 고쳤을 것이다.

하지만 우강은 그러지 못했다.

그 이유는 단순히 교주의 핏줄을 이어받았기 때문이 아니다.

전대 교주였던 할아버지의 예지가 틀린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할아버지는 마치 어느 시대로부터 환생이나 회귀라도 한 것처럼, 마교를 부흥시켰고 또 발전시켜왔다.

그러면서도 마교의 틀을 더욱 갈고 닦으며 마교가 현재의 시대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기반을 만들었다.

한류의 성장, 코로나의 발병, 무너지는 경제 속에서 치솟은 의약주의 강세, 마스크 품절, 배달문화의 발전, 다양한 식문화의 도래, 그리고 테슬라의 상장까지.

할아버지의 예지는 이제껏 단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었다.


그 예지의 마지막은 언제나 ‘강자존의 시대가 올 것이다.’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할아버지.

어쩌면 마지막 만큼은 할아버지가 틀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렇게 생각하며 우강은 깊은 시름에 잠겼다.

그 탓에 지금 TV에서 어떤 속보가 나오는 지도 알 수 없었다.


*****


[속보입니다. 현재 전국에 이상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푸른 반원에서 나타난 수많은 형색의 괴생명체가 시민들을 습격하고 있습니다. 또한 갑자기 생겨난 싱크홀 안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건조물이 튀어나오고 있습니다. 실제 상황입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지금 드리는 속보는 실제 상황입니다. 시민 여러분께서는 가급적 안전한 곳을 찾아... 꺄악!!! 사, 살려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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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1

  • 작성자
    Lv.40 n1******..
    작성일
    23.09.01 00:40
    No. 1

    본교인것도 아니고 꼴랑지부인데 뭔힘이 있어요 그냥 게이트사태가 터지면서 차원이동했다가 천마되고 천마의 최측근들과 호위대 그리고 가족들을 차원이동으로 게이트사태 터지는 직전시점으로 차원이동해오는게 더 흥미있을듯 마교를 세우면서 마이웨이말고 그냥 한국의 금지 무소불위의 세가 즉 종가집같은 가뮤을 세우는것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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