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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kael 님의 서재입니다.

백신 맞고 초능력자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드라마

Zakael
작품등록일 :
2022.01.15 12:24
최근연재일 :
2022.09.29 23:30
연재수 :
40 회
조회수 :
8,893
추천수 :
117
글자수 :
157,566

작성
22.01.17 22:36
조회
348
추천
6
글자
10쪽

6. 의문투성이

DUMMY

난 조용히 여기저기 어질러져 있는 물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능력을 쓰기엔 나도 피곤한 상태라 몸소 직접 움직였다.


정리하는 와중에도 물건들이 조금씩 움찔거리곤 했다.


아무래도 내가 ‘청소, 정리’라는 목적을 가지고 바라봤기 때문이다.


한 가지 더 예를 들자면 오늘 낮에 카페에서 메뉴판이 떨린 이유도 똑같다.


메뉴판을 원한다는 느낌보다 메뉴판에 있는 메뉴들의 사진을 보고 ‘먹고 싶다’라는 목적을 가졌기 때문이다.


난 이제부터 시선처리와 마음을 비우는 연습을 해야 했다.


**


백신을 맞은 지 일주일이 되는 날.


침대에 누워 빈둥거리던 중 아침 일찍 문자 한 통이 날아왔다.


“질병관리청···.”


백신 접종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이상반응 체크를 위한 설문조사용 문자였다.


“아···”


고민이 됐다.


사실 며칠 전에도 문자가 오긴 했었다.


어차피 의무적으로 제출해야 되는 것도 아니고 해서 무시했었다.


그렇지만 난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부작용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부작용은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존재했다.


다시 한 번 알려야 할지 고민이 됐다.


알린다고 해서 연구 대상으로써의 인생을 살 것이란 보장도 없고 어쩌면 정부의 비밀요원처럼 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잠깐만··· 부작용이라 하면··· 안 좋은 작용을 말하는 거 아닌가??”


생각해보면 일주일 동안 내 능력에 대해서 병원에 빨리 가야 되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심각하게 느낀 적이 없었다.


고로 내가 생각하는 부작용의 개념에 한해서 내 능력은 부작용이 아니었다.


좀더 자기합리화를 위해 부작용이라는 단어를 검색해봤다.


“부···. 작···. 용···.”


질병관리청에서 올린 백신 접종 후 부작용에 대한 링크가 먼저 떴다.


처음 내 능력이 생기고 제일 먼저 들어가봤던 링크다.


그 밑에 내가 원하는 링크가 보였다.


“헐···.”


부작용의 뜻을 본 나는 허탈했다.


부작용의 ‘부’가 부차적, 추가적이라는 의미라고 나와있었다.


“버금 부..?? 둘째 부..?? 아닐 부가 아니었네···??”


괜히 검색해봤다는 마음에 머리가 아파오는 듯했다.


“아··· 이게 진짜 부작용이지 그래···”


전두엽이 살짝 묵직해지면서 두통이 찾아왔다.


최근 들어 한 번 느껴본 두통이었다.


오래 걸리지 않아 난 알아차렸다.


백신을 맞고 나서 느꼈던 그 두통이었다.


머릿속이 쑤시는 느낌과 함께 뇌가 요동치는 것 같았다.


예전에 의학상식과 관련된 글을 보다가 뇌는 통점이 없어서 고통을 못 느낀다고 했었던 게 떠올랐다.


다른 건 몰라도 그 내용만큼은 거짓말이라 생각했다.


지금 내가 미칠 듯이 아파 죽겠는데.


“아아아악!!!!”


난 약이라도 먹어야 되겠다고 생각했다.


몸을 일으켜 보려고 했지만 일어나는 것부터 어려웠다.


두통은 좀처럼 누그러지지 않았다.


두통약이 너무 절실했다.


10걸음 정도만 걸어나가면 되는데 그 10걸음이 지금은 인생 최대의 미션이었다.


그 때 거실에서 무슨 소리가 들렸다.


[드르륵..]


‘아으··· 무슨 소리지···’


난 머리가 너무 아팠던 나머지 거실에 도둑이 들었는지 뭘 하고 있는지 신경 쓸 겨를도 없었다.


[퍽!!]


누가 내 방문을 때리는 소리가 났다.


최악의 상황이었다.


머리는 머리대로 깨질 것 같고, 밖에는 누군가가 있고 어떻게 해야 될 지 혼란스러웠다.


정신없는 그 순간에 이상함을 느꼈다.


내 집 비밀번호를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런데 지금 거실에 누군가가 있다.


분명히 좋은 의도를 가지고 침입한 사람은 아닐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집을 뒤져 봤을 것이다.


그리고 내 방문이 닫혀 있더라도 아파서 소리지르고 뒹굴고 있었기 때문에 내가 있는 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방문을 한 번 두드리고 들어오지 않는 이 상황이 너무 이상했다.


내가 죽어간다고 생각하고 소리가 안 날 때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일까.


두통에 지쳐 조금씩 정신이 희미해졌다.


눈이 감겨왔다.


[툭!]


정신을 잃기 직전 문 밖에서 또 한 번 소리가 들리고 난 정신을 잃었다.


***


[@&#^%$.....&^@#%$&···.]


조금씩 정신이 들면서 웅성임이 들려왔다.


아직 두통이 약간 남아있었다.


나도 모르게 머리에다 손을 갖다 대려고 했다.


“······???”


손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온몸에 감각이 돌아오면서 내 상황을 알 수 있었다.


새하얀 공간 속에서 내가 누워있었다.


그것도 온몸이 하얀 천으로 둘둘 감겨진 상태로.


“뭐야 이거?!”


난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고개를 들어 주변을 훑었다.


어딘지 모를 새하얀 방, 그 한 가운데에 내가 묶인 채 누워있었던 것이다.


슬슬 겁이 났다.


“저기요···??”


한번씩 어떤 기계가 돌아가는 느낌의 웅웅거림만 들려왔다.


“저기요!!!!”


도대체 여긴 어디인지, 난 어떻게 여기까지 왔는지, 날 왜 묶어 둔 건지 무서우면서도 궁금한 것들 투성이었다.


[덜컹!! 우우우웅···]


혼자서 온갖 상상을 해보던 중, 한쪽 벽면이 통째로 올라가고 있었다.


올라가던 벽 뒤로 커다란 통유리와 그 옆에 문 하나가 나타났다.


서로 이야기하는 사람들, 모니터를 보고 있는 사람들.


“저기요!!! 여기 어디에요?! 저는 왜요?!”


통유리 너머에 있던 사람들의 시선이 일제히 나에게 날아들었다.


다들 무표정한 얼굴로 공포스러운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었다.


그 때 한 여자가 마이크를 통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이진우 씨?”


평범하지 않은 분위기 때문에 쉽사리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대답 안 하셔도 됩니다. 다 알고 모셔왔어요.”


‘뭘 다 안다는거지···??”


이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안다고 저런 소리를 하는 건지 짐작조차 가지 않았다.


“아, 어떤 걸 알고 있냐면요. 이진우 씨 능력이요.”


마치 내 생각을 읽고 대답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떻게 안거지···.?? 설마···.?!’


아니겠지, 아닐거란 마음으로 상황파악을 해보았다.


“애꿎은 친구는 의심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그 여자는 통유리 옆에 있는 문을 열고 들어왔다.


창백해보일 정도의 하얀 얼굴이 나에게 다가왔다.


“저··· 저한테 왜 이러세요···”


겁에 질린 나는 이 여자가 요구하는 건 무조건 들어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잘 생각하셨습니다. 저희가 진행하는 일에 딱 한 번만 동참해주시면 됩니다.”


“어··· 어떤···??”


“당신의 능력.”


난 아무런 말도, 변명도 하지 못했다.


잘못돼도 완전 잘못됐다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제 능력이 뭔데요···??”


“일주일 전. 백신 맞으시고 몸이 좀 편해지지 않으셨습니까?”


“무슨 소린데요, 그게..??”


“손짓만으로 물건들 움직이고 옮기고 하면서 편하지 않으셨던가요?”


난 조용히 눈을 감았다.


숨긴다고 숨겼지만 다 들켜버렸다.


체념하려던 순간 그 여자가 웃으며 말했다.


“체념하지 마세요. 저희들도 이진우 씨와 똑같습니다.”


“네?!”


눈이 확 뜨였다.


나 혼자만 이런 능력을 갖게 된 게 아니었던 것이다.


“짐작하셨겠지만 저는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게 됐습니다.”


“아···. 어쩐지···.”


혼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반가웠다.


능력은 다르지만 동지가 생겼다.


“저기··· 그러면 저 밖에 있는 사람들도 모두 다···??”


난 밖에 서있는 사람들을 보며 물었다.


“네. 물이나 불을 다룰 수 있는 사람도 있고, 공간이동을 하거나 하늘을 날 수 있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와···.”


여자는 여유있는 표정으로 말을 덧붙였다.


“그 외에도 손이 닿으면 그게 물건이든 사람이든 어디론가 사라지게 만드는 사람도 있고, 말을 할 때마다 공기 중에 치명적인 독을 퍼뜨리는 사람도 있습니다.”


“네?!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구요?!”


“네. 이진우 씨는 그래도 좋은 능력을 갖게 되신 편입니다. 저 사람들을 보니 꼭 좋고 긍정적인 능력만 나타나진 않더군요.”


난 옛날이야기를 듣듯이 해맑은 표정으로 그 여자의 말을 들었다.


“근데요··· 저는 왜 이렇게 묶어두신 거에요···??”


그 여자는 갑자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아,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산발이던 머리를 정리해주고는 내 주변을 걸으며 말했다.


“한 가지는 사람이 정신차렸을 때 갑자기 환경이 바뀌게 되면 다들 놀라지요. 그런데 남들과 다르게 특별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 같은 상황에 처하게 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 지 짐작하기 어렵겠죠?”


“아··· 혹시나 제가 놀라서 주변에 폐를 끼칠 수도 있으니까···”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그 때 다시 기계소리 비슷한 웅웅거림이 들려왔다.


“또 다른 이유는 이런 능력이 전이가 가능하기 때문이죠.”


“네···??”


여자가 내가 누워있던 침대의 아래쪽에 스위치들을 켜기 시작했다.


“말 그대로 이진우 씨가 갖고 있는 능력을 추출해서 본인의 능력이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게 전이가 가능하다는 말이죠.”


“자··· 잠깐만요!!! 어떻게 그런 게 가능한데요?!”


세팅을 끝낸 여자가 웃어 보였다.


“곧 보여드리겠습니다.”


난 방을 나가려던 여자의 뒤통수에다 냅다 소리질렀다.


“아아아!!! 잠깐만요!!! 그럼 저는?! 저는 어떻게 되는데요?!”


문 앞까지 다가간 여자는 걸음을 멈췄다.


“음.. 이것도 두 가지인데.. 하나는 온전히 능력만 추출되고 괜찮으시거나..”


여자의 말투에서 불안함이 몰려왔다.


그 뒷말이 예상됐기 때문이다.


“아니면 능력과 함께 목숨도 추출되거나..”


난 이대로 끝날 수도 있겠단 생각에 몸부림쳤다.


“잠깐만!! 제 말 좀 들어봐요!! 이거 풀고 다른 방법을 좀!!!”


여자는 벌써 통유리 너머에서 웃고 있었다.


난 더 거세게 몸부림쳤다.


이 공간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더라도 적어도 이 침대에서는 벗어나야 할 것 같았다.


좌우로 버둥거리며 안간힘을 썼다.


침대가 덜그럭거리며 들썩거렸다.


크게 숨을 들이마시고 한번 더 한쪽으로 몸을 치우쳤다.


그러자 침대가 기울어졌다.


[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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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14. 병원 22.01.26 175 1 10쪽
14 13. 연습(2) 22.01.25 180 1 7쪽
13 12. 연습(1) 22.01.25 217 1 8쪽
12 11. 희생 22.01.22 244 1 10쪽
11 10. 낯선 사람 22.01.21 259 1 7쪽
10 9. 진화 그리고 폐가 22.01.20 267 2 7쪽
9 8. 불안의 시작 22.01.19 297 2 9쪽
8 7. 한정적 '신' 22.01.18 310 4 7쪽
» 6. 의문투성이 22.01.17 349 6 10쪽
6 5. 테스트 +1 22.01.17 430 7 7쪽
5 4. 친구 녀석 +1 22.01.16 501 11 7쪽
4 3. 실수와 적응 사이 +1 22.01.16 578 13 7쪽
3 2. 나만..? +2 22.01.16 653 16 8쪽
2 1. 되네..? +3 22.01.15 770 17 7쪽
1 0. 초능력의 시작 +3 22.01.15 909 17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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