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초연

무림공적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초연[硝煙]
작품등록일 :
2019.08.30 00:45
최근연재일 :
2023.12.14 07:0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53,472
추천수 :
565
글자수 :
428,469

작성
20.12.28 06:00
조회
84
추천
0
글자
7쪽

90화. 정혈전쟁. 환령관전투(3)

DUMMY

무림공적


90화


[정혈전쟁-환령관 전투(3)]


백화영은 검을 겨눈채로 적을 마주보았다.


“...너가 백화영인가.”


“어. 짝퉁은 아니니까 걱정하지 말고.”


“과연, 듣던 대로 건방지기가 이루 말할 수 없군.”


가면을 쓴 적은 피식 웃으며 가면을 벗었다.

그리고 보이는 얼굴은 뜻밖에도 2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청년의 얼굴이었다.

36좌의 악명과는 대조되게도 백옥같은 피부와 갸름한 얼굴.

눈썹은 과하게 진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연하지도 않게 적당히 진했고 산과 골이 확실했다.

그리고 눈썹 아래로 떨어지는 오똑한 콧대와 작은 얼굴에 딱 들어맞는 예쁜 눈이 백화영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지막으로 도톰한 입술은 잔혹한 혈향을 피우는 적의 체향과는 달리, 달콤한 복숭아 향이 날 것만 같이 핑크빛 혈색이 잘 돌고 있었다.


“...36좌가 아니었으면 기루에서 꽤나 날리는 얼굴이었겠구만.”


“본좌의 면안을 목도하고도 내뱉는 말이 고작 그따위더냐?”

“반로환동...은 아닐테고, 환골탈태로 인해 얼굴도 다 알아서 잘 바뀌었을텐데 뭘.”


“어리석기는. 본좌는 딱히 환골탈태로도 바뀐 점 따위는 없었다만. 아무튼. 통성명이나 하지. 36좌 중 제 13좌, 화천수라 한다.”


방금 전 류찬결과의 전투에서는 보인 적 없는 태도로 백화영을 대하는 화천수, 아니 혈교 13좌.

그의 태도는 백화영에게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이전 까지만 해도 말없이 베어넘게는데 집중하던 자가... 내게 통성명이라. 원하는게 뭐냐?”

“훗... 이래서 눈치가 빠른 놈들은. 좋다. 내 단도직입적으로 얘기하지. 혈마님의 전언이다.”


사악!


그는 그 말을 마치자마자 손에 들린 검으로 반대쪽 손바닥을 그어 피가 흥건히 배어나오도록 했다.

그리고 품안에서 꺼낸 이상한 종이에 그 피를 가져다 먹인다.

놀랍게도, 그 종이뭉치에 피가 점점 더 배어들수록, 요상한 문양과 글자들이 적힌 종이가 붉게 타오르며 종국에는 핏물로 변해 소용돌이쳤다.


“큭... 뭐야?”


백화영은 당황한 듯 공격을 하려 검을 뻗지만.


터억!


소용돌이치던 핏물이 점점 사람의 형상을 만들어나가더니, 그가 내지른 검을 한 쪽 팔을 내밀어 잡았다.


“...천세혈교!”


-천세혈교!-


그 핏물로 만들어진 인형이 백화영의 검을 잡자마자, 13좌와 그 자리의 모든 혈교인들은 전투가 한창이었음에도 갑자기 무릎을 꿇고 부복했다.

이 의아한 광경에 성벽을 방어하던 정파인들마저도 공격을 멈춘 채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들을 쳐다보지만, 저들이 부복한 가운데에 있는 자가 누구인지는 도통 알 수 없었다.

단 한 명. 그를 직접 마주한 백화영을 제외하고는 말이다.


“혈마...!”


으드득.


현대 대한민국에서 잘 살고 있던 백화영을 무림에 끌고 온 원흉.

혈마가 그 모습을 드러내었다.


“오래간만이구나, 나의 제자야.”


후웅!


그가 그저 한 마디 말을 떼는 것뿐이었음에도 그로부터 흘러나오는 내공이 전장에 퍼졌다.


“혈... 혈마?”


저 멀리서 부상당한 류찬결이 혈마의 얼굴을 보고 절망하는 모습이 눈에 잡히지만,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지금... 혈마가 백 장로를 자신의 제자라고 칭한 것... 맞지?”


“허어...!”


이 자리의 모두는 무림 4대 세력 중 하나를 차지하는 우두머리 중 하나가 백화영을 자신의 제자고 칭한 것을 똑똑히 들었다.

특히 상대적으로 지근거리였던 혈교인들이 보이는 태도는 당황함 그 자체.

특히 혈교에 충성심이 특히 강한 것으로 보이는 몇 몇은 그를 향해서도 고개를 숙이려고 시도하려는 와중이었다.


“지금... 누가 제자라고...? 네놈이... 나를 기만하는 것이더냐!!!”


후우웅!


백화영은 공력이 실린 소리를 혈마를 향해 정면으로 날렸다.

얼마나 공력을 많이 싣고 던졌던지, 마치 소림의 사자후와 같은 느낌마저 들 정도였다.

그러나 느낌이 어디까지나 느낌에서 멈춘 것은, 청명하고 정순한 내공이 담겨 듣는 이의 번뇌를 지우고 평정심을 유지하게 도와주는 소림의 사자후와는 달리, 백화영의 것은 분노가 가득한 음공같은 느낌이었다.


“내 너를 잔혈대마와 함께 이 세상으로 데려와 입히고, 먹이고, 씻기고, 재웠으며 혈교의 비전무공을 포함한 수많은 무공까지도 아낌없이 전수해주었다. 이것이 제자를 대하는 스승의 태도가 아니라면 무엇이겠더냐?”


“하! 알아서 잘 살고 있던 사람을 강제로 잡아다 고문하고, 정신을 깨뜨려 전투용 꼭두각시로 만들려던 놈이 할 말이냐! 개돼지를 키워도 그것보다는 더 잘 대할 것이다!”


“어리석구나... 어리석어... 본마가 잠시 삿된 길로 접어든 제자를 구원하러 이 많은 인원을 동원하였거늘. 어이하여 무릎을 꿇고 잘못했다고 빌지 않는 것이냐, 제자야?”


자신이 한 짓거리는 까맣게 잊어버리고 마치 자신이 잘못했다는 투로 나무라는 그의 말을 들으며, 백화영은 진심으로 소름이 돋았다.

특히 혈마가 말하는 투를 들으면 마치 자신이 진심으로 엇나간 제자인양 사실을 곡해할 이들이 부지기수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너. 어차피 이건 본체가 아닌 거지?”


후우! 하고 한숨을 깊게 내쉰 백화영은 13좌의 요상한 방식으로 일종의 소환 비스무리하게 된 혈마가 절대 본체일리가 없다고 생각하였다.


“허어... 당연한 것을. 그나저나, 말하는 본새가 아직도 철이 들지 않은 것 같구나, 제자야. 그렇다면...”


혈마는 백화영의 얼굴을 보며 진심으로 안타까워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역겹기 그지없는 태도에 백화영을 그냥 일검을 내질러 저걸 지워버리려 했지만, 아쉽게도 혈마쪽이 대처가 조금 더 빨랐다.


스윽


탁!


혈마는 소매에서 이상한 붉은 동전을 꺼내 13좌에게 던졌다.


“혈마님...!”


“내 뜻을, 잘 알아들었을 것이라 믿는다. 그럼...”


그 동전을 받아든 13좌는 탄복하면서도 놀라는 태도로 혈마를 바라보았지만, 혈마는 이내 고개를 든 그를 향해 고개를 주억거리고는 다시 그 신형을 핏물로 녹여 사라지게 했다.


“네놈...! 내가 꼭 찾아간다... 죽여버릴거야... 반드시!”


백화영은 지 할 말만 다 하고 튀는 저 꼬라지를 보며 사라지는 혈마의 신형에 대고 외쳤지만, 혈마는 아무말없이 그저 사라질 뿐이었다.


철퍽, 철퍽!


이내 곧 그의 신형이 완전히 사라지고.

남은 핏물이 녹아내려 땅에 흥건하게 고여있다.

한 세력을 지배하는 절대자의 등장과, 그의 폭탄선언이 만들어낸 한 바탕 소동에 잠잠하던 전장.


그리고,


“네놈... 절대자님께 감히... 그 따위 언사를 부린 것이냐? 각오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딱 네놈의 그 언행을 바로잡을 혓바닥과... 숨통만 간신히 붙어있게 해주지.”


스릉! 탁!


분노한 13좌는 한 손에는 빼어든 검을, 그리고 남은 한 손에는 흑색의 암기를 쥐고 백화영을 향해 다가왔다.


무림공적


90화




작가의말

이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 벌써 올해의 마지막 연재입니다. 

이번 한 해 동안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이제 다음화와 함께 내년에 찾아 뵙겠습니다. 
새해에도 잘 부탁드립니다. 
항상 이 부족한 작품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무림공적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복귀 공지]오래간만에 뵙습니다 23.12.08 24 0 -
102 [2부 2화]정사대전. 개문(1) 23.12.14 24 0 13쪽
101 [무림공적 2부] 1화. 선포 23.12.08 14 0 12쪽
100 100화. 무림공적. - 1부 完 21.02.01 90 0 13쪽
99 99화. 폭풍전야 21.01.29 62 0 8쪽
98 98화. 취조 - (2) 21.01.25 96 0 8쪽
97 97화. 취조 21.01.22 71 0 7쪽
96 96화. 정혈전쟁 - 환령관 전투(9) 21.01.18 85 0 7쪽
95 95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8) 21.01.15 64 0 8쪽
94 94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7) 21.01.11 64 0 7쪽
93 93화. 정혈전쟁 - 환령관 전투(6) 21.01.08 76 0 7쪽
92 92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5) +3 21.01.04 72 1 8쪽
91 91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4) 21.01.01 74 0 7쪽
» 90화. 정혈전쟁. 환령관전투(3) 20.12.28 85 0 7쪽
89 89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2) 20.12.25 93 2 7쪽
88 88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1) 20.12.21 117 2 7쪽
87 87화. 정혈전쟁-서장(6) 20.12.18 87 2 8쪽
86 86화. 정혈전쟁-서장(5) 20.12.14 85 1 7쪽
85 85화. 정혈전쟁-서장(4) 20.12.11 88 1 7쪽
84 84화. 정혈전쟁-서장(3) 20.12.04 109 2 7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