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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연

무림공적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판타지

초연[硝煙]
작품등록일 :
2019.08.30 00:45
최근연재일 :
2023.12.14 07:00
연재수 :
102 회
조회수 :
53,292
추천수 :
565
글자수 :
428,469

작성
20.12.14 06:00
조회
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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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7쪽

86화. 정혈전쟁-서장(5)

DUMMY

무림공적


86화


[정혈전쟁-서장(5)]


“우리... 버림받은 겁니까???”


“글쎄올시다. 그건 아닌 것 같다만.”


“뭐가 아닙니까! 딱 봐도 우리를 저쪽으로 보내놓고 싸우는 소리가 들리니까 바로 튄 거지요!”


빡!


포수는 당황해 아무 말이나 지껄이는 신입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여길 봐, 이 멍청아!”


“예...?”


포수는 그러며 바닥을 손으로 훑더니 낙엽더미 밑의 발자국들을 신입에게 보여주었다.


“최소 열, 많게는 수십 이상의 발자국들이다. 이게 뭘 의미하는지는 너도 알겠지?”


“이미 전투가 벌어졌다는 말씀이십니까?”


“그렇지. 심지어... 이 수를 볼 때, 우린 늦었다. 절대 구할 수 없어.”


“그럼 어쩌자는 말입니까?”


신입의 물음에, 포수는 골똘히 생각에 잠겼다.


그러기를 수 분.

어둠속에서 침묵만이 이어지는 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저기요?”


“음?”


“이곳은 원래도 혈교를 견제하는 최전방기지였지요?”


“그렇지?”


“그럼 원래는 적들의 침입이 있을 때 어떻게 적들의 침입을 알렸습니까?”


“아!”


신입이 웬일로 한 건 했다.

그렇다.


이곳은 원래도 천혜의 요새로서 기능하던 곳.

그럼 당연히 저 위에서 아래로 연락을 할 수 있는 수단이 있었을 것이다.


“원래는 파발과, 봉화...를 썼지?”


“그럼 저 위로 가야...?”


꿀꺽!


둘은 서로를 마주보며 침을 삼켰다.

결국, 답은 저 위에 있었다.


***


“휴우...!”


“적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럴 수밖에. 이 꼴을 좀 봐라. 이미 여기는 정리되었다고 생각한 거지.”


포수의 말대로 내부의 사정은 암담했다.


기존 경비 병력이 전멸한 자리에 그들이 최후의 최후까지 응전한 결과인 적들의 시체가 그 위로 어지러이 널브러져 있다.

벽은 이들이 그어놓은 칼자국과 튀긴 피로 원래의 정갈함을 잃고 난잡한 모습이었다.

적들도 이미 이곳을 완벽히 제압했다고 보고 올라오는 전차부대를 공격하러 떠났을 것이다.


“후욱... 후욱...”


“최대한 밟지 않게 조심해. 보기에는 그저 시체일 뿐이지만, 그래도 나중에는 다 수습해야 할 것들이니까.”


“굳이 그게 아니라도... 밟고 싶지는 않습니다요... 우욱...”


이들은 역발상을 취해 시체더미를 넘어 화령관의 전방경계요새, 와령각의 봉화로 향했다.


[渦嶺桷]


세월의 풍파와 무수한 전란을 이겨낸 와령각의 현판이 그들을 반겼다.


“...자. 도착이다.”


“이제, 불을 피우면 되는 겁니까? 그런데, 봉수대가 5개인데... 그냥 싹 다 피울까요?”


“지금같이 봉화가 사용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그래도 되겠지만, 원래는 이 언저리 어딘가에 무전용 기계가 있어야 할 텐데...”


무전용 기계는 현대의 전파를 사용하는 통신 방식과는 차이가 있다.

무림에서 사용되는 이 기계는 전음을 보내는 내공을 이 기계에 흘려보내면, 이를 증폭시켜 사방으로 퍼트리고, 다른 기계만이 이를 수신하여 그 전음을 수신자가 듣는 방식이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은 이 무전기 내부에 있는 특수한 돌 때문인데, 예전에는 이를 자철석이라고 불렀다.

이 자철석에 한철과 계석(=망간)을 일정 비율로 섞어 만든 일종의 합금이 바로 이 특수한 돌인 것이다.


“알겠냐? 그래서 제 아무리 무전기계가 멀쩡하더라도 안에 이 돌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라는 거지.”


“그럼... 진짜 남은 방법은 이 봉화뿐인건가요?”


달랑 달랑


작동하지 않는 무전기의 손잡이를 한 손에 쥐고 머리를 떨군 포수와, 잠시 안면에 화색이 돌았다 이내 어두워진 신참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는 그만큼 현 상황이 절망적이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봉화라...”


“문제는 우리가 여기서 불을 피우면...”


“적들이 몰려오겠지. 우리 둘로서는 그걸 막을 수는 없다. 그리고...”


“화(火)의 기운을 사용할 수 있어야 하지요. 불을 피워야 하니 말입니다.”


신입의 고개가 아래로 떨어진다.


“우선은 할 수 있는 한도에서 최선을 다해보자. 나는 장작들을 가져오마. 너는 마른 풀섶을 구해오도록 해라.”


무언가를 결심한 듯, 포수는 신입에게 굳은 얼굴로 명령을 내리고는 장작을 가지러 자리를 벗어났다.


...


잠시 후.


“원래는 비상시 점등할 봉화는 5개 중 4개를 켜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이것이 사용되지 않는 상황이고, 적들이 이걸 끄는 것을 최대한 늦춰야 하기에, 우리는 5개 모두 점등할 것이다. 알겠나?”


“예...”


“그리고! 원래 봉화와 함께 원래는 전령이 직접 밑으로 내려가 소식을 전한다. 이는 이중 정보전달을 통해 정확한 대처를 가능하게 하려는 이유에서지.”


끼이익!


그와 동시에 포수는 봉수대 앞 비밀 철문을 열었다.


“내려가라. 일자로 내려가 앞에 있는 통로로 달리면, 이 정보를 곧장 전할 수 있을게다.”


“이런 통로가 있다는 걸 어떻게 아셨습니까?”


신입의 눈이 화등잔처럼 커진다.

만일 봉화에 불을 켜고, 이리로 곧장 내려가 소식을 전한다면 살 수 있다!

마치 하늘에서 동아줄이 내려온 것만 같았다.


“지금 그게 중요하냐? 빨리 여기 불을 피울 준비나 해!”


“예! 좋습니다. 그럼! 바로 불을 지펴야하는데... 저는 화기(火氣)를 다룰 수가 없으니...”


“내가 다룰 수 있다. 그러니 걱정 말고 이것만 하고 빨리 내려가라. 불을 피우고 금방 뒤따라가마.”


“하지만... 그래도 같이 가야 하지 않을...”


“갈! 한시라도 빨리 이 소식을 밑에 전해야 되지 않겠는가! 어서 가라! 가서 연대장님께 바로 소식을 드려!”


포수는 빠르게 준비를 완료해놓고 들떠있는 신참을 나무라며 품속에 있던 패를 던졌다.


“전차장과 떨어지거나, 전차장이 전사한 상황인 경우 사용하는 임시 대리패다. 가서 이를 보여주고 연대장님께 직접 현 상황을 전달해라. 적의 본대가 지금 그곳으로 가고 있다고!”


“예, 예. 갑니다, 가요! 아주 빨리 가서 알아서 잘 전달하겠네요!”


후웅!


신입은 자꾸 그를 재촉하는 포수의 말에 신남 반, 투덜거림 반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대꾸하며 빠르게 그 통로 속으로 몸을 날렸다.


타타타타타!


손과 발이 일사분란하게 사다리를 타고 내려가는 소리가 굴 내에 울려퍼진다.

그리고 어느덧 그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무렵.


드르륵.

탕!


포수는 굳게 통로의 철문을 닫아버렸다.


“아쉽게도... 너가 내려가 연대장께 상황을 전달하는 시간은 저들이 당도하는 시간과 별 차이가 없을게다...”


낙엽으로 통로의 입구를 위장하며 씁쓸한 목소리로 혼잣말을 내뱉는 포수.


통로 위장이 완료되자, 그는 5개의 봉수대에 모두 불을 붙였다.


화르르르륵!


뜨거운 기를 있는 힘껏 가득 불어넣자, 봉수대의 봉화가 화려하게 타오른다.


‘조금만... 조금만 더...!’


붉게 타오르는 봉화 때문인지, 포수의 얼굴도 붉게 달아오른다.


그리고, 그 빛에 이끌려온 흑의인(黑衣人)들의 검은 그림자들이 그 뒤에 하나, 하나 늘어나기 시작하였다.


86화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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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2 [2부 2화]정사대전. 개문(1) 23.12.14 24 0 13쪽
101 [무림공적 2부] 1화. 선포 23.12.08 14 0 12쪽
100 100화. 무림공적. - 1부 完 21.02.01 90 0 13쪽
99 99화. 폭풍전야 21.01.29 62 0 8쪽
98 98화. 취조 - (2) 21.01.25 92 0 8쪽
97 97화. 취조 21.01.22 70 0 7쪽
96 96화. 정혈전쟁 - 환령관 전투(9) 21.01.18 85 0 7쪽
95 95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8) 21.01.15 63 0 8쪽
94 94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7) 21.01.11 64 0 7쪽
93 93화. 정혈전쟁 - 환령관 전투(6) 21.01.08 76 0 7쪽
92 92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5) +3 21.01.04 70 1 8쪽
91 91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4) 21.01.01 74 0 7쪽
90 90화. 정혈전쟁. 환령관전투(3) 20.12.28 83 0 7쪽
89 89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2) 20.12.25 92 2 7쪽
88 88화. 정혈전쟁. 환령관 전투(1) 20.12.21 115 2 7쪽
87 87화. 정혈전쟁-서장(6) 20.12.18 86 2 8쪽
» 86화. 정혈전쟁-서장(5) 20.12.14 84 1 7쪽
85 85화. 정혈전쟁-서장(4) 20.12.11 87 1 7쪽
84 84화. 정혈전쟁-서장(3) 20.12.04 109 2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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