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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고양이 님의 서재입니다.

암흑별의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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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고양이
작품등록일 :
2020.01.08 01:34
최근연재일 :
2020.02.05 14:00
연재수 :
1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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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6
추천수 :
0
글자수 :
36,798

작성
20.01.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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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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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5쪽

6화 희망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

DUMMY

그의 손이 갑자기 뜯기듯이, 떨어져 날아갔다. 2초 후, 총소리가 메아리처럼 퍼져 나왔다. “에엣.” 금발 머리는 자신의 뜯긴 손을 쳐다보고만 있다가 다음, 머리 반쪽이 날아갔다. 2초 후, 총소리가 울려 퍼졌다.


“2초다!”


“2초가 있어!”


옆에 있던 동료들은 혼란스러워하면서 건물 안으로 들어가 나오려고 하지 않았다. 난 총소리가 시작점을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30층 정도 되어 기울어져 있는 한 빌딩이 세워져 있었다. 거친 안개가 흐릿하게 보였지만, 뿌연 안개 속에서 총알은 내 머리를 빗겨 지나쳤다. 2초의 소리가 난 후, 다시 총알이 날아왔다. 옆에 있는 옥상 담벼락에 박혔다. 마치 무언가를 말하고 있는 것처럼. 1초 간격으로 계속해서 발사되었다. 옆에 있던 개가 울부짖기 시작했다. 총알이 날아왔던 곳 앞에 서서. 몸을 일으켜 그곳으로 향하려 하자, 그녀가 두 팔을 벌린 채 개 앞을 막아섰다.


“가지마. 제발 가지 말아줘. 우린 드디어 만날 수 있단 말이야.” 난 한쪽 다리를 질질 끌며 그녀를 통과해 담벼락에 향했다. 그곳에는 ‘희망’이 있었다. 방금까지 서로에게 총과 칼을 겨누고 있었던 붕대 감은 그녀가 1층에서 쓰레기봉투를 한쪽에 쌓아 놓고 있었다. 마치, 여기로 떨어지라는 듯이.


“놓치지ㅁ···” 총알이 난사해왔다. 더는 그곳에 있으면 안 됐다. 개가 의도를 알아챘는지 내 품속으로 뛰어 들어왔다.


“가지 말아줘. 이제 혼자 있고 싶지 않아.” 그녀는 두 눈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별처럼 빛나는 눈방울을 바라보며 멀어져 가는 그 풍경 속에서 떨어졌다. 쓰레기봉투 아래에 침대 시멘트가 몇 장 깔려 있었지만, 고통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시간은 아파할 순간조차 기다려주지 않는다. 그녀가 내게 다가와 한쪽 다리를 보고는 부축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언니, 잡았어. 다리를 좀 다쳤는데 괜찮아.” 들고 있던 무전기에 말하자, 답변이 들려왔다.


“얘네들 내려간 거 눈치 챘어. 곧 있으면 따라붙을 거야. 바로 옆에 있는 건물 쪽으로 들어가, 거기서 큰길로 나와. 그곳은 내가 쏠 수 있으니까.” 그녀와 함께 건물을 넘어갔고 큰길로 빠지자 총소리가 들려왔다. 뒤를 돌아보자, 우리를 따라오고 일행들은 변사체가 된 채로 누워있었다.


“젠장, 나도 들켰어. 여기서 빠져나갈 거야. 이 무전도 듣고 있을 수 있으니까. 바로 부수고 ‘산이 제일 높은 곳’에서 만나자.”


“알았어. 언니··· 조심해.”


“··· 알아.” 그녀는 곧바로, 무전을 던져서는 발로 밟아 부서트렸다.


“이쪽으로.” 그녀는 빠른 걸음으로. 나는 한쪽 다리를 띄우면서 앞으로 향했다.


“왜, 우리를 도와주는 거야.”


“그쪽이 먼저 도와줬으니까요.”


“··· 어떻게 알아?”


“위험 사격한 것이 그쪽이 한 것이 아니에요?”


“맞기는 하는데···” 개도 동의한다는 듯이 짖었다. 서로 개를 향해 조용히 하라며 손가락을 입술에 모았다.


“솔직히 나는 당신을 마음에 들어. 현실적이고 그렇다고 악랄하지는 않잖아.”


“우린 방금 만났잖아.”


“그렇지, 그래도 꾸밈없이 만났잖아. 서로가 솔직해서 만났으니까, 알 수 있지.” 그녀는 잠시 뜸을 들였다. “난 당신 행동을 비판하지 않아. 그··· 내 알몸을 본 것을 말이야.” 그녀의 두 볼이 붉게 타올랐다. “그리고 무기가 나온 것은 확실하고 말이야.” 그녀가 몸을 꺾어 주변을 둘러보았다.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는 옆 건물 속으로 들어가 지하로 향했다. “여기는 우리의 개구멍 같은 거야.” 지하에서 밝게 갈 수 있도록 횃불이 마련되어 있었다. 불을 붙이자, 앞이 보일 정도로 환해졌다. “바로 아래가 지하철인데, 큰 지진이 난 후부터 이곳과 연결됐어. 그리고 이곳 아래에는 거대한 산이 있지.” 그녀의 말은 사실이었다. 지하철 유리에 산이 제일 높은 곳이라는 시가 쓰여 있었다. “언니가 오려면 좀 걸릴 거야.” 한쪽 구석에 나를 눕혀놓고 그녀는 잠시 모습이 사라졌다가 의료용품을 들고 나타났다. 그녀는 붕대를 풀고, 소독약을 바르려고 했지만, 옆에서만 봐도 엉성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그··· 의료 경험이 있어?”


“··· 이번이 처음이야.” 붕대를 쳐다보았다. “맞아, 이것도 언니가 해준 거야.” 그녀는 아무 말도 없이 소독약을 바르기 시작했다. “좀 아플 거야.” 작은 비명이 입속에 나왔다. 소독이 끝나고 뭔가를 바르기 시작하더니, 붉은색으로 덮칠 된 상처 부위에 붕대를 감았다. 나는 그녀의 붕대 부분이 눈에 띄었다. 그녀도 눈치챘는지, 볼이 붉어지기 시작했다. “징그럽지.”


“··· 징그럽다니, 별로.”


“거짓말할 필요 없어. 내가 봐도 징그러운데. 그리고 실제로 봤잖아. 알몸과 함께. 살짝 말이야.” 그녀가 드립을 쳤는지 얇게 웃음을 터트렸지만, 난 도저히 웃음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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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20.02.05 30 0 6쪽
13 13화 20.02.04 25 0 7쪽
12 12화 20.02.03 27 0 7쪽
11 11화 그녀의 과거 20.02.02 39 0 5쪽
10 10화 그녀는 검은색 긴 머리에 살짝 자연 파마가 있다. 20.02.01 65 0 4쪽
9 9화 그녀의 키는 150cm 20.01.31 31 0 4쪽
8 8화 절대 죽으려고 하지 않기, 희망을 붙잡자. 20.01.30 30 0 5쪽
7 7화 젠장, 세상 엿이나 먹어라 20.01.29 28 0 4쪽
» 6화 희망은 누구에게나 있는 것 20.01.28 33 0 5쪽
5 5화 죽자, 이제 20.01.13 34 0 7쪽
4 4화 그녀가 내게 총구를 들이댔다. 20.01.12 37 0 4쪽
3 3화 붕대 감은 그녀 20.01.11 35 0 16쪽
2 2화 그녀가 왔다. 20.01.09 38 0 6쪽
1 1화 내가 살기 위한 이유, 20.01.08 65 0 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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