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화 해바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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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 바람이 나의 코를 자극한다. 무의식적으로 눈이 떠진다. 먼저 보이는 달. 초승달이 되어, 나를 밝히고 있었다. 눈을 감아 몸을 움크린다. 잠에 다시 와주기를 바라면서.
어쩔 수 없듯이 눈이 떠진다. 초승달은 사라져 없었고 어두운 밖일 뿐이다. 몸을 일으켜 방문으로 다가갔다. 귀를 갖다대어 소리를 확인하고 밖으로 나간다. 그때 첫 번째 식사를 하는데, 그녀는 나의 행동 패턴을 알고 있어서 준비하고 있다. 먹고 난 후, 나는 방문을 닫고 들어와서 컴퓨터를 켠다. 컴퓨터처럼 아무 생각 없이 시간 보내기 좋은 물건은 없다. 몇 시간이 흐룬후, 그녀가 두 번째 식사를 가져온다. 당연하다듯이, 먹지만 나의 앞에 그녀가 앉아 지켜본다.
식사를 마치면 그녀는 방을 청소한다. 이불부터 바닥청소까지. 그 모든 것을 다한 후에야 밖으로 나간다. 문이 닫히는 것을 본 후에야 다시 컴퓨터 속으로 들어간다.
컴퓨터 안에서 하는 것은 별로 없다. 거의 모든 시간은 유투브를 한다. 어떨 때는 게임을 하기도 하지만, 게임 속에서 나의 삶과 현실의 삶이 비슷했기에, 별로 하지 못한다. 난 컴퓨터 게임에 빠져 사는 그런 폐인은 아니다..,
세 번째 식사시간이 되면, 그녀는 먼저 내가 자고 있는지, 아닌지를 확인한다. 보통은 자고있기에, 그녀는 별로 음식을 내놓지 않는다. 이것이 나의 일과고 몇 년 동안 이런 행동을 지속해왔다.
그녀가 문을 두드린다. “지호님. 그... 밖에는 오늘 나가시기로 되었습니다.” 그녀와 내가 전에 함께했던 약속이었다. 밖에 다시 나가기로. 물론 밤에, 그리고 둘이서 말이다.
그녀의 말에 따라 옷을 갈아입기 시작했다. 이 옷은 새 옷인데, 엄마가 어떻게 알았는지, 겨울 잠바를 사놓으셨다. 덤으로 장갑에 모자까지 준비되었다.
“좀 크네.” 패딩이 나의 몸이 들어가고도, 두 치수정도 남아 헐렁거리며, 바람이 통과되었다.
거실로 나가자, 그녀는 벌써 옷을 갈아입은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과 입술, 눈, 눈썹, 머리카락, 옷, 몸매, 미소, 광대뼈, 귀, 손, 손짓, 손가락. 그 모든 게 사랑스러웠다. 나는 그녀의 곁에 가서 손을 잡았다. 차가운 그녀의 손.
“잠시만요.” 그녀는 주머니에 있는 장갑을 꺼내, 손에 끼었다. 다시 손을 잡자, 차가운 것은 사라지고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왜 손을 잡는 것인가요?”
“... 우리들은 연인이니까.”
“연인이요? 연인은 서로가 사랑하는 것이 아닌가요?”
“그럼 나를 싫어해.”
“... 아뇨, 아닙니다. 아니에요. 사랑. 사랑은 무엇입니까.”
“나는 키스라고 생각해. 이 입술끼리의 부딪침은 사랑하는 사람끼리밖에 안하니까.”
“키스... 그럼 이 cpu가 이상해진 것은 그런 것 때문인가요.”
“잘모르겠어. 그렇지만, 너는 나에게 키스를 해주지 않았니.”
“네. 키스를 했습니다.”
“그럼 왜한거야.”
“그저, 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사랑인거야. 키스. 키스는 서로가 사랑하기 때문에 하고 싶어지니까.”
“그렇다면 우리는 연인이라는 것이죠.”
“그렇지, 우리는 연인이야. 서로를 사랑하지. 난... 너를 사랑해.”
“그렇다면, 저도 당신을 사랑합니다.” 그녀는 나한테 고개를 숙여 키스해준다...
“지호님. 옷 다 갈아입으셨나요?” 나의 망상 속에서 제정신을 차린다. 그녀와 그런 사건이 있었던 후부터 그 일에 대해서 서로 아무런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 언급조차를 거부하고 그때 그 시간이 잘라버린 느낌이다. 그렇지만 나는 그녀를 사랑한다. 그녀 또한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녀 또한, 나에게 키스한 이유처럼 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아까의 망상이 진짜 현실일 수 있지 않을까.
문을 열어 밖으로 나간다. 그녀의 모습은 망상 속에서 있었던 모습. 정확히 비슷했다.
그녀를 향해 손을 뻗어본다. 그치만, 뻗기만 할뿐, 다가서지 않고 멈춰선다. 분명, 이 손을 잡고 나의 마음을 고백한다면, 이렇게 집에서만 박혀있지 않았을 것이다.
“어, 준비됐어. 이제 나가자.” 그래도 나는 그녀가 있기에 이제 밖에 나가는 것이 조금은 무섭지 않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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