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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훈님의 서재입니다.

최강의 행운으로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퓨전

남훈1
작품등록일 :
2023.06.21 01:09
최근연재일 :
2023.06.29 22:04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400
추천수 :
5
글자수 :
63,018

작성
23.06.29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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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12. 나쁜 음모 2

DUMMY

‘이거 혹시 꿈인가? 정성훈이 내가 가장 원하던 일을 해주다니······. 태어나서 처음으로 성훈이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들어!’


정성훈에게 감사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처음이다. 설마 제 발로 불구덩이로 들어설 줄이야! 이걸로 내가 일진 놈들을 설득할 이유가 말끔히 소멸했다!


고맙다는 생각이 이어지기도 전, 정성훈이 재차 손찌검을 날린다. 나의 복부로 스트레이트를 꽂으며 차갑게 명령을 내린다.


“이 쓰레기 새끼야. 눈치가 있으면 따라올 준비나 해. 게임 안에 미리 들어가서 후딱 대기하고 있어. 어디 도망갈 생각은 하지도 말고.”

“······.”


‘내가 다시는 좋게 평가해주나 봐라······.’


배를 부여잡으며 간신히 고개를 끄덕인다. 분노로 이가 갈리지만 인내해야 한다. 조금만 더 참자! 참는 자에겐 복이 내린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여기에서 반란해봐야 아무런 의미가 없다. 현실에서 쿠데타를 해봐야 역사에 남을 속도로 진압이 될 테니 말이다.


“지원자 정성훈님, 유주원님, 이백민님, 박성욱님. 지금부터 접속을 도와드리겠습니다.”


정성훈, 유주원, 이백민, 박성욱이 다시 한번 주의사항을 교육받는다. ‘방주’를 사용하기 전, 명심해야 할 사항들을 듣는 것이다.


‘그럼······. 나도 빨리 돌아가야겠군.’


짧지만 힘겨웠던 휴식을 끝내고 심호흡을 시작한다. 헬멧을 착용하며 준비를 접속할 채비를 끝마친다.


자리로 편히 누운 뒤 버튼을 딸깍 눌러 본다. 어질어질한 현기증과 함께 바트나로 귀환한다. 또다시 하와와를 찾은 나는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나무 ‘이브’ 앞을 찾았다.


‘현실 시간으론 겨우 4시간 만에 돌아온 건데······. 엄청나게 그리운 느낌이잖아? 오랜만에 고향에 돌아온 것만 같아.’


이브의 모습은 정말 장엄했다. 고개를 좌우로 돌려봐도 나무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너비는 물론이고 높이는 또 어떤가. 바닥으로 편히 누워보아도 끝이 보이질 않는다. 거대한 크기만큼 넘치는 생명력을 담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내가 이렇게 커다란 나무 속에서 튀어나왔단 말인가? 이렇게 큼지막한 나무라면 안에 공터 1, 2개쯤은 있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다.


‘······실제로 내가 제일 처음 본 광경은 넓은 공터였지. 정성훈 패거리도 나처럼 같은 장소에 도착할 거야. 놈들에게 빼앗긴 돈과 허비한 시간, 수시로 당해왔던 폭력들을 생각하면 속에서 열불이 나. 오늘 이곳에서 6년간 질기게 이어져 왔던 굴욕의 나날들을 뒤엎어버리는 거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뻗은 저 이브 안에 정성훈 패거리가 도착할 것이다. 아마 지금쯤 실크 햇이라는 모자에게서 자신의 재능을 설명받고 있지 않을까.


‘그런데······. 모든 사람은 바트나에 도착한 후 나처럼 자신의 재능을 확인하게 됐었지?’


감회에 잠기던 중 가장 중요한 일이 생각났다. 재능이란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받게 되는 능력이다. 오직 나만이 특별한 것이 아니란 말이다.


‘정성훈과 유주원, 이백민, 박성욱은 대체 어떤 재능을 받게 될까. 설마 나처럼 1등급 재능을 부여받는 것은 아니겠지?’


이브 앞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다 보니 걱정이 피어난다. 재능이란 선인과 악인을 가리지 않는다. 세상에는 악마의 재능이란 말도 있지 않은가!


‘내가 1등급 재능을 부여받았으니······. 최소한 나보다 좋은 재능을 받지는 못하겠지. 그렇지만 나와 비슷하거나 동급의 재능을 받을 확률은 분명하게 존재하잖아. 녀석들이 좋은 재능을 받게 된다면 내 계획에 차질이 생길지도 모르는 거 아냐?’


두려움에 다리가 덜덜 떨리기 시작한다. 노예라는 낙인이 게임에서까지 이어지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 게임은 현실과 같이 고통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엔 경찰도, 감시 카메라도 없으니 현실보다 더한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지게 될 수도 있다. 더욱이 칼도, 망치도, 몽둥이도 손쉽게 볼 수 있지 않은가!


칼에 찔리게 된다면, 둔기에 얻어맞는다면 정신이 나가버릴 것이다. 고통으로 혼수상태에 빠지게 될 수 가능성도 있다. 가장 두려운 점은 내가 쓰러지더라도 놈들이 폭력을 멈출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점이다.


‘치. 침착해라 최강······. 냉정하게 생각을 한번 해보는 거야. 놈들이 좋은 재능을 얻을 리가 없잖아! 뛰어난 재능을 얻는 것이 쉬운 일이었다면 실크 햇이 나를 보며 호들갑을 떨었겠냐고!’


좋은 재능은 얻기 어렵다. 그러나 놈들의 숫자는 4명. 단순히 계산해본다면 좋은 재능을 얻을 확률이 4배라는 말 아니겠는가.


재능의 신이 있다면 제발 부탁한다. 일진 놈들에게 좋은 재능을 주는 것은 참아 달라!


‘······사람의 소리?’


희미하지만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저 멀리 이브 안에서 인기척이 느껴진다.


아직은 집중을 해야 들릴 정도지만,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방주를 통해 새로운 이방인들이 바트나에 도착한 것이 분명하다.


“······랐다니까! 난 아직도 이게 게임이라는 게 믿기지 않아!”

“나도 나도. 꼭 현실 같지 않냐?”

“······.”


‘박성욱이랑······이백민의 목소리다······!’


정성훈 패거리가 나오고 있다! 방주를 사용하여 바트나에 무사히 도착한 모양이다. 놈들은 내가 그랬던 것처럼 게임에 대한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던 전사의 혼이 끓기 시작한다. 기다려라, 이 괴물들아!”

“주원이 신났네. 다들 거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지? 접속을 안 했으면 이 좋은 것들을 경험 못 했을 거 아냐?”


박성욱, 이백민에 이어 유주원, 정성훈의 목소리도 들려온다. 네 명 전원이 접속에 성공한 모양이다.


‘녀석들이······왔어······.’


정성훈 패거리의 등장에 전신에 힘이 들어간다. 지금부터는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이 될지도 모른다.


금방 뛰쳐나올 거라 생각을 했건만, 일진들은 출구를 앞두고 자신들의 정보를 교환하기 시작했다. 마을에 도착하기 전에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참, 난 마지막에 와서 잘 모르는데······. 너희들은 무슨 재능을 얻었어?”

“······.”


박성욱의 질문에 유주원이 불만스럽다는 듯 볼멘소리를 낸다.


“하아······. 말도 마라. 내 재능은 16등급짜리래. 이름이 뭔 줄이나 아냐? 재능이 ‘들뜨는 마음’이야. 완전 말이 안 되는 거 아니냐? 16등급인데 어떻게 마음이 들뜨냐고!”

“효과가 뭔데?”

“피로감이 영구적으로 6% 감소하게 된데. 진짜 수치 애매하지 않냐?”

“뭐야? 엄청 좋은 거 아냐? 게임 속에서 피곤함을 덜 느끼게 된다는 거잖아? 앞으로 힘든 일은 주원이 네가 도맡아서 하자.”

“뒤지고 싶냐?”


박성욱의 놀림에 유주원이 열을 낸다. 옆에 있던 이백민은 땅이 꺼질 듯 짙은 한숨을 터트린다.


“야, 그래도 넌 16등급이니 나보다 낫다. 난 18등급이야.”

“18등급이라고?”

“어.”


이백민의 고백에 유주원의 목소리가 한결 나아진다. 유주원의 물음에 이백민이 푸념을 늘어놓는다.


“등급은 1등급부터 19등급까지 있다고 했지? 18등급이면······. 그래도 꼴등은 아니네.”

“그렇긴 하지······.”

“야, 왜 그렇게 죽상이야? 능력이 대체 뭔데 그래?”

“듣고 웃지나 마라······. 내 재능은 ‘튼튼한 소화력’, 위장이 강화가 돼 복통에 걸릴 확률 20%를 줄여준단다.”

“······.”


웃지 말라고 했다. 몇 번이고 경고했다. 웃지 마라.


그러나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 음식을 잘 소화하는 재능이라니, 정말 부러운 능력이 따로 없다. 정성훈, 유주원, 박성욱이 한마음으로 이백민을 비웃는다.


“하하하하하하! 진심 최고네!”

“야, 질투 난다! 여기선 살이 찔 염려가 없으니 먹고 싶은 걸 실컷 먹을 수 있을 거 아냐!”

“넌 앞으로 재능의 ‘재’도 꺼내지 마라. 혹시 다른 사람이 재능이 뭐냐고 물어보면 그냥 적당히 주원이 같은 재능을 말해.”

“······그만 웃어라.”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진짜 대박이네. 독버섯 같은 거 발견하면 백민이 한번 먹여보자.”

“······.”


방주는 사성 코퍼레이션이 차세대 게임기로 제작한 물건이다. 그 역할은 게임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여행, 힐링, 치료에도 사용될 예정이라 들었다.


먹고 싶은 것을 마음대로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 제자리에서 꿈꿔왔던 휴양지에서 휴가를 즐긴다. 그야말로 꿈의 기술이자 희망의 게임이다.


그렇지만 그것은 아직 미래의 이야기다. 이곳에 집합한 지원자들은 심장이 뛰는 모험과 피 튀기는 싸움, 전사의 혼을 불태울 전투를 위해 모였다. 안타깝지만 튼튼한 소화력 따윈 어디에도 쓸모가 없을 것 같다!


“전투와 관련된 재능을 부여받은 사람은 성훈이랑 성욱이뿐이네······. 앞으론 너희 둘이 나랑 주원이를 책임 줘 줘라.”

“맡겨둬.”

“등급도 높고 능력도 괜찮으니 너희 둘만 믿고 간다. 우리 버리면 안 된다?”

“알았다니까.”

“······.”


대화가 끝을 보인다. 정보 교환을 마치고 슬슬 이브의 밖으로 나설 모양이다. 네 사람의 발소리가 바로 앞까지 다가왔다!


‘이. 이런······. 아직 정성훈과 박성욱의 능력을 못 들었는데?’


깜짝 놀란 나는 아쉬움을 삼키며 이브에게서 떨어졌다. 대화를 몰래 엿듣고 있었다는 사실을 들켰다간 일을 그르치게 될 가능성이 있다.


가장 중요한 인물인 정성훈의 능력을 듣지 못한 것은 아쉬운 일이지만, 알아낸 것이 훨씬 많다. 네 사람 중 1등급 재능의 소유자는 존재하지 않는다!


‘만약 1등급 재능이 있었더라면 녀석들이 더욱더 호들갑을 떨었겠지. 그렇지 않았다는 건 적당히 높은 등급의 재능일 거야. 아마 4나 5등급 정도려나? 전투와 관련된 능력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지만······. 이정도면 계획에 큰 문제는 생기지 않을 것 같아!’


이제 나를 아무도 막을 수 없다. 전투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상관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바트나에 도착한 사람들은 모두가 레벨을 1로 시작하니 말이다.


레벨이 1인 상태로 내가 준비한 복수를 피할 방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놈들이 나에게 해왔던 것을 그대로 돌려주는 것이니 문제가 될 것은 없으리라.


‘그렇지만······. 조금 떨리는군······.’


이마에서 한줄기 땀방울이 흘러내린다. 긴장이 과도한 탓에 교감신경에 자극이 일어난 것 같다.


기회는 단 한 번뿐. 실패는 용납되지 않는다. 오늘 이 시간이 앞으로의 미래에 크나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일의 중요성에 부담감이 피어오른다.


식은땀을 닦아내며 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킨다. 정성훈, 유주원, 이백민, 박성욱 네 사람이 하와와로 도착하며 소란을 피운다.


“이야······. 여기가 밖이구나?”

“마을에 도착했다고 능력치가 올라갔어! 능력치들을 올리다 보면 레벨도 올라가는 거 맞지?”

“사람들이 많은걸!”

“이름 모를 외국에 여행을 온 것 같아!”

“······.”


왁자지껄 떠드는 일진 놈들에게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지옥에 온 것을 환영한다. 돌아가는 길은 아마 필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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