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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훈님의 서재입니다.

최강의 행운으로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퓨전

남훈1
작품등록일 :
2023.06.21 01:09
최근연재일 :
2023.06.29 22:04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399
추천수 :
5
글자수 :
63,018

작성
23.06.24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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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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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2쪽

8. 복수 3

DUMMY

“빨리 빨리 움직여. 목숨이 아깝다면 저항할 생각 따윈 품지도 마라!”

“······.”


황급히 눈동자를 굴린다. 주위를 둘러보며 도적의 숫자를 헤아린다.


‘하나, 둘, 셋, 넷······. 전부 합쳐······11명?’


어림잡아봐도 도적단의 수가 10명을 넘는다. 하와와의 도박장에서 도망친 지 몇 시간밖에 되질 않았다! 도박꾼들에게 벗어나고 얼마나 됐다고 또 포위를 당한다는 말인가!


‘바트나에는 왜 이렇게 남의 것에 탐을 내는 사람들이 많은 거야?’


적의 숫자는 11명! 아군의 숫자는 마부를 포함해도 3명이 끝이다. 이런 상황에 전투에 들어가는 것은 자살 행위가 될 것이다!


“나난······. 이. 일단은 시키는 대로 하자.”

“······.”

“나난?”


나난에게서 답이 없다. 슬쩍 고개를 돌려 보니 나난의 두 눈이 적개심으로 이글거린다. 당장이라도 도적들에게 달려들 것처럼 분노로 가득하다!


‘아차······! 나난은 도적들에게 아버지를 잃었었지?’


나난이 손을 허리춤으로 가져간다. 언제라도 칼을 뽑을 수 있도록 전투태세로 전환한다. 내가 명령만 내린다면 나난의 무기가 분노의 불길을 뿜어낼 것이다!


“나. 나난······! 미안하지만, 지금은 제발 가만히 있어 줘! 네가 분노하는 것도 이해하지만 지금은 참아야 할 때야. 저놈들이 나난의 아버지의 원수라는 것도 확정된 것이 아니잖아? 우선은 저들의 말을 따르기로 하자!”

“······.”

“내 말 듣고 있지? 적들의 수가 너무 많아. 섣부르게 칼을 뽑았다간 피해가 너무 클 거라고!”


진정해라. 진정해라. 진정해라! 현재로서는 우리에게 승산이 없다. 나는 나난에게 몇 번이고 경고했다. 내 명령을 들어준 것인지 나난이 적개심을 삼키며 조용히 읊조린다.


“······알겠습니다 주군.”


나난의 자제력에 감사한다. 나와 나난은 양손을 들며 마차에서 내렸다. 우리가 마차에서 내리자 도적 중 한 명이 마차를 수색에 나선다.


“보스. 뭔가 이상한데요? 4인용 마차에 둘밖에 없습니다!”

“······!”


수색을 끝낸 도적이 이상하다는 듯 고성을 내지른다. 도적의 목소리는 의문으로 가득했다. 마차란 무엇인가! 사람이나 물건을 가득 태울수록 수익이 늘어나는 물건이 아니던가.


부하의 보고에 도적단의 보스로 보이는 남자가 마부에게 칼을 겨눈다. 날렵한 샴쉬르의 위협에 마부가 화들짝 놀라 입을 놀린다.


“것 참 이상하군. 이 어르신이 알아들을 수 있도록 설명을 한번 해보실까?”

“그. 그게······! 보편적으론 4명의 손님을 전부 받아야만 출발을 합니다만······! 이번엔 저쪽 나리께서 돈을 두둑하게 주셨기에 예외로 쳤습니다. 나리께서 급한 일이 있다기에 헤헤헤······.”

“······.”


마부가 양손을 비비며 비굴한 표정을 짓는다. 제발 목숨만 살려달라며 도적단의 비위를 맞춘다.


도적단의 두목이 나를 향해 성큼성큼 다가온다. 마부의 보고를 들은 덕분인지 그의 얼굴은 탐욕으로 가득해진다.


“호오······. 저 마부의 말이 사실인가? 당신이 그렇게 돈이 많아?”

“······.”

“솔직하게 말을 하는 것이 신상에 좋을 거다. 빨간 머리 도적단이라면 이 근방에서도 유명인사지. ‘우는 아이도 빨간 머리 도적단이 나타나면 울음을 뚝 그친다!’, ‘빨간 머리 도적단에게 거역하는 놈들은 모두 머리가 빨갛게 물들게 된다.’ 이 정도 소문 정도는 들어본 적이 있지?”

“······.”


물론 들은 적이 없다. 빨간 머리 도적단이라니, 그런 성의 없는 이름은 처음 듣는다! 그러나 괜히 긁어 부스럼을 만들 필요는 없다. 지금은 도적단과 싸움을 피할 길을 찾아야 한다.


“······빨간 머리 도적단의 악명은 귀가 닳도록 들어왔습니다. 돈도 어느 정도는 가지고 있죠. 만약 돈을 낸다면 우리가 무사히 이곳을 지나가도록 해주실 겁니까?”

“으하하하하하······! 뭐야, 말이 아주 잘 통하는 놈이군······! 그거야 돈을 얼마나 낼 수 있는지에 따라 다르지.”

“통행세로 얼마를 내야 하죠?”

“······.”


빨간 머리 도적단의 보스가 코웃음을 터트린다. 우릴 무사히 보내줄 수 없다는 듯 왼손가락을 가득 펴 보인다.


“금화 5개. 그 이하로는 얌전히 못 보내준다!”

“그. 그럴 수가······!”


마부가 비명을 내지른다. 세상에나, 금화 다섯 개라니! 그렇게 큰돈을 들고 다니는 사람이 어디 있다는 말인가!


도적단의 졸개들은 환호하며 탄성을 터트린다. 보스의 극악무도함에 감탄하며 자기들끼리 왁자지껄 떠든다.


“보스는 정말 악독하다니까! 금화를 5개나 내놓으라니, 사실상 가진 것을 모두 내놓고 죽으라는 말과 같잖아?”

“이래야 우리들의 보스라고 할 수 있지!”

“보스, 빨리 놈들을 해치워버리고 소지품들을 약탈해버립시다!”

“······.”


‘금화 5개라······. 생각보다 그릇이 작은 녀석들이네.’


도적들의 소란에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겨우 금화 5개로 이런 소란이라니! 금화 5개는 분명 큰돈이지만 나에게는 별것 아니다. 지금 내 품 안에는 금화가 50개도 넘게 잠을 자고 있지 않은가!


돈으로 해결할 수 있다면 돈으로 해결하는 것이 베스트다. 돈이 아무리 중요하다고 해도 목숨보다는 덜 중요한 것 아니겠는가.


당장 금화 5개를 내놓도록 하자. 그것만이 나와 나난, 마부가 살아날 수 있는 길이다.


“······.”

“······.”


‘그. 그렇지만······.’


자꾸만 나난의 분노로 가득 찬 눈동자가 떠오른다. 여기에서 얌전히 자리를 뜨는 것이 정말 정답일까? 빨간 머리 도적단이라는 놈들이 나난의 원수일지도 모르는데?


5골드를 내고 얌전히 도망가자. 그래야만 살 수 있다. 머리로는 알고 있지만 가슴이 자꾸만 아니라고 한다. 이대로 도망칠 수 없다며 나를 끊임없이 설득한다.


만약 저 도적단들이 나난의 아버지를 죽였다면? 오늘 저 도적단을 놓친 후 다시는 만나지 못하게 된다면? 만약 그렇게 된다면 나난은 오늘의 나를 평생 저주할 것이다. 아니, 그전에 내나 나를 용서하지 못할 것이다.


난 도망치기 위해 주군이라는 역할을 받아들인 것이 아니다. 나난을 돕기 위해서 주군이라는 이름을 허용한 것이다! 감성에 패배한 나는 조용히 나난을 호출했다.


“나난.”

“네, 주군.”

“만약 전투가 벌어진다면, 놈들을 쓰러트릴 수 있겠어?”

“······.”


나난이 피식 웃음을 터트린다. 얼굴까지 확인할 순 없지만 분명 밝고 아름다운 미소일 것이다.


“소인은 주군의 명령이라면 무엇이든 이행할 것입니다.”

“······그래.”


나난에게서 긍정적인 대답이 돌아왔다. 승산은 모르겠지만 한번 해보도록 하자. 나도 레벨이 올라 4가 됐다! 무기 따윈 없어도 근성이 있으니 어떻게든 될지도 모른다!


결단을 내린 나는 품속에서 금화를 꺼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도적단이 요구한 개수와 정확하게 일치한다. 금화를 높게 쳐들며 도적단의 리더를 불러본다.


“여기, 말씀하신 금화 5개입니다.”

“······뭐라고?”

“금화를 5개 요구하셨잖습니까? 금화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


도적단을 놀리듯 금화를 살랑살랑 흔든다. 정말로 금화를 내놓을 줄은 몰랐던 것인지 도적단이 혼란에 빠진다.


“뭐야? 지. 진짜 금화인가? 가짜 돈 아니야?”

“금화라니······. 난 금화는 처음 봐!”

“분명 은화를 100개 모아야 금화 1개랑 바꿀 수 있는 거였지? 금화가 5개면 며칠을 일해야 벌 수 있는 돈이냐?”

“알게 뭐야! 엄청 큰돈이잖아! 우린 대박을 터트린 거라고!”


도적단이 미친 듯 환호한다. 빨간 머리 도적단의 리더만이 침착함을 유지하려 애를 쓰는 모습을 보인다.


“······기대도 안 했었는데, 정말 돈을 가지고 있었군.”

“원하신다면 이 돈은 얌전히 드리겠습니다. 다만 그전에, 딱 한 가지만 질문하겠습니다. 여러분들 중 ‘반반백하’라는 명검에 대해서 뭔가 아는 사람이 있습니까?”

“······.”


대답은 없다. 도적단들은 금화에 집중하며 입맛을 다실뿐이다. 당장이라도 금화를 낚아채 갈 듯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알게 뭐야! 금화나 이리 내놔라!”

“······.”


도적단이 고성을 지르며 나에게 달려든다. 도적단의 기세에 마부는 마차를 두고 저 멀리 도망을 쳐버렸다.


‘반반백하’에 대해 알고 있는가. 빨간 머리 도적단에게서 원하는 대답은 듣지 못했다. 그렇다면 대답을 들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수밖에 없겠다.


“나난.”

“네, 주군.”

“가자······! 놈들을······모두 쓰러트려 버리는 거야!”

“명령을 받들겠습니다!”


나는 손에 쥔 금화를 하늘로 내던졌다. 오늘 하루에만 대체 몇 번씩이나 금화를 내동댕이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 금화다!”

“우오오오오오오······!”

“자. 잡아······!”


금화의 효과는 무척이나 좋았다. 5개의 금화가 하늘로 치솟자 도적단의 시선이 하늘로 꽂힌다. 전투 중에 한눈을 팔다니 정말 어쩔 수 없는 녀석들이다.


‘싸움에는 자신이 없지만······. 해보는 수밖에 없어!’


주먹을 굳게 쥐어본다. 일진들에게 수백, 수천 번이나 맞아온 만큼 어떻게 때려야 아픈지는 내가 가장 잘 알고 있다. 허리부터 어깨까지 전신을 사용해 주먹을 내지른다. 상대의 명치를 부숴버릴 기세로 강렬하게 끊어친다!


‘맞아······라!’


도적단의 고개가 하늘로 향했다. 그 시간은 겨우 1초에서 2초. 그러나 상대의 목숨을 취하기엔 너무나도 넉넉한 시간이다.


더군다나 레벨이 4가 됐기에 자신감도 찼다. 지금이라면 정성훈과도 대등하게 맞서 싸울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일단······한 놈 보내고······!’


주먹이 도적단의 가슴팍을 향해 날아간다. 난생처음 해보는 주먹질이건만 이상하리만큼 느낌이 좋다. 받아라! 이것이 바로 최강님의 주먹이다!


“주군, 엎드리세요!”

“······어?”


그때, 등 뒤에서 나난의 살기 가득한 음성이 들려온다. 덕분에 나는 강제로 주먹의 궤도를 트는 수밖에 없었다.


이상하게도 나난의 목소리는 어떻게든 따를 수밖에 없는 마력을 담고 있었다. 주먹질 도중 엎드린다는 선택지를 선택한 탓일까, 나는 공격을 성공도 못하고 바닥에 우스꽝스럽게 넘어지고 말았다.


“으헉······!”


망했다. 나난 때문에 주먹질이 실패하고 말았다. 크게 넘어진 탓에 무릎도 까져버렸다. 씁쓸한 고통에 얼굴이 찌푸려지고 있다!


“나난! 갑자기 왜 소리를 지른······!”


나는 급히 나난을 찾았다. 나난에게 소리를 지른 이유를 캐묻기 위해서다. 그러다 나난의 행동에 그대로 동상처럼 굳고 말았다.


장도를 빼든 나난이 반원을 그리며 주위를 베어버린다. 가공할만한 공격 범위에 주위의 도적단들이 고통스러운 비명을 내지르며 우수수 쓰러진다. 그 숫자가 총 5명. 절반에 가까운 인원들이 일격에 쓰러지고 말았다!


“으아아아아아아악······!”

“다. 당했다······!”

“······.”


믿을 수 없는 광경에 주위가 얼어버린다. 도적단 중 누군가는 볼을 꼬집으며 현실을 의심한다.


‘이. 이런······. 나난이 강할 것이라곤 생각했지만, 설마 이정도의 고수였을 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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