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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훈님의 서재입니다.

최강의 행운으로

웹소설 > 일반연재 > 게임, 퓨전

남훈1
작품등록일 :
2023.06.21 01:09
최근연재일 :
2023.06.29 22:04
연재수 :
12 회
조회수 :
412
추천수 :
5
글자수 :
63,018

작성
23.06.21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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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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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11쪽

3. 접속 3

DUMMY

[하와와의 명물, 발리 투도 도박장에 처음으로 도착했습니다.]

[감성이 6 감소합니다.]

[현재 레벨 : 1]


“으. 응?”


이럴 수가. 능력치가 떨어졌다! 능력치란 것은 오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떨어지기도 한단 말인가?


‘뭐야? 감성이 왜 떨어졌지? 설마 도박장에 들어와서 그런가······? 레벨을 올리기 위해선 능력치의 총합을 높여야만 하는데 6이나 하락하다니. 너무 큰 손실이잖아······!’


하락한 능력치가 너무나 아깝게 느껴진다. 그렇지만 아까워할 시간도 없다! 어차피 도박장에서 돈만 벌어들인다면 메꿀 수 있는 손해들이다.


게임에서 강해지기 위해선 높은 레벨이 필요하다. 그러나 좋은 무기, 튼튼한 방어구를 착용하는 것으로도 힘을 얻을 수 있다.


내가 가진 능력은 행운! 도박장이야말로 행운이 필요한 장소가 아니던가. 내 재능을 발휘한다면 이곳의 돈을 휩쓸 수 있을 것이다. 돈을 벌어 좋은 장비를 갖추도록 하자!


“어서 오세요. 발리 투도 도박장입니다.”


주인아주머니의 인사를 받으며 안으로 들어간다. 도박장 내부에는 익숙한 얼굴들이 많았다. 나와 함께 대기실에서 안면을 튼 사람들. 그들 중 몇몇이 도박장에서 게임을 벌이고 있었다.


‘게임에 들어오자마자 도박장부터 찾다니······. 글러 먹은 사람들이네.’


“······.”


‘아니, 생각해보니 내가 저 사람들을 욕할 처지가 못 되는구나. 나 역시 실크 햇에게 재능을 확인한 후 곧바로 이곳에 들어왔으니까.’


민망하게 웃으며 주위를 살폈다. 가게 내부에는 20명의 인원이 도박을 즐기고 있었다. 카드 게임, 룰렛, 주사위, 다트 등 다양한 게임들이 도박에 사용되고 있었다.


‘어디 보자······어느 도박판에 돈이 많이 걸려있나······?’


도박은 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반드시 돈을 딸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 있다. 내가 두려워하는 것은 단 하나. 내 능력을 잘못된 곳에 쓸까 하는 걱정뿐이다.


‘내 능력은 하루 한 번밖에 쓸 수가 없어. 그러니 최대한 많은 돈을 딸 수 있는 도박을 찾아야 해! 어느 도박판에 많은 돈이 걸려있는지 확인을 해봐야겠어.’


가게를 돌아다니며 분위기를 살핀다. 어느 장소에서 어떤 도박이 펼쳐지는지, 규칙은 어떤지를 보며 분석을 진행했다.


내 발걸음은 도박장의 가장 구석에서 멈췄다.


4명의 남자가 돈 자루를 쌓아두며 카드 게임을 즐기고 있다. 어디를 둘러보아도 여기보다 많은 돈이 걸린 곳이 없다.


“그럼, 다들 돈을 걸어보실까.”

“왼쪽에 은화 1개.”

“그럼 난 오른쪽에 은화 1개를 걸지.”

“······.”


게임의 내용은 무척이나 간단했다. 진행자가 2장의 카드를 선택하여 뒷면으로 제시한다. 돈을 거는 사람들은 어느 쪽 카드가 더 높은 숫자의 카드인지 맞추는 게임이었다.


그야말로 어린아이도 할 수 있는 게임이다. 모든 사람이 돈을 걸자 진행자가 천천히 카드를 공개한다.


‘왼쪽은 4, 오른쪽은 5.’


정답은 오른쪽 카드였다. 정답을 맞힌 남자가 크게 기뻐하며 쾌재를 부른다.


“좋아, 맞췄다! 이걸로 레벨이 또 올랐다!”

“······?”


‘레벨······업? 도박으로도 레벨을 올릴 수 있는 건가?’


바트나에서는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서 능력치가 올라간다. 능력치의 총합이 일정 이상으로 올라간다면 레벨이 오르게 된다.


온갖 방법으로 능력치가 오르기에 플레이어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으로 레벨을 올릴 수 있다. 장사, 낚시, 노래, 제작 등 플레이에 제한이 없다.


그런데 설마 도박으로도 레벨을 올릴 수 있는 줄은 몰랐다. 바트나에선 정말 자유로운 플레이가 허용된다!


‘도박장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있었던 이유를 드디어 깨달았어! 이곳의 사람들은 도박을 통해서 레벨을 올리려고 했던 거구나. 하지만······도박으로 레벨이 올라간다니······정말 괜찮은 건가······?’


도박으로 레벨을 올린다니. 생각도 못 해본 일이다.


얼떨떨한 마음으로 자리에 풀썩 주저앉았다. 새로운 얼굴의 등장에 진행을 맡은 남자가 나를 지목했다.


“다음 게임부턴 자네도 참가하는 건가?”

“네.”

“방법은 알고 있지?”

“물론이죠.”


내 대답에 진행자는 씨익 미소를 보였다. 과연 저 미소가 얼마나 오래갈까? 내가 능력만 발휘한다면 이곳의 돈은 전부 나의 것이 될 것인데 말이다.


‘처음부터 능력을 쓸 필요는 없어. 세판, 네판 정도 분위기를 보다가 가장 많은 돈이 걸렸을 때 능력을 사용하는 거야! 내가 돈을 잔뜩 따가게 된다면 다들 깜짝 놀라겠지? 도박으로도 능력치가 올라간다는 것을 알았으니 나 역시 이곳에서 레벨을 올려보자. 완전 일석이조의 작전이야!’


가슴이 너무 벅차다. 시작도 전부터 기분이 날아갈 것만 같다. 마음만은 이미 이 도박장의 돈들을 전부 쓸어버렸다는 느낌이다.


‘돈을 벌면 그것을 어디에 쓰지? 그래, 일단 제일 좋은 무기를 사보자. 크고 날카로운 검을 사서 허리춤에 차는 거야. 무기를 샀으면 다음은 휘황찬란한 갑옷이지. 두꺼운 플레이트 메일을 입는다면 정성훈의 발차기도 견딜 수 있을 거라고!’


상상만으로도 너무 즐겁다. 자꾸만 웃음이 나와 몸이 들썩거린다.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채로 주머니에 손을 집어넣는다.


‘어······?’


왼쪽, 오른쪽. 양 호주머니에 손을 밀어 넣는다. 도박을 진행하기 위해 현금을 찾는다. 손을 바삐 움직이면서 수색을 이어간다.


그런데 잡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식은땀까지 흘려가며 주머니를 탈탈 털었다.


“새로운 사람도 들어왔고 지금부턴 게임이 더욱 재미있어질 것 같군. 도박이란 참여자가 많을수록 과격해지니까 말이야. 슬슬 다음 게임을 시작해볼까?”

“잠깐만요······! 죄송하지만······저는 그냥 빠질게요!”

“······?”


나의 변덕에 진행자가 어이없다는 표정이 된다. 옆자리의 도박꾼은 짜증이 난 듯 혀를 끌끌 차기까지 한다. 나는 몇 번이나 고개를 숙인 뒤에야 자리를 떠날 수 있었다.


‘돈이······하나도 없어······.’


가장 중요한 것을 깜박하고 말았다. 지금의 나에겐 돈이 한 푼도 없다. 주머니들 뒤져봐도 먼지 한 톨 나오지 않는다.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게임에 들어오고 나서 내가 한 일이라곤 실크 햇이라는 모자를 쓴 것뿐이지 않은가.


돈이 없다면 행운 따윈 소용이 없다! 도박이란 돈을 걸고 하는 것이니까.


‘1등급 재능을 손에 넣었다는 생각에 다른 것을 생각하지 못했어. 설마 수중에 돈이 한 푼도 없었을 줄이야······.’


좌절감에 속이 쓰리다. 돈이 없다면 도박장에 있을 이유가 없다. 멍하니 있어 봐야 돈은 생겨나지 않는다.


낙담한 나는 가게를 터덜터덜 나섰다. 내 어깨가 축 늘어진 것을 보며 주인아주머니가 위로의 말을 건넸다.


“쯧쯧쯧······. 가게에 온 지 몇 분이나 됐다고 벌써 돌아가는 건가? 돈을 다 날리기라도 한 거야? 도박꾼이라면 몇 번 졌다고 좌절하면 안 되지. 도박은 흐름이라고! 질 때가 있으면 이길 때가 있는 거지. 너무 쉽게 포기하고 그러면 못써.”

“······그런 게 아니에요.”

“그러면?”

“도박하러 왔는데······돈이 하나도 없다는 걸 깨닫고 돌아가려고요······.”

“······.”


주인아주머니가 어이가 없다는 실소한다. 내가 생각해도 정말 어처구니없는 대답이다. 도박하러 온 사람이 돈을 안 가져왔다니!


“당신, 이방인 맞지?”

“맞아요······.”

“우리 가게의 손님들은 대부분이 이방인이야. 이방인들은 하나같이 돈을 바락바락 싸 들고 오거든. 당신은 이방인인데도 돈이 하나도 없어?”

“전 이곳에 온 지 얼마 안 됐거든요······. 그래서 아직 돈이 없어요······.”

“뭐? 그럼 이브에서 나오자마자 이 도박장을 찾은 거란 말인가?”

“······.”


난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주인아주머니는 믿을 수가 없다는 더욱 크게 웃음을 지었다.


“하하하하하······! 정말 웃기는 친구군. 하와와에 왔으면 일거리부터 찾아야지. 돈을 벌어놔야 먹을 것도 사고 무기도 살 것 아냐? 이브에서 나오자마자 도박장에 들어오다니, 도박을 워낙 좋아하나 봐?”

“도박을 좋아하는 건 아니에요. 반드시 돈을 딸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이곳을 온 거죠.”

“가진 것도 없으면서 도박에 이겨? 하하하하하······! 이거 정말 물건이네!”

“······.”


진짜 최악이다. 돈이 없어 도박은 하지도 못하고 이젠 주인아주머니에게 비웃음이나 사고 있다.


빨리 이곳을 나가자. 내 재능은 도박장이 아니더라도 사용할 곳이 있을 테니 말이다.


“정말 재미있는 사람을 만났군. 당신 같은 이방인에게 보여줄 게 하나 있지.”

“······?”


나는 가게를 나가버리려고 했다. 주인아주머니가 주섬주섬 어떤 물건을 꺼내지 않았더라면 분명 이곳을 떴을 것이다.


“자, 어때?”

“······.”


그것은 상당히 거대했다. 동그란 모양에 널찍한 너비로 원통을 세워둔 생김새다. 재질은 나무로 만들어진 것일까. 주인아주머니가 자랑스럽다는 듯 가게의 물건을 어루만진다.


“신기하지? 만인계라는 도박기구야. 물레방아처럼 물건을 돌리면 안에서 구슬이 하나씩 빠져나온다고? 이 만인계 안에는 구슬이 총 10000개나 들어있어. 그런데 당첨 구슬은 딱 하나뿐이야. 새하얀 구슬은 꽝, 새빨간 구슬을 뽑는다면 당첨! 어렵지 않지?”

“제 말 못 들으셨어요? 전 돈이 없다니까요.”

“알아. 그렇지만 없어도 괜찮아. 이 만인계는 가게를 홍보하기 위해서 놔둔 물건이거든. 돈은 안 받아.”

“돈이 필요 없다고요······?”

“그래. 이건 단골손님이나 큰돈을 잃은 손님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한 번씩 꺼내주는 기구거든. 하와와에 도착하자마자 우리 가게를 찾아준 손님을 맨손으로 돌려보낼 순 없지. 어때, 해보고 싶어?”

“무. 물론이죠!”

“그렇지만 기회는 딱 한 번이야. 10000개의 구슬 중 당첨은 딱 1개뿐이니 당첨이 될 확률은 0.01%밖에 안 돼. 그래도 할 거야?”

“할거예요!”

“······.”


주인아주머니가 그럼 그렇지라며 물건을 내준다. 무게가 얼마나 나가는지 낑낑거리며 만인계를 옮긴다.


만인계. 이 커다란 기계 안에 구슬이 10000개나 들어있다. 당첨 구슬은 겨우 한 개. 평범하게 생각을 한다면 만 명의 사람들이 모여야만 당첨 구슬을 뽑을 수 있을 거다.


정말 극악의 당첨 확률이다. 당첨을 노린다기보단 여흥에 가까운 도박이다. 주인아주머니도 그것을 알고 있는지 내가 당첨 구슬을 뽑지 못할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 발리 투도 도박장을 찾아줘서 고맙네. 그 보답으로 당신에게 만인계를 돌릴 기회를 주겠어. 그렇지만 당첨 구슬을 못 뽑았다고 너무 낙담하면 안 돼. 돌리기 전에 나랑 약속하자고. 돈을 많이 벌어서 우리 도박장을 다시 찾아준다고 말이야.”

“제의는 감사하지만······. 아주머니의 제안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을 것 같네요.”

“왜? 오늘을 기점으로 도박은 안 하려고?”

“아뇨, 전 지금 당첨 구슬을 뽑을 생각이거든요.”

“······.”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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