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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베어의 곰굴

EX급 귀농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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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전참가작 새글

캡틴베어
작품등록일 :
2024.05.11 21:02
최근연재일 :
2024.06.28 13:10
연재수 :
7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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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9,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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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5,541

작성
24.05.16 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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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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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
글자
16쪽

11화

DUMMY

11화




‘뭐, 뭐야 이거. 이거. 이런 맛이???’


와구! 와구와구와구!!


삼겹살을 쌈 싸 먹던 당미미는 아예 삼겹살은 내팽개치고 상추만 한입 가득 쑤셔 넣고 우물거리기 시작했다.


두 눈을 감은 당미미의 관자놀이에 식은땀이 한 줄기 흐른다.


있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다른 것도 상추, 그것도 맛을 극도로 끌어올린 프리미엄 배양 상추도 아니고, 그저 시골 밭에서 아무렇게나 심어 키웠을 게 뻔한 상추가 이렇게나 맛있다니!


“뭐, 뭐야 이거 뭐 탄 거 아니지?”


당미미의 두 눈이 술렁거리며 흔들 거리기 까지 했다.


이미 이성을 조금 되찾은 뒤엔, 제갈이준이 가져다준 한 소쿠리에 가까운 엄청난 상추 무더기가 반쯤이나 초살 당한 이후였다.


“다, 다이어트해야 하는데. 아니 상관이야 없겠지만.”


상추는 다이어트 음식이니까!


그거야 그렇다 치고. 너무나도 놀라운 일이었다. 상추는 치아가 파고들 때마다 상쾌한 수분을 내뿜었고, 어금니에 주는 저작감이 아삭하게 턱 끝에 전달될 즘에는 온 입과 목까지 가득하게 상쾌한 향이 밀려들었다.


야채를 평소에 먹지 않는 사람이라 해도 반할 맛이었으며, 무엇보다 놀라운 건······.


“······.무궁화 백화점 상추보다 훨씬 맛있는 거 같은데?”


그야말로 먹는 데 얼마를 쓰든 신경도 안 쓰는 당미미 같은 부류의 상류층 사람들에게나 허락되어 있는 고가의 배양 야채 프리미엄 브랜드들에 하나도 꿀리지 않는, 아니 오히려 그런 프리미엄 브랜드들을 가볍게 눌러버릴 정도로 맛드러진 풍미가 자랑하는 제갈이준의 상추.


제갈이준 이거 도대체 뭐 하는 사람이지?


“서, 설마 연맹장님, 우리 미래 시아버님이 이걸 알고······?”


정말로 맛있는 상추를 먹기 위해 제갈이준을 연맹장이 방문했다고 해도 믿어질 법한 말이었다.


만약 농부에게 헌터처럼 급수를 메길 수 있다면 제갈이주는 확실히 S급 농부, 아니 그걸로 모자라니 SSS급 농부일게 틀림없었다.


“······. 맛있다.”


하지만 깊이 생각 하기도 전에 당미미의 손은 절로 상추에 손을 다시 가져가고 있었다.


마당에서도 비슷한 일이 펼쳐지고 있었다.



“자~ 오늘은 먹방입니다아~”


당미미에게 차려주었던것과 마찬가지의 메뉴가 마당에도 펼쳐지고 있었다.


“······. 이거 돈 버는 거 맞지?”


“그, 그럼요······.”


주사랑의 두 눈이 살짝 흔들렸다.


그도 그럴 게 지금 내 마당에 상당히 거창하게 차려둔 마당이었다. 주사랑이 가져온 카메라와 핸드폰, 보조 카메라와 스탠드 조명 따위는 상당히 그럴싸해 보였다.


TV 프로그램 촬영팀이라 해도 믿을 정도로 잘 차려둔 장비들이었다. 공중파는 아니고 케이블 정도? 문외한이 보아도 100~200만 원은 우습게 쓴 듯한 방송 세팅.


음식 메뉴는 솥뚜껑 삼겹살에 나중엔 라면을 끓여 먹기.


“요, 요즘은 먹방······. 이 대세거든요······?”


“······.”


그런 거 치곤 주사랑 본인의 말투부터 엄청 자신이 없었다.


사실 먹방이 요즘 대세가 맞긴 했다.


주로 백화점에 납품되는 프리미엄 배양 야채 곡식 따위 위주의 먹방들이었다.


일반적인 서민들이 먹는 강화 작물이야 마기에 강하게 만들어졌을 뿐 맛은 더럽게 없었으니 애초에 먹방이라는 게 성립되기가 힘들었다.


먹는 내내 사람이 죽상을 하면 도대체 무슨 재미로 본단 말인가?


반면 고급 백화점 등에 유통되는 배양 작물들은 적어도 강화 작물에 비하면 탁월한 맛을 제공했다. 그 간극은 충분히 볼거리가 되어주었고, 쉽사리 그런 비싼 작물을 사 먹지 못하는 서민들의 대리만족 수단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주사랑은······.


‘그, 그럴 돈이 어디 있어!’


제대로 된 수익도 나지 않는 인터넷 방송인, 아니 지망생에 가까운 그녀가 매 먹방 마다 고급 배양 작물을 사다가 먹을 수도 없는 일이었다.


그러니 시골 마당에서 그녀가 진행하는 먹방은 모양새는 늘 그럴싸했지만, 음식은은 역시나 맛대가리가 없는 강화 작물들일 뿐이었다.


강화된 종자를 평범하게 밭 등에 심어 길러내는 자연 방식으로 키우는 강화 작물들은 병충해와 마기에는 엄청나게 강했으나 맛이 더럽게 없었다.


그 맛없는 걸 주사랑은 억지로 맛있다며 방송 때마다 먹고 있었고, 심지어 맛있어하는 연기조차 더럽게 못해서 역력하게 맛없다는 사실이 티가 나곤 했다. 그게 묘하게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있긴 했다.


- 억텐 먹방 개시 5분 전 ㅋㅋㅋㅋㅋㅋ

- 그냥 먹지 마라···.

- 강화 작물 역바이럴방송 5분 전 ㅋㅋㅋㅋㅋㅋ

- 어느 백화점에 돈 받고 이런 방송 진행하는 거냐?

- 술상이나 펴라

- 사랑님 제가 진심으로 충언드리는데 먹방 말고 따른 거 하시죠


“여섯 분이 채팅을 정말 많이 쳐 주시네.”


“······.”


멘트를 치려다가 제갈이준의 말에 할 말을 잃은 주 사랑이 턱을 쩍 벌리며 잠시 이준을 바라보았다.


왜. 뭐. 맞잖아?


주사랑이 지난 몇달간 방송을 하며 영끌해낸 실시간 시청자수는 무려 6명.


다만 소통하는 맛은 참으로 절절해서 시청자들이 매번 들어와 채팅은 많이 쳐 주었으니, 이것은 일종의 개인 방송이라기보다는 친구들과의 스카이프 통화에 가까울 일이었다.


“자 여러분 개소리 하지 마시고······. 이 삼겹살 너무 맛있겠다 그죠??”


주사랑 역시 꿋꿋하게 시청자들에게 지지 않았으니 먹방이라기엔 묘한 기 싸움 방송이 계속되었다.


절대로 맛있다고 주장하는 주사랑과 거짓말하지 말라는 채팅을 치는 시청자들!


- ㄹㅇ 먹고살기 힘들다 강화작물 엿같이 맛없는 거 다들 아는데 억텐 지리고 ㅋㅋ


“와! 정말 맛있겠다 삼겹살! 봐요 상추도 얼마나 싱싱한가!”


- 상추만 먹기 가능? 노 삼겹살 노 쌈장 ㅋㅋㅋㅋㅋ

- 와우 ㅋ

- 상추만 먹고 안토하면 천원 ㅋㅋㅋㅋㅋ

- 식고문? 가학방송으로 방송통신대학교에 신고하겠읍니다.

- 먹고 얼굴 안찌푸리고 웃으면 3천 원 준다 ㅋ


“먹고 안 찌푸리면 3천 원? 진짜죠? 하······.”


주사랑이 좁디좁은 어깨를 깡패처럼 털며 웃었다.


“지딱 준비하세요. 진짜..”


네가 이기나 내가 이기나 해 보자 식의 먹방이 시작됐다.


주사랑은 한 손에 상추를 들고 안면 운동을 열심히 하며 웃는 연기를 할 준비를 했다.


그리고 자못 비장하게 입안으로 상추를 쑤셔 넣었다.


와작!


“······.어?”


입에 넣자마자 웃는 연기를 할 셈이었던 주사랑의 입이 멍청하게 멈춘다.


아작, 아작.


신선한 기운이 온 입안을 맴돌기 시작한다. 심지어 기관지를 통해 코까지 신선한 공기가 내뿜어져 나오는 느낌이다. 이건 상추가 아니라 마치 엄청 고급 브랜드에서 만들어낸 향수를 입안에 머금은 느낌이 든다.


아작. 아자작······.


“어?”


자기도 모르게 넘칠 듯 흘러나온 침과 상추가 함께 녹아든다. 꼴깍. 상추를 하나 삼키자마자 주사랑이 저도 모르게 상추 하나를 더 집어 든다.


“뭐야 맛있는데??”


주사랑이 그 말을 하며 또다시 입에 상추를 넣는다. 한 개. 두 개. 세 개!


- 엥 뭐함???

- 야 그만 먹어라 줄게 줄게


뀽뀽님이 3,000 새싹을 후원 하셨습니다!


- 와 독하네 ㅋㅋㅋㅋ 저걸 어떻게 먹냐


약속했던 시청자들이 후원을 던졌음에도 주사랑은 멈추지 않았다.


하나, 둘, 셋, 넷, 그야말로 상추에 미친 사람처럼 입안 가득 상추를 밀어 넣고 우물거리는 주사랑이 심지어 눈물까지 조금 맺혀서 울듯이 말했다.


“잉거, 잉거 개 맛있어!”


- ???

- 오늘 연기 지리네?

- 뭐냐 학원 다님???


“아니 진짜라니까요!”


심지어 캑캑거리면서도 상추를 삼킨 주사랑이 또 다른 상추를 씹기 시작했다.


고급 백화점에 들어가는 배양 작물도 아니고, 그냥 시골에서 키운 강화 작물이 맛있다니?


너무나도 비상식적인 상황에 시청자들은 좀체 믿질 않았다. 그러는 와중에도 주사랑의 손과 입은 바쁘게 움직여 삼겹살을 다 굽기도 전에 상추를 벌써 십여 장이나 입에 쑤셔 넣고 있었다.


“와 진짜 맛있다! 이거 뭐예요??”


“뭐긴 뭐야 상추지.”


정말로 감동한 듯한 눈으로 날 올려다보는 주사랑에게 덤덤하게 그렇게 대답했다.


뭐 딱히 더 해줄 말도 없고 말이다.


삼겹살은 먹는 둥 마는 둥 상추나 입에 쑤셔 넣기 바쁘던 주사랑이 뭔가 생각 났는지 두 손을 주먹 쥐곤 번쩍 고개를 들고 물었다.


“부추도 혹시 맛있어요?? 이거처럼??”


“장난 없지.”


치이이이이익!


주사랑의 호들갑에 삼겹살 코너는 대충 건너뛰고 바로 내 특기인 부추 전으로 옮겨갔다.


거대한 솥뚜껑에 자작하게 부은 기름 위로 부어진 전 반죽이 금세 고소하게 익어가기 시작한다.


쩌억.


유난히 기다란 튀김용 나무젓가락으로 자른 전을 주사랑의 입에 턱 하니 넣어줬다.


“하, 하뜨 하뜨······.”


허공에 주사랑이 헛입질을 할 때마다 하얀 김이 허공으로 흩어진다.


그리고 갑자기 뚝 움직임을 멈춘 주사랑.


“······. 미쳤다 진짜.”


주사랑의 눈은 아예 촉촉하게 눈물기마저 보였다. 감동. 이 맛은 감동이었으니까!


‘······. 이야. 나 실력이 는 거 같은데. 전 집 낼까?’


내가 먹어봐도 이번 전은 평소보다도 더 맛있었다. 드디어 부추전 배합의 황금 비율을 발견한 걸까?


“와! 너무 맛있어. 와. 와 진짜 너무 맛있다 세상에 이럴 수가 있지??”


향이 너무나도 압도적이었다.


상추와는 다르게 자신의 맛있음을 소문 내지 말라는 듯 반죽 사이에서 자근자근 씹히는 부추는 씹는 즉시 반전 매력을 뽐내며 온 세상을 자신의 색채로 물들였다.


- 뭐지? 진짜 맛있는 거 아님?

- 말이 되냐? 그냥 쌩 시골 작물이 맛이 있다고?

- 아니 근데 방장이 이렇게 연기잘할 리가 없는데..

- ㄹㅇ 뭐지? 뭔상황임 이거 ㅋㅋㅋㅋ

- 사실 ㄹㅇ로 맛있는거임 ㅋㅋㅋㅋㅋ


평소 맛있게 먹는 연기를 더럽게 못 해온 주사랑!


그간 쌓아온 먹방 못하는 이미지, 연기 못하는 이미지, 심지어 밥 한번 더럽게 맛없게 먹는 이미지가 역으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 방송에 진짜 맛있는 시골 작물이 있다!


분명 말이 안 되는 상황이나, 본디 최선을 다해도 맛없게 입에 쑤셔 넣는 게 전부였던 주사랑이 저러니 못다 한 진정성이 느껴지게 돼버리는 것이다.


방송은 기세라 했던가? 그 분위기를 타고 정말 맛있는 시골 농작물 먹방 방송을 하는 주사랑의 실시간 시청자들은 몇 배로 늘어났다.


“오늘 너무 감사합니다! 46분 시청자분들 제가 진짜 기억할게요!”


무려 7배가 넘게 늘어난 시청자!


평소보다 7배 이상 많은 46명의 시청자를 기록하며 주사랑의 방송은 종료되었다.


“아저씨······. 진짜 사랑해요!!”


카메라가 꺼지고 장비를 챙기던 주사랑이 거의 울 것 같은 표정으로 기습적으로 확하니 안겨 왔다.


거의 올림픽 우승이라도 한 듯 날 얼싸안고 팔짝 팔짝 거리며 뛰었다.


“진짜 우리 평생가요 네??”


“습. 어디 여자애가. 아무리 중학생이라도 지킬 건 지켜야지.”


내가 주사랑의 이마를 손가락으로 턱 하니 밀어 몸에서 떼어 놓으며 그렇게 말하자 주사랑이 억울하다는는듯 툴툴거렸다.


“뭔 중학생이에요?? 아니거든요? 나 어른이에요 어른!”


고등학생인가?


“아무튼지 간에. 그 영상 편집이나 잘 해서 올리고. 나중에 검사한다.”


“하 진짜···. 사랑해요 진짜!”


주사랑이 두 손으로 하트를 그려 보였다.



* * *



“······. 이만 일어나쇼 이사님.”


“커헙. 응???”


당미미는 따듯한 방바닥에 눌어붙어서 코까지 골며 자고 있다가 제갈이준의 재촉에 일어났다.


“이럴 거면 숙박비를 내시던가.”


“아, 아니 그게 무슨······. 어?”


당미미가 주변을 살피며 상황을 파악했다.


이미 그녀가 제갈이준의 농장에 도착한 지 서너 시간이나 훌쩍 지나버린 무렵이었다.


이건, 그러니까······.


“내, 내가 잤다고? 그것도 낮잠을······?”


당미미의 두 눈이 흔들렸다.


그녀는 최근 심각한 수준의 불면증을 앓고 있었다. 그녀의 성격이 점점 날카로워지고 인성이 망가져 가고 있는 데도 불면증이 크게 한몫 했다.


그런 그녀가 자기 집도 아니고, 밤도 아니고, 약을 먹은 것도 아니고, 불편하디 불편한 거지 같은 시골집에서, 그것도 낮잠을, 자기도 모르게 잤단 말인가?


“······.”


“침이나 좀 닦고 말씀하시죠?”


“츄릅······.”


당미미는 얼이 빠진 얼굴로 입가에 침을 닦더니 얼굴이 시뻘게져서 고개를 황급히 돌리고 화장을 고쳤다.


“나 농사지으러 가야 하오. 왜 왔는지 용건이나 말하쇼.”


뭐 탕가 코퍼레이션의 이사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이렇게 말 하면 무례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저쪽에서 먼저 무례를 하려 했으니 상관 없겠지.


“그게······.”


당미미는 차마 아무런 대답도 못 했다.


원래 자기의 정체를 숨기고 염탐하러 온 건데 일이 완전히 어그러졌으니 뭐라고 할 말이 없었다.


“할 일 없으면 상추나 사 가시던가.”


“사, 상추? 상추······.”


당미미가 고개를 끄덕였다.


“살래요 상추!”



마당으로 나가자 아직 방송 장비를 정리 중인 주사랑이 보였다.


“꽉 꽉!!”


“야! 그거 비싼 거야! 내놔아아아아!”


“······. 뭐하냐 대체.”


“쟤, 쟤가 제 삼각대 들고 도망가잖아요!”


“······.”


무려 물의 중급 정령 운디네, 모든 물의 정령들의 경배와 정령사들의 로망 중 하나가 저기 커다란 거위 모습이 되어 주사랑을 괴롭히고 있는 현장이었다.


“쟤 왜 저래요 진짜?? 아까는 막 내 바지 벗기려고 했다니까요??”


“꽉!”


“······.”


정령의 데이터를 기록하는 학자들이 들으면 흥미롭다 못해 현자타임이 올 운디네의 활약상이었다.


“이리 와. 그거 저기 중학생한테 돌려주고.”


“꽉!”


다행히 지엄한 계약자인 내가 명령하자 꽉꽉이가 주사랑에게 삼각대를 돌려주었다.


“상추 뜯어라 주사랑. 저기 비닐에 포장하고.”


“······. 아니 내가 뭐 아저씨 노예도 아니고.”


“일당 5만 원.”


“······. 열심히 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주인님!”


주사랑이 환하게 웃으며 잽싸게 내가 건네준 장갑과 낫을 들고 싱글벙글 상추밭으로 향했다.


“그, 그런데 얼마에요?”


“주사랑. 상추 한 묶음에 얼마냐?”


내가 묻자 주사랑이 고민하더니 손가락 다섯 개를 펴 보았다.


5,000원이란 뜻이었다.


“어 정말요?”


당미미는 그걸 오해했다. 이렇게 맛있는 상추가 고작 한 단에 5만 원밖에 안 하다니?


하지만 내가 주사랑 쪽을 향해 고개를 슬쩍 흔들어 보이자 주사랑이 다른 손을 펼쳤다.


“아, 이. 이 정도?”


두 손을 모두 펼쳐서 5 두 개를 만들어 보이는 주사랑.


그래, 그렇지!


“아······. 역시 그렇구나.”


아무리 물가를 모르는 당미미라도 상추 한 단에 55만 원은 비싸단 걸 알았다. 하지만 돈이 없는 건 아니었다.


“아주 싸게 드리는겁니다 이사님.”


“그, 그래요. 뭐 제가 갑자기 찾아와서 밥도 먹었으니까······.”


당미미는 그렇게 상추를 한주먹에 55만 원씩 주고 자신의 차 트렁크와 빈자리에 가득 싣고서야 우리 집을 떠났다.


“······.이건 뭡니까 아가씨?”


“상추야 상추.”


당미미의 비서가 황당한 눈으로 상추를 고급 세단에 옮겨 실었다.


“또 오십쇼~~~”


나는 환하게 떠나는 당미미의 차를 향해 손을 흔들어주었다.


스마트폰으로 확인한 입금 내역은 쏠쏠했다.


[ 입금 + 20,000,000원 당미미 ]


붉게 찍힌 2,000만 원이 새삼 새삼 성실한 농군의 맘을 따스하게 만들어 주었다.


“그래, 이거지. 이게 귀농하는 맛이지.”


이제야 사람들이 왜 그리 귀농하고 싶어 하는지 알겠다.




* * *




“······. 음.”


나는 차마 눈앞의 물이 빠져 말라비틀어진 3,000평 논을 보며 웃을 수가 없었다.


그래, 다 좋긴 좋은데.


“······. 내가 3,000평을 혼자 갈아야 한단 말이지.”


“꽉!”


이야기가 어떻게 이렇게 되는 거지?


황당함을 되새김질한 나는 허공에 떠오른 퀘스트 창을 보았다.


[ 쌀쌀 쌀을 심어요 ♪ ]

조건 : * 금빛의 경작 스킬로 할아버지의 논 갈아엎기 0/3000

* 모내기 하기 0/200


보상 : * 중급 작물 씨앗, 신규 스킬.




“꽉??”


그런데 그때, 꽉꽉이의 몸이 갑자기 빛나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91 ch****
    작성일
    24.05.29 06:48
    No. 1

    와 무협 베이스 현판인데 무협보다 현판 느낌이 더 나는거 두번째로 봐요. 무협 쓰시던 분들은 배경이 뭐든 무협느낌 폴폴인데 구파일방오대세가 이름 쓴거랑 단어 몇개 빼곤 무협 느낌 쫙 빠져서 괜찮네요.

    찬성: 1 | 반대: 0

  • 작성자
    Lv.91 ch****
    작성일
    24.05.29 06:50
    No. 2

    급수를 메길>매길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萬山
    작성일
    24.06.18 07:48
    No. 3

    잘 보고 갑니다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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