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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오그란트 님의 서재입니다.

캬! 버그에 취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데오그란트
작품등록일 :
2017.06.27 19:18
최근연재일 :
2017.08.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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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6,350

작성
17.07.1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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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7화. 날아오르라! <4>

DUMMY

나는 개인적으로 이런 깜짝 이벤트를 정말 좋아한다.

혹 몇몇은 이건 게임이 아니라 현실이고, 목숨이 걸려 있는 일이기 때문에 진지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할지도 모른다.

그래, 맞는 말이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비슷한 수준이었을 때고, 양민을 학살하는 경우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마인드다.

탐색을 순식간에 돌린 결과 저 녀석 중에서 위험해보이는 녀석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이 새끼가 진짜 미쳤나? 너 우리가 누군지 몰라?"

수염을 덥수룩하게 길러서, 원래의 나이보다 훨씬 나이가 들어보이는 중년 아저씨 한 명이 깡패마냥 나에게 거칠게 말했다.

그런 그에게 웃음을 지으면서 말했다.

"그럼 할배는 내가 누군지는 알아? 아, 워낙 늙으셔서 요즘 트렌드를 모르시나?"

"이 대가리에 피도 안 마른 새끼가!"

전형적인 꼰대의 대사가 아니겠는가.

너무 예상했던 대로라서 지루하기까지 하다.

나는 한 손으로는 코를 파면서 휘파람을 불었다.

다들 이 싸움이 1:7 핸디캡 매치라고 생각하겠지만, 생각을 유연하게 바꾸면 전혀 1:7 매치가 아니란 것쯤은 알 수 있을 것이다.

따지고보면 1:1:7 매치거나, 2:7 매치다.

왜냐고?

"이런 잡스러운 놈들이 감히 내 앞에서 방심을 하느냐!"

콰아아앙!

저기에서 굉장힌 불쾌한 심기를 드러내는 엘리트 몬스터, 트롤 버서커 크라울 님께서 계시기 때문이다.

즉, 북룡 길드의 조무래기들은 나와 크라울 사이에 껴있는 중이다.

전선이 2개로 형성된 순간 녀석들은 파티의 힘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을 거다. 그럼에도 저 녀석들이 나에게 다가왔던 이유는, 아마 내가 지들 길드 이름만 대면 바로 물러날 거라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저 무리가 빠가사리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크라울의 도끼가 사정없이 북룡 길드의 인원들을 공격하기 시작했고, 공격을 받은 북룡 길드원들은 빠르게 방어 태세를 갖추면서 공격을 방어해내갔다.

동료들이 크라울을 막는 걸 본 그 수염 아저씨는 나를 쳐다보면서 이를 갈았다.

"이 구역에서 우리에게 시비를 건 미친 새끼는 네가 처음이다. 여기서 우리를 건드리고 쉽게 나갈 거라 생각..."

"아, 거 말만 많으시네."

<저게 진성 꼰대지.>

<씹 인정하는 부분. 갓트! 사이다 시원하게 한 방 부탁합니다.>

<북룡 길드 새끼들 대부분 꼰대들밖에 없어서 그럼. 저기 평균 연령대가 30대 후반이라던데, 전형적인 꼰대에 양아치들밖에 없음. 나도 트롤의 성지에서 자주 당해서 평소에 쟤네 진짜 극혐이었음.>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아하니 그동안의 악행이 적나라하게 다 드러난다.

그런 놈들이란 말이지?

소문은 익히 들었다만, 시청자들이 이렇게 분통을 터뜨릴 수준일지는 몰랐다.

나는 가볍게 그 아저씨한테 가운데 손가락을 들어준 다음, 검을 뽑았다.

크라울이 저렇게 열심히 싸워주는데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

누누히 말하지만, 난 나에게 걸려온 시비를 그냥 피하는 성격이 아니다. 갚을 힘이 있다면, 몇 배로 갚아주는 성격에 가깝다.

지이이잉!

크라울의 도끼가 북룡 길드 탱커 한 명의 방패에 직격했다. 도끼에 당한 인원은 비틀거렸지만, 곧 뒤에서 이어지는 치유 주술에 의해 다시 정신을 차렸다.

"크아아악! 이것들이!"

도끼가 밀려난 빈틈을 북룡 길드의 인원들이 서슴없이 공격해 들어갔다. 검과 화살들이 살을 찢었고, 크라울이 비명을 지르면서 도끼를 강하게 움켜쥐었다.

상당히 체계화되고 자연스러운 파티 사냥이다.

손발을 오랫동안 맞춘 파티임에 틀림없었다.

나는 그 모습을 보면서 은근슬쩍 그들의 공격 범위 안으로 들어갔다.

각성자 특별법에 의하면, 다른 각성자를 공격하는 건 명백한 불법 행위. 아니, 그건 일반인이 다른 일반인을 때리더라도 불법인 것과 같은 논리.

하지만 일반 형법과 다르게 적용되는 게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정당방위가 아주 폭넓고 강하게 적용된다는 점이다.

다른 각성자로부터 공격을 당하면, 정당방위의 허용 수준이 굉장히 높아진다. 각성자들의 힘은 여차하면 목숨을 쉽게 앗아갈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한 법이다.

가끔씩 그걸 악용하는 인원들이 있지만, 목숨이 아깝기 때문에 그렇게 많지는 않다.

각성자 앞에서 자해공갈을 하다가는 순식간에 죽을 수 있으니까.

"으음."

"대지에 존재하는 뜨거운 불꽃이여, 적을 싸그리 불태워라. 파이어 볼!"

오, 그래. 저거다.

북룡 길드의 마법사가 시전한 파이어 볼!

파이어 볼은 적중과 동시에 작은 폭발을 일으키는 마법이었고, 나는 그 마법을 보자마자 은근슬쩍 크라울의 뒤로 다가갔다. 그리고 크라울의 뒤를 기습하려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검을 높이 들었다.

콰앙!

바로 옆에서 파이어 볼이 폭발했고, 관리자들이 이런 상황을 대비해서 만든 시스템이 발동해버렸다.

[상대방으로부터 명백한 공격을 당했습니다!]

[현시간부로 당신에게 공격을 가한 인원이 속한 파티와 적대적인 관계로 돌아섭니다. 현재 방송이 송출되는 중이기 때문에, 증거가 그대로 저장됩니다.]

나는 눈앞에 떠오른 메세지를 곧바로 방송에 송출했고, 그 메세지를 본 시청자들이 경악했다.

<저거 일부러 적으로 설정하려고 맞아준 거 아닌가?>

<아무리 봐도 그런 것 같은데.>

<뭔 소리들하고 계시는지 모르겠는데, 방금 전까지 크라울 뒤를 기습하려고 했잖아요. 일부러 맞아준 건 아닌 것 같음.>

시청자들끼리 서로 언쟁을 벌이라고 놨두고, 어쨌든 공격을 당했으니 법적으로는 하자가 없어졌다.

...귀찮은 일이 있으면 김 실장이 알아서 해결해주겠지.

이런 저런 거 따지면, 내가 원하는 대로 절대 할 수 없다고.

"거 아저씨들."

"뭐, 뭐야?"

"북룡 길드라서 무기 좀 괜찮아보이기는 하네. 내가 한 번만 물을게. 아이템 줄래, 아니면 아이템 박살날래? 둘 중에 하나만 생각해 봐."

나는 담배까지 하나 맛있게 펴주면서 한껏 건방지게 물었고, 담배 한 개비가 거의 타들어갈 때 쯤 해서 대답이 들려왔다.

"좆까!"

요즘 왜 이렇게 내 소중한 걸 까라는 사람이 많을까?

부끄럽게시리.

그들의 반응을 들으면서 천천히 고개를 끄덕인 다음,

부웅.

곧바로 앞으로 달려나갔다.

그 위에 벌어진 장면들은 굳이 말 안 해도 뻔해서 생략하도록 한다.


***


-...치트 님. 이렇게 사고를 치시면 어떻게 합니까? 북룡 길드는 나름 네임드 길드인데.

"방송 보셨으면 알 잖아요? 영상도 돌아다니는데. 저 쪽이 먼저 저한테 공격 했다니까요?"

-그래서 문제입니다. 솔직히 치트 님도 의도적으로 맞아주신 부분도 있잖아요?

하루의 사냥이 끝났다.

나는 몸에 쌓인 피로를 노곤하게 욕조에서 목욕을 통해 풀면서 전화를 하는 중이다.

전화의 수신인은 한껏 짜증이 난 김 실장이었다.

아무리 성격이 보살 같은 김 실장이라도 오늘 내가 저지른 일은 수습이 까다로운 모양이었다.

파프리카 TV 소속 스트리머에게 생기는 모든 법적인 일은 파프리카 측에서 전담한다.

스트리머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라면 특권이라할 수 있을 것이다.

김 실장은 한숨을 땅이 꺼질듯 내뱉은 다음, 말을 이어갔다.

-북룡 길드 측에서 이번 일에 대해서 입장을 발표한 거 아시죠?

"아아, 저를 앞으로 모든 사냥터에서 밀어내겠다구요?"

-...치트 님. 이건 게임이 아닙니다.

"북룡 길드 쪽이야말로 이걸 게임으로 생각하는 것 같은데요. 린저씨들이 워낙 많아서 그런가? 세상에 적응들을 못하시네. 사냥터가 무슨 지들 겁니까?"

-저희 소속 스트리머 중에서도 북룡 길드원이 한 명 있다는 걸 아시잖습니까.

사실, 이번 사건을 통해서 제일 난감한 건 파프리카 TV 측일 수도 있었다. 사이에 껴서 한껏 곤란해졌으니까.

나는 여유롭게 따뜻한 물을 틀어놓은 다음, 기분 좋게 말했다.

"이번 사건 덕분에 제 시청자도 훨씬 늘었어요."

-북룡 길드 측에서 시비를 먼저 걸었다는 건 다들 알고 있습니다. 치트 님의 행동이 크게 잘못되었다고 말씀드리려는 게 아니라, 그 대상이 부담스럽다고 말씀드리려는 겁니다. 너무 섣부르셨어요.

김 실장이 포기한 듯 말했다.

글쎄.

섣부르다고?

만약에 아까 내가 북룡 길드원이라는 걸 알고 그냥 물러섰다면, 내 이미지에 있어서는 아주 큰 타격을 입을 수도 있었다.

장기적으로 보면 그 상황에서 시청자들한테 사이다 시원하게 뿌려주는 게 훨씬 좋은 판단이었다.

내가 아무리 생각이 없이 행동한다는 이미지라도, 그 정도의 판단은 내린다.

나는 입꼬리를 올리면서 김 실장에게 말했다.

"김 실장님도 옛날에 제가 어떤 이미지였는지 아시잖아요?"

-그 때의 치트 님이 아니에요. 사리셔야할 때는 사리셔야...

"에이, 그러면 재미 없잖아요. 제 방송을 다시 봐주는 시청자들도 그 때의 모습을 원할텐데."

내 별명은 인성 갑이었다.

인성이 아름다워서가 아니라, 인성이 아주 개차반이라서 붙은 별명이었다. 다들 치인성, 치인성 거렸으니 말 다했지.

김 실장이 저렇게 말하는 걸 보면 내가 사고를 친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다음에도 이런 일이 생긴다면?

주저없이 이번과 같은 선택을 내릴 거다. 아무리 거대 길드라고 해도, 내 성격에 고개를 숙이는 건 절대로 어울리지 않으니까.

방송인에게는 이미지가 생명인 법이다.

나는 걱정하지말라고 말을 남긴 다음 통화를 종료했다.

"후음."

거 아저씨들 속 참 좁네.

다음에 만나면 이번보다 더 세게 한 방 먹여줘야겠다.


작가의말

내일도 2연참입니다.


오늘 2연참은 꿀?

계속해서 연참이 이어질 예정입니다.




주말에는 치트와 함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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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화. 날아오르라! <4> +39 17.07.14 29,427 900 10쪽
21 7화. 날아오르라! <3> +40 17.07.14 30,097 96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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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3화. 재도약의 발판 <3> +26 17.07.03 35,896 90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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