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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오그란트 님의 서재입니다.

캬! 버그에 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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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오그란트
작품등록일 :
2017.06.27 19:18
최근연재일 :
2017.08.08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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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7.10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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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6화. 마치 불도저

DUMMY

6화. 마치 불도저


-안녕하세요, RT 길드입니다. 치트 님에게 이렇게 쪽지를 보내는 까닭은...

-엠파이어 길드입니다. 먼 옛날부터 치트 님을 동경해왔던 저희들은...

"아우, 쪽지가 뭐 이리 많아."

나는 투덜투덜거리면서 쪽지함을 일괄 삭제시켰다.

침대에서 개운하게 자고 일어나서 방송국 쪽지함을 확인해보니 쪽지가 수백통이나 도착해 있었다.

시청자들의 쪽지도 몇 개 섞여있었지만 대부분이 길드에서 보내온 쪽지다.

길드.

각성자들이 모여서 이루는 집단을 의미한다.

길드 단위로 수행하게 되는 레이드도 있고, 퀘스트도 있기 때문에 초기에 구성된 조직이지만 곧 그 길드의 역할은 확대되었다.

용병이랑 비슷하다고 해야할까?

정부에서 길드에게 몬스터 사냥 의뢰를 할 때도 있고, 수준 높은 길드들은 해외로 원정을 나가기도 한다.

유명한 길드에 소속되어 있을수록 얻을 수 있는 혜택 또한 많아진다.

그래서 대부분의 각성자들은 기를 쓰고 좋은 길드에 들어가려고 노력한다. 여태까지의 청춘들이 대기업에 들어가기 위해 노력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었다.

나는 그냥 담배를 한 대 입에 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길드라.

그런 거 정말 귀찮다.

뭐, 나도 옛날에 게임에서 길드를 만들어 활동한 적도 많이 있었다.

그 때와 지금이 뭐가 다르냐고?

당연히 다르지.

길드장이랑 길드원이 같은 신분이겠어?

내가 길드장이었을 때는 길드원들의 생각보다는 내가 꼴리는대로 했었다. 게임이어서 그런 것도 있었지만, 다들 내 이름값을 믿고 잘 따라와줬다.

원래 윗자리에 한 번 앉아보면 밑으로는 못 내려가는 법이다.

방송에 복귀한지 어느덧 1주일이 지나갔다.

시청자 숫자는 각종 어그로 덕분에 평균 1만명을 유지 중이다. 옛날이었다면 엄청난 숫자의 시청자였겠지만, 지금의 기준으로 보았을 때는 턱도 없이 부족했다.

방송은 전 세계로 송출된다.

시청자 숫자도 숫자로 쉽게 환산할 수 없는 수준이고, 해외의 시청자들도 이제 한국의 랭커들을 찾을 정도로 시장이 커져 있는 상태였다.

난 여기서 만족할 수 없었다.

"흐음."

담배를 재떨이에 대충 부벼 끄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재 레벨은 150.

1주일 사이에 또 레벨이 50이나 올랐다.

조금만 더 레벨을 올리면 슬슬 뉴비 딱지는 뗄 수 있는 수준에 다다른다. 레벨이 올라갈수록 속도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여전히 다른 각성자들과는 절대 비교되지 않은 속도임에 틀림없었다.

이번주의 방송 일정은 여전히 비슷하다.

다만 지난주와 다른 게 있다면, 퀘스트를 진행한다는 점이다.

[퀘스트 이름: 떠오르는 해결사

등급: A급

제한: 150레벨 이상 200레벨 이하일 것, 1주일 내에 자신의 레벨보다 30높은 던전을 혼자서 5곳 이상 클리어했을 것

내용: 당신은 1주일 동안 말도 되지 않는 업적을 세웠습니다. 그 누구도 당신이 세운 업적에 도전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런 당신의 소문이 관리자들의 귓속에 들어갔고, 관리자들은 자신들의 골칫거리를 당신에게 맡겼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하철역에 나타난 몬스터입니다.

보상: 랜덤 다이스 x 1}

퀘스트를 수행하기 위한 제한 조건이 경악스러운 수준이었다.

나야 '버그'의 힘으로 이뤄낼 수 있는 업적이었다지만, 다른 사람들 중에서 가능한 사람이 있기나 할까?

어림짐작이지만 없을 가능성이 훨씬 높았다.

어찌되었든 오늘 나는 저 퀘스트를 클리어하러 간다.

보상으로 주어지는 '랜덤 다이스'가 굉장히 탐이 났기 때문이다. 일정확률로 각기 다른 보상을 드랍한다는 '랜덤 다이스'.

전설 등급의 아이템은 오로지 랜덤 다이스로부터만 드랍된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다.

나는 아공간 속에 고히 모셔둔, 새롭게 구매한 갑옷을 꺼내서 장착했다.

원래는 넓은 집으로 이사가려고 했는데 생각을 바꿔서 장비에 투자했다. 지금 당장 중요한 건 어디서 자는지가 아니라 어떤 걸 입는지였으니까.

150레벨 제한 레어 등급 가죽 갑옷 세트.

착용감은 아주 좋았다.

가격도 어마어마한 편이었지만, 장비에 투자하는 돈은 전혀 아깝지가 않았다. 그리고 나중에 내가 입었다는 것만으로도 웃가격을 붙여서 시청자들에게 팔아버릴 수도 있다.

시청자들 중에서는 금수저들이 아주 많으니까.

나만의 시청자 사용법이라고 해야할까.

"후으읍."

슬슬 목적지로 향하자. 아침이 밝았다.


***


퀘스트의 목적지는 가산디지털단지 역이었다.

현재 가산디지털단지 역은 폐쇄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것도 3일째.

덕분에 시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정부에서 이미 몇 번 각성자들을 파견하긴 했지만, 몬스터의 기괴한 특성으로 인해 번번히 토벌에 실패했다.

"아, 서진 씨. 반갑습니다. 서울 B-24 섹터를 관리하는 관리자 하룬이라고 합니다. 스카 님께 많은 이야기 들었습니다."

내가 목적지에 도착하자마자 정장을 입은 한 남자가 허공에서 나타났다.

깔끔하게 빗어넘긴 금발에 외눈 안경.

날 담당하는 스카 아저씨와는 천지차이의 비주얼이었다.

나는 고개를 살짝 숙이면서 그에게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닉네임이 아니라 본명으로 불리니까 기분이 묘했다.

근래에는 거의 모두가 '치트', '갓트' 거려서 본명이 어색하구먼.

하룬은 웃음을 지으면서 나에게 다가왔다.

"잠시 실례를."

"네?"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내 머리에 손을 올렸다. 스카 아저씨가 그랬던 것처럼, 그의 손에서 하얀빛이 흘러나왔다.

그리고 몇 초 뒤.

아무 반응 없었다.

"역시 그 말이 사실이군요."

"그게 무슨..."

"서진 씨에게는 관리자의 권한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다고 하던데, 정말인가 봅니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서 신기하네요."

뭐랄까, 실험실의 쥐가 이런 기분이려나.

나는 어깨를 으쓱이면서 대답했다.

"이 구역의 관리자님께서 무슨 일로 찾아오셨어요?"

"아, 그건 미리 서진 님께 이 밑에 있는 몬스터의 정보를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정보가 없이 싸우면 곤란하실 것 같아서... 밑에 있는 놈이 생각보다 까다로워서요."

몬스터는 가산디지털단지 7호선을 탑승하는 대합실 쪽에 자리잡고 있다.

몬스터에 대해서 정보가 아무것도 없어서 살짝 난감해지려던 찰나에 잘 되었다. 하룬 씨는 웃음을 지으면서 눈을 감았고, 얼마 가지 않아 내 눈앞에 정보창 하나가 떠올랐다.

[몬스터 이름: 언노운(Unknown)

분류: 균열

레벨: 230

특성: 비겁자(S급), 약자멸시(S급) 등 3개

능력치

확인되지 않음

특수 능력치

확인되지 않음

스킬

확인되지 않음]

"끄으응."

나는 그 정보창을 읽어내려가면서 침음성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분명 저 하룬이라는 관리자가 직접 '권한: 탐색'을 사용해서 정보를 획득했을 터였다. 하지만 레벨과 특성을 제외한 그 어떤 것도 파악되지 않았다.

내 몸에 깃들어있는 권한의 조각보다야 온전한 관리자의 권한이 더 강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 능력치가 파악되지 않았다면, 이번 전투에서 탐색의 도움은 받을 수 없다는 뜻이었다.

하룬은 이런 내 어두운 표정을 바라보면서 말했다.

"이 녀석은 평범한 몬스터와는 조금 다릅니다. 아마 서진 씨가 여태까지 상대했던 몬스터와는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분류가 균열이라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차원의 균열이라는 곳에서 흘러나온 몬스터라는 뜻입니다. 아직까지 지구인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정보라서 알려드리기가 곤란하네요. 죄송합니다."

냄새가 난다.

더 큰 퀘스트의 냄새가 강하게 난다.

관리자로부터 받는 퀘스트는 게임에서 NPC에게 받는 퀘스트와 비교도할 수 없을 정도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보상 또한 어마어마하며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점.

정보는 이 세상에서 더없이 중요한 것이 되었다. 대격변 이후 지구는 끊임없이 바뀌어가는 중이다.

도시에 몬스터가 침공할 때도 있었고, 국가적인 재난이 일어날 때도 있었다.

모든 사건의 중심에는 관리자들이 주는 퀘스트가 자리잡았고, 그 퀘스트를 수행하는 건 소수의 탑 랭커들.

이 퀘스트도 추후에 더 큰 퀘스트로 발전할 수 있는 냄새가 강하게 풍겨왔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대답했다.

"관리자님이 그렇다면 그런 거죠."

"아, 참고로 이 몬스터 때문에 각종 아티팩트들이 작동을 안 할 겁니다. 방송을 송출하실 수 없을 거에요."

"...크음."

살짝 아쉽다.

방송을 켜지 못한다면 돈은 둘째 치고 관심 종자의 효과를 제대로 누릴 수 없지 않은가?

물론 근래에는 방송을 켜지 않더라도 관심 종자가 지속되기는 한다.

인터넷에 워낙 내 얘기가 많기 때문이다. 엣헴.

그래도 관심종자의 효과를 극대화시키려면 방송을 켜는 것이 좋은데, 그게 제한이 된다니 아쉬울 따름이다.

하룬은 내 시무룩한 표정을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어쩌면 서진 씨에게 이 몬스터는 선물일 수도 있을 것 같네요."

"몬스터가요?"

"직접 잡아보시면 압니다. 자, 너무 많은 말을 했으니 이만 가보겠습니다. 서진 씨라면 충분히 몬스터를 잡아주실 거라 믿고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그럼."

하룬 씨는 나타났던 것처럼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리고 그가 사라지자마자,

[주의! 허가되지 않은 존재가 나타납니다!]

"콰우우우우우!"

저 멀리서 머리가 3개나 달린 기괴한 사자 한 마리가 달려나왔다.

그로테스크한, 끔찍한 외형.

정말 이 세상의 것이 맞나 싶을 정도로...

"너 진짜 못 생겼다."

"콰우우우!"

끔찍하게도 못 생겼다.

나는 비릿하게 웃음을 지으며 검을 꺼내들었다.

일단 몇 대 때리면서 간을 봐 볼까?


작가의말

Q. 작가님, 현역병이세요 직업 군인이세요?

A. 네, 저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육군 상병입니다. 하하... 전역이 언제냐구요? 묻지마세요...(주륵)


Q. 군인인데 공모전 출품해도 되는 부분?

A. 사단에 전화 해보니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더더욱 열심히 써보려구요.


Q. 소속부대는 어딘가요?

A. 기밀입니다... 


궁금하신 사항 있으면 언제든 덧글로 물어봐주세요. 성심성의껏 대답해드려요.

이만, 상병 데오그란트 물러나겠습니다.


백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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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16화. 잘 먹겠습니다! <2> +71 17.07.30 16,842 709 10쪽
48 16화. 잘 먹겠습니다! +78 17.07.30 17,033 73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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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 15화. 한심한 종자들 <2> +29 17.07.29 17,224 638 10쪽
45 15화. 한심한 종자들 +31 17.07.28 17,467 61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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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14화. 아수라장 <2> +36 17.07.27 17,730 651 10쪽
42 14화. 아수라장 +36 17.07.27 18,846 66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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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13화. 맛있는 냄새 <2> +33 17.07.26 19,753 647 10쪽
39 13화. 맛있는 냄새 +44 17.07.25 20,214 712 10쪽
38 12화. 힐링이 필요해 <3> +44 17.07.25 20,947 642 10쪽
37 12화. 힐링이 필요해 <2> +53 17.07.24 21,515 69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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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11화. 만만하냐? <3> +36 17.07.23 22,815 744 10쪽
33 11화. 만만하냐? <2> +43 17.07.22 22,916 784 10쪽
32 11화. 만만하냐? +40 17.07.22 23,607 78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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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 10화. 어디서 약을 팔아 <2> +53 17.07.20 24,041 820 10쪽
29 10화. 어디서 약을 팔아 +53 17.07.19 25,710 775 10쪽
28 9화. 머리를 써야지 <3> +54 17.07.18 26,364 842 10쪽
27 9화. 머리를 써야지 <2> +41 17.07.17 26,984 833 10쪽
26 9화. 머리를 써야지 +64 17.07.16 27,856 877 10쪽
25 8화. 쇼를 해라 <3> +57 17.07.16 28,907 872 10쪽
24 8화. 쇼를 해라 <2> +57 17.07.15 28,967 919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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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7화. 날아오르라! <4> +39 17.07.14 29,427 900 10쪽
21 7화. 날아오르라! <3> +40 17.07.14 30,097 96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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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4화. 될 놈 +28 17.07.04 35,239 923 10쪽
9 3화. 재도약의 발판 <3> +26 17.07.03 35,896 90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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