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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오그란트 님의 서재입니다.

캬! 버그에 취한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퓨전

데오그란트
작품등록일 :
2017.06.27 19:18
최근연재일 :
2017.08.08 20:26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1,516,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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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583
글자수 :
246,350

작성
17.07.03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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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8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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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7
글자
10쪽

3화. 재도약의 발판 <3>

DUMMY

우리들은 이런저런 가벼운 이야기를 나누면서 각자 정비를 끝냈다.

"치트 님. 혹시 실례가 되지 않으면 저희랑 같이 파티하시지 않겠어요?"

수연 씨가 정중하게 나에게 물었다.

나는 난처한 웃음을 지으면서 어깨를 으쓱였다.

"아직은 누구랑 같이 사냥하고 싶은 마음이 딱히 없네요. 죄송해요. 여러분들이랑 같이하면 재밌을 것 같기는 한데."

미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미안한 건 미안한 거고 이건 이거다.

굳이 내가 이들과 파티를 이루어서 사냥할 이유는 없었다.

혼자 사냥해도 속도는 잘 나왔고, 파티를 해봤자 경험치만 줄어들 뿐이다. 나에게 이득이 되는 건 단 하나도 없었다.

내 대답에 수연 씨는 아쉽다는 듯이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꽤 귀엽게 생긴 여자라서 그런지... 정말 귀엽다.

뭐, 귀엽지만 내 여자 아니니까 신경을 쓸 필요는 없겠지.

"아쉽다. 치트 님이랑 사냥 같이하면 되게 편할 것 같은데."

"야, 수연아. 치트 님이 얼마나 바쁘신 분인데? 우리는 오늘 여기까지만 하고 던전에서 나가자. 포션도 다 떨어졌고, 장비도 많이 상했잖아."

"조금만 더 잡으면 레벨 업인데?"

"그래도."

수환 씨가 수연 씨에게 살짝 꾸중하는 투로 말했고, 그 말에 수연 씨의 표정이 굉장히 시무룩해졌다.

나는 그런 그들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안전이 제일인 법이죠. 먼저들 들어가세요."

"아, 치트 님 방송 복귀가 언제라고 하셨죠?"

내가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나자 수환 씨가 넌지시 물어왔다.

"다음주 월요일입니다."

"얼마 안 남았네요. 복귀 방송하면 꼭 가서 후원할게요. 치트 님 화이팅!"

언제나 응원을 듣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그래도 나 때문에 위험에 처했던 사람인데, 이 정도는 해줘야했다. 내 잘못으로 사람이 죽으면 분명 죄책감을 느꼈을 거다.

앞으로 몬스터들을 몰이해올 때 꼭 주변에 각성자들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하라 해야겠다.

으음.

기분 탓일까?

저 사람들 왜인지 모르게 다음에도 또 만날 것 같다.

어찌 되었든 그들은 충분히 휴식을 한 다음 안전지대에서 벗어났고, 나는 그들과 헤어지자마자 곧장 앞에 있는 중간 보스룸을 향해 걸어갔다.

벌써 중간 보스룸이라.

진행 속도가 아주 쾌적했다.

나는 수환 씨 일행이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다시 파이어 워커를 소환해냈다. 그리고 멈추지 않고 곧바로 중간 보스룸으로 입장했다.

작은 석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곧바로 알림 메세지 창이 눈앞에 떠올랐다.

[던전의 중간 보스룸에 입장하셨습니다.]

[보스 몬스터 '제르딘 남작'이 출현합니다! 전투를 준비하십시오!]

어디선가 기분 나쁜 음습한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곧 그 기분 나쁜 기운의 근원이 나타났다.

"겁도 없이 혼자서 여기까지 잘도 왔구나."

다른 뱀파이어와는 다르게 꽤 세련된 코트를 걸치고 있는 몬스터.

얼굴도 유별나게 잘 생겼다.

한 마디로 딱 재수없게 생겼다.

중간 보스답게 비주얼도 중간 보스급으로 뛰어났다.

"우리 동족의 피를 얼마나 묻힌 건지 짐작도 안 가는구나. 감히 우리들의 성지에 침범한 대가를 치루게 해주마."

"그거 아냐?"

아공간에서 검을 꺼내면서 넌지시 질문했다.

내 질문에 녀석은 미간을 찌푸리면서 대답했다.

"뭘 말이냐?"

"뭐긴. 게임에서는 그런 멘트를 치면 무조건 죽어. 사망 플래그라고들 하지."

"무슨..."

"한 마디로 너도 사망 플래그 꽂혔다고."

그렇게 말하면서 파이어 워커로 하여금 곧바로 녀석의 정면을 공격하게 했다. 나름 귀족이라고 정중하게 싸우려고 했는지, 갑작스러운 기습에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화르륵.

제르딘이 걸치고 있던 코트자락이 불에 타올랐다.

"이런 경우 없는 놈!"

"싸움에 경우를 따지냐? 이기면 되는 거지."

탐색 스킬을 통해서 대충 파악한 정보에 따르면, 저 녀석의 주 공격은 흑마법이었다.

육탄 공격이나 흡혈을 주로 사용하는 저급 뱀파이어와는 확연히 달라진 스타일이다. 게다가 마법사들을 상대로 전투를 펼치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여태까지 파이어 워커가 물리적인 공격에서 자유로웠다면, 이번 전투에서는 다를 수밖에 없다.

상대방은 마법 공격이 가능한 클래스다.

파이어 워커 또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었다.

[당신의 소환수가 작지 않은 타격을 입었습니다!]

"고작 이딴 불덩어리로 나를 막을 수 있을 것 같나?"

파이어 워커의 형체가 일순간 흔들렸다.

그러나 곧 내가 주입한 마력에 의해 체력을 복구했다.

저 녀석의 레벨은 90.

아슬아슬하게 롤백이 사용가능한 대상이었다.

나는 빠르게 전투 방향을 결정한 다음, 곧바로 몸을 움직였다.

마법사 클래스는 분명한 장단점이 존재한다.

장점이라함은 범위 공격이 가능하며, 공격 한 방 한 방이 강력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단점은,

"크아악!"

시전 시간이 존재한다는 점.

그건 이런 전투에서 아주 큰 영향을 끼친다. 나는 마법을 시전하는 제르딘에게 빠르게 다가가서 검을 휘둘렀다.

어마어마한 능력치에서 튀어나오는 공격속도는 가히 질풍 같은 수준이다.

굳이 강화 스킬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엄청나게 빠르다.

괜히 능력치가 있는 게 아니니까.

제르딘은 시전을 취소하고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그리고 나서는 갑자기 자신의 팔을 깨물으면서 중얼거렸다.

"피의 하수인들아, 너희들의 적을 공격해라."

아, 이 스킬 아까 확인했다.

마법이랑은 별개로 종족 특별 스킬인 '하수인' 소환이다. 제르딘의 피는 땅에 떨어지자마자 빠르게 오망성을 이루었고, 그 중심에서 핏빛 늑대들이 뛰쳐나왔다.

녀석의 하수인은 늑대인 모양이다.

좋아, 쉽게는 안 잡힌단 말이지?

하지만 내 앞에서 하수인을 소환해낸 건 오판일 수밖에 없다.

나는 빠르게 소환된 늑대들을 대상으로 지정한 후에 롤백을 시전했다.

[소환된 하수인들이 원래의 자리로 돌아갑니다.]

"이게 무슨!"

"뭐기는. 이전으로 되돌린거지. 불만 있냐?"

롤백은 생존기로 주로 사용되지만, 소환수에 한정해서 소환을 해제시키는 효과를 지니고 있다.

말 그대로 롤백이다.

이전으로 되돌리는 거다.

그게 소환수에게 적용되면 당연히 소환 해제가 되는 것이고.

기껏 소환한 하수인들이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자 제르딘의 표정이 크게 일그러졌다. 아마 그 늑대들이 전투에 참여했다면 굉장히 까다로워졌을 거다.

숫자로도 밀리는 상황이고, 늑대들이 나를 마크하는 사이 제르딘의 마법 시전이 자유로워졌을 터였다.

하지만 이 '버그'라는 말도 안 되는 클래스는 그런 모든 것들을 단 하나의 스킬로 무위에 돌려버렸다.

매 순간마다 느끼는 거지만, 진짜 말도 안 된다.

나는 당황한 제르딘을 향해 다시 한 번 몸을 쇄도했고, 또 녀석의 몸에 공격을 적중시킬 수 있었다.

"크아아악!"

"비명 소리좀 다채롭게 내라. 맨날 크아아악, 이게 뭐냐?"

"가만히 안 두겠다! 다크 파이어!"

화르륵.

순간적으로 내 발밑에 검은 불길이 솟아올랐다.

이크, 즉시시전이 가능한 마법인가 보다.

방송에서 본 적이 있어서 크게 당황스럽지는 않았다. 즉시 시전이 가능하지만 위력은 크지 않다.

살짝 체력이 줄어들었지만 곧바로 힐을 사용해서 체력을 회복시켰다.

"어차피 죽을 거 곱게 죽어."

['패왕검'의 효과가 발동합니다. 전투 시간이 지속될 수록 데미지가 상승합니다!]

['패왕검' 스킬의 하위 스킬 '참격'이 생성되었습니다!]

계속해서 검격을 이어나가자 스킬 하나가 생성되었다.

보검이가 쓰는 걸 본 적이 있다.

적의 흉부를 길게 베어내는 스킬이다. 나는 스킬이 생성되었다는 메세지 창을 읽자마자 바로 스킬을 시전했다.

"참격."

푸슉!

그러자 제르딘의 가슴팍에서 피가 솟구쳐올랐다.

"내가... 크윽."

방금 전 참격으로 인해 제르딘의 피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조금만 더 공격하면 마무리를 지을 수 있을 것 같다.

나는 몸을 돌리며 참격을 재사용했고, 방금 전에 공격했던 곳 살짝 위에 검흔이 하나 더 생겨났다.

마법사 클래스라서 살짝 긴장했다만, 역시 마법사를 수호해주는 놈들이 하나도 없으니 너무도 쉬운 공략이다.

[혼자서 중간 보스를 레이드하셨습니다! 특별 추가 경험치가 주어집니다.]

[던전의 세이브 포인트가 갱신됩니다.]

[레벨이 오릅니다.]

[레벨이 오릅니다.]

[레벨이 오릅니다.]

이후에 참격을 2번 더 후려맞은 제르딘은 바닥에 쓰러졌고, 곧 녀석의 시체에서 아이템이 떨어졌다.

솔로 레이드 보상으로 무려 3개의 레벨이 한 번에 올랐다.

나는 메세지 창들을 확인한 후 닫았고, 곧바로 제르딘의 시체에서 떨어진 아이템을 향해 걸어갔다.

반지처럼 생겼는데?

[봉인된 아이템이지만, 당신의 '권한: 탐색'으로 인해 봉인이 해제됩니다.]

[아이템 이름: 피를 갈망하는 자

등급: 레어

착용 조건: 레벨 80이상

설명: 뱀파이어 남작 제르딘이 늘 착용하고 있던 반지다. 뱀파이어의 원한이 들어감으로서 특수한 옵션이 생겨났다. 착용자에게 생명력 흡수 옵션을 주지만, 원혼이 들어가 있기 때문에 폭주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겨난다.

효과: 공격력에 비례한 생명력 흡수

패널티: 체력이 낮아지면 일정한 확률로 이성을 상실할 수 있습니다 - '버그(Bug)'의 특수 효과로 인해 패널티가 삭제됩니다.]

"와."

경매장에서 최고가에 팔린다는 생명력 흡수 악세사리!

될 놈은 된다.



작가의말

2연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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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11화. 만만하냐? <2> +43 17.07.22 22,916 784 10쪽
32 11화. 만만하냐? +40 17.07.22 23,607 785 10쪽
31 10화. 어디서 약을 팔아 <3> +71 17.07.21 23,522 825 10쪽
30 10화. 어디서 약을 팔아 <2> +53 17.07.20 24,041 820 10쪽
29 10화. 어디서 약을 팔아 +53 17.07.19 25,710 775 10쪽
28 9화. 머리를 써야지 <3> +54 17.07.18 26,364 842 10쪽
27 9화. 머리를 써야지 <2> +41 17.07.17 26,984 833 10쪽
26 9화. 머리를 써야지 +64 17.07.16 27,856 87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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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 8화. 쇼를 해라 <2> +57 17.07.15 28,967 919 10쪽
23 8화. 쇼를 해라 +75 17.07.15 29,484 971 10쪽
22 7화. 날아오르라! <4> +39 17.07.14 29,426 900 10쪽
21 7화. 날아오르라! <3> +40 17.07.14 30,097 96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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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5화. 인생은 불공평해 +42 17.07.08 33,076 958 10쪽
12 4화. 될 놈 <3> +49 17.07.08 33,229 934 10쪽
11 4화. 될 놈 <2> +40 17.07.07 32,780 902 10쪽
10 4화. 될 놈 +28 17.07.04 35,239 923 10쪽
» 3화. 재도약의 발판 <3> +26 17.07.03 35,896 907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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