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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글동그림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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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글동그림
작품등록일 :
2012.09.10 17:23
최근연재일 :
2012.09.10 17:23
연재수 :
5 회
조회수 :
4,174
추천수 :
23
글자수 :
28,670

작성
12.09.10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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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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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3쪽

Step A-02 취미(趣味):인생의 또다른 즐거움.

DUMMY

<font size='6' face='궁서'> <b>

Step A-02 취미(趣味):인생의 또다른 즐거움.


</b> </font>



나와 눈이 마주치자, 호그와트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다시 3년이다. 인체개조까지 10 년, 그 뒤로 마법 수련에 3 년....

지난 3년 동안 나는 아무 것도 이룬 게 없었다.

호그와트는 자기가 천재니까, 나도 천재라고 생각했겠지?

“내 살다, 살다, 너처럼 마법에 재능 없는 놈 처음 봤다.”

나도 안다. 내가 마법에는 완전히 재능이 없다는 것을!

아, 마나는 쌓였다. 당연히 마나 컨트롤도 늘었다. 인체 개조로 마나로드가 뚫려 있고, 내 심장 대신에 7서클의 마나가 담겨 있는 마나하트가 뛰고 있는데, 마나 컨트롤마저 못한다면 그건 거짓말이다.

그런데 호그와트와 호크바사의 가설상으로는 마나하트의 마나가 용해되면 심장을 중심으로 서클을 이루어야 하는데, 내 경우는 용해된 마나는 모두 하단전에 축적되었다. 마치 하단전에 있다는 마나시드가 마나를 빨아들이기라도 하는 것 같다.

“마나에 뜻을 심으란 말이다, 의지를! 마치 네 수족을 움직이는 것처럼 길들여!”

마나 컨트롤을 수련할 때면, 호그와트는 항상 이렇게 소리쳤다. 시간이 촉박해서다. 지금이야 마나로 자신의 육체의 붕괴를 막고 있지만, 언제 마나링이 깨지면서 재로 흩어질지 호그와트도 그리고 호크바사도 모르고 있었다.

내 신체의 인체 개조도 호그와트가 아니라 마녀로 트랜스폼을 한 호크바사가 했던 이유도 그것이다. 되도록 흐그와트의 마나는 보존해야 한다. 그래야 호그와트의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 지금도 가끔 물의 정령와 엘라임이 와서 호그와트의 몸을 힐링샤워 해주고 간다.

나는 의식적으로 마나를 끌어올려서 심장에 서클을 그렸다. 그러면 마나는 서클을 만들고 순환한다. 벌써 네 번째 서클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4서클이다. 하지만 그 뿐이다.

시동을 걸면 자동차 엔진은 계속 돌아가듯이, 마나 서클도 자기가 알아서 순환을 해야 한다. 하지만 내 마나는 내 컨트롤이 끝나기가 무섭게 아랫배로 내려가서 차곡차곡 쌓였다. 그리고 다시 내가 불러줄 때까지 그곳에 자리를 잡고 앉아서 움직일 생각을 안 했다.

-어! 마나 컨트롤까지는 잘 하네! 큭큭큭.

호크바사는 드래건답지 않게 웃기까지 했다. 그럴 때마다 호그와트의 한숨은 깊어만 갔다.

이것은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 거야? 마나가 왜 아랫배에 가서 자리를 잡냐고!”

애초에 호그와트도 내 아랫배에 마나의 씨앗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이 이런 작용을 할 줄은 미처 몰랐나 보다.

이건 나는 물론, 그리고 호크바사도 예상치 못했던 일이다. 판게니아의 인간들은 마나가 모두 심장에 모여 서클을 이루지, 나처럼 아랫배에 쌓이는 경우는 전혀 없었기 때문이다.

-나라면 저 녀석이 일부러 마나 서클을 돌리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아닌지 그것을 의심해 보겠다.

“정말이냐?”

“풋....”

나는 웃음밖에 안 나왔다.

어서 빨리 마나를 쌓고 법을 배워야 지구로 돌아갈 수 있는데, 내가 마법을 안 배우려고 한다고? 마법을 배우는 이유가 뭔 대? 조금만 생각해 봐도 내가 그럴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는 것 아니야? 그런데, 호그와트는 호크바사의 말에 이렇게 쉽게 넘어갔다.

-진짜 그런지 아닌지는 저 놈 뱃속을 갈라보면 알 수 있지 않을까?

“그게 호크바사가 하고 싶은 건 아닌가요?”

이게 드래건 호크바사의 진짜 속셈이다. 신기한 이계의 인간인 나를 한 번 더 해부해보고 싶은 거다. 이참에 내게 장착한 마나하트가 어떻게 변했는지 직접 자기 눈으로 확인하고 싶기도 하고.

-흥!

내 말에 호크바사는 콧김을 깊게 뿜으며 백열등이 꺼지는 것처럼 사라졌다. 이것으로 내 짐작이 맞다는 게 증명이 된 셈이다.


더 이상 마나를 심장에 착상시키는 데 실패하고 당황한 호그와트는 내게 마나의 활용법을 가르쳐 주었다. 혹시 그러다 보면 심장에 마나 서클이 자리를 잡지 않을까 해서다.

그런데 문제는 호그와트가 이야기하는 마나의 활용법이라는 게 결국 오더토크 마법이고, 오더토크 마법은 그의 말대로 99%의 노력과 1%의 영감으로 얻는다. 아무리 1%의 영감을 갖고 있어도 99%의 노력을 하지 않으면 마법을 배울 수 없다지만, 반대로 99%의 노력이 있어도 1%의 영감이 없으면 오더토크마법은 못 하는 거다. 바로 그 1%의 영감이 없어서 판게니아의 마법사들이 모두 실패한 거다.

그리고 내 결과는?

당연히 실패다. 그것도 대실패!

나는 마나만 순환시킬 줄 알았지, 그 마나를 마법으로 변환하면서 몸 밖으로 출력하는 데에는 실패했다.

결국 나는 그렇게 마나만 쌓은 마법사도 아니면서 무려 4서클의 마나서클을 만들고, 6서클에 해당하는 마나를 품은 존재가 되어버렸다.

그럼 뭐 하나! 마법을 못 쓰는데.

그래서 한숨이다.

호그와트와 호크바사는 차라리 판게니아의 인간을 데려다가 인체개조를 했다면, 나보다 나을 것이라는 생각마저 하기 시작했다.

이제야 하는 말인데, 나는 호그와트의 실패를 반쯤은 예상하고 있었다.

왜냐고?

호그와트는 천재다.

그것도 판게니아의 역사상 천 년에 겨우 하나 나온 천재! 드래건과 정령왕과 교류를 갖고 카오스의 축복 아래 일반인의 16배에 달하는 수명을 누리는 천재다.

그에 반하면 나는 둔재다. 지구에서도 전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던 그런 둔재였다. 당연히 호그와트 같은 번뜩이는 깨달음도 없고, 척 하면 착 하는 머리도 안 돌아간다.

나는 호그와트가 말하는, 내가 호그와트의 다른 차원 버전이라는 말 자체를 믿을 수가 없었다. 우리 두 사람은 너무 닮은 데가 없었으니까!

나는 뚫린 마나로드를 따라 잘도 돌아간다. 쾌속질주, 무한질주에 속도무제한의 아우토반이다. 하지만 그 뿐, 몸 안을 돌던 마나는 얌전히 아랫배에 주차를 한다. 그것으로 끝! 디 엔드다.

그럼 혹시 내가 마법에 대한 개념이 없기 때문에 그런 것은 아닐까 해서 호그와트는 내게 다른 학파의 마법에 대해서도 가르쳤다.

하지만 내게 여전히 마법은 먼 이야기일 뿐이었다.

난 수식을 통해 손끝에 모인 마나가 어떻게 변환되어서 불꽃이 되고 바람이 되는지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그나마 나는 머리가 완전히 바보는 아니라서 수식을 베끼고, 허공에 마법진을 그리고 주문을 영창할 수는 있다.

그럼 저절로 마법이 펼쳐진다. 내가 하려고 해서 되는 게 아니라, 그렇게 하면 되는 것뿐이다. 나는 그 속의 메커니즘도 모르고, 당연히 응용을 할 수도 없다.

예를 들자면 이런 거다.

1서클에서는 바람-윈드를 일으킨다. 그리고 애로우를 배운다.

그럼 2서클을 이루면 1서클의 윈드와 애로우를 합성하여 윈드 애로우로 자연스럽게 진화가 되어야 하는데, 나는 그게 안 된다. 따로 윈드 애로우를 배워야 한다.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다.

2서클의 파이어와 확장explosion를 알면, 3서클에서는 이 둘을 합성하여 불폭탄-파이어 밤bomb을 터뜨릴 줄 알아야 하는데, 나는 파이어와 확장을 배웠고 3서클 이상의 마나를 갖고 있음에도 파이어 밤을 터뜨릴 줄 모른다.

결국 파이어밤을 위해서는 파이어밤을 따로 배워야 하는 거다.

이 모든 것은 한 마디로 태생적으로 마나친화력이 바닥인지라, 자연스런 마나의 확장과 지배현상을 내게서는 찾아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즈음 되니까, 호그와트도 슬슬 포기를 하는 것 같았다.

오죽하면 그 과정이 재미있어서 정령왕 엘라임이 매일 나를 구경왔을까? 오늘도 와서는 무슨 마법을 배웠느냐? 그럼 또 뭐는 할 줄 아냐? 등등을 묻다가 갔다.

하지만 나는 실망하지 않았다.

내게 필요한 것은 단 한 가지.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차원이동 마법과 왕복하고 고향에서도 숨을 쉬기에 충분한 마나뿐이니까!

나는 등 뒤에서 호그와트가 한숨을 쉬건 말건, 그곳을 나왔다.

‘보오람찬, 하루일을 끝마치고서.... 라라라, 라라라라, 라라라아 라.’

요즘은 배우지도 않았던 군가가 왜 이렇게 흥겨운지 모르겠다. 비록 아는 구절은 여기까지지만!


여기는 호그와트의 레어다.

더불어 호크바사의 레어이기도 했다.

인류 최초로 9서클에 도달한 호그와트가 또 무엇을 하나 궁금한 호크바사는 그를 자신의 레어로 초대를 했고, 호그와트가 하는 모든 마법 실험에 필요한 기자재들을 무상으로 제공을 했다.

이델리아라는 나라에 호그와트의 오더토크 마탑이 있다지만, 오더토크 마법사도 호그와트 밖에 없는 현 상황에서 호그와트는 400 년 전에 이델리아의 마탑을 떠나 이곳으로 옮겼다. 그래서 지금 그곳은 일종의 마법사들의 순례지로 되었다나 뭐라나....

결국 그렇게 서로 다른 두 종의 동거가 이어졌고, 나는 호그와트 덕분에 세 번째 레어의 동거인이 된 셈이다.

어쨌거나 여기는 드래건의 레어다. 이게 무슨 말이냐면, 여기는 완전히 별천지라는 이야기다.

만 년 가까이 살아온 호크바사가 모아온 온갖 종류의 골동품, 기념품, 또는 쓰레기가 곳곳에 쌓여 있고, 그것들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오늘도 나는 호크바사가 쓰레기장이라고 부르는 잡동사니 창고를 뒤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나는 우연히 시커먼 인형 풍선을 발견했다. 그 때까지만 해도 그것은 바람 빠진 풍선처럼 축 늘어져 있었다.

이건 뭐에 쓰는 물건이었던고? 그게 신기해서 만지니까 서서히 부풀어 올랐다. 그러니까 풍선이지!

얼마나 부푸나 궁금해서 계속 주물렀더니, 결국 나 만해졌다.

하지만 그 뿐! 다른 변형은 일어나지 않았다. 변하지도 않았고, 디테일해지지도 않았다. 여전히 풍선일 뿐이고, 탄탄해졌을 뿐이다.

드래곤의 레어에 있는 물건답게 그것은 어떤 이음새도 없었고, 바람이 들어오고 빠지는 구멍도 없었다.

몇 번을 이리저리 비틀고, 당기고, 꼬다가 나는 포기를 했다. 다른 곳을 가 보자고 나오는데, 누가 나를 툭툭 두들겼다. 뒤돌아보니, 풍선이었다.

움직인다!

하지만 신기한 것을 하도 많이 봐서 나는 이제는 더 이상 놀라지도 않았다.

“넌 살아있는 거냐?”

대답을 하듯이 풍선이 고개를 저었다.

“그럼? 죽은 거냐?”

이번에도 고개를 저었다.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니면.... 넌 아직 태어나지 않은 것인가 보구나?”

내 말에 풍선은 팔짱을 끼고 심각하게 고민을 하기 시작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가 생각해도 그게 가장 가까운 답인가 보다.

“그럼 넌 뭐냐?”

답이 없다. 아마 자기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가자. 네가 무엇인지 내가 알게 해 주지.”

여기가 드래건의 레어니까, 호크바사에게 물어보면 될 거다.

나가려는 나를 풍선이 잡았다. 손도 없어서 손이 있어야할 부위로 내 손목에 팔짱을 꼈다.

“왜? 뭐 찾을 거 있어?”

내 말에 풍선이 한 쪽을 가리켰다.

“이거? 이거 아냐? 그럼 이거? 이것도 아냐? 그럼 어떤 그어?”

나는 풍선이 가리키는 곳을 뒤지다가 한참만에야 풍선이 원하는 물건을 찾아냈다.

“이거? 이거 맞아? 배지야, 뭐야?”

사이즈는 손바닥 만 해서는 알 수가 없는 금속판이다.

“아아!”

난 뭔지 알아차렸다.

이건 허리 벨트의 버클 같은 거다. 할리데이비슨 벨트 버클! 풍선은 버클을 자신의 허리에 가리켰다. 보니까, 풍선의 배꼽 부근에 딱 맞는 자리가 있었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버클을 풍선에 끼워 넣었다.

“호오, 잘 맞는군!”

가만 버클의 문양을 보니까, 어디선가 이것과 비슷한 문양을 가진 것을 본 적이 있었던 것 같다. 두 마리의 뱀이 서로 몸을 비비 꼬는 그런 모양인데.... 언제더라?

“이거 말고 또 있지?”

풍선은 반갑게 고개를 끄덕였고, 나는 마저 뒤졌다. 그렇게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갔다.


“찾았다!”

나는 드디어 같은 문양의 물건을 찾아냈다.

길이는 고작 50cm 정도 밖에 안 되는, 폭이 넓은 칼이다. 그러니까, 고대 로마군들이 쓰던 그런 칼 같다. 이런 걸 글레디에이터소드라고 하던가? 손잡이에 문양이 버클과 일치했다.

칼은 있는데, 칼집이 안 보였다. 그 때도 왜 칼집은 안 보일까 궁금해서 한참을 뒤지다가 포기를 했던 그 물건이다.

다음순간 풍선은 나를 덮쳤다.

마치 풍선껌처럼 쭉 늘어나서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하나의 빈틈도 없이 나를 감싸 버렸다. 뭐랄까 만두 만들 듯이? 아니, 거미나 누에가 고치를 빗듯이? 아니, 어부가 투망으로 덮치는 것이 더 잘 어울리지 않나? 어쨌거나 그렇게 나를 감은 풍선은 나를 질식시켰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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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Step A-02 취미(趣味):인생의 또다른 즐거움. +12 12.09.10 812 7 12쪽
4 올려주신 지난 댓글들.... 감사합니다. +1 12.09.10 718 1 9쪽
» Step A-02 취미(趣味):인생의 또다른 즐거움. +2 12.09.10 650 3 13쪽
2 Step A-01 동기(動機):내가 살아야만 하는 이유. +2 12.09.10 757 6 22쪽
1 Intro 대학진학의 조건 +3 12.09.10 1,238 6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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