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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님의 서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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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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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역기사
작품등록일 :
2021.06.11 12:54
최근연재일 :
2021.08.05 18:00
연재수 :
4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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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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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5,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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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6.1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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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쪽

1화 - 접속

DUMMY

성현은 눈을 뜨자마자 허겁지겁 일어나 즉석식품을 전자레인지에 돌려놓고 그 5분 사이 샤워를 끝마친다. 컴퓨터 앞에 앉아 젖은 머리를 말리는 동시에 음식을 마시듯 먹었다. 그러면서도 컴퓨터론 발로란스 사가에 대한 정보를 찾아보고 있었다.


“그때 애들이 레벨 20때 전직이라고 했지?”


전날 밤 시청자들이 알려준 정보와 인터넷에 올라온 정보들을 대조한다. 어느덧 접시가 모두 비었고 그 빈 접시를 싱크대에 던지듯 넣어놓곤 담배를 물곤 젖은 머리를 마저 말린다.

머리가 어느 정도 마르자 담배를 하나 더 물곤 센터박스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다 뒤졌다. 이걸로 구독자 100만 찍고 출세다.“


젖은 수건을 빨래통에 던져놓고 센터박스를 머리에 쓴다. 그리곤 버튼을 누르고 눈을 감는다. 어둠 속에선 한 줄기 빛이 반짝이더니 귀가 아닌 머릿속에서 안내 음성이 들리곤 카운트다운이 어둠 속에 나타난다.


3


2


1


살며시 눈을 뜨자 변함없는 자신의 방이었다.


"뭐야? 고장 났나?“


성현은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자신의 방을 둘러보며 낙심하지만, 곧 거실에 있던 거울을 통해 자신의 머리에 씌어있어야 할 센터박스가 없는 것을 확인했다.


"어? 뭐야? 이거 어디 갔어?“


[당신의 새로운 초 가상현실, 센터박스 V4를 이용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용하실 소프트웨어를 선택해주세요.]


눈앞에 선명한 홀로그램 글자와 함께 안내 음성이 흘러나오자 흠칫 놀란다.


"오, 상당히 본격적이네? 이미 시작한 건가? 근데 우리 집 구조는 어떻게 안 거야?“


혼자 중얼거리자 다시 안내 음성이 흘러나온다.


[초기화로 인해 집안 구조를 리스캔 하였습니다. 새로운 등록자 '최성현'님 맞습니까?]


"아 어제 한 게 이거였구나···음성으로 하면 되나?“


머뭇거리던 성현은 허공에 대고 자신임을 확인시킨다. 잠시 후 간단한 설명서가 떠올랐고 그곳에서 소프트웨어 실행 방법을 보고 똑같이 손짓하여 어제 설치한 발로란스 사가를 실행시킨다.


[장기간 기기 사용은 사용자에 따라 인체에 무리가 될 수 있습니다. 즐거운 초 가상현실 이용되십시오]


"그래그래, 빨리 좀 시작해봐라~“


안내 음성과 함께 집안 구조가 파편으로 서서히 사라지고 파도와 갈매기 소리와 함께 해변이 펼쳐진다.


[이전에 등록한 계정을 찾지 못했습니다. 신규 가입이 필요합니다. 하시겠습니까?]


좀 전과 다르게 좀 더 나긋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와···진짜 바다 같잖아?“


성현은 철썩이는 바닷물을 만지며 감탄한다. 정말 태평양에 있는 어느 외딴 섬에라도 온 듯한 기분이 들었다.


"어···뭐라고 했더라? 신규 가입? 어, 그래 가입할게!“


그가 대답하자 다시 안내창과 함께 나긋한 음성이 들려온다.


[발로란스 사가에선 더욱더 도덕적이고 투명한 가상현실 사회를 위해 외모 및 성별 변경이 제한되어 현실과 동일하게 설정됩니다. 동의하시겠습니까?]


"뭐야? 그럼 그 슈트림인가 슈크림인가 하는 걔도 원래 그렇게 생긴 거야?“


성현은 어제 본 빅터의 영상을 떠올린다. 푸른 머리에 만화에서 튀어나온 듯한 외모가 현실이란 생각에 다시금 놀란다.


"뭐 어차피 얼굴이 밥 먹여주는 건 아니니···예스!“


승낙하자 헤어나 키 같은 간단한 커스터마이징 설정이 나오지만 수정하지 않은 채 그대로 넘겨버린다.


[게임에서 사용할 이름을 정해주십시오]


"샤일록“


성현은 늘 자신이 사용하던 닉네임을 말했다. 셰익스피어의 고전 소설 [베니스의 상인]에서 나오는 돈 많은 상인의 이름으로 분명 악당이긴 하지만 '대부호'라는 위치와 이름 자체가 멋있어 늘 그 이름을 사용하고 있었다. 흔한 이름이었지만 사용하는 이가 없었는지 쓸 수 있는 이름이었다.


[발로란스 사가에는 5개의 대륙이 존재하며 처음 시작 지점은 빈라드, 다이레스, 마가스 세 곳이 있습니다. 게임을 처음 접하는 분들에겐 마가스를 추천 드립니다.]


"슈트림이 빈라드에 있다고 했지? 오케이! 빈라드에서 시작한다!“


[이름 샤일록, 시작 지점 빈라드, 즐거운 모험 되십시오.]


그 음성을 끝으로 바닷바람과 파도 소리가 사라지곤 일순간 눈 부신 빛이 주위를 감쌌다.

성현, 아니 샤일록이 다시 눈을 떴을 땐 등 뒤에서 바람이 불어오는 가파른 절벽 위였다.


"우왓! 뭐야! 뭐 이런 곳에서 시작하는 거야? 하마터면 죽을 뻔했네···“


그는 깜짝 놀라는 한편 절벽 아래를 바라보았다. 실제론 한 번도 본 적 없었지만, 영화에서나 볼 법한 절벽에 파도들이 부딪치고 있었다.


"와···진짜 쩌는데? 영상에선 몰랐는데 정말 사실적이네?“


그렇게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절벽 반대쪽 숲으로 들어섰다. 영화에서나 보던 울창한 산림이 그를 반겼다. 빽빽하게 우거진 침엽수림 사이로 빛줄기들이 뻗은 모습은 실로 장관이었다.


"진짜 감탄이 끊이지 않는다. 이런 날이 진짜 오긴 하는구나···“


도시에 상경한 시골 청년 마냥 주위를 두리번거리면 걷고 있을 때쯤 어디선가 비명이 들려왔다.


"꺄아아악!“


주위 풍경에 넋을 놓고 있던 샤일록은 소리가 나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숲속 작은 공터에서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아, 이런 전개?“


샤일록은 당연하단 듯 그곳으로 달려갔다. 그곳에선 이미 사람 몇몇이 쓰러져있었고 수십 마리의 늑대들이 남은 사람들을 둘러싸고 있었다.


"도와주세요! 늑대들이···“


주근깨에 붉은 머리를 한 여자가 굵은 눈물을 떨구며 애원하듯 소리쳤다.


[튜토리얼이 시작되었습니다. 모든 튜토리얼을 완료할 때까지 귓속말 등 일부 기능이 제한됩니다.]


"진짜 클래식하네“


샤일록이 그들에게 다가서자 늑대들은 그쪽으로 돌아선다.


"이봐 젊은이 위험해!“


무리 중 남자 한 명이 그에게 소리치자 늑대가 샤일록에게 달려들었다.


"우왓!“


평소 자신이 보던 애완견을 아득히 뛰어넘은 거대한 짐승의 공격에 놀란 샤일록 외마디의 비명을 지른다. 다행히 늑대의 공격은 피했지만 다른 늑대들도 그에게 달려들 준비를 하는 듯했다.


"이걸 쓰게!“


샤일록은 남자가 던져준 것을 엉거주춤한 자세로 받아들었다. 그것은 검이었다.


[낡은 검을 획득하였습니다.]


[튜토리얼 퀘스트 1, 상단을 공격한 늑대 무리를 처치하십시오. 붉은 머리 소녀 앤은 반드시 생존해야 합니다.]


안내 음성과 함께 자신의 시야 왼쪽에 창이 떴다. 하지만 상황을 살필 차도 없이 다시 늑대가 달려들었다.


"시작부터 살생이나 가르치고, 이게 게임이냐!“


샤일록은 검을 뽑지도 못한 채 늑대들을 피해 달아나기만 했다. 너무나 현실적인 동물들의 모습에 망설이고 있던 찰나 늑대 한 마리가 높게 뛰어올라 그를 덮친다.


"어차피 데이터 덩어리야 저건···“


마음을 굳힌 샤일록은 자세를 고쳐잡곤 달려드는 늑대에 검을 박아넣는다. 늑대는 울부짖으며 꼬꾸라졌다. 아무리 게임이라지만 난생처음 저지른 살생에 샤일록의 심장이 터질 듯 두근거린다.


"그, 그래도 게임이라고 베는 감각까진 리얼하진 않네···다행이다.“


숨을 돌리던 찰나 다시 늑대들이 달려들었다. 이번엔 2마리가 동시에 그를 덮쳤다. 이번에는 아까 보단 안정된 자세로 늑대에게 검을 휘두른다. 높게 뛴 놈에게 먼저, 그리고 오른쪽에서 달려 들어오는 놈에게, 이어서 한방.


"이거 평소 운동 좀 해야겠는데···“


차례대로 놈들을 쓰러트리자 다른 남자들도 늑대들에게 반격하기 시작했다. 몇 분이 지나자 남은 늑대들은 숲으로 사라졌고 사람들은 다친 사람들을 수습하기 시작했다.


"휴, 끝인가?“


샤일록은 검을 땅에 꽂고 허리춤에 손을 가져가 담배를 찾았다.


"아 맞다. 게임이지···“


머쓱해 턱을 긁적이자 방금 검을 던져준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고마워 젊은이, 자네 아니었으면 정말 큰 일 날 뻔했어“


'NPC겠지?‘


그 남자의 너무나 자연스러운 행동에 샤일록은 머뭇거렸다. 정말 사람 같은 말투와 행동. 과연 이게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진 걸까? 사실 원래 이곳이 현실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처음에 어벙하게 행동하는 걸 보고 걱정했다고? 다행히 칼은 얼추 쓸 줄 아는구만?“


"아 네 뭐···아 참 이거···“


샤일록은 땅에 꽂아뒀던 검을 뽑아 검집에 넣곤 남자에게 건넸다.


"됐어, 어차피 다 낡은 거였고 그냥 가져가세나“


"아, 감···감사합니다.“


"마을로 가는 길이었지? 괜찮다면 같이 가세나. 우리도 그곳으로 가는 중이었거든."


마치 연극이나 소꿉놀이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이질감 속에서 생각에 잠겨있던 것도 잠시 안내 음성이 들려왔다.


[튜토리얼 퀘스트 1 완료.]


[튜토리얼 퀘스트 2, 상단과 함께 마을로 가십시오.]


안내 메시지에 샤일록은 그제야 안도를 느끼며 칼을 허리춤에 찬다.


"와, 요즘은 게임도 이렇게 하는구나···나는 그때까지 뭘 하고 있었던 거지?“


어제까지 자신이 낡은 컴퓨터와 씨름하던 모습이 멍청하다고 생각되었다.

상단 NPC들은 상황을 수습한 뒤 마차가 출발할 것이란 걸 알렸다. 샤일록이 마차로 갈 때 다시 안내 음성이 흘러나왔다.


[발로란스 사가에서 사용되는 공통 시스템에 대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간단한 제스쳐로···]


마차의 덜컹거림에 몸을 맡기며 안내 음성이 알려주는 기본 시스템들을 숙지한다.

간단한 정보창을 여는 법, 각종 상호작용 등 기초적인 정보들을 홀로그램과 함께 설명해주었다. 그 내용은 모두 옛날 소설에서나 볼 법한 실로 고전적인 방법들이었다. 허공에 손짓하여 능력치와 아이템 창을 여는 등 딱 자신이 상상했던 모습이었다.


[이상으로 안내를 마칩니다. 다시 알고 싶으시다면 게임 메뉴 도움말을 통해 다시 안내받으실 수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쪽 반면에선 정말 고전적이라니까···하긴 이렇게 해야 유저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으려나···“


샤일록은 혼자 중얼거리고 있을 때 마차가 멈춰 섰다.


"이번엔 또 뭐야? 산적이라도 나오냐? 인간형은 아직 좀 무린데···“


곧 남자가 샤일록이 타고 있는 마차로 다가왔다.


"형씨, 미안하지만 한 번 더 도와줄 수 있겠어?“


"네? 이번에도 늑대인가요?“


"늑대는 아닌데···일단 좀 내려보지“


남자는 그 말과 함께 사라졌고 샤일록은 의아한 듯 마차에서 내렸다.


"무슨 일이시죠?“


"그게 말이야···“


남자가 있는 선두 쪽으로 걸어가니 나무 몇 그루가 쓰러져 길을 막고 있었다.


"보시다시피 이런 상태라서 말이야···방금 늑대들 때문에 일손이 부족해서 그런데 혹시 도와줄 수 있겠나?“


[튜토리얼 퀘스트 2-1, 상단과 함께 길을 막고 있는 장애물을 제거하십시오.]


'그래도 아까 보단 나아서 다행이네’


안내 메시지에 안도하며 나무 쪽으로 걸어가 다른 NPC들과 함께 나무를 옮기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방금 늑대들과 싸울 때와는 다르게 전혀 힘이 들진 않았다.


'신기하네. 아깐 그렇게 힘들었는데···’


[발로란스 사가에선 능력치에 적합한 행동을 실행할 경우, 설정에서 별도로 '운동 모드'를 사용하지 않는 한 신체적 자극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또한 '운동 모드'를 사용할 때 뇌파를 자극하여 실제 근육에 영향을 줘 운동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샤일록의 생각을 읽었는지 안내 음성이 들려왔다.


'별 신기한 기능이 다 있네? 아예 먹는 것도 조절해서 다이어트 모드도 넣지?‘


그렇게 별생각 없이 나무를 옮기던 중 누군가의 외침이 들렸다.


"조심해요!“


"에이씨! 이번엔 뭔데!“


고개를 돌리자 쌓여있던 나무들이 무너지며 샤일록을 덮쳤다. 하지만 어째선지 샤일록은 움직이질 못했다.


'모, 몸이···’


그때 누군가 그를 끌어당겼고 무사히 그 나무들을 피할 수 있었다.


"괜찮으세요?“


"아, 네 감사합니다.“


그를 끌어당긴 존재는 아까 본 붉은 머리의 소녀 앤 이었다. 그 모습을 보고 다른 사람들이 달려왔고 부상자가 없는 것을 알곤 다시 작업이 계속되었다.


'아까 왜 몸이 안 움직여진 거지···이 나무에 깔렸으면 어떻게 됐을까?‘


자신을 덮쳤던 나무를 보며 생각에 잠겨있던 샤일록에게 앤이 다가와 말했다.


"여행자님 괜찮으세요? 손이···“


샤일록은 앤의 말에 자신의 손을 보자 상처가 나 피가 흐르고 있었다.


"아까 잠시 긁힌 모양이네요. 괜찮습니다. 이런 건 그냥 놔두면···“


"치료해드릴게요. 가만히 계세요!“


앤은 그 말과 함께 마차로 달려갔고 다시 안내 음성과 함께 시야 상단에 게이지가 표시되었다.


[방금 사건으로 인해 체력 일부가 소실되었습니다. 튜토리얼에선 체력 손실로 인한 신체 자극이 없지만 이후 플레이에선 체력 손실의 정도에 따라 신체 자극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설정에 따라 강도를 조절할 수 있으며 아예 사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체력 손실 확인을 위해 최소한의 강도라도 사용하시는 걸 권장합니다.]


[이제부터 상단에 자신의 체력 게이지가 표시됩니다.]


"아, 이것도 튜토리얼이야? 그래서 아까···“


이해했단 듯 끄덕이는 샤일록에게 앤이 치료 도구를 한 움큼 들고 달려왔다.


"괜찮으세요? 많이 아프시죠?“


"하하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죠···애초에 튜토리얼이라서 다쳤는지도 몰랐고···“


샤일록은 자신의 팔을 치료하는 앤을 바라보았고 잠시 후 안내 음성이 들려왔다.


[기초 응급처치(을)를 습득하셨습니다.]


"뭐야? 내가 치료한 게 아닌데?“


[발로란스 사가에선 능력치와 스킬에 따라 보는 것만으로도 스킬을 습득할 수 있습니다. 특수하거나 상위 스킬은 특정 퀘스트나 아이템, 전수 등으로만 습득할 수 있습니다.]


"오, 이건 괜찮은데?“


그는 만족스럽단 듯 고개를 끄덕였고 곧 앤은 치료를 끝냈다.


"다 됐어요. 하지만 더 무리하시면 덧날 수도 있으니 조심하세요.“


"아이고~ 감사합니다.“


샤일록이 웃으며 감사를 표하자 그녀도 싱긋 웃으며 다시 마차 쪽으로 사라졌다. 그가 사라지자 남자들은 나무를 모두 치웠는지 마차에 올랐다. 샤일록은 상단 체력 게이지를 힐끗 보자 게이지가 서서히 차오르고 있었다.


"형씨, 다 된 거 같으니 그만 가세.“


"넵!“


샤일록이 자리에 앉자 마차들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튜토리얼 퀘스트 2-1 완료.]


샤일록은 능력치, 스킬, 아이템 창을 열고 현재 상태를 확인했다.


[능력치]

힘 : 10

민첩 : 8

생명 : 3

지혜 : 3

지력 : 2

행운 : 0

카리스마 : 0


[스킬]


기초 응급치료 : F (1/100)


[아이템]


<낡은 검>


흔해 빠진 보통 검이다.

낡아 있다.


물리 공격력 3 증가

내구도 (50/100)


"초라하네, 거기다 무기는 곧 박살 날 지경이고···마을에 도착하면 이것부터 바꾸든가 해야지"


지금까지 자신이 느낀 것을 종합해 앞으로의 일들에 대해 생각하고 있자 마차는 숲길을 지나 점점 사람 소리가 들리는 곳에 도달했다. 마차가 멈춰 섰고 남자가 아닌 앤이 달려왔다.


"여행자님 도착했어요! 실로트 마을이에요!“


"오!“


샤일록은 마차에 내려 기지개를 켰다. 숲속과 다르게 따스한 햇볕이 정면으로 그를 비췄고 사람들이 북적이고 있었다.


[새로운 마을 발견, 실로트 마을]


[모험의 시작 (1/100)]


고전적인 메시지들이 늘어선다.


'드디어 시작인가?‘


천천히 마차의 선두로 걸어가자 남자가 그를 반겼다.


"오! 형씨 이제 오는군! 오늘은 정말 신세 졌어! 이건 별거 아니고 그냥 고마움의 사례일세! 넣어둬!“


[베커 상단의 한스(으)로부터 500실을 받았습니다.]


[친분 목록에 한스(이)가 추가되었습니다.]


경쾌한 소리와 함께 다시 한번 따분한 메시지들이 나타난다.


"다음에도 또 부탁한다고?“


"저야말로 감사하죠.“


샤일록은 손을 가볍게 흔들고 그를 뒤로하고 광장으로 향했다. 그곳엔 사람들이 북적였다.


"초보분들 렙작 도와드립니다! 길드 들어오세요~"


"초보자용 포션이랑 응급치료품 팔아요~“


"무기 수리 무료로 해드립니다! 잡재료템 싸게 사요!“


"늑대굴 같이 가실 분들 구합니다! 퀘스트 중이요~"


드디어 NPC가 아닌 진짜 유저들을 만난 샤일록은 감격에 북받쳐 올랐다. 사람 냄새가 드디어 느껴졌고 의욕이 샘솟았다.


"그래 이게 게임이지! 그럼 이제···“


샤일록은 허리춤에 차고 있는 검을 쳐다보더니 지도를 열곤 광장을 지나 상점가로 달려간다.

그리곤 무기 상점을 찾아 들어가려는 순간 경고음이 들려왔다.


[아직 이용할 수 없습니다.]


"뭐? 어째서? 왜?“


샤일록은 인상을 찡그리며 무기점의 문을 열었지만 도통 열리지 않았다. 화가나 문을 발로 차자 경고음만 들릴 뿐이었다.


"아니 X발! 왜 안되냐고!“


아까 전 샘솟았던 의욕이 통째로 날아가 버리는 것만 같았다.


"시작부터 무슨 X 같은 버그야···“


그리곤 낡은 검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아이씨···몰라 일단 이걸로라도 할 수밖에“


벌떡 일어나 상점가 반대편으로 난 또 다른 마을 출입구로 걸어간다. 그곳에는 경비병 NPC뿐만이 아닌 이미 많은 유저들이 모여 잡담을 나누며 대화하고 있었다.


"빨리 렙업해서 나가고 싶다~“


"너 렙 몇이라고 했더라?“


"나? 지금 9렙이지“


"한 2시간 했냐?“


"초보 마을은 한 3시간이면 끝내지 않냐?“


'3시간? 3시간 만에 클리어라···그럼 난 2시간 만에 해주지!'


샤일록은 다른 유저들의 이야기를 주워들으며 숲으로 걸어간다. 다른 유저들을 만나며 가볍게 인사할 때마다 그들의 장비들이 너무나 부러웠다. 가는 길마다 만나는 여우와 사슴들을 잡으며 계속해서 숲으로 들어가자 어느새 햇빛이 전혀 들이지 않는 어두운 숲까지 들어오게 되었다.


[새로운 지역 발견, 검은 숲]


[모험의 시작 (2/100)]


"오, 새로운 지역인가? 여긴 어느 정도 되려나? 여우나 사슴은 이제 지루한데···"


메시지에 조금 힘이 났는지 의기양양하게 걸어 들어갔다. 더욱 깊이 들어가자 그때까지 지나치던 사람들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윽고 넓은 공터에 다다랐고 그곳 한중간에 앉아 지금까지 쌓인 피로를 회복했다.


"렙이 몇이나 올랐으려나“


그가 능력치 창을 켜자 레벨 6이라는 표시가 당당하게 쓰여 있었다.


"캬~ 1시간 만에 렙 6이라···좀 있으면 다음 마을로 가겠는데?“


싱글벙글거리는 것도 잠시 굳을 얼굴로 자신의 검을 쳐다보았다.


<낡은 검>

(생략)


내구도 (12/100)


제아무리 여우와 사슴이라지만 튜토리얼에서 받은 검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능력치가 아닌 육안으로 보기에도 이가 나가고 금이 가 있었다.


"몇 마리만 더 잡고 마을로 가보든가 해야겠네···이놈의 버그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거야?“


푸념하고 있을 때쯤 공터 반대편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그쪽으로 눈을 돌리자 열댓 마리의 검은 늑대들이 수풀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오냐, 너희들이 이 검의 마지막 제물이다.“


샤일록은 피식 웃더니 자리에서 일어나 자세를 잡았다. 그가 자세를 잡자마자 검은 늑대 3마리가 엄청난 속도로 달려들었다.


"읏! 튜토리얼 늑대들보다 빠르잖아!"


늑대의 공격을 힘겹게 받아낸 샤일록은 정신을 차리며 뒤로 물러섰다.


[경고, 사용하는 장비의 내구도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장비를 교체해주세요. 장비 <낡은 검>]


늑대의 공격을 받아내자 경고문이 튀어나왔다. 체력 게이지도 많이 빠져있었다.


"X발···나도 안다고, 무슨 공격 한 번에 체력이 이렇게···“


그런 생각도 잠시 늑대들이 그에게 다시 달려들었다. 이번엔 가장 가까운 늑대를 검으로 내려쳤고 그와 동시에 검이 두 동강 나며 경고음이 들려왔다.


[장비 파괴, 장비를 교체하시기 바랍니다.]


다행히 그 늑대는 쓰러졌지만 다른 늑대들은 이를 드러내며 그를 노려봤다.


"이런···X 됐다."


부러진 검을 들고 당황한 그를 놓치지 않고 늑대들이 다시 달려들었다. 샤일록은 손에 들고 있던 부러진 검을 놈들에게 휘둘렀고 부러진 검은 그를 물어뜯으려 달려드는 늑대의 턱을 뚫었다. 경고음은 연신 울려댔다.


'일단 여길 벗어나야···'


샤일록은 늑대의 주둥이에 박힌 자신의 부러진 검을 빼내며 뒤를 돌았다. 그때 늑대 한 마리가 그의 다리를 물었고 그 자리에서 꼬꾸라졌다. 처음 느낀 고통에 정신을 차리지 못한 샤일록은 괴로워했지만, 늑대들은 그런 그를 아랑곳하지 않았다. 체력 게이지는 10%까지 내려가 있었다.


'첫 데스인가···'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늑대들을 보고 반쯤 포기하려는 찰나 손에 무언가 잡히는 것이 느껴졌고 그것을 달려오는 늑대를 향해 던졌다. 경쾌한 타격음과 함께 늑대는 꼬꾸라졌고 그 모습에 다른 늑대들도 움츠러들었다. 샤일록은 그 모습에 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던진 것을 확인했다.


"뭐야···이런 것도 되는 거야?“


그건 그냥 평범한 돌멩이였다. 그가 쓰러진 곳은 무수한 돌멩이들이 쌓인 자갈밭이었다.

돌멩이와 늑대들의 반응을 번갈아 보던 샤일록은 빙그레 웃었다.


"좋아, 이걸로 다 족쳐주마···들어와 이 개X끼들아!"


샤일록은 그렇게 소리치며 늑대들에게 다시 한번 돌을 던졌다. 늑대들은 처음엔 움츠러들었지만, 곧 이를 다시 드러내며 달려들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샤일록의 돌팔매에 맞아 나가떨어졌다. 3마리의 늑대가 더 쓰러졌지만, 그도 지치기 시작했다.


'남은 체력은 10% 미만, 남은 늑대는···5마리, 남은 던질만한 돈을 3개 정도려나’


그가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늑대들의 행동을 살피며 남은 돌 개수를 확인하자 기회를 틈타 늑대 한 마리가 날아든다.


깨갱!


늑대는 샤일록의 부러진 검을 맞고 비명과 함께 쓰러졌다.


'남은 놈들은 이걸로 해결할 수밖에···’


부러진 검을 늑대에게 겨누며 그들을 노려보았고 한참 동안 그들과의 대치가 이어졌다.


[정확한 조준(을)를 습득하셨습니다.]


[기초 투척술(을)를 습득하셨습니다.]


샤일록은 안내 메시지에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도 늑대들에게 시선을 떼지 않는다.


"X친 이 상황에서 무슨···“


그 순간 늑대 한 마리가 움직이려는 모습을 본 그가 그쪽으로 돌을 던졌고 돌이 그 늑대에게 맞음과 동시에 다른 한 마리의 늑대가 그에게 달려들었다. 다른 늑대보다 덩치가 훨씬 큰 그 늑대의 행동에 샤일록은 다시 돌멩이를 집어들 세도 없이 부서진 검을 늑대에게 겨누었지만, 오히려 그가 치켜든 팔을 물고 늘어진다.


"네가 쟤들 보스냐···“


덩치 큰 늑대에게 물린 손을 아무리 흔들어 봤지만, 늑대는 놓아줄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체력은 점점 떨어져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줄어들었다. 그 순간 반대편 손으로 늑대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고 숨이 막혔는지 늑대의 입을 느슨해졌다.


"저리 꺼져!“


그때를 기회 삼아 샤일록은 늑대를 발로 걷어차고 일어섰다. 그리곤 더는 힘이 들어가지 않는 오른쪽 손에 들려있던 검을 왼손으로 바꿔 쥐곤 쓰러진 늑대의 목에 박아 넣었다.


[레벨 상승, 레벨 7]


긴 울음소리를 반주 삼아 레벨 업을 알리는 안내 메시지가 들려왔고 비어있던 체력 게이지가 모두 차올랐다. 덩치 큰 늑대가 죽자 다른 늑대들은 수풀 속으로 사라졌고 샤일록은 그 자리에서 주저앉고 드러눕고 만다.


"으아아아아! 살았다!!!!!!!!!!!!!!!“


그의 포효가 어두운 숲속을 가득 메웠다.


[양손잡이(을)를 습득하였습니다.]


[압도적 카리스마(을)를 습득하였습니다.]


안내 메시지가 천장을 바라보는 그의 시야를 가렸다.


"이게 뭔 짓이냐 진짜···“


누워서 숨을 고르던 그는 정보창을 열어봤다.


[능력치]

힘 : 20

민첩 : 21

생명 : 15

지혜 : 6

지력 : 2

행운 : 5

카리스마 : 8


그간 힘에 밀리던 민첩 수치가 힘 수치를 압도해 있었고 무엇보다 레벨 6까지 변동이 없던 행운과 카리스마 수치가 증가해있었다.


"행운···이것도 행운인가···“


샤일록은 행운 수치를 보고 웃음이 새어 나와 피식 웃더니 스킬창도 열어본다.


[스킬]

기초 응급치료 : F

정확한 조준 : D

기초 투척술 : C

양손잡이 : B

압도적 카리스마 : D


"이상한 잡다한 스킬이 많이 생겼네? 압도적 카리스마? 양손잡이?“


<정화한 조준>

조준과 관련된 행동이 더욱더 안정적이고 정확하게 향상됩니다.


<기초 투척술>

투척 관련 행동에 관해 기초적인 테크닉을 익혔습니다.


<양손잡이>

전투와 이외에도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압도적 카리스마>

상대로 하여금 강한 위압감과 압도감을 느끼게 합니다.

카리스마 수치에 보정을 받습니다.

스킬을 모두 읽은 샤일록은 창을 닫고 멍하니 천장을 바라봤다. 그리고 영상 속 슈트림 빅터를 떠올렸다.


'고작 늑대한테도 이 정도인데 그런 괴물은 어떻게 잡는 거지? 역시 랭킹 1위는 다른 건가···’


그렇게 생각에 잠긴 것도 잠시 인기척이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 황급히 자리에서 일어나 부러진 검과 남은 돌멩이를 챙겨 들곤 인기척이 느껴지는 곳을 노려본다.


'아까 그놈들인가···설마 다른 무리를 데리고 온 건 아니겠지? 아무리 체력이 모두 회복됐지만 더는 무린데’


부서진 검을 곁눈으로 살피며 마른침을 삼켰다. 인기척이 조금씩 가까워졌고 샤일록의 심장박동도 점점 빨라지기 시작했다. 샤일록은 생각했다.


'수풀에서 튀어나오는 순간 한 놈부터 죽이고 시작한다···'


그리고 온 신경을 곤두세워 그곳을 노려봤고 스킬의 효과인지 그 수풀은 더욱 명확하게 보였다. 하지만 인기척은 다가오는 것을 멈추고 가만히 서 있었다. 하지만 사라지지 않는 인기척은 샤일록을 더 긴장하게 할 뿐이었다. 그 순간 나뭇가지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수풀이 흔들렸고 샤일록은 그곳으로 돌멩이를 내지르기 직전이었다.


"여기 맞대니깐!“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사람의 목소리에 쿵쾅거리던 심장은 터져버릴 뻔했고 다리가 풀리며 그 자리에 다시 쓰러졌다.


"야 여기 봐봐, 늑대 시체 엄청 많아!"


"어! 저기 사람 있다! 님 괜찮아요?“


"어떡해? 죽은 거 아니야?“


3명의 남녀는 쓰러진 샤일록을 발견하고 달려왔다. 그들은 쓰러진 샤일록을 이리저리 살피더니 자기들끼리 수군거렸다.


"야, 죽은 거 같은데? 시체가 안 사라진 거 보니 죽은 지 얼마 안 된 거 같아"


"템 보니깐 저렙인 거 같은데 잘도 여기까지 왔네, 아니 그보다 이 늑대들을 다 혼자 잡은 건가?“


"당연히 파티가 있겠지, 템 봐봐 튜토리얼 장비에 무기도 없잖아. 다른 파티원들 다 죽고 마지막까지 남았다가 조금 전에 죽은 거 아니야?“


그들은 저마다 샤일록에 대해 추측하기 바빴고 샤일록은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그들 사이에서 불쑥 일어섰다.


"엄마야!“


"헉! X벌 뭐야! 몬스터야?!“


"야, 초보 마을에 언데드가 왜 있어!“


자신을 보고 놀라 자빠진 그들을 보던 샤일록은 씩 웃었다.


"사람입니다. 사람 히히"


"네? 아···살아계셨구나···“


"진짜 살아계신 거예요?“


샤일록의 말에 그들은 서로를 번갈아 보며 당황한 기색이 연연했다. 샤일록은 그들에게 자초지종을 설명하며 들고 있던 돌멩이와 부러진 검을 보여줬고 그들은 그의 말에 반신반의했다.


"아니 그게 사실이며 정말 말도 안 돼요. 여긴 적어도 렙 10 이후에 오는 곳이고 튜토리얼용 검은 능력치도 형편없고 내구도도 시작부터 50인데 어떻게···"


"하하, 그러게요. 진짜 죽을 뻔했습니다.“


샤일록은 그 말과 함께 쓰러진 늑대들 쪽으로 걸어갔고 3명의 유저들은 샤일록이 들리지 않게 나지막이 말했다.


"야 딱 봐도 쌩구라 같지?“


"어, 백퍼 구라지···오늘 게임 처음 하는 사람이 저게 되겠냐?“


"일단 지켜보자, 구라면 템 파밍도 안될 거야“


그 말과 함께 그들은 숨죽여 샤일록이 늑대들에게서 아이템을 습득하는 것을 지켜봤다. 하지만 놀랍게도 샤일록이 죽은 늑대들에게 다가갈 때마다 늑대들의 시체가 하나둘씩 사라졌다. 그 모습에 그들은 일제히 경악했고 샤일록은 태연스럽게 그들에게 돌아와 물었다.


"아, 그런 데 이 게임은 버그가 많네요?“


"네, 네? 무, 무슨 버그요?“


그들의 리더로 보이는 나무 방패를 든 유저가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튜토리얼을 끝냈는데 상점 이용이 안 되네요.“


"네? 그럴 리가···“


샤일록의 말을 가만히 듣던 창을 든 여성 유저가 무언가 떠오른 듯 남자에게 말했다.


"야, 그거 아니야? 그 왜 있잖아 여자애한테 가서···"


"아 맞다! 님 지금 당장 퀘스트 창 켜서 다시 확인해보세요!"


"네? 퀘스트 창이요?"


샤일록은 남자의 말에 의아해하며 퀘스트 창을 열었다. 그곳에는 웬일인지 튜토리얼 퀘스트 2가 완료되지 않았다.


"뭐야 이건 왜 아직 완료가 안 돼?“


"역시···그거 남자랑 대화하고 같이 있던 여자애랑도 대화해야 클리어돼요."


"···이런 X 그걸 알았으면 이런 생고생은···“


샤일록이 자신의 머리를 감싸며 절규하자 활을 든 다른 여성 유저가 웃음을 터트렸다.


"그보다 진짜 대단하시네요. 튜토리얼용 검으로 자기보다 상위 레벨 사냥터에서 그렇게나 많은 몬스터랑 싸워서 이기시다니. 다른 사람이었으면 생각도 못 했을 거예요.“


"에휴···그러게나 말입니다. 애초에 이런 곳인 줄 알았으면 오지도 않았을 건···아니지, 이거 완전 대박인 거잖아?“


"네?“


샤일록은 이들의 말을 듣고 자신이 대단한 일을 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방금 전까지 슈트림 빅터에게 느꼈던 벽이 일순간 사라지는 기분이 들었다. 그렇게 망상에 빠진 그에게 남자가 다시 말을 걸었다.


"저 혹시···“


"네?“


"이젠 어쩌실 거죠? 무기도 없으신데 마을로 가시는 게···“


"아 그래야죠.“


샤일록은 자신을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그들에게 멋쩍게 웃었다. 그리곤 그들이 온 수풀 속으로 걸어갔다.


"아! 저기···“


"네?"


그들은 자신만만하게 걸어가는 샤일록을 잡아 세웠다.


"그쪽이 아니라 반대쪽이에요···“


"아아, 그렇구나 하하하···“


샤일록은 머리를 긁적이며 쏜살같이 반대 방향으로 걸어갔다.


'크아! 쪼렙이라서 컨텐츠 찍을 게 없을 줄 알고 영상 안 찍었는데···진짜 아쉽네’


그럼에도 랭킹 1위라는 자리가 멀게만 느껴지지 않는 것만 같았다. 고작 늑대 정도였지만 자신에겐 그 늑대가 영상 속 빅터가 잡는 거대한 몬스터처럼 느껴졌다.


'첫날부터 이 정도면 구독자 100만 금방 채우겠는데···3개월 정도면 랭킹 1위 찍는 거 아니야?‘


신난 그는 다시 허리춤에서 담배를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게임이란 것을 깨닫고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인다.


"아, 맞다. 아까 그 사람들한테 구독이라도 하라고 할 걸···“


그런 생각도 잠시 어느새 검은 숲을 빠져나와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하는 마을 인근까지 도달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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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킹 3위는 해적 연재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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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12화 - 이제 이건 제 겁니다. +2 21.06.28 109 0 15쪽
12 11화 - 불친절한 퀘스트 21.06.27 101 0 16쪽
11 10화 - 사냥준비 +2 21.06.25 110 1 15쪽
10 9화 - 불편한 조우 +1 21.06.24 114 1 15쪽
9 8화 - 단기적 목표 +1 21.06.22 134 2 17쪽
8 7화 - 뜻 밖의 제안 +2 21.06.21 142 1 14쪽
7 6화 - Troll and Troll +2 21.06.20 143 1 21쪽
6 5화 - 살벌한 소풍 +3 21.06.19 170 1 18쪽
5 4화 - RPG의 정석 +2 21.06.18 179 3 18쪽
4 3화 - 해적이란 무엇이냐 21.06.16 201 4 14쪽
3 2화 - 이제 한 걸음 21.06.13 217 4 34쪽
» 1화 - 접속 +2 21.06.11 268 5 31쪽
1 프롤로그 - 거위의 꿈 +1 21.06.11 276 6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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