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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펠시아 님의 서재입니다.

던전의 드래곤으로 살아남기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완결

룬펠시아
작품등록일 :
2022.11.17 09:27
최근연재일 :
2022.12.19 19:07
연재수 :
45 회
조회수 :
6,399
추천수 :
167
글자수 :
339,314

작성
22.12.19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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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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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39. 이동

DUMMY

[혹시 다른 던전도 폭주 시킬 수 있는 건가요?]


나는 검은 거미를 잡을 때 아큐의 던전을 폭주 시킨 것을 떠올리곤 머리를 끄덕였다.


[응. 딱 한번이지만 해봤어.]


내 대답에 뮤리엘의 눈이 반짝반짝 빛난다.


[강제적으로 던전을 폭주 시킨다니 엄청난 일이에요. 직접 보고 싶어요!]

[기회가 되면 보여줄게.]

[네!]


긍정적인 말에 뮤리엘은 날개를 파닥파닥 거렸다. 그렇게 보고 싶은가? 눈이 반짝이는게 귀엽다.

그런데 강준우의 표정은 어두워 보인다. 무언가 말하려는 듯 몇번이나 입을 달싹이던 강준우가 눈을 질끈 감았다가 입을 열었다.


"...나도 보고 싶긴 한데 혹시 진짜 할거면 인간들의 거주지에서 좀 떨어진 던전으로 해줄 수 있겠어?"

[으음.]


그러고 보니 강준우는 인간이지. 게이트를 탐구하고 싶어하는 뮤리엘과 나와는 다르게 불편할 수도 있겠다 싶다.


[알았어. 특별한 일이 없으면 그러지.]


품에 안고 있는 까뮤를 쓰다듬으며 끄덕이니 강준우의 표정도 한결 밝아졌다.


"근데 여긴 어디야?"


강준우가 두리번 거리며 물었다.


[던전을 숨겨둔 은신처. 내가 바깥에 만든 둥지야.]


그렇게 말하면서 던전 브레이크를 취소시키고 던전을 비활성화 시킨다.


['던전 비활성화.']


밖에 나올 때는 꼭 던전을 비활성화를 해야 마음이 놓인다. 독 늪지대가 침입을 백퍼센트 막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은 지금은 더 그렇다.


[...뭐야.]


...던전을 비활성화 시키고 보니 어째 뮤리엘과 강준우가 기절 직전의 얼굴을 하고 있다.


"더, 던전을... 없앴어?"

[없앤게 아니에요...! 저, 저건...]


뮤리엘이 말을 더듬으며 게이트가 위치하던 자리를 가리킨다.


[던전이, 없어진게 아니에요. 저것은, 게이트를...!]

[게이트를 닫았지. 완전히 닫은 것은 아니고 다시 열수도 있어.]


'던전 활성화'를 통해 게이트를 다시 열었다가 닫으니 뮤리엘의 눈이 크게 떠지다 못해 휘청인다.


[뮤리엘!]


쓰러지려는 뮤리엘을 한 팔로 받치자 뮤리엘이 눈을 깜빡이며 정신을 차리고 입을 열었다.


[게이트를 비활성화 시킨다니 제가 던전 마스터로 있을 동안 한번도 들어 보지 못한 일이에요! 게이트를 닫을 때의 그 마력의 흐름...! 그건 처음 봤어요. 게이트의 엄청난 마력이 마스터가 발한 패턴에 따라 움직이며 순식간에 모습을 감추다니!]


속사포처럼 말을 뱉은 뮤리엘이 갑자기 똑바로 서서 초롱초롱한 눈으로 나를 봤다.


[대단해요! 어떻게 한거죠?]


나는 머쓱하게 머리를 긁었다.


[사실 나도 잘 몰라. 그냥 되는 거라서.]

[아아...!]


잠깐 실망한 기색이 보이던 뮤리엘이 다시 힘차게 말한다.


[어떻게 됐든 대단하세요. 원리야 차차 연구해보면 되는 거 아닌가요?]


내 손을 맞잡고 얼굴을 가까이 들이민다. 부, 부담스러워! 나와 뮤리엘의 사이에 낀 까뮤가 낑낑거리며 내 품에서 풀쩍 뛰어 내렸다.

나를 구해준 건 강준우였다.


"잠깐, 그럼 침입 자체를 막아버릴 수가 있는거네?"

[아. 완벽한건 아니야.]


나는 뮤리엘의 손을 자연스럽 풀고 강준우의 곁으로 다가갔다.


[내가 이렇게 던전 밖으로 나와 있어야만 게이트를 닫을 수 있거든.]

"제약이 있구나."


턱을 매만지며 강준우가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도 엄청나네. 게이트를 여는 건 이 자리에서만 가능한거야?"

[아니. 위치는 상관없어. 단지 여기가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그런거야.]

[이렇게 게이트를 닫고 숨어 있으면 던전 밖에서 들어오는 침입자는 확실하게 막을 수 있겠네요.]


뮤리엘이 꼬리를 흔들며 말한다.


[그렇지? 내가 던전 밖에서 노출 되는게 불안하다만.]


나는 대답하며 도망갔던 까뮤를 다시 안아 들었다. 내게 안긴 까뮤가 헥헥 거리며 내 얼굴을 핥는다.


"여기서 밖으로는 어떻게 나가?"


강준우는 벽을 두드리며 나를 봤다.


[환영 벽이 있어.]


나는 앞장 서서 환영으로 이루어진 벽을 통과해 보였다.

나를 뒤따라 강준우와 뮤리엘이 나무 굴에서 나온다. 굴 밖으로 나오니 하늘은 완전히 밝아져 푸르게 빛나고 있었다.


"와아."


굴이 있던 자리를 뒤돌아본 강준우는 그 자리에 우뚝 솟아있는 거대한 은행나무를 보고 감탄했다.


"멋있는데? 위치도 감쪽같고."


환영 벽이 있는 자리를 손으로 슥슥 휘저어 보던 강준우가 돌아보며 말했다.


"여긴 어디 산이야?"

[보여줄게.]


나는 공간 이동으로 모두와 함께 산 정상으로 이동했다. 하늘은 맑게 개어 산 밑의 도시가 뚜렷하게 보이고 있었다. 높게 솟은 빌딩들이 여기에서도 보인다.


"엇. 여긴... 한국이네?"


강준우가 반가워 했다.


"어딘지 알겠다... 내가 있던 도시랑 별로 떨어진 데가 아니네."


눈을 지그시 뜨고 위치를 가늠하던 강준우가 환한 얼굴로 말한다.


"내가 가려고 했던 곳도 여기서 별로 떨어져 있지 않아!"

[그럼 네 용무 부터 해결하면 되겠네. 뭘 가져온다고 했었나? 뮤리엘. 목걸이의 반응은 어때?]


고개를 돌려 뮤리엘에게 물었다.


[잠시만요.]


뮤리엘이 내 말을 듣고 목걸이에 마력을 불어 넣자 작은 빛이 떠오르더니 한 방향을 향해 뻗는다.


[반응이 있어요!]


기뻐하는 얼굴로 뮤리엘이 외쳤다.


[아주 멀지는 않은 곳이에요.]


빛줄기가 향한 방향을 본 강준우가 한층 더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들릴 곳을 지나가네."

[지나간다고? 잘 됐다.]


이러면 경로를 설정하기 쉽지. 강준우의 용건부터 해결하고 뮤리엘의 목걸이를 따라가 빛이 가리키는 곳을 확인 한 뒤 내 성장을 위해 던전을 돈다.

머릿속으로 할 일을 정리한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빨리 이동하자. 강준우. 어디로 가면 되지?]

"음. 그게... 말로 설명하긴 힘들어서."


머리를 긁적인 그가 손으로 빌딩 저 너머를 가리킨다.


"내가 안내 할게. 그런데..."


강준우가 머뭇거린다.


[왜 그래?]

"위치가, 인간들의 거주지 안에 위치해 있어서. 거주지 밖에 있으면 혼자 갔다 올게."


머뭇거린 이유가 있었군.

인간들을 보긴 싫은데. 인상을 쓴 나는 까뮤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혼자 가게 둘 순 없어.]


강준우가 당황한 기색으로 손을 저었다.


"아냐. 괜찮아. 위치도 알고, 무기도 있으니까."


허리춤에 맨 검을 두들긴 그가 자신감 있는 미소를 짓는다.


[안 돼.]


무기가 필요하다면 더더욱 혼자 갈 순 없다.


[위험한 곳 아니야?]


강준우가 땀을 흘린다.


"위험하긴 한데... 나는 다치지 않을 자신 있어."

[위험한 곳 맞잖아. 안 돼. 나도 같이 갈거야.]


옆에서 우리의 말을 듣고 있던 뮤리엘이 꼬리를 바닥에 치며 입을 열었다.


[...마스터. 마스터는 위험해 지면 안 돼요.]

[나도 알아. 하지만 내 던전 구성원이 위험해 져서도 안 돼. 내가 같이 가는 걸 막으면 강준우 너도 못가.]

[저랑 둘이 갔다 오는 건요?]

[안 돼. 거기에 내게 도움이 될 만한 물건도 있다니 나도 같이 가야지.]


내 완강한 대답에 뮤리엘은 말없이 머리를 저었다.


[그럼 다 같이 가요.]

[그래.]


우리의 대화에 강준우가 어깨를 으쓱였다.


"뭐야, 그렇게 결정된거야? 그런데 거기에 가려면 그 모습으로는 안 돼는데."

[거주지 근처에 가면 모습을 바꿀게.]

"그렇다면야."


머리를 끄덕인 강준우가 산 밑을 가리켰다.


"마스터. 저기까지 공간 이동으로 가줄 수 있어?"

[응. 이왕이면 거주지까지 이동했으면 좋겠는데 위치를 몰라서 안되겠다.]

"어쩔 수 없지. 어차피 그 주변은 계속 순찰을 해서 공간 이동을 했다가 그 모습이 눈에 뜨일 수도 있어. 원거리 이동 각성자가 없는 마당에 그런 짓을 하는 걸 들키면 다들 달려들걸."


나는 입맛을 다셨다. 시간을 아끼고 싶었는데 어쩔 수 없지.

아쉬운대로 보이는 가장 멀리까지 공간 이동을 사용해 도착했다. 도착한 장소는 빌딩 사이 골목길 이었다.


"꾸악?"


도착한 장소에 앉아 졸고 있던 카푸코 무리가 갑자기 나타난 우리를 보곤 경계하며 털을 세웠다.


"꾸악! 꾸아악!"


카푸코 무리의 대장은 목을 바짝 세우며 푸른 깃털을 부풀려 보였다.


"카, 카푸코잖아?!"


카푸코를 본 강준우가 기겁하며 뮤리엘의 뒤로 숨었다. 뮤리엘이 한숨을 쉬며 마력탄을 준비하길래 나는 까뮤를 내려 놓고 얼른 먼저 달려들었다.


"꾸왁!"


내가 훌쩍 날아들며 발톱을 세울 때에서야 내 냄새를 맡은 카푸코 대장이 기겁하며 긴 발을 차올렸지만, 나는 그것을 가볍게 피하며 카푸코의 뒤로 돌아 긴 목을 양 손으로 붙잡고 힘을 주어 분질렀다.

뚜둑 소리가 나며 카푸코 대장이 숨을 거둔다. 축 늘어진 대장의 모습을 본 카푸코 무리가 퍼드덕 거리며 도망치려 하기에 새로 배운 마법인 마력탄을 만들어 쐈다.


팡!


공기가 터지는 소리가 나며 푸른 빛의 마력탄들이 카푸코들의 머리를 노리고 쏘아졌다.


"꾸아악!'

퍽! 퍼퍽!


날아오르는 카푸코의 날갯짓에도 마력탄은 목표물을 놓치지 않았고 카푸코 무리는 전부 머리가 터진 채 바닥에 쓰러졌다.


[잘하셨어요! 마력탄 조종이 생각보다 쉽죠?]


내가 전투를 시작하자 본인의 마법을 취소하고 지켜보던 뮤리엘이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응. 그러네. 오히려 더 낮은 등급인 바람 화살보다 조종이 쉽네.]

[바람보단 마력을 조종하는게 우리는 더 쉬우니까요.]


마력과 가장 가깝다는 드래곤이라 가능한 일이다. 보통은 더 낮은 등급의 마법인 바람 화살이 조종이 쉽다고 뮤리엘은 말했었다.


"마, 마스터."


뮤리엘의 뒤에서 빼꼼 고개를 내민 강준우가 입를 열었다.


"마스터, 강했구나? 카푸코가 저 정도 숫자로 있으면 실력 좋은 각성자들도 힘들어 하던데."

[나야 드래곤이잖아.]


뻑쩍지근한 웃음을 짓는데 뮤리엘이 눈을 가느다랗게 뜨고 보는걸 봐버렸다. 민망해져서 괜히 바닥의 돌멩이를 굴리다 카푸코 사체를 빠르게 다듬어 아공간에 집어넣었다.


[이제 다시 가자. 길은 알겠어?]

"응. 와봤던 길이야."


강준우가 골목을 살피며 답했다.

그가 등 뒤에 매단 방패를 풀어 한 손에 쥐고 다른 손으로 검을 잡고 골목 밖을 내다봤다. 두리번 거리던 강준우는 골목 밖으로 조심스럽게 발을 내딛으며 속삭였다.


"여긴 검은 파도라 불리는 검은 쥐 떼가 있는데 조심해야 해. 그 놈들은 모든 걸 갉아 먹거든."

[아... 그 쥐들.]


징그럽도록 많은 검은 쥐 떼를 떠올려낸 나는 눈을 찌푸렸다.


[걔네들한테 검은 파도란 이름이 어울리기는 하는데 걱정 안해도 돼.]

"네가 강하다 해도 쥐의 수가 너무 많은데."


그가 뒤돌아 보며 걱정어린 말투로 말했다. 그의 눈빛이 힘자랑 하는 어린애를 보는 느낌이다.


[수는 상관 없어.]


그 눈빛에 기분이 약간 상한 나는 꼬리를 탁탁 내리치며 반대쪽 골목을 쳐다보았다.


[직접 보여주지. 저 골목 보여?]

"어디...?"


내 손끝을 따라 맞은 편 골목을 본 강준우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좁은 골목은 지금 시간에 비해 너무 어두웠다. 아니, 까맸다. 껌껌하다고 착각할 만큼 골목의 모든 부분은 새까만 쥐들로 덮여 있었다.


"검은 파도...!"


강준우가 숨죽여 비명을 지르는 걸 지나쳐 걸어 나온 나는, 내 기운을 퍼트리며 낮은 소리로 목을 울렸다.


그르릉...!


목울음과 함께 내 기운이 골목을 가득 채운 셀 수 없이 많은 검은 쥐 떼에게로 퍼져나간다.


"찍, 찌지직! 찍!"

"찌직!"


위협적인 기운을 맞닥뜨린 검은 쥐 떼의 선택은 도주였다. 찍찍거리며 검은 쥐들이 소란스럽게 도망치고 남은 골목에는 내 기운을 직접적으로 맞아 기절한 놈들만이 남아 있었다.


[어때. 문제 없지?]


돌아 본 나는 곧 문제가 생겼음을 깨달았다. 강준우가 후들거리며 양 손으로 땅을 짚고 있었고 까뮤는 보이지 않는다.

내 기운을 조절하지 못했구나... 검은 쥐들에게만 기운을 보낸다는 걸 내 주변으로 그냥 퍼트려버렸다.

가슴이 철렁한 나는 까뮤를 찾았다.


[까뮤!]

[이제 까뮤 생각이 나세요?]


뮤리엘이 가느다랗게 눈을 뜨며 그녀의 몸을 감싸고 있던 날개를 펼쳤다. 날개가 펴지고 그녀가 품에 안고 있던 까뮤를 보여주었다.


"컹?"


뮤리엘이 드래곤의 기운으로부터 보호해줘서 그런지 까뮤는 멀쩡한 모습으로 머리를 갸웃거리고 있었다.


[부주의 했어요.]


뮤리엘은 엄한 목소리로 나를 꾸짖었다.


[반성할게.]


고개를 숙였다. 나를 보여주겠다는 생각만 앞서다 보니 너무 부주의 해졌었다. 까뮤와 강준우를 아낀다면 내 기운이 퍼져나갔을 때의 상황을 생각했어야 했다.


[그래도...]


뮤리엘이 살짝 미소 지으며 말을 이었다.


[피어를 평소에 감추고 있다가 퍼트리는 것은 잘 하고 계시네요. 그 나이 때 해츨링들이 하기 힘든 일인데 말이에요.]

[그래...?]


칭찬에 꼬리가 실룩였다.


"마스터... 나도 좀 봐달라고."


땅을 기다시피 하고 있던 강준우가 나를 부른다.


[내 기운을 받고 그정도면 넌 잘 있는건데?]

"그, 그런가?"


약하게 뿜어냈다고 하지만 피어를 바로 옆에서 받아내고서 말할 정도면 정말 괜찮은 거다. 괜찮다 못해 아주 좋다.


[맞아요. 놀라울 정도인데요?]


뮤리엘도 동감하며 꼬리를 흔든다.


[어쨌든 이 부근에 있는 괴물들이라면 괜찮아.]


지겨울 정도로 사냥했던 놈들이다. 놈들도 내 냄새를 기억하고 피할 정도였지. 지금쯤 다들 내 복귀를 알아채지 않았을까?


[딱 한 놈만 빼고. 그 놈이 아직 이 주변에 있는지 모르겠네.]

"어떤 놈인데?"


강준우가 주저 앉아 몸을 부들거리며 물었다. 몸을 떠는건 피어를 맞은 후유증 같은 것이다.

그의 질문에 나는 놈을 떠올렸다.

뿔멧돼지 던전이 폭주 했을 때 마지막으로 나오던 거대한 녀석.


[거대 멧돼지.]


그 놈이 뿜어내던 기운을 생각하면 아직도 오싹하다. 이 주변에는 없는 것 같아 다행이지만 혹시라도 나타난다면 지금의 나로서는 대적하는게 불가능 할 것이다. 그런 적을 직접 봤으니 더 빨리 성장하고자 하는 것이고.


"멧돼지?"

[응. 저 건물만큼이나 큰 놈.]


강준우가 눈을 찌푸렸다.


"그런 놈은 못봤는데..."

[못봤을 거야. 네가 내 던전에 오고 나서 생긴 던전 폭주로 나온 놈이니까.]

[그 정도 덩치라면 꽤 강한 던전 마스터 였겠는데요...]


뮤리엘이 눈을 감고 주변의 기운을 살펴보곤 말했다.


[적어도 여기 주변에는 없어 보이네요.]

[응. 놈의 기운은 느껴지지 않아. 그래도 조심하자고.]


그 정도 덩치와 기운의 거대 멧돼지라면 가까이 오기 전에 알아차리겠지만 조심하는게 남는 것이다. 놈이 어딨는지 모르는 상태라 불안함은 있었다. 산 정상에서 봤을 때도 보이지 않고. 내가 잠든 두 달 동안 다른 곳으로 이동 했을까?

불안감에 나는 날개를 펄럭이며 강준우를 재촉했다.


[어두워 지기 전에 어디까지 갈 수 있어? 저녁 전까지는 도착했으면 좋겠는데.]


강준우가 배낭을 고쳐 매곤 턱을 긁적였다.


"어어... 좀 빨리 걸으면 저녁까지 거주지에 도착 가능할 것 같긴 한데."

[도착 가능하다는 거지?]


걸어야 한다니. 거주지 주변은 경계가 심하다고 해서 날아서 갈 수도 없다. 답답해서 팔짱을 끼며 꼬리를 바닥에 탁탁 쳤다.


[저녁은 거주지에서 먹을 거야.]


나는 단호하게 말했다.

그 뒤부턴 말없는 걸음이 이어졌다. 강준우를 앞세운 우리는 괴물들로 가득한 도심을 거침없이 가로질러갔다.

괴물들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나와 뮤리엘이 약간의 기운을 흘리는 것만으로도 괴물들이 기겁하며 도망갔기에 쓸데없는 전투를 피할 수 있었다.

그런데, 무너지고 갈라진 길을 걷던 우리를 강준우가 막아섰다.


"여기서 부턴 그 모습으로 가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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