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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림씨
작품등록일 :
2022.10.31 02:02
최근연재일 :
2023.01.05 02:28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570
추천수 :
15
글자수 :
195,106

작성
23.01.05 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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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35화

DUMMY

유적 사냥꾼.


속칭 도굴꾼 형제의 동생 놈이 달려오던 것을 멈추고 숨을 죽였다.


탐욕스러운 눈길이다···.

그것도 자신이 일주일 간, 고생해 진을 빼놓은 오우거를 향해서.


‘뭐하는 놈이야.’


헥스에게 정신이 팔린 와중에도.

착실히 오우거의 다리 밑으로 파고든 단테는 기합을 내질렀다.


“타핫!”


레어메탈 장검이 오우거의 아킬레스건을 향해 예기를 들어낸다. 오우거의 신체 구조에 인간을 대입을 했을 때. 기동력을 봉쇄하기 위한 급소.


하지만.


정신을 집중해도 모자랄 판에.

심력이 분산된 상황에서 날린 공격은 극강의 방호력을 가진 오우거를 뚫기 역부족이다.


퉁-!


탄성에 튕겨져 나간 검.


“쳇”


혀를 찬 단테는 땅을 박차 전속력으로 오우거의 사정범위에서 벗어났다. 그리면서 숨어있는 헥스를 곁눈질 한다.


그는 일본도를 연상시키는 얇고 긴 검을 든채, 오우거에게 눈을 떼지 못하고 있었다.


무덤이나 파헤치는 놈답게.


어떻게 끼어들어 오우거의 지분을 얻을 심산인가. 단테의 기분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황금방패 ’용병대와 그들 형제를 노린 오우거의 관심을 돌리기 위해서 한 노력.


그리고 인대, 가죽, 남자에···좋다는 심장, 그 어디 하나 버릴 곳 없는. 다 잡은 금화를 놓칠 수는 없는 법.


‘네게 틈을 주지 않겠다.’


각오를 다진 단테는 허공에서 몸을 뒤집었다. 예리하게 빛을 발하는 안광.


단테의 시선이 오롯이 적을 담는다.


“크라라라락!”


오우거가 흉악한 이빨을 드러내 목청이 터져라 괴성을 내지른다.

녀석이 입을 얼마나 크게 벌렸는지, 잇몸에 낀 치석이 보일 지경.


“냄새 나니까! 닥쳐.”


도발적인 단테의 말에 오히려 더 큰 고함으로 화답한 오우거. 허공에 크게 손을 휘저었다.


“크라락!!!!”


먼저. 평생 칫솔질은 안 해본 숙성된 썩은 내 나는 구취가 단테의 후각을 강타하고.


후속으로 오우거의 거력을 품은 나무 몽둥이가 단테에게 날아들었다.


콰직!


삽시간에 포격이 난무하는 전쟁터처럼 돌변한 싸움. 부셔지고, 조각이 나, 파편이 비산한다.


‘괴물.’


그렇게 괴롭힘 당하고도 저런 힘을 선보이다니. 괴랄한 스태미나다.


그렇다고 마냥 당할 수는 없는 법. 단테는 오러를 끌어올렸다.


땅을 지그재그로, 그리다, 직선적인 급가속 하는 움직임.

그리고 그런 그의 접근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투척을 하는 오우거.


맞추려는 몬스터와 피하는 인간의 대결은 단테의 승리로 돌아갔다.


쾅, 쾅.


한쪽 눈을 잃어 거리감을 떨어지는 오우거의 공격은 그런 그를 한 번도 맞추지 못한 채.

땅에 깊은 상흔만 남기고 허무하게 그의 체력만 빼앗았다.


후욱! 후욱!


찰나간의 멈춤. 흐트러진 숨소리.

어깨를 크게 들썩거리는 오우거의 동체에서 김이 모락모락 올라왔다.


“!”


그 순간.


포격이 멈춘 틈에 시력을 잃은 방향으로 땅을 박차는 단테.


뇌에서 정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잔상이 남았다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그의 발에서 오우거의 인지를 뛰어넘는 고속 이동이 펼쳐졌다.


서걱.


어느새 오우거의 등 뒤로 이동한 단테는 떨려오는 애병을 놓치지 않게 꽉 쥐며 뒤돌아섰다.


‘됐다.’


찌지직!


딱!!!

오우거의 아킬레스건이 끊어지며 커다란 굉음이 울려 퍼졌다.


“크아아악!”


단테는 전속력으로 쓰러진 오우거에게 달려들었다.


“!?”


한입꺼리도 안 되는 인간이 다가올수록.

뇌리를 엄습해오는 생소한 감정에 당황하는 오우거다.

아덴만 대산림의 한 영역을 차지한 지배자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약자나 느낄 감정.


서걱!


단테는 빠르게 손을 놀렸다.


가죽의 결을 따라 움직이는 그의 검이 오우거의 널따란 가죽, 동체에 기다란 획을 그릴 때마다.


물감으로 도화지에 채색을 하는 것처럼 붉은 선혈이 울컥 터져 나왔다.


그 순간.


오우거는 피어를 담아, 숲이 떠나가라 고함을 질렀다.


“크악!!”


죽을 수 없다. 그것도 정강이 어름밖에 안 오는 인간에게.


처음으로 목숨을 위협 받는 상황까지 몰렸다는 사실을 부정하는 오우거의 투쟁심으로 가득한 본능.


웅장한 투기가 장내를 내리눌렀다.


뿌드득!


오우거의 심장이 세찬 박동과 함께 마정석을 쥐어짠다.

울컥, 울컥 마력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오우거의 쇠심줄 같은 근육다발이 마력을 머금고 한계까지 꼬아졌다.


근육에 쥐여 짜이고 짜여, 뼈마디가 끼익, 끼익, 비명을 지르면서 금이 가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대가로 얻은 힘에 공간이 울부짖으며 떨려왔다.


그리고는 오우거의 투기에 속박 된 단테.

그를 죽이겠다는 일념이 집약된 오우거의 주먹이 단테를 향해 내리 꽂힌다.


우르르르릉!


전력을 다한 순수한 일 권.

그것을 본 단테는 송곳니를 내보이며 웃었다.


사냥감에 불과한 몬스터가 마치 전사로 보이다니. 단테는 자신이 미쳤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유리알처럼 맑은 눈이 마주치자 깨달았다.


순수한 호승심을 간직한 눈빛이었다.


‘일주일 간, 재밌었다.’


레어 메탈 장검을 쥔 단테의 눈이 검게 물들고 오우거를 담았다.


그런 그의 눈이 오우거의 머리에서 나타난 제 3자를 발견하고는 순식간에 구겨졌다.


갑자기 끼어든 제 3자는 헥스였다.

그가 기합을 내지르며 오우거의 향해 떨어져 내렸다.


“끼야앗!”


머리 위로 들고 있던 기형 검을 전력을 다해 내려친다.


콰과광!


오우거의 주먹이 방향을 잃고 단테의 옆을 때렸다. 주먹에 담긴 마력이 방사형으로 펴져나갔다.


숲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힘을 다해 스러졌다.


“크르르르.”


단테와 눈이 마주친 오우거. 그는 자신이 지지 않았다는 것처럼 울었다.


“···내가 이겼을 거다.”


작게 미소를 지은 오우거는 눈을 감았다.


쿵!


오우거는 먼지 구름을 일으키며 쓰러졌다.


그의 등에는 얇고 긴 기형 검에 정수리부터 하복부까지 주욱-일자로 베어진 상처가 남아있었다.


단테는 죽은 오우거에게서 눈을 땠다.


도적놈이 검에 묻은 피를 털어내고는 칼집에 검을 꽂아 넣고 말했다.


“싸우려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위험해 보여서 도와드렸습니다.”


말을 하며 양손을 번쩍 들었다.


‘웃기는 놈이네.’


사람이 생긴 대로 논다더니.


쭉 쩨진 입술하며 얍실하게 생긴 것까지. 마음에 드는 구석이 없다니까.


게다가.


건방지게 마력으로 상태를 가늠하려고 들어?

속으로 이죽거리며 단테는 오우거의 사체를 향해 걸어갔다.


오우거의 얼굴 쪽으로 간 그는 비쭉 솟아난 가죽이 감긴 망치 자루를 잡아당겼다.


으득.

단테는 자루와 함께 뽑혀져 나온 안구에 오러를 담아 털었다.


“네 몫이다.”


쉐에에엑.

둥근 물체가 도적놈에게 날아갔다.


“이런!”


그것을 본 헥스는 마력을 손날에 담았다.

검의 형상이 맺히는 팔. 헥스는 눈알을 향해 휘둘렀다.


철퍽!


하지만 갈라진 눈알에서 액체가 터져 나오고 그는 점액질을 뒤집어썼다.


“전리품을 나눠줘도 받질 못하니···. 주지를 못하잖아.”


“···.”


헥스가 칼날처럼 예리한 눈빛을 보낸다.


도발적인 말에도 반응하지 않는 그의 태도를 볼 때. 아쉽게도, 냉정을 찾은 듯하다.


버리지 못한 도적 습성만 빼고 보면 이 세계에서 처음 만난···, 제대로 배운 검사.


단테는 장난스러운 웃음기를 지운 채,

들고 있던 전투 해머를 내려놓고, 검 자루에 손을 올렸다. 칼집에서 레어 메탈 장검이 빠져 나왔다.


휘이잉~.


바람결을 따라 정제된 살기가 송곳처럼 찔러왔다.


한 발자국. 두 발자국.


조금씩 거리를 좁혀가는 헥스와 단테.

그들은 서로를 주시하며 서로의 공격 가능한 범위를 가늠해 나갔다.


그러면서 머릿속으로 바삐 상대에 대한 정보를 읽어냈다.


허리를 틀었다. 머리 위로 들려있던 칼끝이 내려온다. 손목을 꺾으며 기세를 일으켰다.


‘반격.’


심상으로 목덜미와 미간을 노리던 상대방이 검을 거두며 사선으로 베어온다. 속임수였나. 그렇다면······.


차근차근 심상의 대결에서 헥스를 제압해 나가자,


흠칫.


일정하게 박자로 걸어오던 그가 잠시 박자를 놓쳤다. 다시 걸음을 떼려하지만, 수세에 몰린 이상. 공세를 놓칠 수는 없는 법.


무자비한 공격 일변도.

그는 어떻게는 방어를 하려하지만. 심상 속에서는 그는 패배했다.


“별거 아니군.”


“실제로 검을 맞대 봐야. 승패가 결정 나는 것이다.”


발악적으로 자신의 열세를 감추려 노력하지만.


터벅, 터벅.


단테가 천천히 걸어오자. 헥스는 주춤, 주춤 물어나며 생각했다.


‘잘 못 골랐다.’


의복이 피로 얼룩져 부상을 입은 흔적이 있고,

자신이 일 검에 죽었던 오우거를 간신히 상처 입히던 것을 보아. 약하다고 생각했는데.


‘강자다.’


공간을 점차 메워가는 농밀한 마력에 호흡이 턱, 턱 막혀왔다.


장검에서 뿜어져 나온 열기로 공기가 타들어가며 이글거리는 검기. 그런 비효율적인 검기를 사용하면서도 태연한 신색에.


그는 완전히 단테에게 압도됐다.


‘검술로는 이길 수 있지만, 터무니없는 마력양이야.’


속으로 애써 변명하며 뒷걸음질 쳤다.


단테는 제자리에 멈춰 섰다.

그의 눈에서 싸울 의지가 없다. 꼬리만 개처럼 도망갈 길이 찾는 모습이라니···.


흥이 팍-식는다고 할까.


“검술 길드를 나왔다는 놈이라고 해서 기대했더니. 기분만 잡쳤군.”


단테는 연초를 꺼내 물었다.


치익! 치익! 치익!


라이터에 불이 올라오지 않아 신경질적으로 흔들었다.


회색빛의 마정석.


교체할 때가 지났다는 것을 떠올린 단테는 손을 튕겨 선천화기로 불을 붙여 연초를 태웠다.


“아무리 기습이라도 저런 놈에게 죽냐. 네가 살아있었어도 넌 내 상대가 아니었어.”


오우거의 사체 앞에서 투덜거린 단테는 장검을 휘둘렀다.


서걱. 서걱.


지방층을 타고 들어간 검에 한 장 씩 포가 떠진 오우거의 가죽을 유물 지갑에 던져 넣었다.


오우거를 도축하던 단테는 일이 마무리가 되자, 허리를 폈다.


“할 말이라도 남았나.”


성가시게 하는 시선이 있었다.


“···.”


머리 위에서 헥스는 화들짝 놀라 자리를 피했다.


‘젠장! 복수를 했어야 했는데.’


그는 몸담고 있는 길드를 나타르 용병이 모욕당했다는 사실에, 도망치다 말고 돌아와서 기습하려고 했다.


하지만.


쉐에에엑.


한 마리의 비조처럼 그에게 날아드는 신형. 칼집에서 뽑아져 나온 섬광이 그의 목을 치고 지나갔다.


풀썩.


나무 위에서 목이 분리 된 채, 헥스가 떨어져 내렸다.


자신이 죽었다는 것도 깨닫지 못한 어리석은 검사. 헥스의 최후였다.


“한번 살려줬으면 눈치껏 행동해야지. 쯧.”


그리고 그를 벤 단테는 혀를 차며 그의 머리를 밟아버렸다.


푸석!


신발에 묻은 찝찝한 것들을 대충 눈으로 닦아낸 단테는 오우거의 사체가 있는 공터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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