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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림씨
작품등록일 :
2022.10.31 02:02
최근연재일 :
2023.01.05 02:28
연재수 :
36 회
조회수 :
1,573
추천수 :
15
글자수 :
195,106

작성
22.11.2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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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18화

DUMMY

‘시험!’


단테는 목구멍에 손가락을 집어넣어 식도를 메운 무언가를 뽑아냈다.


위액과 함께 철퍽하며 떨어지는 그것이 버둥거리며 몸을 비틀었다.


“아빠! 아빠.”


단테는 혐오감에 몸서리쳤다.


주름이 자글자글 낀 새하얀 면상에 돋아난 위액에 푹 절여진 실타래가 단테를 향해 너풀거렸다.


“내 몸에서 기생하는 놈이 네 아빠를 왜 날 보면서 찾아. 시발.”


불쾌감에 단테는 아빠를 애타게 찾던 기생목을 발로 밟아버렸다. 그리고는 검을 꺼내 주변을 경계했다.


탈의실의 벽면은 기괴한 식물의 뿌리에 잠식되어 있었다.


마치 지구 전체가 던전화가 진행되던 현대 사회를 방불케 하는 광경.


“여긴 연구소가 아니라, 던전이야. 미친놈들. 미궁을 일부러 성장시키고 있었어. 제길.”


비토 클레멘자가 소마테린 정을 준 이유도···. 인간을 양질의 거름으로 만들려는 의도.


“까득! 빈 헤인츠를 수하로 둔 개새끼답네.”


단테는 이빨을 갈며 검을 뽑아 들었다.


보복을 하려면 일단 신비한 생물 연구소. 아니, 이 흉악한 미궁을 탈출해야한다.


그는 탈의실을 박차고 나왔다.


일층 로비와 연결된 통로.

시커먼 무저갱처럼 어둠에 잠겨 있는 복도에 까마귀 형상의 인형이 막아서고 있었다.


단테는 장검으로 크게 종으로 베었다.


서걱!


역병의사 차림의 기생목이 상하체가 분리된 채,


“까드드득, 딱!”


땅에 떨어진 음울한 안광이 단테를 쫓았다.


그 순간 입을 딱딱거리며 움직인 연구원의 상체에서 가지가 돋아났다


이를 본 단테가 공중으로 몸을 날려 피하지만.


허공에 뜬 단테를 노리며 기묘한 궤적으로 그리며 날아드는 무기.


어느새 하체에서 돋아난 가지가 톱, 망치, 정과 같은 무기로 단테를 노리고 있었다.


“타핫!”


몸을 비틀어 벽을 찬 단테.

그는 몸을 선회하며 장검으로 무기를 피하면서 찔러오는 가지를 쳐냈다.


그가 방금까지 있던 자리에 수 십 가닥의 가지가 박혔다.


단테의 검에 썩둑하고 잘려나간 가지.

단테는 땅에 내려옴과 동시에 쾌속하게 몸을 날렸다.


그의 눈이 순간 매섭게 빛났다.


‘무한정 재생을 못하는군.’


가지가 잘려나간 연구원의 상체에서 꾸물거리며 후속타를 날렸지만.


방금의 수십 번의 연격에는 비할 바 못됐다.


“그렇다면!”


단테는 새로 돋아난 가지를 향해 무수한 선을 긋기 시작했다.


단테의 손에서 분화된 검이 가지를 자르며 나아갔다.


기생목이 재생능을 한계까지 쥐어짜, 막아서지만, 조금씩 전진하던 단테의 검이 종극에는 연구원에 닿고.


서걱!


횡으로 갈라졌다.


“경비가 아니라 정원사로 취업해야겠는 걸.”


혼잣말을 중얼거린 단테는 쓰러트린 적에게 다가갔다.


“아직도 죽지 않았네.”


단테는 반으로 갈라진 상체 조각을 앉아 관찰했다.


“딱! 끼에엑”


단면이 꿈틀되는 보아, 상처를 복원만 한다면 무한정 싸울 태세.

단테는 기생목에게 돋아난 잔뿌리를 뜯어냈다.


“흐음! 양분만 있으면 재생하는군. 그럼 이러면 어떠려나.”


단테는 손에서 인력이 생겨났다.


‘흡성대법.’


혈맥을 타고 들어오는 농도 짙은 생기. 이를 게걸스럽게 흡수하던 흡성대법은 기생목을 몇 초 남짓의 시간 만에 먹어치웠다.


한결 충만해진 기운. 악념의 잔재조차 없는 순수한 생기였다.


잔해로 변모한 기생목을 털고 일어난 단테.

그는 괴물의 아가리처럼 뻥 뚫린 통로를 노려봤다.


“까드득, 까드득.”

“까드득, 까드득, 까드득, 까드득.”


통로에서 검은 파도가 넘실거리고 있었다.

흑색 일색의 두터운 로브, 까마귀 탈을 쓴 기생목.


“먹잇감인가.”


그는 팔을 벌려 환영하는 마음으로 기생목 무리를 맞이했다.


그들의 등에서 돋아난 줄기가 통로를 메우며 날라든다.


퍽! 퍽! 퍽!


줄기가 날카로운 창촉이 되고.

단테의 살을 뚫고, 안에서 자라난 뿌리는 단테의 혈맥을 잠식했다.


단단한 결속.

기생목과 하나의 군집 식물이 된 단테.


그는 양분을 빨아들이는 기생목의 심정으로 신비를 사용했다.


“흐흐흐흐!”


온몸이 난자되는 고통 속에서도 웃음이 나왔다.


뿌리를 통해 넘어오는 서른 남짓의 기생목의 기운으로 재생능이 발동되고 소실된 육체가 탈바꿈되고 있었다.


‘위기 속에 기회인가. 이런 노다지도 처음인데.’


생명의 위기를 느낀 기생목이 본능적으로 뿌리를 뽑아내려 하지만.


주인의 성격을 닮은 사악한 주술.

흡성대법이 식탐을 부리며 게걸스럽게 몸집을 불려나갔다.


퍼석, 퍼석.


점차 말라가는 기생목.


그들은 발악적으로 무기를 날려보지만, 단테가 가볍게 휘두른 장검에 잘려나갔다.


“이 던전이 영약 밭이나 다름없네.”


나체가 된 단테는 기생목이 입고 있던 두터운 흑색 로브로 몸을 가리고는 걸음을 옮겼다.


“사육실. 정제실, 배양실, 재배실이라고 했지.”


연구소 일층에 시설들.

그는 안에 있을 기생목···아니 비약을 사냥하러 단테는 걸음을 옮겼다.


***


“퉤! 이게 마지막 방이군.”


바닥에 침을 뱉은 단테.

그는 야트막하게 빛이 새어나오는 문에 적혀 있는 명판을 읽었다.


명판에는 ‘사육실’이라 적혀있었다.

단테는 각오를 다지며 문을 열고 사육실 안으로 진입했다.


갑자기 눈을 향해 비춘 강렬한 빛. 단테는 감각을 곤두세워 공격에 대비했다.


“안녕하세요.”


빠르게 암순응을 끝낸 단테는 전면을 노려봤다.


징그러운 연구소의 분위기와는 상반된 해사한 시설.

유치원에나 있을 법한 장난감과 인형이 굴러다니고 열 살 이하로 보이는 아이들이 단테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짝! 짝! 짝! 짝!”


아이들은 단테가 손뼉을 치고 입으로 박수 소리를 냈다.


아이의 중심에서 프릴차림의 여자아이가 해맑게 웃으며 나타났다.


“축하해요. 테스트에 합격하셨어요. 저희 신비한 생물 연구소에 경비로 발탁되신 걸 환영합니다.”


그 말에 헤실거리면서 단테의 주변을 도는 아이들. 단테는 프릴 차림의 여자 아이를 보며 혼잣말을 했다.


“얀이 찾던 아이가 왜···?”


원경마법으로 봤던 아이같은데. 게다가 얀의 반지와 동일한 디자인의 반지를 아이가 끼고 있다.


단테의 혼잣말을 들은 여자아이가 고개를 갸우뚱했다.


“에이?! 절 본적 있으세요. 그럴 리 없는데. 항상 연구소 안에 있어서 만난 기억이 만난 기억이 없는데.”


단테는 여자아이를 예의주시했다.

괴물이 돌아다니는 시설에 정상적인 아이가 돌아 다닐리 없다.


“꼬마야. 우린 직접 만난 적이 없단다.”


“그럼 절 어떻게 아세요?”


“난 사실 네 안부를 궁금해 하는 친구의 부탁으로 이 연구소에 왔거든. 미궁도시 에델룩스에서 살고 있는 나타르. 네 친구인 얀 말이다. 기억나니.”


“이번 경비 아저씨는 진짜 특이하네요.”


여자아이는 허공을 보자, 단테를 감싸고 있던 아이들 또한 동일한 행동을 취했다.


그리고는 단테를 보며 진심으로 걱정된다는 듯, 말했다.


“아저씨! 어머니가 그러시는데. 과거에 있던 안 좋은 기억들은 잊고 저희와 함께 하자고 하시네요.”


“맞아요! 저희랑 놀아주세요!”


아이들이 앵앵거리는 목소리로 떠들지만, 단테의 귀에는 들이지 않았다.


이 사육실에서 유일하게 느껴지지 않는 인기척과 존재감.


‘신기루다. 환상!’


단테는 장검으로 환영을 베어버렸다.


얀의 친구를 관통하고 지나간 검을 보며 까르르 웃던 아이들이 해맑게 손을 머리 위로 흔들며 꺄악거리며 단테에게서 멀어졌다.


단테는 쓰러진 얀의 친구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재미없단다.”


단테의 말에 몸을 일으킨 아이.


“다들 잘 받아주는데.”


“···.”


“그리고 방금 떠올랐어요. 내 친구 얀! 잘 지내고 있죠. 안부 편지를 한동안 못 보냈는데. 잘 지낸다고 전해주세요.”


단테는 곡선빈의 눈으로 아이를 관찰했다.


순진무구한, 하얀 도화지 같은 심상에 연결 된 단말을 발견한 단테.


그는 천장으로 이어진 단말을 따라 시선을 옮겼다.


“옥상인가···.”


미궁의 근원의 위치를 파악됐다.


“휴~. 어머니가 실수했다 하시네요. 좋은 기억은 간직해도 된다고 돌려주셨어요.”


“널 어떻게 하면 만날 수 있을까.”


“전 항상 깨어있으니까. 연구소 안에서 절 부르시면 언제든 만날 수 있어요. 제 이름은 애니예요! 애니.”


“애니가 고생이 많구나.”


“제 일인걸요.”


그 말을 끝으로 애니의 형상이 모래알처럼 무너지고.


“만나서 반가웠어요. 아저씨. 다음에 또 봬요.”


애니의 영혼이 벽을 통과해 어딘가로 사라져 버렸다.


“애니랑만 놀지 말고, 저랑도 놀아주세요!”


“저도요!”


“저도!”


사육실 안을 방실거리며 뛰놀고 있는 아이들을 본 단테. 사육실의 정체를 깨달았다.


“까드득! 놀아달라니까요. 아저씨.”


“그래, 네 놈들하고도 놀아줘야지.”


애니가 사라지자 본색을 드러냈다.


“아이들을 숙주로 몬스터를 만들었구나!”


그 말에 입을 찢어져라 웃은 그들이 단테에게 달려들었다.


살기를 들어낸 단테는 장검으로 휘둘렀다.


그의 거친 감정이 실린 검에 담긴 패도적인 기세.


“차핫!”


그들을 양단해오는 단테의 공격을 기생목이 작은 체구를 이용한 날렵한 몸놀림으로 피하며.


사사삭!


손톱을 세워 벽에 달라붙었다.


“까드득, 우리랑 놀자”


벽에 달라붙은 기생목들이 입에서 긴 혀를 뽑아내 손톱을 핥았다.


상처가 생긴 혀에서 검붉은 수액이 손톱을 타고 바닥으로 떨어졌다.


치이익!


“독?!”


위협을 감지한 단테는 걸치고 있던 로브를 펼쳐 기생목이 뿌린 부식성 수액을 막았다.


그의 로브가 치익하며 녹아내리며 희뿌연 연기가 발생했다.


“흐읍!”


이를 발견한 단테는 재빨리 호흡을 멈췄다.


연기에 닿은 피부가 따끔거렸다.

무방비하게 연기를 마셨다가는 폐가 녹아내릴 강력한 산성.


검으로 대응하다가는 날이 상한다고 생각한 단테는 장검을 허리춤에 넣었다.


그리고는 신비를 사용했다.


‘노고단공.’


치익!


단테는 손에서 버둥거리는 기생목의 목을 비틀었다.


으득하며 목이 뽑힌 시체.

손을 타고 흐르는 수액을 노운의 공법으로 떨쳐내는 한편 흡성대법으로 생명력을 갈취한 단테.


그는 몸을 날렸다.


그 순간 흡성대법으로 뽑아낸 생명력이 오러를 보조하고.

노고단공의 공능으로 강화된 육체에서 폭발적인 출력이 발생.


“까드득?!”


촤아악!


단테의 각력에 기생목의 머리가 부셔지며 비산했다.


단테는 흉신악살이 되어 아이를 숙주 삼은 기생목들을 사냥해 나갔다.


그들 또한 단테를 향해 손톱을 세워 단테를 노리지만.

오러가 녹아든 강건한 육신을 뚫지 못했다.


그 순간 단테는 손날을 세워, 기생목의 손톱을 꺾어 버리고는 포효를 내질렀다.


“이 괴물들아! 놀아달라고 하지 않았나.”

적색의 안광에서 살기가 폭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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