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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민(煩悶)

은퇴한 영웅은 기둥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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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민
작품등록일 :
2024.09.06 19:45
최근연재일 :
2024.09.10 06:25
연재수 :
11 회
조회수 :
1,955
추천수 :
44
글자수 :
67,005

작성
24.09.08 12:25
조회
122
추천
2
글자
15쪽

06화_계절을 먹다니 신기하네(1)

DUMMY

**


기세가 꺾인 추위가 지나고 봄이 지저귀기 시작했다.

창밖으로 보이던 눈 쌓인 가지는 제법 초록빛을 띠고 있었다.


-끄응


“일어났어?”


시로가 나를 배시시 웃었다.


“날도 풀렸으니까. 오늘은 산책하러 나가는 게 어때?”

“그래요! 저는 서방님과 함께면 뭘 하든지 다 좋으니까요.”


오랜만에 사랑을 나눠서 그런가.

아니면 시로 같았던 부인들이 없어서 그랬던 걸까.

심장이 간질거리는 느낌은 정말 오랜만이 아닐까 싶다.


“다행이네. 씻고 와. 아침 준비해줄 테니까.”


시로가 씻을 동안 아침을 준비했다.

손가락을 튕겨서 불을 켰다.

용사 출신이라 마법도 조금 할 줄 알았다.

기초 속성 마법 정도는 해야 낙오되더라도 살아남을 수 있었으니까.


───취이익!


───불라불라불라!


아침은 간단하게 계란과 스프로 준비했다.

따뜻한 스프로 몸에 온기를 더하고 육각형 식재료인 계란으로 부족한 영양소를 채운다.

너튜브로 여러 음식 영상들을 봤지만, 조미료나 식재료가 이곳과는 다른 것이 많아서 입맛만 다실 뿐이었다.

어떻게 구할 수 있다면 좋겠는데···.


“거기는 좀···.”


한 가지 생각난 곳이 있었다.

하지만 거기는 제국의 수도가 있는 곳이기도 하고 지하 세계라서 용사의 입장에서는 가기가 조금···.


“잠깐만.”

“네?!”


고개를 돌렸다.

머리를 털면서 들어오는 시로가 보였다.

새하얀 피부가 봄 햇살에 받아 눈이 부셨다.


“응? 아직도 여긴 겨울이네.”

“네?”

“시로한테 설원이 내려앉은 거 같아서.”

“······”


시로가 고개를 떨궜다.

말실수라도 한 걸까?


“내가 실수라도 한 거야?”

“아, 아뇨! 그, 그럴 리가요! 아니에요. 서방님.”

“그래?”

“서방님께서 다정하게 말씀하시니까. 왠지 모르게 몸이 간질거려서요.”

“음···. 청소부라도 불러야 하나.”

“네?”

“집에 벌레가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치.”


시로에게 다가갔다.

그녀를 품에 안고 들어 올렸다.


“우리 시로가 제대로 꼼꼼히 씻었는지 검사를 해봐야겠네?”

“네?!”


-털썩!


침대에 시로를 올려두고 한 꺼풀 벗어냈다.


“나쁜 벌레가 우리 시로 몸에 있을까 봐 그런 거니까. 협조 부탁해.”

“앗!”


───뽀글뽀글


불 위에 올려둔 스프가 끓는 소리가 들렸다.


조금 더 졸여야 하니까.

시간은 충분해.


밖에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침대에서 나는 작은 소음을 잠시 가려줬다.


**


“어디로 가시는 거예요?”

“음, 일단 영상에서 본 풀들이 있는지 찾아보려고.”


우리는 지금 산책을 나섰다.

누군가에겐 고된 산행이 될 수 있겠으나, 용사행을 치렀던 나와 시로에게는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는 산책이나 다름없었다.


“영상이요?”

“여기.”


나는 시로가 잠들었을 때 봤던 영상을 보여줬다.

‘봄을 입안에 담다’라는 제목인 영상에서는 그쪽 세계 인간들이 봄에 나는 풀을 뜯어서 흰쌀밥과 비벼 먹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간밤에 군침이 돌아서 속이 조금 쓰렸다.

그래서 아침을 스프와 계란으로 한 게 그 이유 때문이기도 하고.


“와···. 이런 건 정말 먹을 게 없을 때나 하는 건 줄 알았는데, 여기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다른 식물을 뜯어서 먹는군요.”

“특히 쪄서 밥을 싸 먹는 쌈밥이 대체 무슨 맛일까 궁금하기도 해.”

“저도 궁금하네요. 서방님이 해주셨던 대구탕이 정말 맛있어서 그쪽 세계 사람들은 맛있는 걸 먹는구나 싶었거든요.”

“나도 전에 시로가 해줬던 파전이랑 취기가 올라오는 음료.”

“막걸리!”

“응응. 막걸리. 입에 감기는 맛이 정말 좋더라고.”


시로가 작게 웃었다.

몬스터 앞에서는 북부의 설원에 비견할 정도로 차가운 그녀였지만, 내 앞에서는 봄 햇살처럼 순수하게 웃는 모습이 참 신기했다.

이게 사랑일까 싶기도 하고.

3번의 부인을 지나면서 나도 내 나름대로 사랑을 정의할 수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직 세상에는 배울 게 참 많은 거 같다.


“서방님!”

“응?”


시로가 뭔가를 가리켰다.

그녀의 손끝이 향한 곳을 보니 작은 풀이 자라있었다.

우리가 최초 발견은 아니겠지만, 이제껏 살면서 처음 보는 식물이라 신기할 따름이었다.

물론 실제로 본 건 처음이고 영상으로 이미 봤던 식물이라 내적 친밀감은 있었다.

아, 내적 친밀감이란 말은 영상 아래로 늘어진 여러 문장을 보면서 익혔는데, 이것 말고도 여러 말들이 어딘가 공감이 가서 머리에 새겨뒀다.


“일단 뜯어놓을게요.”

“응.”


그렇게 시로와 나의 보물찾기가 시작됐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그쪽 세계의 속담처럼, 봄나물의 존재를 확인한 우리 두 사람에게 이곳은 보물 천지나 다름이 없었다.

지금까지 무심코 밟았던 풀들을 손질한다면 맛있는 음식으로 재탄생할 수 있었다니.

한 움큼 풀을 아공간으로 넣으며 생각했다.


우리 세계에는 대체 풀을 안 먹었던 걸까?


불현듯 떠오른 고민은 금방 해결됐다.

저기엔 없고 우리에겐 있는 것.


여기는 몬스터가 도처에 널려 있었다.


산책을 다녀오고 나서 우리는 같이 샤워했다.

산을 밟으면서 배인 흙내와 풀을 뜯으면서 물든 풋내가 가득했다.

서로의 이곳저곳을 씻어주며 우리는 사랑을 얘기했다.

샤워장을 나오니까. 선선한 바람에 그만 닭살이 돋았다.

불로 덥힌 뜨거운 물로 샤워한 것이 아니었는데도 샤워장과 바깥의 공기가 꽤 차이 났다.

아무튼, 그렇게 샤워를 마치고는 우리는 뜯어온 풀들을 손질했다.


“손질은 제가 할 테니까. 서방님은 쉬거나 다른 것 좀 해주세요.”

“이를테면?”

“음.”


시로의 뒤로 갔다.

개미처럼 얇은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작게 교성이 터졌지만, 그러려니 했다.

그녀의 약점은 옆구리였으니까.


“그, 그러면···.”

“응.”

“맛있는 계란이 먹고 싶어요.”

“알겠어. 바로 준비해줄게.”

“감사해요. 서방님.”

“나도 고마워. 시로야.”

“······”


시로가 다시 고개를 숙였다.

아무리 골렘 같은 눈치라도 이제는 알아차릴 수 있었다.

부끄러워서 그렇다는 걸.


이런 게 반응이 재밌다는 상황일까?


영상 아래에 난 문장에서 반응이 재밌다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몰랐었는데, 시로를 보니까.

어렴풋이 알 것만 같았다.


“시로야.”

“네?”

“아냐.”


시로가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 모습이 정말 귀여워 보였다.


“사랑한다고.”

“헙!”

“이렇게 놀랄 거면서.”

“아, 아니! 그게 아니라.”


허둥대는 시로.

그런 모습에서 나는 전 부인들을 떠올렸다.

무감각한 여편네들···.

목석이라고 해도 무방할 감정에 메마른 그녀들과는 다르게 시로는 참 감정이 풍부한 여자였다.

설원의 마녀라는 이명이 오해에서 붙은 것이라지만, 시로의 이런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보게 된다면 시로를 시로라고 부르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더 해줄게. 이 말이 익숙해질 때까지.”

“······!”


포옹을 풀고 식탁으로 갔다.

아공간에서 종이와 목탄을 꺼냈다.

그리고.


“뭐하시려고요?”


내가 의자를 옮기자 시로가 고개를 갸웃했다.


“시로를 보려고.”

“네?”


항상 창문을 향하던 의자를 처음으로 다른 누군가를 향하게 위치를 바꿨다.


**


“이것만 하면 끝나요.”

“그럼 나는 아랫마을 잠시 다녀올게.”

“네. 다녀오세요. 서방님.”


그렇게 말한 시로가 문 앞까지 나를 배웅했다.

물기 묻은 손을 앞치마로 닦는 모습이 참 평범해 보였다.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시로와 나는 마녀와 용사다.

누군가에게는 공포를, 누군가에게는 추앙을 받는 그런 사람들이란 말이다.

그런데 이렇게 평범할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마을에 보이는 아낙들과 같았으니까.

설원의 마녀라고 불린 그녀도 특별할 것 하나 없는 모습이라니.

오묘한 기분이 들었다.

상황과 환경에 순응하는 인생이 평범해진다는 어떤 성녀의 말이 문뜩 떠올랐다.

그래도 시로가 내게 평범하다는 의미는 아니다.

공감된다는 것뿐이지. 그녀가 가진 특별함은 사라지지 않으니까.

지금 나에게 있어서 시로는 특별 사람이다.

고독한 나의 마음에 들어온 작은 짹짹이랄까?


날이 풀린 아랫마을은 생기가 넘쳐 흘렀다.

부둣가에선 조업을 마치고 돌아온 어부들이 자신들의 노고를 부단히 뭍으로 나르고 있었다.


“미르님!”

“촌장.”


촌장이 나를 살갑게 맞았다.

무슨 좋은 일이 있는 것일까?

웃음꽃이 핀 그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내 기분도 덩달아 좋아졌다.


“무슨 좋은 일이 있나 봐?”

“아! 하하하! 그게 말입니다.”


촌장이 천으로 만든 주머니를 건넸다.

묵직한 것이 뭔가 들어 있는데, 무게감이 돈 같지는 않았다.

내가 이들에게서 보호비 명목으로 뭔가를 받는 것이 아니었으니까. 당연한 건가 싶기도 하고.


“이게 뭐야?”

“이번에 또 조업을 나가서 해동 지역 사람들과 물물교환을 했다고 합니다.”

“해동?”


겨울에 고춧가루를 그 사람들에게서 받아왔다고 했었지.


“네. 이번에는 그 사람들이 먹는 쌀이란 걸 받아왔는데, 어부들 말로는 희고 뜨끈하면 김이 올라오는데, 맛은 약하게 단맛이 나는 그런 음식이라고 합니다. 그것만 먹는 건 아니고 다른 음식에 곁들여 먹는 음식이라고 전해 들었다던데.”

“설마?”

“미르님께서 관심이 있으실까 봐. 응? 네? 뭔가 아시는 눈치십니다?”

“어. 알고 있어. 쌀밥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식재료야.”

“이야! 역시 미르님이십니다. 어떻게 모르는 게 없으신 겁니까?”

“에이, 칭찬은 고맙지만, 그 정도는 아닌 거 같아.”

“들켰습니까요?”

“크크크. 이리 줘 봐.”

“여기.”


쌀이 든 주머니가 제법 묵직했다.

이 정도 양이면 시로와 몇 번은 나눠 먹을 수 있겠는데?

생각을 맺자, 머릿속에서 영상에서 본 음식이 스쳤다.


“맛있겠다.”

“네?!”


촌장이 소리쳤다.

뭔가 싶어서 시선을 내렸는데, 자신을 감싸고 있었다.


“남자 취미 없으니까. 그러지 말고.”

“하하하하!”

“싱겁기는. 아무튼, 고마워. 이거 때문에 수도로 갈까 고민하고 있었거든.”

“아! 역시 미르님께서는 신의 은총을 타고 나신 분입니다!”

“받은 게 있으니까. 가는 게 있어야 할 거 같은데···.”

“아유, 아닙니다. 저희가 받은 게 얼마나 많은데 미르님께 돈을 받겠습니까.”


촌장이 손사래를 쳤지만, 그래도 그냥 받을 수 없는 노릇.

말뿐인 감사는 내 성미에 맞지 않았다.

그리고 자연의 법칙에는 등가교환이란 것이 있다.

비워지면 채워져야 하는 법.

그 예외가 부모가 내리는 자식에 대한 무조건적인 사랑.

그래서 부성애와 모성애가 위대하다고 하는 것이 그런 의미이기도 하고.


“재정 문제는 촌장이 잘해서 없을 거고.”


촌장은 생긴 것이 다부져서 그렇지. 상당히 꼼꼼한 사람이다.

젊었을 적에 마을 재정을 관리한 이후로 쭉 그 일을 지속해왔었다.

그런 덕분에 지금은 한 마을의 촌장을 지내고 있고.

예전에 크라켄 잡기 위해서 생겨난 용병 산재 문제는 촌장이 잘 마무리 지었다고 전해 들었었다.


“근처에 생긴 던전이라도 처리해 줄까?”

“아!”


뭔가 생각난 표정이다.


“사실은 타지에서 마을로 넘어오는 고개가 있지 않습니까.”

“응.”

“미르님도 잘 아시겠지만, 마을은 해안가라서 눈이 심하게 내리지 않았지만, 고개는 산에 걸린 구름에서 내린 눈 때문에 겨울에는 타지와 왕래가 없다시피 하지 않습니까.”

“그렇지.”

“저도 그렇고 마을 사람들도 모두 그런 상황을 아니까. 안 둘러보다가 최근에 날이 풀려서 자경단을 이끌고 고개로 한 번 수색을 갔었습니다.”

“말이 길어지는 걸 보니 거기에 뭔가가 자리를 잡았구나?”

“아하하···.”

“그래. 해치워 줄게. 덕분에 전부터 먹고 싶었던 흰쌀밥도 먹을 수 있게 됐으니까.”

“오! 역시! 감사합니다! 미르님!”

“그런데 이것만은 알아둬.”

“어떤?”

“이제 용사가 아니니까. 알지?”

“하하하하! 세속에 적응하신 걸 보니, 이 늙은 촌장은 마음이 푹 놓입니다. 미르님!”

“사람 참. 아무튼, 사이즈를 봐야겠지만, 증인이 될 자경단 몇 명 추려서 보내줘.”

“넵! 알겠습니다!”

“당장은 너희도.”


선창을 봤다.

어부들이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다.


“만선이라서 쉽지 않을 테니까. 내일 가는 거로 하자.”

“네! 그렇게 말해 놓겠습니다.”

“그럼 나는 시로가 기다리니까.”

“으흐흐.”

“뭐지? 방금 그 웃음은?”

“그냥 미르님께서 행복해 보이셔서요.”

“싱겁기는.”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미르님!”

“그래. 내일 보자고. 꼬마 촌장.”

“하하하!”


마을에 내려왔던 이유가 쌀을 어떻게 구할 수 없는지 물어보려고 했던 것이었는데, 이렇게 얻었으니 더 있을 이유는 없었다.


“서방님!”


문밖에서 시로가 손을 흔들며 나를 반겼다.


“왜 나와 있어?”

“기척을 느껴서요.”

“그래도. 아직 바람이 찬데.”

“저는 서방님만 생각하면 가슴이 따뜻해진답니다.”

“그래?”


시로가 내 손을 잡더니 자신의 가슴으로 가져다 댔다.


“어때요?”

“부드러워.”

“······!”


시로의 얼굴이 붉어졌다.


“농담이고. 따뜻하네.”

“그, 그렇죠?”


근데 이게 무슨 냄새지?


열린 문틈으로 군침이 도는 냄새가 풍겼다.


“뭐 만들고 있었어?”

“아! 아침에 뜯은 풀들로 무침을 만들었어요.”

“무침?”

“네! 비빔밥 영상 전에 봤던 거예요.”


비빔밥에만 신경이 팔려서 이전에 봤던 영상이 뭐였는지 기억도 안 났다.

시로가 이명처럼 뛰어난 마녀여서 몸을 쓰는 나에 비해서 머리가 상당히 똑똑했다.

특히 기억력이 엄청 좋아서 용사행 때도 마왕 간부의 패턴을 쉽게 파훼할 수 있었다.


“우리가 가진 조미료도 있고 해서 고춧가루를 써서 만들어 봤는데···.”

“는데?”

“너무 아쉽더라고요.”

“뭐가?”

“흰쌀밥이 없는 게 말이에요.”

“그래?”

“풀 무침이랑 비빔밥 둘 다 쌀밥이 곁들여져야 완성되는 거니까···.”


시로가 의기소침해졌다.

아까 전까지만 해도 활기차던 그녀가 이렇게 풀이 죽다니.


“혹시 몰라서 빵이랑 같이 먹어봤는데, 뭔가 한 끗이 부족해서.”


나는 시로를 토닥였다.

그리고 그녀에게 천 주머니를 보여줬다.


“이거면 우리 시로 마음도 조금 풀리겠지?”

“이게?”


천으로 된 주머니를 건네받은 시로가 조심스럽게 내용물을 확인했다.

안 그래도 큰 눈이 놀라움이 더해져서 더 크게 떠졌다.


“우리 시로 만큼이나 하얀 쌀이야.”

“서방님!”


시로가 나를 안았다.

얼마나 기쁘기에 이러는 걸까.

라고 생각한다면 나도 그랬다.

쌀밥을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촌장을 안고 싶었으니까.


“얼른 밥을 지어볼게요!”

“방법은?”

“다 기억하죠!”


시로가 자신의 머리를 톡톡 두드렸다.


“내가 할 건?”

“음.”


턱을 가볍게 두드리던 시로가 손가락을 튕겼다.


“저만 보기?”

“그래.”


시로가 부산하게 준비하는 동안.

나는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행복에 겨워하는 몸짓이 귀여웠다.


그건 그렇고.

우리 이러다가 한식 없이는 못 사는 몸이 돼버리는 건 아닐까?


그때 불현듯 한 생각이 뇌리를 스쳤다.


해동 지역에 가면 이런 음식이 넘쳐나지 않을까?


괜한 궁금증에 느릿했던 심장이 다시금 뛰기 시작했다.


“얼마나 맛있을까?”

“네?!”


시로가 뒤를 돌았다.

그런데 이상하게 얼굴이 빨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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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10화_오크도 튀기면 맛있다. 24.09.09 30 2 14쪽
9 09화_계절을 먹다니 신기하네(4) 24.09.09 40 2 14쪽
8 08화_계절을 먹다니 신기하네(3) 24.09.08 59 2 12쪽
7 07화_계절을 먹다니 신기하네(2) 24.09.08 76 2 12쪽
» 06화_계절을 먹다니 신기하네(1) 24.09.08 123 2 15쪽
5 05화_썰매는 누구나 좋아한다 24.09.08 175 5 15쪽
4 04화_떠나는 자와 머무는 자 24.09.07 224 5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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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02화_크라켄을 낚았다(1) 24.09.07 395 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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