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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밥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에서 EX급 무한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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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밥
작품등록일 :
2024.06.24 18:01
최근연재일 :
2024.06.29 23:05
연재수 :
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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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
6
글자수 :
35,276

작성
24.06.26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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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3화 건물 속 대살육

DUMMY

3화 건물 속 대살육







“야! 씨발, 좆같네. 어쩌라고. 새끼야!”


난데없는 욕설 섞인 고성이 튀어나오자 사람들 시선이 거기로 쏠렸다.


끝내 경찰도 안오고 계속 기다리기도 뭐하고, 소강 상태로 잠시 조용하던 때다.


옷 사이로 시퍼런 문신이 보이는, 범상치않은 덩치들 세명이 큰소리로 얘길 나누고 있었다.


“형. 지하철 타고 가자고요. 시간이 우선인데.”


후배 석호가 논현파 행동대장 장태호에게 애원했다.


“아놔. 새끼가. 가오 빠지게, 뭐냐고. 영등포 애들 만나러 가는 건데.”


“그렇다고 차를 빼기도 어렵잖아요. 계속 늦어지는데. 지난번에 틀어버린 것도 있어서 이번까지 약속 어기면 걔네들 꼭지 돌아갈텐데요.”


“씨발. 내 체면은 생각 안하냐. 영등포 새끼들이 우리 차 볼려고 앞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 아니야, 근데 강남 논현파 행동대장이 뚜벅이로 걸어오면서 지하철 타고 왔다고 해봐라. 참 검소하시네 하겠다. 뒤로 또 얼마나 비웃을 거냐고.”


“늦는 거 보다야...”


결론이 안날 것 같자 옆에 호균이 끼여들었다.


“형! 제가 생각이 있는데. 그러지 말고요.”


“뭔데.”


“요기 지하철역 건너서 자동차 전시장이 있던 걸 제가 알거든요, 거기 가서 시승한다고 하면서 하나 빼죠. 제가 얘기 잘 할테니까. 히히. 있잖아요. 시승한다고 하면서 하루 그냥 쓰는 거.”


“그래, 아이디어는 좋네. 근데 브랜드가 뭐냐.”


“아마 B**일 걸요.”


“좀 구린데. 벤**은 돼야지.”


“아이고 형. 이 마당에 어쩌겠어요. 시간도 없고.”


장태호가 잠깐 고민하는듯 하더니 내뱉었다.


“그래, 가자, 가!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씹어야지, 씨발. 강남 장태호 많이 죽었다 씨발.”




한수네 일행 옆 미모의 여자, 차서연, 유승혜도 발걸음을 옮기는 쪽으로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안되겠어. 승혜야. 계속 있을 수도 없고. 지하철로 가자. 일부터 우선 봐야지.”


“그래요. 언니. VIP들이 매장에서 기다릴텐데. 초대회 불러놓고 메인 디자이너가 안가면 경우가 아니죠.”


첫눈에도 심상치않은 미인들이였다.


옆에서 유대리가 뾰족 눈으로 흘겨보는 것도 모른 채, 권팀장은 두 미인에 꽂혀 혼이 빠져있었다.


그녀들이 움직이자, 권팀장이 재촉했다.


“우리도 지하철로 가자. 한수야! 63 빌딩에서 제일 가까운 역이 뭐지?”


“샛강역인가 그럴 걸요. 여기 노량진역에서 다음...”


“야! 빨리 와! 놓치겠다.”


“네?”


놓치는 게 지하철인지, 저 미인 둘인지 모르겠다.


여튼 방금 죽을 고비를 넘겼어도, 정규직이 달린 프로젝트다. 예정대로 발표를 할지 안할지 알 수 없지만, 가긴 가야 한다. 한수도 뒤를 따랐다.


뾰족 눈의 유대리는 이를 갈며 뒤를 따랐고.


차에 여전히 미련을 못버린 사람들 빼고는, 대부분 지하철 역으로 이동하기 시작했다.


계속 기다려봐야 뾰족한 수가 없었으니까.


수산시장 건물 안을 통해 지하철로 연결되는 길을 택했다.


선두는 아까 조폭들이고.


사람들은 모두 백여명.


뒤에서 유대리는 다른 여자에 정신 팔린 권팀장의 얄미운 뒤통수를 보면서도, 수산시장 건물을 올려다보며 괜찮을까 하는 걱정스런 표정이다.


이상한 소리도 나고, 왠지 한기랄까 오싹하다. 두손으로 몸을 감쌌다.




선두의 석호가 후문을 열었다.


“삐이이걱.”


경첩이 오래된 것인지 신음소리가 났다.


“형. 여기 왜 이렇게 으스스해요. 너무 추운데.”


들어가려다 멈칫했다.


“야! 석호야. 생선 파는 데니까, 당연히 시장 전체가 냉장 냉동 아니야. 얼른 안들어가냐. 이 새끼, 쪽 팔리게.”


건물 안으로 조금 발을 들이자 한기는 더 심해졌다.


정말 추웠고, 오싹하기까지 했다.


얇은 겉옷이라면 양손으로 몸을 감싸고 부벼야 할 정도.


허연 입김도 나온다.


“후우.”


장태호 얘기대로 수산시장이니 조금 과하게 냉장 관리를 한다고 치면 이상할 것도 아니다.


근데 이상한 점은 안으로 좀더 들어갔을 때였다.


조명이었다.


“왜 이렇게 어두워.”


점포마다 상품을 비추는 간이 알전구말고는 천장 조명이 죄다 꺼져있어 어둠침침했다. 너무 어두워 발을 헛디뎌 넘어질 정도다.


“절전도 이만저만 해야지.”


김광규사장이 부루퉁 불만을 던졌다.


“어이쿠.”


벤더업체 김부장이 넘어질 뻔하며 김사장 팔을 잡았다.


“부장님. 발 조심하세요. 전기 한번 아끼려다 사람 잡겄네. 썩을 것들. 생선 가게들 수수료 받아서 다 어디다 쓰는 거야. 부장님, 소매상 위가 뭔줄 아세요?”


“소매상 위요? 어그그. 바닥이 왜 이렇게 미끄러워.”


김부장은 김사장 팔을 잡았는데도 미끄러질 뻔했다.


“건물주에요. 건물주. 제가 그래서 도매를 뛰는 거 아닙니까. 드러운 꼴 안보려고.”




헌데 좀더 안으로 들어가자 정작 이상한 것은 다른 쪽에 있었다.


“여보세요! 여기 아무도 없어요!”


너튜버 김관영이 소리쳤다.


대답이 없다.


“여기 상인들 다 어디 간 거야? 단체로 점심이라도 먹으러 간 거야. 젠장할, 이건 뭐 지들 복지가 우선인가. 아니 요새 어떤 은행들은 점심시간에 문을 닫는다면서요. 손님이 왕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지들 도리는 해야하는 거 아니야.”


황소장이 혼자 떠들었다.


“어르신. 시대가 바뀐 겁니다. 누가 요새 객장 갑니까. 모바일로 다 되는 세상에서. 물론 나이 드신 분들은 다르겠지만.”


김관영이 황소장 들으라고 말했다.


황소장이 ‘씨불놈’ 하고 쏘아봤지만, 말빨로 안될 것 같아 거기서 그만두었다,


‘나이든 내가 참는다. 참아.’


박교수가 뒤에서 황소장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주었다.


“가시죠.”




정말 건물 안에 사람들이 없었다.


점포 상인들도, 상품을 사러온 손님들도, 아무도 없었다.


판매대와 수족관에 해산물이 싱싱하게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말이다.


점심 시간에 문을 닫는다는 얘기가 있었던가 하며 다들 갸우뚱했다.


아무리 그래도 당직이나 경비 정도는 있지 않을까 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이야. 싱싱하네. 요거 초장 찍어먹으면 좋겠다.”


김부장이 어느 점포 물대야의 넘쳐나는 멍게, 해삼을 보며 군침을 흘렸다.


한창 점심시간때고 허기도 지고, 원래라면 이런 곳에서 간단히 회덮밥이라도 한그릇 먹고 갈 수도 있는 거였다.


“그러네. 고놈들. 김부장님, 애가 셋이죠. 중학생, 초등학생?”


“아, 네. 그렇습니다.”


김부장은 쑥스럽게 뒷머리를 긁적였다.


“우리 애국하시는 분인데. 여기 횟감좀 떠드릴테니까, 이따 퇴근할 때 같이 들릅시다.”


“아니, 괜찮습니다.”


“이거 뇌물 아닙니다. 애국자께 드리는 제 마음이지. 요새 애들도 회 먹죠.”


“하하. 그러시다면야...”


“애국자 아빠 홧팅!”


김광규사장이 싱긋 웃고 지나갔다.


김부장은 여전히 싱싱한 해삼을 더 보고 있었다.


헌데 고개를 기울이니 바닥에 뭔가가 삐죽 눈에 들어왔다.


뭐지 하고 목을 더 빼고 안을 들여다보니.


손. 머리칼, 그리고 피.


“으아악! 여, 여기. 사람이 쓰러져 있어요! 피가. 아니 목이.”


김부장이 소리친 곳으로 사람들이 몰려갔다.




김부장이 발견한 것은 목 부위가 짐승에게 물어뜯긴 것 같고, 많은 피를 흘리며 죽어있는 시퍼런 시체였다.


“허걱. 사람이 죽었어요. 이거 죽은 거 맞죠.”


옆에서 김광규사장이 다가가 확인해보니 맞다.


“이게 대체 무슨 일이래. 끔찍하네.”


“얼른 경찰에 신고합시다.”


“그렇긴한데, 지금 핸드폰 연결이 잘 안되니...”


그때 다른 상점 쪽에서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으아악! 여기 사람이 죽었다!”


“어디, 어디.”


사람들이 그쪽으로도 우르르 몰려가는 소리가 들렸다.


“으아악!”


거기도 시체가 맞는 것 같다.


“이게 뭔일이래요.”


“이래 사람이 죽었는데 다들 어디 간 거야.”


또다시 들려오는 고함 소리다.


“여기도 사람이 죽어있어요!!”


“옴마야.”


정신이 없다.


“난리구만 난리야. 이거 뭐 전쟁이라도 난 거야, 뭐야. 쳇. 유대리 괜찮아.”


권팀장이 수족관을 손으로 짚으며 짝다리를 서고 유대리 쪽을 보았다.


“안괜찮죠. 으으.”


실실 허둥대는 사람들을 관망하던 권팀장이 수족관으로 시선을 보내다 눈이 커졌다.


“끄아악! 수, 수족관에 사람이 왜 들어가...으악!”


옆에 유대리도 벌러덩 넘어졌다.


“꺄아악!!”




곳곳에 시체들이 발견되었다.


물대야에 사람이 머리부터 처박혀있거나. 수족관 속에 사람 시체가 들어가있었고, 점포마다 안쪽에 죽은 사람들이 처박혀있었다.


김부장이 속이 너무 안좋아 오바이트를 하려고 재활용 쓰레기장 구석으로 끄적끄적 갔더니, 거기에 시체들이 장작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으아악!! 여, 여기. 시, 시체들이...”




한마디로 대살육이다.


처음 발을 들일 때는 조명이 어두워 몰랐었는데, 어둠에 눈이 익자 발견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이곳에 왜 사람들이 없었고, 조용했었는지 납득이 가기 시작했다.


바깥 거대 괴물의 난리에도 왜 아무도 나와보지 않았는지도 고개가 끄덕여졌다.


모두 도망친 것이다.


도망치지 못한 사람들은 저렇게 죽어있는 거고.


아니면 나머지 사람들도 도망친 게 아니라, 어딘가 죽어서 시체로 쌓여있는지도 모르고.


김부장은 오한이 들었다.


‘덜덜덜.’


여기서 중요한 의문이 든다.


그럼 무엇한테 도망친 것일까? 무엇이 이런 대살육을 벌인 것이고.


과연 무엇이 이곳에 있었길래 한명도 빠짐없이 사라지고, 이 많은 사람들이 죽어있는 걸까.


죽은 사람이 있으면, 죽인 사람이 있는 거다.


아니면 죽인 ‘무엇’이 있든지.


지금도 있을 수 있는 거고. 어딘가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지도.




“우웩!”


김부장이 오바이트를 했다.


“에헤. 부장님. 괜찮아요.”


코로 훅 들어오는 비린내가 피비린내다.


“네, 네. 괜찮습니다. 비린 냄새도 나고, 주위에 시체들이 있다 생각하니 갑자기 올라오네요. 죄송해요.”


김광규사장이 김부장 등을 두드렸다.


“탁, 탁, 탁.”


“그럴만도 합니다. 토할 것 있으면 다 하세요. 그래야 시원하니까. 하여간 뭐 이런 데가 다 있어.”


“완전 살육 현장이네요. 살다 살다. 우리가 잘못 들어온 것 같아요. 내가 세상이 이렇게 돌아갈줄 알았다니까. 말세여. 말세. 이래도 대통령을 감싸는 놈도 있고.”


황소장이 너튜버 김관영 쪽을 노려보며 이죽거렸다.




“아, 쓰벌. 어떤 씨발 잡것들이야.”


앞쪽에서 건물 안을 유심히 둘러보는 조폭 무리도 욕설을 내뱉었다.


“야. 여기 구역이 어떤 새끼들이지.”


“노량진 OB파죠.”


석호다.


“아니야. 신사육신파로 바뀌었잖아.”


정보통 호균이다.


“신사육신파?”


“네.”


“씨팔, 그건 또 어디 듣보잡들이여. 사육신은, 지들이 뭐 충신이야. 좆 빨고 있네. 이래 사람들을 죽여놓고 무사할 수 있겠어. 이거 완전 개쓰레기들이네.”


“근데. 형. 괜히 저희가 여기에 연루되는 건 아니겠죠.”


“아, 씨발. 우리가 한 게 없는데. 뭔 소리야. 넌 걱정을 사서 하냐.”




어쨌든 사람들 사이로 삽시간에 공포가 퍼졌다.


몸이 긴장으로 굳었고,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시체가 널린 곳을 어떻게 아무 일 없듯이 갈 수 있겠는가.


그래도 지하철 연결 출구가 저 앞인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어정쩡한 상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타, 타, 타.”


다 토해내고, 뒤에 처졌던 김부장이 들어왔던 길로 도망쳤다.


“으으. 난 안되겠어요. 다시 나가야겠어요. 미안해요.”


“부장님!”


김광규사장이 소리쳤다.


저렇게 도망치자 사람들은 서로 눈치를 본다.


나도 나갈까.


김광규사장도 안되겠다 싶어 김부장을 쫓아 후문으로 빠르게 걸어가는데.


“드르륵!”


들어왔던 문의 셔터가 갑자기 내려졌다.


거기로 나가려던 김부장은 멈췄다.


앞에 왠 검은 형체가 있었다.


용기를 쥐어짜서 물었다.


“저기 누구세요? 경비세요. 나가려는데 셔터를 내리시면 어떻게 합니까.”


상대는 말이 없었고, 이상한 소리를 냈다.


“키키키키.”




이상한 소리는 거기서만 나는 게 아니었다.


“키키키키. 키키키키.”


엉?


사람들은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돌아봤는데, 지하철 연결 출구다.


검은 형체가 있었다. 거긴 네명.


형체상 사람같기는 했다. 같기는 했다고 표현하는 건 아닐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형체는 사람같으니까 물어보기라도 해야할 것 같았다.


“저기 말좀 물어봅시다. 여기 사람들이 너무 많이 죽어서, 어떻게 된 건...”


말을 건네던 김관영이 입을 바로 다물었다.


형체중 한명이 손에 들고 있던 걸 툭 내려놓는 게 보였다.


데구르르 바닥에 굴러떨어진 것은 모자를 쓴 경찰 머리통이었다.


경찰모 아래 허연 눈이 김관영을 바라보았다.


“끄아악!!”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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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6화 넌 인간도 아니야 +2 24.06.29 11 1 15쪽
5 5화 나 하나 없다고 문제되는 거 아니잖아 24.06.28 15 1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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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화 권팀장의 속마음 +2 24.06.25 33 1 13쪽
1 1화 당신은 각성을 했습니다 24.06.24 51 1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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