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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밥 님의 서재입니다.

아포칼립스에서 EX급 무한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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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에밥
작품등록일 :
2024.06.24 18:01
최근연재일 :
2024.06.29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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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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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276

작성
24.06.24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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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1화 당신은 각성을 했습니다

DUMMY

1화 당신은 각성을 했습니다






“이한수, 야!”


권팀장은 차 키를 한수에게 훅 던졌다. 언제나 그렇듯 운전하란 뜻이다.


부하사원겸 전용 기사 이한수는 시동을 걸었다.


독일에서 넘어온 고급 세단의 깔끔한 대시보드에 불이 켜진다.


뒷좌석엔 권팀장과 유대리가 자연스럽게 앉고.


1년간 준비한 대망의 프로젝트 따러 RFP 발표하러 가는 길이다.




“길 알지. 난 네비 소리 싫다. 여기 유대리와 중요한 얘기도 나눠야 하니까. 음악은 늘 듣던 걸로.”


권팀장님의 부탁 말씀이다.


“팀장님. 중요한 얘기요? 그게 뭔데요?”


유대리는 알면서 모른 척 한다.


“그게 말이야.”




조수석에 앉아야 할 부하사원이 뒷좌석에 겁 없이 앉는다. 그 부하사원은 갓 서른의 젊고 아름다운 여자이고. 유부남 상사와 귓속말로 소곤거릴 중요한 얘기도 있고.


뭘까.


권팀장과 유대리는 은밀한 관계다.


이건 극소수만 안다. 그 극소수가 한수고.


회사는 모른다.


설령 알아도 모른 척할 거다.


이유는 권팀장이 좀 세다.


오너가의 인척이니까.




“잠깐만, 쉿!”


핸드폰이 “위이잉!” 울렸다.


권팀장이 송화기 쪽을 막으며 받는다.


저러는 건 들으면 알만한 정치계 집안의 와이프이기 때문이다.


오너가. 정략 결혼.


그리고 향후 정계도 기웃거릴 생각이라는 루머.


한수는 알 턱이 없는 세계다. 알고 싶지도 않은 세계고.




통화중에 남는 손으론 유대리 손을 터치하고, 유대리는 쓰윽 빼는 게 룸미러로 보인다.


‘전 그렇게 쉽지 않아요.’ 하는 것 같은.


“사랑하는 우리 여보! 그렇지. 지금 중요한 프로젝트하러 가지.”


목소리를 바꿨다. 복종하는 남푠으로. 그가 갖고 있는 아흔아홉가지의 목소리중 하나다.


“옆에? 예전에 한수라고, 운전 기사도 하고, 시다바리도 하는 애 밖에 없는데.”


자신 옆에 누가 있는지 왜 물어볼까? 어디서 보고있나?


권팀장도 혹시 몰라 차창 밖 주위를 유심히 둘러봤다. 만일의 경우다.


밖은 올림픽대로에 밀리는 차량 행렬뿐. 설령 보고 있더라도 선팅 때문에 보이지 않는다.


‘혹시 누가 옆에 있으면 안되는 통화라서?’


“괜찮냐고? 아, 그럼 당연히 괜찮지...어? 그런 말이 아니라고...”


권팀장은 음질이 좋지 않은지 핸드폰을 귀에 바싹 붙인다. 근데.


“뭐야? 갑자기 이거 왜 끊어져.”


끊어진 핸드폰을 잠시 망연히 쳐다보다 조수석으로 훅 던진다.


“또 전화오면 나 없다고 해라. 한수야.”


“정말요? 풋.”


유대리가 터져나오려는 웃음을 손으로 막는 게 보인다.


“여튼 여편네가 냄새도 잘 맡아.”


“냄새요? 까르르르.”


유대리는 결국 자지러진다.


대체 어떤 포인트에서 배꼽을 잡고 웃는지 모르겠다. 아니면 그냥 웃고싶어서 웃는지도.




여기서 명문대 출신에, 아버지가 교수인, 집안도 꽤 괜찮은, 유대리라는 여자는 뭐가 아쉬워서 권팀장을 만나는 건지, 의문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미모면 미모. 학벌이면 학벌. 집안이면 집안. 영악함이면 영악함. 빠지는 게 없다.


대체 왜일까.


한 단어로 엔조이.


문장으로, 학자연 집안의 정숙한 숙녀로서 꾹꾹 눌러놓은 욕구 분출.


그녀의 이력으로 보면 그럴듯하다.


왜냐면.


유부남 킬러 라는 소문이 유대리를 따라 다니는 꼬리표이기 때문이다.


신입부터 유명했다.


전부서 과장이 유대리 때문에 애걸복걸하다가 풍기문란으로 퇴사당하고.


지금의 대표님이 전무시절 주례 봐준 원앙금술의 부부가 이혼당한 얘기는 전설이다.


그 일의 후유증으로 스토커를 당해야만 했던 가녀린 여성 코스프레는 유대리 몫이 되었고.


사실 먼저 건든 건 유대리인데도 말이다.


사실이 진실을 가리는 이야기이다.




“가자, 가. 한수야. 금융의 메카 여의도로 가자.”


여기서 이한수 역시 권팀장의 운전기사겸 시다바리를 하고 있는 애라는 건 맞는 소리다.


접대 자리에 전용 기사는 기본이고, 스팀 세차부터 엔진오일, 타이어 교체까지 차 정비도 도맡아하고, 명문가 부인의 집안 심부름도 솔솔찮게 한다.


이왕 심부름 간 김에 소파, 책장, 거대 화분 옮기는, 전구 갈아끼는 궂은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게다가 뒷좌석 비밀도 셔터 마우스 해주고.


대기업 회사원인지, 심부름꾼에 대리기사인지, 부하사원이라는 명목의 호구인지 분간이 안될 때가 있다.


물론.


이러는 데엔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한수는 이번 프로젝트 일환으로 채용된 1년 기한의 계약직이기 때문이다.


계약종료면 끝인데 왜 그렇게까지 하냐고 누군가는 물을 수 있다.


“이한수. 이번 프로젝트만 잘 되면 말이야. 내가 회사에 말해볼 생각이야. 자네에 대해서. 이게 뭔 말인지 알지.”


라는 권팀장의 정규직 전환 유혹이 실은 진짜 배경이다.


월급 받는 계급장만 위인 일개 팀장이 하는 말이면 콧방귀도 안뀐다. 임원이래도.


그런 양반은 정작 할 수 있는 게 없다.


실컷 부려먹고, 미안하다, 어쩔 수 없었다, 할만큼 했다, 면담과 믹스커피 한잔으로 끝낸다.


대기업 팀장 껍데기만 빼면, 죄다 사기꾼이다.


한수 경험으론 그랬다.


헌데 오너가 인척이신 분이다. 권팀장이. 이러면 얘기가 다르다.


인사팀장보다 권팀장 입에서 나오는 인사발령지가 백배, 천배 신빙성이 있다는 말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계약 종료되면 한수에게 기다리는 건 기약없는 백수 생활뿐인 게 냉정한 현실.


저 대기업의 튼실한 동아줄을 안잡을 이유는 없다.


딱 1년만 고생하면 되는 거다. 그 1년이 이제 이번 달이면 결판나고.


정규직 전환하고, 타부서 발령 날 거고, 그 뒤에 권팀장 볼 일도 없을 거고.


지금의 흑역사는 뒤안길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니까, 알아서 업무 잘 챙기고... 한수야.”


이한수는 없던 충성심도 만들어냈다.


“걱정마십시오. 팀장님!!”




한강대교를 지나 여의도 63으로 빠지던 참이었다. 갑자기 진입로가 꽉 막혔다.


원래도 타이밍 안좋으면 막히는 구간이다.


헌데 십분이 지나도 멈춰있는 건 좀 아니지 싶었다. 도무지 앞에 차들이 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사고 났나?’


사이드미러로 슬쩍 보니 이쪽 영향인지 올림픽대로도 주차장이 돼가기 시작하고.


뒤에서 희희덕거리던 권팀장이 미간을 좁히고 툭 물어왔다.


“몇시냐?”


손목에 롤렉스급 시계를 차고있는데 운전대 잡은 한수에게 시간을 물어온다?


시간이 궁금한 게 아니다. 이러다 늦을텐데 뭐하냐는 말을 하고 싶은 거다.


“11시50분이요.”


프로젝트 RFP 발표 시간은.


2시다.


발표장소인 여의도 63빌딩은 코 앞이고.


여기서 숨 안쉬고 뛰어가면 정확히 5분내 주파 가능.


이렇게 밀려도 삼, 사십분내다.


그럼 충분하겠네 할 것이다.


물론 자장면 한그릇 먹고 들어간다는 전제라면 말이다.


하지만.


권팀장이 지난주부터 콧노래를 부르던 파인다이닝을 예약해놨다. 12시에.


티브이에도 출연한 적 있는 유명 쉐프에 일본 유마모토 어쩌고가 인테리어한 초밥집이란다.


오마카세까진 아니라도 초밥 런치 코스라면.


사라다, 차완무시, 백색 생선 초밥 세점, 오늘의 초밥 두점 하다보면 세월을 낚을 거고.


거기다 권팀장은 식후 스페셜티급 카페인을 음미하셔야 한다. 모던 재즈 들으면서. 그래야 개운하다나.


혀도, 뇌도.


물론 둘이서 법카로 먹겠다는 소리고.


이한수는.


계약직이라 건너편 김밥에 멸치국수집.


쫌 비싼 걸로 나주 곰탕도 먹을 순 있다.


뭘 먹든 먹는 건 자유이니까.


대신 7천원까진 회사 보조, 나머진 니돈. 이런 구조다.




그렇지만 여의도 들어가기 전부터 밀리고, 또 밀리고, 앞으로도 기약이 없으니.


권팀장 런치 패키지 스케줄이 어그러질 것 같은 거다.


“야! 누가 시간 물어봤어. 딴 길 없냐고!”


권팀장의 한소리가 뒷통수에 꽂혔다.


‘네, 네. 차를 접어서 갈 순 없지 않겠...’


“야! 뛰어!”


그때였다.


바깥 전방에서 사람들이 돌연 나타나 한수네 차를 후다닥 지나갔다.


‘어? 사람들이 뛰어다니네. 뭐지?’ 갸우뚱했다.


여긴 자동차 전용도로다. 걸어다녀선 안되는 길이란 얘기다. 자전거도, 오토바이도, 전동킥보드도 안된다.


근데 사람들이 뛰고 있다.


왜지?


“야! 이한수! 방금 뭐야?”


“글쎄요. 방금 올림픽대로 쪽으로 사람들이 뛰어갔네요.”


“그걸 몰라서 물어. 도로에 왜 사람들이 뛰어다니냐는 거지.”


그런 대화를 나눈 것도 잠시.


“도망쳐!! 도망치라고!!”


대대급 규모의 사람들이 뭐에 쫓기듯 차 사이를 우르르 뛰어 지나갔다.


“타다다다. 타다다다.”




연이어 땅이 울리는 진동 소리.


“쿵쿠르르, 쿵쿠르르, 쿵쿠르르.”


대시보드랑, 잡고있는 핸들이랑, 블랙박스랑 덜덜덜 떨려왔다.


‘지진인가.’


앞의 차에서 운전자가 내려 전방을 요리조리 살피는 모습이 보였다.


한수도 내려볼까 싶어 엉덩이를 조금 들썩이는데.


“어머! 끼아악!”


유대리의 소스라친 비명.


“저, 저거 뭐야!”


권팀장의 당혹스런 목소리가 섞여들어왔고.


안그래도 한수 눈에도 그게 뭔지 보였다.




어마어마한 거체의 갈색 괴물들.


헛것을 본줄 알았다. 아니 이건 헛것이 맞아야 한다.


아니면 광고용 애드벌룬이거나. 괴물 캐릭터가 도안된 연출물이거나.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저런 게 현실에 나타나나.


헌데 눈을 씻고 봐도 실물이고, 괴물 맞다.


‘여기 여의도 맞지. 내 눈이 잘못 됐나.’


헉.


말이 안나온다.


SF영화에서나 본 것 같은 거대한 괴물들.


계속해서 이성적으로는 부정을 해보지만, 눈 앞에 다가오는 것은 분명 거체의 괴물이 맞다.


어느 순간 한수는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설령 자신 혼자 환영을 본 거라면, 왜 방금전 사람들이 도망을 쳤으며, 뒤에서 유대리와 권팀장이 비명을 질렀겠나.


저런 게 나타난 이유야 나중에 밝혀질 거고.


그러자 한수는 핸들을 끌어안고 몸을 기울여 괴물을 더 자세히 보게 됐다.


“쿵쿠르르, 쿵쿠르르, 쿵쿠르르.”


차들을 짓밟으며 다가오고 있었다.


대박. 장관이다.


얼마나 큰지 날아가던 새가 부딪힐 정도. 못해도 체고 20미터 이상이다.


모습은 서울대공원 아프리카 코끼리, 박물관 북미 맘모스, 대략 그런 걸 닮았다고 해야 할까.


워낙 어마무지한 크기다보니 발을 내디딜 때마다 밟히는 차들이 속속 아작이 났다.


“쿵, 푸쉬시이이!”


앞에 운전자도 놀라서는 ‘어, 어.’ 넘어졌다가, 차를 버리고 황급히 뒤로 도망쳤다.


‘도망쳐? 그래, 우리도.’


한수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


“팀장님! 도망쳐야 할 것 같은...”




뒷좌석엔 이미 아무도 없었고, 차문도 반쯤 열려있었다.


“끼이익...”


저 멀리 도망치고 있는 권팀장과 유대리 뒷모습이 보였고.


“아니, 말도 안하고 도망치는데가...”


헌데 갑자기 소나기 올 것처럼 사방이 어두워졌다.


“고오오잉.”


뭔가 께름칙하고, 그닥 보고싶진 않지만, 선루프를 슬쩍 올려다봤다.


위에 하늘이 없다.


대신 괴물의 몸체라고 할 수 있는 게 있었다.


그리고.


원형 기둥 하나가 어머어마한 속도로 내려오고 있었다.


“고오오잉.”


돌개바람 소리가 들리고. 동시에.


“쿠콰콰쾅!”


차 지붕이 으깨져 내리고.


“으악!”


목숨이 경각에 달리고.


본능적으로 두손을 들었다.


살려고.


죽고싶지 않아서.




“띠링!”


[ 당신은 각성을 했습니다 ]


[ 초인 레벨1 ]


[ 강한 상대를 만날수록 레벨업합니다. 도전하십시오 ]




이렇게 게이트가 열리고, 세상은 이전과 다른 세계가 되었다.


누구나 살려고 발버둥치는 악인들의 세계.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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