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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3호 님의 서재입니다.

게임 속 스킬이 생겨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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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3호
작품등록일 :
2023.05.18 19:18
최근연재일 :
2023.06.06 00:03
연재수 :
23 회
조회수 :
19,552
추천수 :
450
글자수 :
120,518

작성
23.05.2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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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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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글자
12쪽

변화

DUMMY

* * *


빛이 사라지자, 익숙한 모습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흐음.”


문정우는 의자에 기댄 채 눈을 깜빡였다.

지금까지 겪은 일이 모두 망상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 가슴이 답답했다.

차라리 위험하지만 뻥 뚫려 있던 그곳이 심적으로 더 편안한 것 같았다.


낮은 천장을 바라보던 그의 눈에 어색한 부분이 들어왔다.


‘뭐지? 저 숫자는?’


[D-99. 23:57:49]


숫자가 카운트되고 있었다.


‘100일 뒤에 뭔가가 일어난다는 건가?’


그 의미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100일이라는 시간이 주어졌다.


지금까지 겪었던 일이 망상이나 꿈은 아니었다.

꿈이라고 하기에는 기억이 너무 선명했다. 무엇보다 그의 손에는 마지막에 얻었던 보상이 쥐어져 있었다.


‘선빙단(仙氷團).’


영롱한 빛을 띠는 둥근 환약이었다. 거기에 단전에는 그곳에서 얻은 내공이 남아 있었다.


‘기억은 물론이고, 보상까지 가지고 왔잖아?’


문정우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공을 움직였다.


자연스럽게 습득한 설풍심법을 운용하기 무섭게 단전의 내공이 전신으로 뻗어 나갔다.


우우우웅!


양손에 모이는 강력한 기운.

문정우는 천장을 향해 뻗은 손에 모인 기운을 바라봤다.


차갑다 못해 싸늘한 느낌을 주는 기운이었다. 이대로 손만 뻗으면 강력한 빙백신장을 날릴 수 있었다.


‘거기에서 얻은 스킬은 다 사용할 수 있는 건가?’


그저 단순한 시험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현실에서 이런 힘을 사용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그때 그 사람이 선별소라고 했던 것 같은데.’


처음 나타났던 중년인이 한 말을 떠올린 그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 테스트라는 것을 깨달았다.

초인적인 힘을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선별소.

물론, 이런 힘을 공짜로 줄 리 없었다. 테스트를 통과하고 얻은 보상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과했다.


‘또 뭘 시키려는 거지?’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 테스트는 통과한 것 같았다.


“내공이라.”


문정우는 손에 모인 기운을 되돌리며 단전의 기운을 가늠했다.

아랫배 쪽에는 주먹만 한 크기의 작은 내공이 모여 있었다.


‘영약을 흡수하면 내공을 키울 수 있을 것 같은데.’


지금은 손에 쥔 선빙단을 흡수하는 게 먼저였다.


의자에서 내려온 그는 바닥에 앉았다. 흔히 말하는 가부좌를 틀고 영약을 흡수할 준비를 했다.

하지만 영약을 입으로 가져가던 그는 움직임을 멈췄다.


‘근데, 그동안은 왜 성취가 안 올랐던 거지?’


빙백신장도 그렇고 설풍심법까지 여전히 1성이었다.

야인을 상대하면서 많은 내공을 쏟아부으면서 장력을 뿌렸지만, 손에 넣은 무공의 성취는 오르지 않았다.


‘아무리 무한의 포션을 사용했다고는 하지만······.’


설풍심법은 그렇다고 쳐도 빙백신장의 성취는 올라야 정상이었다.


저절로 익히게 되면서 습득한 무공 지식으로는 그게 지극히 정상이었지만, 성취는 그대로였다.


“이걸 흡수하면 성취가 오르려나?”


문정우는 다시 자세를 가다듬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영약을 삼켰다.


스르르.


꼭 차가운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 같았다.

순식간에 입안에서 녹아내린 선빙단은 곧장 식도를 타고 그의 몸으로 스며들었다.


‘흐읍!’


자연스럽게 넘어간 영약은 곧 차가운 기운으로 변했다.


쿠구구구!


휘몰아치는 강력한 기운.

몸이 저절로 떨려올 정도로 극음의 기움이 몸속을 휘저었다.


‘크윽! 무슨 영약이!’


영약 하나 삼킨 게 전부였지만, 변화는 엄청났다.

이대로라면 이 힘에 온몸이 얼어붙을 것 같았다.


파츠츠츠!


그는 곧장 곧장 설풍심법을 운용했다. 그리고 막무가내로 날뛰기 시작하는 기운을 다스리려고 노력했다.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거칠 줄은 몰랐네.’


어쩌면 영약을 흡수하다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위험하다는 생각에 그의 집중력이 높아졌다.


곧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설풍심법의 구결이 선빙단의 힘을 이끌었고, 곧 그 기운을 일부가 단전으로 스며들었다.


우우우웅!


눈을 감은 그의 주변으로 새하얀 서리가 내려앉았다.

마치 방안에 겨울이 찾아온 것 같았지만, 문정우의 얼굴은 점점 평온을 되찾아갔다.


* * *


“끄아악!”


정태호는 비명을 내지르며 눈을 떴다.


“크흡!”


떨어져 내리는 도끼와 함께 전해졌던 끔찍한 느낌.

분명히 묵직한 날붙이가 몸속을 파고들었지만, 그는 멀쩡했다.


‘이, 이게 어떻게 된 거지?’


자신은 분명히 문정우의 손에 죽었다. 하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악몽이라도 꾼 건가?’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생생했다. 무엇보다 마지막에 느꼈던 그 끔찍한 감각은 쉽게 떨쳐낼 수 없었다.


“그 새끼 이름이······ 정 뭐라고 했었는데.”


정태호는 문정우의 이름을 떠올리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아서인지 좀처럼 생각이 나질 않았다.


‘그때 어떻게든 이름이라도 확실히 알아두는 건데.’


한참을 고민하던 그는 결국 다른 사람을 떠올렸다.

처음 봤을 때,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왔던 사람.


“이강호? 맞아! 같이 있던 놈은 이강호라고 했어.”


가까스로 이강호의 이름을 기억한 그는 곧장 비서를 호출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서 안경을 쓴 젊은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부르셨습니까? 대표님.”

“박 부장! 박 부장 어디 있어?”

“박 부장이요? 그게······ 죄송합니다. 바로 찾아보겠습니다.”


매번 봐왔던 비서의 모습은 평소와 달랐다.

묻자마자 바로 주변 인물의 동선을 꿰고 있어야 할 놈이 왠지 정신이 나간 느낌이었다.


뭔가 이상함을 느낀 정태호는 비서를 향해 물었다.


“너 무슨 일 있었냐?”

“예? 그게······.”

“뭐야? 무슨 일이야?”

“이상한 꿈 같은 겁니다. 아니, 꿈이 아니라······ 너무 이상한 일이라 꿈이라고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죄송합니다.”

“너도 끌려갔냐?”

“예? 설마, 대표님께서도?”


비서를 통해서 상황을 파악한 정태호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걸로 그가 겪은 일 모두가 꿈이 아니었다는 게 확실해졌다.


‘그런데 나는 어떻게 살아 있는 거지?’


가장 이해할 수 없는 게 바로 그의 상황이었다.

분명히 문정우의 손에 죽었는데 멀쩡했다. 그리고 다시 현실로 돌아왔다.


정태호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다.


“너는 어떻게 됐어?”

“무슨 말씀이신지······ 모르겠습니다.”

“마지막 임무. 완수했어?”

“임무요? 저는 처음에 이상한 놈 손에 죽었습니다.”

“죽어? 처음에?”

“예. 갑자기 독침을 쏘더니 몸이 말을 안 듣더라고요. 그리고 그놈이······ 크윽. 죄, 죄송합니다.”


그는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잘게 몸을 떨었다.

그 역시도 야인에게 난도질당했던 그 느낌을 떨쳐내지 못했다.


“다른 놈들은? 다른 놈들도 같은 일을 겪은 거야?”

“예?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바로 알아봐. 다른 사람들도 비슷한 일을 겪었는지.”

“예. 대표님.”

“그리고 박 부장 불러와.”

“알겠습니다. 바로 연락하겠습니다.”


정태호는 깍듯하게 인사를 하며 밖으로 나가는 비서를 바라봤다.

그리고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나 혼자만 겪은 일이 아니라는 건데.”


꿈이 아닌 건 확실했다.

그래서 더 화가 났다.


“적어도 그 새끼는 내 손으로 죽여야 하는데.”


마지막에 그에게 과감하게 손을 썼던 문정우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치욕스러운 것은 살기 위해 했던 애원이었다.

그곳에서 죽으면 모든 게 끝나는 줄 알았다. 그래서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며 살려달라고 빌었다.


그 모습을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다.


“개자식! 이번에는 네가 빌게 해 줄게. 감히 나를 모욕해?”


* * *



선빙단의 기운을 갈무리한 문정우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걸렸다.


“후우우.”


깊은 날숨에 차가운 입김이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문정우는 감았던 눈을 떴다.


선빙단의 기운을 흡수한 그의 시력이 달라졌다.

허공에 떠다니는 자그마한 먼지들이 눈에 가득 들어왔다.


평소라면 신경 쓰지 않았을, 봐도 몰랐을 정도로 아주 작은 먼지였다. 하지만 선빙단의 기운을 흡수한 지금은 작은 먼지 하나하나가 크게 느껴질 정도였다.


“3성이 이 정도로 대단한 성취였나?”


문정우는 설풍심법의 성취가 올랐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것도 한 번에 두 단계나 뛰어넘은 3성이었다.


단전에 자리 잡은 충만한 기운.

이제 겨우 입문 단계를 벗어났지만, 이전과는 비교할 수 없는 힘이 느껴졌다.


‘이제 야인들은 어렵지 않게 상대할 수 있겠는데?’


이제는 굳이 빙백신장을 사용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았다.

단전에 있는 내공만을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야인 정도는 충분히 상대할 자신이 있었다.


‘설풍심법 성취만 오른 것뿐인데. 이 정도라니.’


전체적인 신체의 능력이 향상된 느낌이었다.

당연히 내공의 영향을 받는 빙백신장의 위력도 더 좋아질 수밖에 없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보법이었다.

질풍보도 충분히 좋은 보법이었지만, 북해빙궁의 무공은 아니었다.

설풍심법만으로는 질풍보의 위력을 온전히 끌어낼 수 없었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는 나은데.’


다음에 스킬을 얻을 기회가 생기면 북해빙궁의 무공 위주로 얻는 게 괜찮을 것 같았다.


“어쨌든 나쁘지 않은데?”


영약을 흡수한 문정우는 스스로의 상태에 만족했다.

하지만 밝았던 그의 표정이 곧 딱딱하게 굳어졌다.


“뭐야? 어떻게 된 거지?”


허공에 떠 있던 시간이 달라져 있었다.

99일의 시간이 96일로 줄어 있었다.


“내가 사흘이나 운기를 했다는 건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다시 눈을 비벼봤다. 하지만 시간은 달라지지 않았다.


영약을 흡수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렇다고 이렇게 많은 시간이 지났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흐음. 무아지경에라도 빠진 건가?’


쉽게 겪을 수 없는 기연 같은 일이었다.

정확히 무아지경에 빠진 건지는 모르겠지만, 사흘이라는 시간 동안 운공에 집중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만족스러웠다.

적어도 이 시간 동안에는 그 얼굴이 떠오르지 않았다.


“끄으으!”


손에 넣은 성과에 만족한 그는 가부좌를 풀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처음에는 못 느꼈지만, 3일이 지났다는 사실을 인지하자 허기가 몰려왔다.


“집에 먹을 게 있나?”


가볍게 배만 채울 생각이었다.

어차피 먹을 게 많지 않았기 때문에 라면으로 때우려고 했지만, 이상한 소리가 그를 자극했다.


“아아악!”

“······.”


흐릿한 소리였다.

문정우는 의아해하며 비명같이 겁에 잔뜩 질린 소리에 집중했다.


“사, 살려주세요!”

“키에엑!”


흐릿한 소리가 더 선명해졌다.

그리고 어딘지 익숙한 괴성을 들은 그의 표정이 굳어졌다.


“설마?”


번뜩 스치는 생각에 그는 곧장 밖으로 나갔다.


흐느끼는 소리가 더 커졌다.

겁에 잔뜩 질린 목소리와 익숙한 괴성.


허름한 건물의 옥탑방에서 나온 그는 소리가 나오는 쪽을 찾았다.

그리고 여기에 있지 말아야 할 생명체를 보며 눈살을 찌푸렸다.


“야인이잖아?”


작은 체구를 가진 이상한 생명체는 야인이 분명했다.

알 수 없던 곳에서만 보이던 놈이 버젓이 밖을 활보하고 있었다.


야인의 수는 한둘이 아니었다.

3일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곳곳에서 야인들이 날뛰고 있었다.


“키에엑!”

“저, 저리 가!”


멀지 않은 곳에서 벌어지는 일에 문정우는 내공을 끌어 올렸다. 그리고 질풍보를 펼치며 야인을 향해 내달렸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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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날파리(2) 23.05.31 651 18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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